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자의 주원료로 사용된 강원도 양구백토의 지질학적 특성
초록
조선시대 역사문헌들에 의하면 양구백토는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지역에서 산출되며, 조선시대 백자의 주원료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양구백토와 그 모암의 지질학적 특징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의 목적은 양구백토 산출지의 암석과 구성광물 그리고 지질구조 등의 지질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양구백토의 형성과 기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양구백토 산출지는 단층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백토의 모암은 선캄브리아 시대 석영/흑운모 편암과 쥐라기 흑운모 화강암이다. 양구백토는 주로 석영, 백운모(일라이트), 녹니석, 장석, 방해석, 카올리나이트로 구성되어있다. 이 입자들의 분급은 불량하고 원마도는 아각상~각상으로 산출된다. 이런 백토의 산출상태로부터 백운모(일라이트)는 모암의 장석과 흑운모가 열수변질작용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주로 일라이트로 구성된 양구백토는 단층운동으로 인해 형성된 단층비지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풍화광상에서 산출되는 백토나 황토를 도자기 재료로 사용하였으나, 조선백자의 주원료였던 강원도 양구백토는 독특하게 단층운동 동안 수반된 열수변질작용과 전단운동으로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Abstract
The Yanggu terra alba occurs on the Bangsan-myeon, Yanggu-gun, Kangwon-do, and used for a major row materials of the Joseon White Porcelain based the historical literatures of the Joseon Dynasty. However, there are no study results for geological characteristics of the terra alba and protoliths. Thus this study aims to understand origin and formation of the Yanggu terra alba based on the geological features including rocks and mineral compositions and their structure. The Yanggu terra alba occurs within fault zones that mainly composed of the Precambrian quartz- and biotite schist, and the Jurassic biotite granite as protoliths. The terra alba mainly composed of quartz, muscovite (illite), chlorite, feldspar, calcite, and kaolinite. The grains are poorly sorted and displays subangular to angular in roundness. Muscovite (illite) has probably formed by hydrothermal alteration of feldspar and biotite in the protoliths. Therefore it suggests that the Yanggu terra alba has formed as fault gouge. In general terra alba and yellow soil used for materials of porcelain has generated from a residual deposit, but the Yanggu terra alba used for materials of the Joseon White Porcelain has uniquely formed by hydrothermal alteration and shearing associated with faulting.
Keywords:
Yanggu terra alba, fault gouge, hydrothermal alteration, illite, Joseon White Porcelain키워드:
양구백토, 단층비지, 열수 변질작용, 일라이트, 조선백자1. 서 론
백토는 백선토(白善土), 백악(白惡)으로 불리우며, 백색 도자기의 원료로 사용된다. 특히 조선시대 백자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되던 원료인 백토는 양구(방산), 진주, 곤양, 원주, 선천 등지에서 채굴되어 사용되어 졌다. 특히 양구의 백토는 양이 많고 품질이 좋아 관요에 수급되는 백자 원료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Jung, 2012).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토산 항목의 전국 32개소 가운데 도자기 생산으로 유명한 곳으로 강원도 양구만이 기록되어 있었던 것은 위의 내용을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된다(Jang et al., 2001).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지역에는 조선시대에 사용한 조선백자 가마터가 위치한다(Ehwa Womans University, 2001). 조사된 가마터는 양구군 방산면 장평리 7기, 칠전리 5기, 현리 4기, 송현리 7기, 금악리 4기, 오미리 4기 등을 포함한 총 4개 지역에 분포한다. 또한 이들 가마터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약 5개 양구백토의 원재료 산출지가 확인되었다(그림 1; Jung, 2011). 이 지역의 가마터는 오랜 기간에 걸쳐 자기를 제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왕실 관요인 분원에 백토를 공급하였던 중요한 백자생산지로 알려져 있다(Jung, 2010). 이런 역사적인 중요성을 바탕으로 강원도 양구백토는 2014년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로 지정되었다.
양구백토의 채굴이 확인된 최초의 기록은 서암사지(書巖祠誌)로 상납하는 백토의 채굴작업을 당시의 임금인 선조에게 상소하여 용전(傭錢)을 주고 사역케 했다고 한다(Jung, 2011). 하지만 조선시대에 양구지역의 백토가 채굴된 장소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으나 Jung (2011)은 양구군 방산면 현리 일대의 폐 백토 더미를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분원에서 사용되는 백토가 채굴된 지역으로 추정하였다. 특히 Jung (2011)은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의 기록 중에 백토의 채굴량과 채굴시기, 그리고 운반시기를 정리하였다. 양구백토는 숙종 이래 대개 500石(1石=144 kg)이 굴취 되었으나 영조-정조 초에 550石으로 증가하였고, 정조 19년에는 510石으로 줄어 19세기까지 계속되었으며, 연간 500~550石(약 72~79.2톤) 정도 채굴되었다. Jung (2011)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시굴 및 답사를 통해 백토 산출지로 추정되는 지역을 제시하였다(그림 1). 양구군 방산면 일대의 백토 산출지는 장평리에서 금악리, 오미리까지 이어지는 선상의 형태를 보인다(그림 1).
Jung (2010)는 양구 지역의 자기 원료인 백토의 화학 조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양구백토는 백운모계 고령토질 도석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기존연구 결과들(Ehwa Womans University, 2001; Jung, 2010; Ahn and Hwang, 2013)은 양구백토의 형성과정 그리고 모암과의 상관관계와 같은 백토의 기초적인 지질학적 연구들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양구백토가 산출지 주변의 지질조사를 바탕으로 양구백토와 모암의 구성 광물의 특성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양구백토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고 토의해 보고자 한다. 또한 이런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지질유산에 대한 지질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는 향후 지질학 분야의 영역 확대와 대중화를 확고히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2. 양구 지역의 지형 및 지질개요
강원도 양구는 경기육과 북동부에 위치하며 주로 선캄브리아 시대 기반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북동-북동 방향의 인제단층대와 인접하고 있다(그림 1a). 연구지역의 지형은 대체로 남북 방향의 계곡이 발달하고 서부와 동부 지역에 높은 산지가 형성되어 있는 형태이다(그림 1b). 연구지역인 방산면을 가로지르는 수입천은 남쪽 방향으로 흐르다가 고방산리에서 남서 방향으로 사행하면서 송현리, 장평리, 칠전리, 금악리, 오미리 등에 소규모의 범람원을 형성하며 파로호로 합류된다(그림 1b). 연구지역에는 남북~북북동 방향의 송현단층, 임당단층, 항령단층이 발달하고 있고, 단층과 평행하게 형성된 넓은 계곡이 발달해 있다(그림 1b).
연구지역은 주로 선캄브리아 시대의 기반암류가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쥐라기 화강암이 이를 관입하고 있다(그림 1c). 선캄브리아 시대의 기반암은 가장 하부 지층인 편암과 이와 관계 미상인 흑운모 화강편마암과 미그마타이트질 편마암, 그리고 이들을 관입하는 석류석화강편마암과 소규모의 각섬암으로 구성된다. 소위 ‘양구 화강암’으로 알려져 있는 쥐라기 흑운모 화강암과 반상 흑운모 화강암은 선캄브리아 시대 기반암을 관입하였으며, 조사 지역의 중앙부에 넓게 분포한다. 백악기 동안 관입한 산성 암맥들이 남북 방향의 배열성을 보인다.
양구백토를 채취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지점(YG2, YG3, YG4, YG5)은 주로 선캄브리아 시대 석영편암과 흑운모 편암이 분포한다(그림 1c). 편암은 조사지역에 분포하는 암석들 중에 가장 오래된 암석으로 조사지역 석류석화강편마암과 흑운모편마암 사이에 북북동 방향으로 대상으로 분포한다(Kihm and Hwang, 2009). 편암과 남동쪽의 흑운모편마암과는 단층 접촉하고 있으며, 북서쪽의 석류석화강편마암과는 관입 관계, 북서쪽의 흑운모편마암과는 관계가 분명하지 않다. 흑운모 화강편마암 또는 미그마타이트질 편마암은 조직적 특성에 따라 호상편마암, 안구상 편마암, 변성 사질암, 편암 등 다양한 암상으로 산출된다. 이 암체는 편암과는 관계 미상이며, 송현 층상단층에 의해서 편암이 상위의 흑운모편마암을 충상한다. 양구백토 산출지점(YG1)은 쥐라기 흑운모 화강암 지역 내에서 위치한다. 이 암체의 구성광물은 조립질이며 부분적으로 반상을 함유한다. 구성광물의 조성과 조직의 변화로 인해 부분적으로 반상흑운모 화강암으로 나타난다. 흑운모 화강암 내에 발달한 절리의 주향은 대체로 남북 방향 또는 북북서-남남동방향을 보인다(Kihm and Hwang, 2009).
조사 지역의 대표적인 지질구조는 방산면 부근에 발달한 남북 방향의 방산 배사습곡과 편암을 흑운모 편마암 상위로 충상시킨 송현단층, 그리고 남북방향의 문등단층과 항령단층이다. 기존 연구결과(Kihm and Hwang, 2009; Song and Cho, 2009)에 의하면 이들 남북방향의 단층들은 N15°W~N10°E 주향과 70~87°NW 또는 NE의 경사 방향을 보인다. 단층 노두에서는 2~3 m의 폭을 갖는 단층대와 20~70 cm 두께의 단층각력암(fault breccia)과 단층비지(fault gouge)가 발달해 있다. 이들 단층면에서 측정한 단층조선의 방향은 우수향 주향이동을 지시한다(Kihm and Hwang, 2009).
3. 연구 방법
양구백토의 광물/암석학적 특성과 주변 모암과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정두섭(2011)이 제시한 양구백토 산출지점 주변에서 백토와 암석 시료를 채취하였다. 채취한 백토 시료들은 강원대학교에서 공정분석법과 X선 회절분석기(XRD; X'Pert PRO MPD 모델)을 통해 입도 분석 그리고 구성광물의 종류와 함량을 분석하였다. 분석조건은 가속전압/전류가 30 kV/20 mA이고, CuKα X-선을 사용하여 스텝-스캔(step-scan) 방식으로 수행하였다. 주사간격은 0.04°(2θ)이고, 주사간격의 시간은 10초, 3-60°(2θ)구간에서 회절자료를 구하였다. 그리고 Rietveld method를 적용한 소프트웨어(SiroquantTM program v.4.0)을 사용하여 정량분석을 하였다. 백토와 암석 시료들의 화학성분은 부경대 공동실험실습관에 있는 X선 형광분석기(XRF, 모델 SHIMADZU, XRF-1700)를 이용하여 주성분 원소를 분석하였다. 또한 채취한 암석의 구성광물에 대한 화학적 조성을 알아보기 위해 부산대 공동실험실습관에 있는 전자현미분석기(EPMA, 모델 CAMECA SX100)을 이용하여 분석을 실시했다. 광물의 화학조성은 WDS (Wavelengths Dispersive X-ray Spectrum) 법으로 점 분석을 통해 분석하였고, 분석 시 가속전압은 15 keV, 빔 전류는 20 nA 그리고 빔 직경은 5 μm이다. 분석치 보정은 ZAF 방법을 사용하였다.
4. 연구 결과
4.1 양구백토의 산출상태
양구백토는 흑운모 화강암 내에 한 지점(YG1)과 편암 내에 4지점(YG2-YG5)에서 산출된다(그림 1c). YG1 지점에서 양구백토는 유백색을 띠며 단층대를 따라 배태되어 있다(그림 2a, 2b). 단층의 주향과 경사는 E-W/55°S 이며, 약 10 m 폭의 단층대가 약 6~10 m 정도 연장되어 있다(그림 2b). 이 단층대 내에는 약 2~3 m 두께로 단층 각력암이 존재하며, 각력들 사이는 유백색의 단층비지로 채워져 있다. 또한 주변 흑운모 화강암에서는 N53°-80°E 주향과 65°-86°NW 경사를 보이는 단층이 나타나며, 20~30 cm 두께의 단층 각력암대가 발달하고 있다(YG15과 YG16 지점; 그림 2c, 2d).
양구 방산면 금악리, 칠전리, 장평리, 송현리 지역에서 양구백토의 산출지는 편암 내에 위치하며, 북동 방향의 송현 충상단층과 거의 나란하게 선상 분포한다(그림 1b). 현재 백자제작에 사용되는 양구백토를 채취한 지점인 YG2(금악보 지점)에서는 수입천의 두꺼운 퇴적물에 의해 직접 양구백토의 산출상태를 관찰하기 불가능 하였다. 그러나 주변 노두(YG9)에서 단층의 흔적을 관찰할 수 있었다. YG9지점에서 북동 방향의 단층면에서 나타난 동서 방향의 단층조선 구조는 이 지역이 송현 충상단층의 일부분임을 지시한다(그림 3a). YG3 지점에서는 심하게 풍화된 토양 절개지 내에 회색을 띠는 단층 각력암과 단층비지가 산출된다(그림 3b). 그리고 석영 편암과 흑운모 편마암으로 구성된 YG13과 YG14에서 북북서에서 북동 방향의 송현 충상단층을 확인하였다(그림 3c, 3d). 이 지점에서 단층운동으로 형성된 단층대에서는 비교적 고화가 된 담회색~회색의 단층각력암과 이들 각력사이에 단층비지들이 충진 되어 있다.
4.2 양구백토의 구성광물
양구백토의 구성광물의 종류와 함량은 X선 회절분석 결과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흑운모 화강암을 모암으로 하는 양구백토 시료 YG1-G에는 주로 석영(62%), 백운모+일라이트(30%)로 구성되며 소량의 장석과 방해석이 있다(그림 4). 그리고 편암이 모암인 양구백토 시료 YG2-G에서는 석영(65%), 백운모+일라이트(illite, 29%)로 구성되고, 시료 YG3-G는 석영(58%), 백운모+일라이트(25%), 카올리나이트(kaolinite, 17%)으로 구성되어 있다(그림 4).
세 지역에서 채취한 양구백토의 입자 크기는 대체로 매우 유사하게 나타나며 ϕ값(- lnd)이 –1에서 9사이에 분포한다(그림 5). 입자크기가 역에 해당되는 입자는 약 3.0~3.5% 차지하고, 약 5-7% 정도가 점토에 해당되는 입자크기를 보인다(그림 5). 가장 빈도가 높은(13-16%) 입자 크기는 중립질~세립질 모래 크기에 해당된다. 세 시료에서 입자들의 중앙값(ϕ50)은 1.00~1.30으로 중립질 모래 크기에 속하고, 평균값은 약 1.00-1.35으로 극조립질 모래에 해당된다(표 1). 또한 입자들의 크기 분포의 특징을 보여주는 분급값은 1.45~1.78으로 불량 분급에 해당되고, 원마도는 각형에서 아각형을 보인다(표 1).
4.3 양구백토 모암의 구성광물
흑운모 화강암은 주로 석영, 사장석, K-장석, 흑운모, 백운모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수적으로 철 산화광물(적철석, 티탄절석)들이 함유되어 있다(그림 6a, 6b). 대부분의 석영과 장석 광물들은 조립질의 입자크기를 보이고 부분적으로 깨져서 산출되기도 한다. 석영은 대부분은 파동소광을 보이고, 사장석은 부분적으로 견운모나 세립의 백운모로 치환되어 나타난다(그림 6a, 6b). K-장석은 주로 미사장석과 퍼사이트로 산출된다(그림 6a, 6b). YG1 지점의 단층대 주변에서 채취한 모암(YG1)에서 석영이나 사장석은 반상쇄정(porphyroclast)으로 산출된다. 반상쇄정 주변부에는 기존의 광물들이 깨어져 세립에서 중립질의 각력 형태로 나타나고, 이 각력들 사이는 점토로 채워져 있다(그림 6b). 이런 암석 조직의 변화는 단층작용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료 YG1에서 단층 각력들 사이에 채워진 세립질 광물들의 화학조성의 분포는 그림 6c-e에서 보여주고 있다. 단층각력은 주로 석영과 세립에서 중립질의 사장석과 K-장석으로 산출된다. 이들 사이에 있는 점토질 광물들은 주로 높은 K 함량을 보이는 일라이트로 구성되어 있고, 국부적으로 높은 Ca 함량을 갖는 방해석이 산출된다(그림 6c-e).
석영과 흑운모 편암은 주로 석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분적으로 흑운모, 백운모, 석류석이 산출되기도 한다(그림 7a). 석영, 장석 그리고 운모 광물들은 엽리 방향과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심한 변형작용에 의해 파동소광과 길게 신장되어 산출되기도 한다. 흑운모는 적갈색에서 갈색을 띠며 이들의 배열에 의해 엽리조직을 야외에서 인지할 수 있다(그림 7b). 장석은 주로 사장석으로 산출되며 백운모나 견운모에 의해 심하게 변질되어 나타난다.
금악보 주변에서 채취한 편암(YG2)에서 석영입자는 반상쇄정으로 산출되고 석영과 장석입자들은 다양한 크기의 각력으로 산출된다(그림 7c). 이 각력들 사이에는 대부분 점토광물로 채워져 있으며, 경우에 따라 반상쇄정의 균열 사이나 기질부의 입자들 사이가 방해석으로 채워져 나타나기도 한다(그림 7c). YG3 지점에서 채취한 편암(YG3-R)에서도 석영과 장석이 반상쇄정으로 산출되고, 이들 주변에 각력과 세립질의 방해석과 함께 점토 광물들이 산출된다(그림 7d). 이 각력들 사이에 있는 점토광물은 주로 K와 Na 함량이 높은 일라이트 또는 세립질 백운모이며 부분적으로 Ca 함량이 높은 방해석과 산출된다. 따라서 양구백토의 주요 산출지인 금악보(YG2)와 여우고개(YG3) 지역의 양구백토는 단층운동에 의해 형성된 단층비지일 것으로 판단된다.
4.4 양구백토와 모암의 화학조성
YG1 지점에서 산출되는 흑운모 화강암과 백토의 SiO2, Al2O3, K2O 함량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Na2O 함량은 6%에서 0으로 대폭 감소한 특징을 보인다(표 2). YG2와 YG3 지점에서 편암과 백토 사이의 화학조성의 변화는 YG1 지점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SiO2, Al2O3, K2O 함량은 거의 차이가 없지만 Na2O 함량은 2-3 wt.%에서 0.1-0.2 wt.%으로 대폭 감소한다(표 2). 전반적으로 모암에서 백토로 변화함에 따라 주 구성성분의 가장 큰 변화는 Na2O 함량 감소이다. Al2O3-K2O-Na2O 삼각도표(그림 8a)에서와 같이 모암의 Al2O3는 75-55%, Na2O는 30-15%을 보이고, 백토에서는 Al2O3가 90-70%로 증가하고, Na2O는 <3%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장석은 흑운모 화강암과 편암, 편마암에서 흔히 산출되는 광물이다. 흑운모 화강암의 사장석의 An[Ca/(Na+Ca+K)×100] 값은 모두 10% 이하인 알바이트(Albite)에 해당된다(표 3; 그림 8b). 선캄브리아시대의 편암과 편마암을 구성하는 사장석의 An함량은 알바이트~안데신(Andesin)에 해당한다. 흑운모 화강암과 편암, 편마암에서 K-장석으로 산출되는 미사장석과 퍼사이트의 Or [K/(Na+Ca+K)×100] 값은 >90%이고, Ab는 <10% 이다(그림 8b). 따라서 이들 암석에 포함된 K-장석의 화학식은 (K1.0 - 0.9Na0 - 0.1)AlSi3O8 이다.
흑운모 편암과 석류석 화강편마암에서 산출되는 흑운모의 Fe/(Fe+Mg) 비는 0.42~0.56사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들 흑운모의 화학조성은 Mg-흑운모(phlogophite)와 Fe-흑운모(Annite)의 중간 정도에 조성을 갖는다. 백운모는 Na/(Na+K)비가 0.06-0.100을 보이는 K 함량이 높은 화학조성을 보인다(표 3).
5. 해석 및 토의
5.1 양구백토 산출지와 지질구조의 연관성
강원도 북부 지역을 포함하는 한반도 중부 지역에는 중생대 이후 단층운동과 단층의 재활성에 의해 대규모의 단층들이 발달해 있다(Khulganakhuu et al., 2015; 그림 1a). 북북동 방향의 추가령 단층 동쪽에는 이 단층과 거의 평행하게 포천단층, 왕숙천단층, 인제단층, 금왕단층들이 발달하고 있다. 이번 조사지역인 양구 지역은 북북동-북동 방향의 인제단층 주변부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조사지역에 발달하고 있는 송현단층, 문등단층, 항령단층(그림 1a)은 인제단층운동으로 파생되어진 단층으로 판단된다.
양구 방산면 일대에 분포하는 양구백토 산출지(YG2, YG3, YG4, YG5)의 배열은 북동방향의 송현단층을 따라 선상 배열되어 나타난다(그림 1). 또한 YG1 지점에 위치하는 양구백토 산출지는 쥐라기 화강암 내에 발달한 단층대와 일치하고 있다(그림 2a, 2b). 이와 같이 양구백토 산출지와 단층대의 일치는 백토의 형성과정이 단층운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지시한다. 이것은 양구백토가 단순히 풍화퇴적작용에 의해 형성된 토양이 아니라 단층운동으로 형성된 단층비지일 것으로 판단된다.
5.2 양구백토의 구성광물의 특성과 형성과정
단층비지로 산출되는 양구백토는 주로 석영과 백운모+일라이트(25-30%) 구성되어 있다. 도자기 원료로 사용되는 다른 지역(예, 산청-하동과 보성 지역; Kim et al., 1989; Jeong and Kim, 1994; Noh, 2008)의 고령토와의 차이점은 양구 백토에서는 카올리나이트나 할로이사이트(halloysite) 같은 점토광물들 보다는 주로 백운모 계열의 일라이트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단층비지의 구성광물은 (1) 모암의 화학조성, (2) 단층운동 시 수반된 온도-압력조건, (3) 단층면을 따라 이동하는 열수용액과 관련된 변질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석영-장석질 조성을 갖는 모암은 단층운동 시 열수변질작용에 의해 대부분 층상규산염 광물(예, 백운모나 견운모)을 형성시킨다(Rutter, 1986; Behnsen and Faulkner, 2012). 또한 Niwa et al. (2016)는 석영-장석질 암석 내에 발달한 단층비지에서 일라이트의 생성조건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모암의 장석과 흑운모가 고온성 열수변질작용과 저온 상태에서 전단운동을 수반한 변질작용에 의해 일라이트가 생성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따라서 모암이 흑운모 화강암과 석영-흑운모 편암인 양구백토는 이들 암석을 구성하는 장석과 흑운모가 단층운동에 수반된 열수변질작용과 전단운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양구백토의 쇄설성 입자들의 크기는 대부분 조립-극조립 모래 크기에 해당되고, 불량 분급과 각형의 원마도를 보인다(표 1). 이런 입도의 특징은 단층운동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Engelder, 1974). 즉, 단층운동 시 변위량과 봉압(confining pressure)이 커지면 쇄설성 입자의 크기는 작아지고 분급의 정도는 양호해진다. 그리고 단층비지가 석영과 장석과 같은 단단한 광물로 되어있으면 단층면에 작용하는 마찰강도는 높고, 갑작스런 변위를 일으키는데 필요한 봉압은 비교적 낮게 된다(Summers and Byerlee, 1977). 반대로 단층비지가 층상규산염 광물(예, 운모나 점토광물)로 되어 있으면 마찰강도는 낮고 봉압은 높게 된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통해 양구백토 산출지에 발달한 단층운동의 구체적인 역학적 특성은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양구백토를 형성시킨 단층은 낮은 변위량과 낮은 봉압 환경 하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6. 결 론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 중 하나인 양구백토는 조선시대의 역사/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질학적으로 가치 있는 지질유산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알아낸 양구 백토는 다음과 같은 지질학적 특징을 갖는다.
- 1) 강원도 양구백토는 기반암이 쥐라기 흑운모 화강암과 선캄브리아 시대 석영-흑운모 편암에 발달한 단층대에서 산출된다. 양구백토의 산출지와 단층대 분포의 일치성과 맥 형태의 산출상태는 양구백토가 단층파쇄대에서 형성된 단층비지로 판단된다.
- 2) 양구백토의 구성광물은 석영, 장석, 백운모(일라이트), 녹니석, 일라이트, 방해석이다. 석영과 장석은 중립-세립질 모래 크기로 산출되며, 분급은 불량하고 원마도는 각상-아각상을 보인다. 모암과 백토의 광물조성과 화학조성의 변화를 종합해 보면, 강원도 양구백토는 다른 지역에서 생성된 황토나 백토와는 생성과정이 다소 상이한 단층운동 동안 수반된 열수변질 작용과 전단작용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백운모(일라이트)가 주요 구성광물인 양구 백토는 비교적 고온에서 열수 변질되었음을 지시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의 심사과정에서 건설적이고 유익한 조언과 비평을 해주신 정기영 교수님과 류춘길 박사님께 감사드린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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