층서 및 지질구조 해석을 위한 고생물 자료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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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층서 및 지질구조 해석을 위한 고생물자료는 층서고생물학 본연의 연구 목적에서 뿐만 아니라 지질학 전반의 층서와 지사의 규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과 필요에 대한 노력이 여러 지질조사환경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도외시 되어왔다. 본 논문에서는 근래에 연구되고 적용되어 온 중요한 연구결과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특히, 분리되어 분포하는 퇴적분지 간 대비, 시대미상지층의 시대규명, 식물화석에 의한 층서규명, 화분포자화석에 의한 층서대비, 지질도폭조사에서의 조사결과, 코노돈트 화석군에 의한 층서의 재해석 등을 통하여 이러한 사례들에서 나타나는 고생물학적 자료의 중요성과 지질조사 및 연구에서의 활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Abstract
Although paleontological data are necessary for stratigraphy and investigation of geological history as well as the paleontological research itself, they have been ignored in various geological surveys and interpretation of geological structures of Korea. The importance of paleontological resources for geological surveys and studies is discussed through the recent paleontological results such as the correlation between separated sedimentary basins, age determination of age-unknown formations, stratigraphic definition by fossil plants, stratigraphic correlation by fossil spore and pollen grains, new information on geologic mapping and re-examination of stratigraphic position by conodont assemblages.
Keywords:
stratigrahic, paleontologic correlation, sedimentary basins, fossils키워드:
층서, 고생물 대비, 퇴적분지, 화석1. 서 론
과학기술, 특히 분석기술의 발달은 암석 내의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절대연령 측정을 통하여 지층의 년대를 다양한 경로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암석에 있는 무기물의 기록만으로는 암층의 역사, 나아가 지구의 역사를 해석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많다. 암석화되는 과정 중에 포함되는 생물체는 동시성 혹은 비동시성의 것들을 망라하여, 이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현재의 상태로 보존되어 왔는지를 밝히는 작업자체가 지구의 역사를 규명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암층(지층) 내에 포함되어있는 생물의 흔적(痕迹, traces)이나 유해(遺骸, remains)를 통해, 지구상에 처음 생물체가 출현하여, 어떻게 변화하며 발전해왔는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지사(地史)의 복원이다. 암층 내 생물체의 유해나 흔적을 화석(化石, fossils) 혹은 고생물(古生物)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고생물 자료들은 화석화되는 과정과 화석화되는 유형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2. 화석화작용(Fossilization)과 대비(Correlation)
화석화작용(fossilization)이란 생물권(biosphere)의 생물이 암권(lithosphere)으로 옮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들은 생물이 죽게 되는 과정(necrotic process), 사후 부패, 파쇄, 운반 등의 과정을 거친 후 매몰되는 과정(biostratinomy) 및 생물의 화학성분과 조직이 2차적으로 온도와 압력의 물리적인 작용으로 변하게 되는 속성과정(diagenesis) 등을 망라한다.
생물이 화석이 되기 위해서는 생물 본래의 조건과 외적 조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우선되는 조건은 생물체의 경질부 존재유무(동물의 골격부나 식물의 목질부 등), 화학적 분해나 부패 등으로부터 빠른 매몰환경(산소가 차단될 수 있는 환원환경) 및 타포식자로부터 보호 등의 조건이 중요하다. 화석화 과정이 되는 예들과 이들 대상들과의 관계에 대한 표 1을 보면 화석화의 다양한 형태를 잘 알 수 있다.
화석화되는 생물의 유해는 생물의 연체부와 골격부를 막론하고 변질작용(재결정작용, 광충작용, 치환작용, 탄화작용 등)에 의하여 암층에 남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들은 몰드나 캐스트의 형태로 존재한다. 화석화되는 대상은 실제 생물체의 유해 외에도 생물체에 의해 남겨진 생활흔(生活痕)도 다양하게 포함된다(tracks, trails, burrowings, gastroliths, coprolites 등).
대비(對比)는 층서의 기본적인 과제이다. 이러한 대비에는 성인적 대비(Syntopogenic correlation)와 시간적 대비(Synchronogenic correlation)로 구분되나, 전자의 경우는 개체에 대한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상호대비라고 할 수 있어, 후자의 경우가 보편적으로 층서에서 많이 논의되는 대비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화석의 특징과 분포, 층서적 특징과 상호관계, 구조적 변형의 동일성, 방사성동위원소 등에 의한 절대연령측정치 및 건층과의 대비 등을 논할 수 있으며, 특히 이들은 화석이 갖는 시간적 대비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보고된 화석기록들은 고환경 해석, 환경변화의 제한성과 지역적 분포특성, 생물 자체의 진화경로 파악 및 시간, 층서적 대비에 대한 지시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표 2). 이러한 고생물학적 자료는 그 획득과정(처리과정 포함)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므로 자칫 간과해 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게 되기도 한다. 본 논문에서는 한반도에서의 층서 규명에 특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들을 중심으로, 고생물의 발견과 연구가 지사에 기여하는 가치를 여러 예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2.1 분리되어 분포하는 퇴적분지 간 대비- Conchostracan 화석
개갑류(介甲類, Estheriids)는 분류상으로 절지동물(節肢動物, Arthropoda)門, 갑각(甲殼, Crustacea)綱, 새족(鰓足, Branchiopoda)亞綱, 개갑(介甲, Conchostraca)目, Lioestheria 科로 분류된다. 대표속은 Lioestheria(과거 Estheria로 대표되었던 속명은 Class Insecta에서 이미 1830년에 사용된 분류명이므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이다.
이들은 10 cm 이내 크기의 키틴질 양각(兩殼) 내에 마디로 구성된 머리, 가슴 및 꼬리 구조를 갖고 있으며, 각(殼)의 외부는 생장에 따라 생장선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각의 형태는 이매패류(二枚貝類)의 것들과 유사하나, 크기가 작고, 생장선에 여러 형태의 장식이 달리며, 교치(鉸齒, hinge tooth)는 없다.
이들은 얕은 민물에서 사는 현생의 물벼룩을 생각하면 될 것이므로 육성층의 생층서 연구와 고환경 해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석으로서의 Conchostracans는 중국 호남성 江永 지역의 데본기 지층에서 보여주듯이 비교적 간단하고 단순한 형태의 것으로 시작하여 데본기 말에 크게 번성하였으며, 석탄기 이후 페름기를 지나는 동안 Leaioidea 超科등이 번성하였다. 고생대말-트라이아스기 초기의 중국 山東, 浙江, 福建, 廣東 및 한국 등지에는 Estherites kawasaki Ozawa & Watanabe, E. koreanica Ozawa & Watanabe, E. rampoensis Kobayashi 등의 종들이 특징적으로 기재되며, 쥬라기 말의 Eosestheria sp.류의 특징종들이 출현하였다. 이 후 백악기에 들어서는 Estherioidea 超科의 진화 및 번성기로, Neodiestheria sp.- Dictyestheria sp.- Tylestheria sp.- Calestheria sp., Yangjiestheria sp., Orthestheria sp.- Nemestheria sp.- Dimorphostracus sp., Jilinestheria sp.- Halysestheria sp.- Euestherites sp.- Estherites sp., Mesolimnadiopsis sp.- Daxingestheria sp. 등 여러 계통의 발달단계가 중국 동북지구의 吉林-黑龍江地區의 하부로부터 泉頭組, 靑山口組, 松花江組, 嫩江組 및 四方臺組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림 1). 제 4기 이후 현생종으로는 2개 亞目, 5科, 14屬이 기재되어 있다.
한반도에서 Estheria 화석(Lioestheria)의 층서적 위치는 매우 분명하고 중요하다. 하부 중생대의 퇴적층인 대동층군의 하위 층준과, 경상층군에서의 생층서 대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서로 대비되는, 거리상으로 떨어져 분포하는 지층들의 대비를 위하여 쓰인다.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반도의 하부 중생대층군인 경기지역에서의 김포층군, 충남지역에서의 남포층군, 영월, 단양, 문경지역에서의 대동층군들에서의 산출되는 개갑류 화석 층준들은 각 퇴적분지들을 상호 대비할 수 있게 한다.
2.2 시대미상 지층의 시대 규명-고배류(古杯類, Archaeocyatha)
고배류는 절멸한 cone 형태의 저서성 해저생물로, 시베리아의 전기 캠브리아기 지층에서 최초로 기재되었으며, 중기 캠브리아기 까지 북 오스트랄리아, 우랄 및 시베리아 습곡대 등을 위시하여 범세계적인 분포를 보이다가 중기 캠브리아기 이후 절멸한 대표적인 표준화석으로 알려져 있다(그림 4). 이 생물군의 특징은 해면동물과 강장동물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으며, 독립동물문 고배동물(古杯動物, Phylum Archaeocyatha) 門으로 분리되었다.
Cone 형태의 외각은 단일벽을 갖는 종류(Archaeolynthus-type)와 2중의 내외벽을 갖는 종류로 구분되면, 후자는 벽과 벽 사이에 규칙적인 방사상 격벽을 갖는 종류(Robustocyathus, Palmericyathus, Coedilleracyathus-types)와 불규칙 격벽 혹은 위격벽(僞隔璧)을 갖는 종류(Protopharetra-type)로 구분되며, 외벽에는 다양한 형태의 pore들이 발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그림 3).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배류의 크기는 직경이 10-25 mm, 높이 150 mm 이내의 범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큰 것들은 직경 600 mm, 높이 300 mm에 달하는 것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oardman et al., 1987). 대부분 분화가 많이 발달된 것들은 하부 캠부리아기의 상부 층준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퇴적당시 20-30 m 깊이에서 형성되는 석회질, 점토질의 퇴적물의 초(礁)에 많이 퇴적되며, 조류인 Renalcis와 Epiphyton과 공생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러한 고배류화석이 충청북도 중원군 살미면 향산리 지역에 분포하는 향산리돌로마이트층에서 발견되었다(Lee et al., 1972; 그림 6, 7). 화석이 산출된 지역에서는 하부로부터 계명산층, 이를 부정합으로 덮는 향산리돌로마이트층, 대향산규암층, 문주리층, 창리층, 마전리층, 그리고 이를 부정합적으로 덮고 있는 황강리층이 분포한다(표 3). 화석이 발견된 향산리돌로마이트층의 층후는 약 100 m 정도이며, 이 층의 중부 층준인 석회암과 돌로마이트가 교호하는 부분에서 이 화석이 발견되었다. 발견자 중의 한 사람인 고 이대성 교수는 이 화석발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반도에서는 최초로 화석발견비를 이곳 현장에 세우기도 하였다(그림 5).
화석이 발견된 향산리돌로마이트층에 대한 층서적 논란은 다음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나, 화석발견 이후 새로운 층서가 밝혀지게 되었다.
3. 식물화석에 의한 지질시대 구분
우리가 보통 쓰고 있는 지질시대 즉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등은 동물세계를 중심으로 체계화한 지질연대로, 엄밀히 말해 식물세계의 시대와 동물세계의 시대에는 차이가 있다. 즉 식물세계의 시대가 동물세계의 시대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따라서 식물상의 단계적 변화가 동물의 변화를 예고한다고 할 수 있다.
식물에 의한 지질시대는 고생식물대(Paleophyticum; 고생대 페름기 중기까지), 중생식물대(Mesophyticum; 고생식물대 이후 중생대 백악기 초기 말까지), 신생식물대(Neophyticum; 중생식물대 이후 신생대) 등으로 구분하며 이들 각 시대의 식생은 서로 아주 다르다. 이들의 진화계통상 발달 단계를 보면 다음의 표 4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3.1 옥천변성대 내에서의 식물화석 기재와 그 의미
옥천대 변성퇴적암류의 층서 연구(Lim et al., 2005, 2006, 2007)를 통하여 비봉-연무 지역의 비봉층(飛鳳層)에서 Lepidodendron incertum Sze et Lee, Lepidophylloides sp., Cordaites vetteri Stockmans et Mathieu, 진산-복수지역의 C층과 비봉층에서 Calamites sp., Lepidodendron ninghsiaense Sze et Lee, Rhipidopsis panii Chow, Cordaites vetteri Stockmans et Mathieu, Cordaites sp., Noeggerathiopsis sp., 회남-미원 지역의 비봉층에서 Calamites sp., Cordaites sp., Pecopteris sp., Taeniopteris sp. 등을 보고하고 이들을 평안층군과 대비하였다(그림 8, 9, 10).
이러한 시대미상 지층들에서의 식물화석 보고는 한반도 층서 재해석에 큰 의미를 주고 있다. 특히, 이를 통해 옥천변성대 내 시대미상 지층들과의 관계가 밝혀질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 지사규명과 층서확립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3.2 분리되어 분포하는 퇴적층의 식물화석-경정동층
1937년 Hatae (波多江信廣)에 의해 명명된 경정동층은 경상북도 영해-영덕 지역에 소규모로 분포하는 지층이다(그림 11). 이 경정동층으로부터 Equisetales의 Equisetites sp., Filicales의 Cladophlebis denticulata Brongniart, Cladophlebis sp., Nilssoniale의 Nilssonia alaskana Hollick, Coniferales의 Cupressinocladus sp., Frenelopsis sp., Pagiophyllum sp., Sequoia ambigua Heer, 및 Podozamites lanceolatus Lindley and Hutton, Podozamites sp. 등이 발견되고, 기재되었다(Chun et al., 1993; 그림 11).
이들 구성 요소들은 송백류인 Cupressinocladus, Sequoia ambigua, Pagiophyllum, 종자고사리류인 Clado-phlebis denticulata를 비롯한 다양하게 산출되는 Cladophlebis 종들로, 낙동층 상위 화석대와 유사한 조성을 보이고 있으며, 후기 Valanginian- 전기 Barremian 의 시대를 지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3 지질도폭 조사에서 밝혀진 화석군(군산도폭 1:50,000)
군산시 옥서면 옥구읍 어은리 및 소룡동-산북동 지역에서 산출되는 화석군의 다양성은 퇴적환경 규명과 지질시대 규명에 핵심적으로 활용된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오곡리 지역(그림 13의 화석 산출지 1, 2, 3)에서 산출되는 화석들은 그 흔적이 화석을 동정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고 뚜렷하지는 않지만, 이들의 특징은 대부분이 엽편의 좌우 엽연에 평행한 엽맥을 갖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그림 14). 이러한 특징을 갖는 엽편들은 대부분이 구과류, 송백류 및 소철류의 엽편으로 추정되며, 이점을 고려해 보면 이 식물화석들의 가능 퇴적 시기는 적어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이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산북동층은 군산시 산북동, 미성동 일대와 군장산업단지 북쪽 하안에 분포하며, 주로 암회색 이암으로 구성되고, 곳에 따라 자홍색 사암 및 이암, 담회색 사암등으로 구성된다. 산북동 문창마을 부근 노변 지역은 주로 암회색 이암으로 구성되고, 사암과 응회질 퇴적암이 이암에 협재한다. 이암에는 엽층리(lamination)가 잘 발달하여 풍화작용에 의해 두께 수 mm로 쉽게 박리된다. 지층면에는 물결자국, 빗방울자국과 같은 퇴적 구조가 발달하기도 한다. 이 일대에서 다수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군산시 소룡동-산북동 지역(그림 13의 화석 산출지 4, 5, 6)에서 산출되는 화석들 중 식물화석들은 구과류인 Order Coniferales, Family Cheirolepidaceae (= Hirmeriellaceae)의 Pseudofrenelopsis sp. cf. P. parceramosa, Pseudofrenelopsis sp., Frenelopsis sp. (그림 15)등과 Family Taxodiaceae의 Cupressinocladus sp. 및 Taxodiaceae에 속하는 구과들의 화석이 보고되었다. 특히 군산시 산북동(화석 산지 7) 지역에서는 공룡의 족흔들이 보행열을 보이며 발달하고 있는 것이 보고되었으며(그림 16, 17), 이 공룡 족적 보행열 화석지는 천연기념물 제 548호(2014.6.10.)로 등록되었다.
이들 화석들은 백악기 경상층군의 것들과 같은 시대의 지층임을 지시하며, 퇴적환경을 지시하는 좋은 지시자가 될 것이며, 이 지역의 자연 유산으로서 보존 및 관리가 필요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4. 화분·포자(花粉·胞子)화석에 의한 지질시대
식물도 동물이나 다른 미생물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부분이 화석으로 나타나는데, 식물에서는 종자번성을 위하여 만들어지는 스포로폴레닌이라고 하는 물질로 형성된 포자나 꽃가루까지도 화석으로 남아 그 식물이 살던 시대와 환경을 잘 밝힐 수 있게 해주고 있으며, 이들은 특히 화석에너지인 석유의 기원물질로 석유 생성과 숙성의 지시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한 식물종의 화석화 과정을 보더라도 부분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화석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부분(기관)에 따라 그 산출 빈도도 크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식물에서 그 뿌리는 한 개이나 화석화 되는 과정에서 부러지거나 하여 여러 개체처럼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뿌리의 경우는 한곳에 고정되어 퇴적물 속에 뭍여 있으므로 이들이 화석화되어 산출되는 빈도는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줄기의 경우 식물을 지탱하는 몸체의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나 개체 수로 볼 때에는 뿌리와 마찬가지로 단일 개체이나 분리, 파괴되어 여럿으로 분리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줄기의 경우도 화석화 되는 빈도는 낮으나 뿌리의 경우 보다는 대기 중에 노출되어, 이동되거나 하여 퇴적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화석화되는 빈도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잎의 경우, 식물 한 개체에 수없이 많은 잎이 달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퇴적물에 쌓여 화석화되는 과정 중에 화석으로 보존될 가능성 즉 빈도는 뿌리나 줄기보다 훨씬 높다. 이러한 수적인 사실을 감안하면, 화분/포자의 경우 한 개체의 식물에서 산출되는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러한 화분화석은 모체 식물의 종류에 따라 그 산출상이 달라지므로 이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각 시대에 따른 화분·포자화석은 식물화석의 단계에 따른 분포와 마찬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상부고생대(석탄-페름기)의 특징적인 화분·포자군(속명 다음의 괄호안의 내용은 기원모체식물)은 속새류 Calamospora (Calamites), 석송류 Lycospora (Lepidodrendron), Densosporites (various lycopods), Endosporites (unknown lepidodendrids), 고사리류 Raistrickia (Pecopteris plumosa), Leiotriletes (various ferns), Laevigatosporites (ferns and Sphenophyllum), Schopfipollenites (Medullosaceae-Dolerotheca), 나자류 Florinites (Cordaites) 등이며, 하부 중생대(트라이아스기-쥬라기)의 특징적인 화분·포자군은 고사리류 Deltoidospora, Neoraistrickia, Klukisporites, 나자식물류의 Cycadopites, Cerebropollenites, Tsugaepollenites, 구과류 Classopollis, 종자고사리류와 카이토니아목의 Alisporites, Vitreisporites 등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대에는 현생의 식물조성에서 보이는 화분·포자들이 거의 같은 산출상태를 갖고 나타나므로 특히 피자식물의 종류와 식생의 밀집도(즉 식물식생환경)에 따른 해석이 필요하다.
4.1 상부 쥬라기 묘곡층의 화분포자화석에 의한 지질시대
묘곡층은 경상북도 봉화군 재산면 묘골 지역에 소규모로 분포하는 지층이다. 이 지층은 북측으로 갈산단층, 동측으로 대곡단층에 의하여 선캠브리아기의 원남층과 접하고 있으며, 남측으로는 경상누층군의 최하위 지층인 울련산층과 부정합적인 관계로 접하고 있다(그림 18).
묘곡층은 주로 암회색-녹회색, 흑색 셰일과 사암의 호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Koreanaia, Nagdongia, Chuneopsis, Viviparus 등의 연체동물화석과 Cladophlebis argutula, C. falcata, C. raciborskii, Onychiopsis elongata, Otozamites sp., Nilssonia sp., Dictyozamites sp., Ginkgoites sp., Podozamites sp., Equisetites sp. 등의 식물화석이 발견되고, 기재되었으며, 1993년 이명석과 전희영에 의한 화분포자연구에서는 Baculatisporites, Cibotiumspora, Cicatricosisporites, Concavissimisporites, Klukisporites, Polycingulatisporites 등을 기재하고 이들의 시기를 상부 쥬라가의 Kimmeridian-하부 백악기의 Valanginian임을 밝혔다(그림 19).
이들 화분포자화석에 의한 지질시대는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타나며, 이로써 묘곡층은 후 대동(後 大同)-선 경상(先 慶尙)의 지층임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5. 코노돈트(Conodont)화석에 의한 층서의 재해석-회동리층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회동리 지역에 발달하는 석회암층에서 사일루리아기를 지시하는 다수의 미화석 코노돈트들이 발견되어(Lee, 1980, 1982), 한반도 지질계통에서 대결층(Great Hiatus)으로 기재되었던 사일루리아기-데본기의 지층이 한반도에서 밝혀지는 연구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몇몇 연구자들이 사일루리아기의 지층에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회동리층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미화석 코노돈트에 의한 생층서 규명 연구가 다시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좀 더 확실한 미화석적인 결론을 얻게 되었다.
회동리층은 1979년 정창희, 이하영, 고인석 및 이종덕 등의 한국 하부고생대층의 층서와 퇴적환경 연구에서, 정선지역의 오도비스기의 행매층 상위에 부정합적으로 놓이는 석회암층을 사일루리아기 층으로 보아 회동리층으로 명명하였다.
회동리층은 하부로부터 하부 석회암대(층후; 약 27 m), 돌로마이트질 석화암대(층후; 약 120 m), 상부 석회암대(층후; 약 20 m), 돌로마이트/ 석회암 호층대(층후; 약 22 m)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상위에 부정합적으로 석탄기의 만항층이 놓인다. 회동리층의 분포가 가장 잘 발달된 지역이 정선군과 미탄면의 경계지역인 성마령 지역으로, 하부 및 중부 회동리층의 암석들이 주로 미화석 코노돈트를 산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코노돈트 조성이 초기 사일루리아기를 지시하는 cone-type이 우세한 Panderodus sp.임이 확인되었으며, 더욱이 이들은 심해에 가까운 환경을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Panderodus와 Ozarkodina가 함께 산출되는 환경은 원양-근해의 중간 환경을 지시한다고 보고되어 있어 회동리층의 퇴적환경도 함께 밝혀졌다고 볼 수 있다(Lee et al., 2016).
6. 결 론
고생물학적인 자료는 그 자체로 생물진화계통 규명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이들 자료들은 그 수집과 처리 과정의 난이성으로 인해 지질조사 과정이나 지질구조 해석, 층서규명의 과정 중에 종종 제외되는 경우가 있어왔다.
본 논문에서는 근래 연구되고 발표된 고생물학적 연구 사례들 중에서 한반도에서의 지사와 층서규명, 시대미상 지층의 지질시대 규명, 퇴적분지 및 퇴적층의 상호 대비 등에 화석자료가 사용된 몇 가지 예들을 통해 고생물 자료의 활용과 지질조사 연구에의 중요성을 논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사례들은 고생물학적 자료가 층서의 규명과 지질구조의 확립에 얼마나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사례들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층서해석과 구조지질학적 해석에 대한 더욱 신뢰할 수 있고 깊이 있는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고생물학적 연구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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