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 절차 및 기술 현황
초록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의 절차와 그 방법에 대해 기술 현황을 검토하였다.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지질 조사를 위해서는 먼저 처분시스템의 성능 목표를 설정하고 FEPs을 분석하여 부지 지질 조사의 목적을 정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목적으로 바탕으로 부지의 어떤 지질 특성을 알아낼 것인지 확인하고, 지표 기반 지질 조사와 시추공 기반 지질 조사를 단계적으로 수행하여 부지를 특성화한다.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국내 적용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처분 심도의 지하 3-5 km 지역의 지질 특성 자료가 확보되어야 하고, 이를 이용한 FEPs 분석 및 부지 제척 지질 조건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Abstract
We reviewed the state-of-the art of the geological investigation processes and techniques for deep borehole disposal of high-level radioactive waste. For geological investigation for deep borehole disposal, the performance goals should be defined first, and the objectives for the investigations should be identified by analyzing features, events and processes (FEPs). Then, a given site is investigated with the surface-based and borehole-based methods. In this study, the typical surface- and borehole-based investigation methods were also reviewed. Based on the review, we suggested to evaluate the geological conditions at the region with depths of 3 to 5 km from the surface, to analyze FEPs and to determine the exclusion criteria for deep borehole disposal site as the future works for evaluating the feasibility of the deep borehole disposal technique in Korean peninsula.
Keywords:
High-level waste, Deep borehole disposal, Geological investigation, State of the art키워드:
고준위폐기물, 심부시추공 처분, 지질 조사, 기술 현황1. 서 론
지난 2015년 6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국민적 논의 및 의견 수렴 후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관한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한 이후 사용후핵연료의 저장, 처분, 재활용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용후 핵연료 혹은 고준위폐기물의 처분 기술에는 핀란드, 스웨덴 등의 원자력선진국에 의해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심지층처분(Deep Geologic Disposal, DGD) 기술이 있다. 심지층처분 기술은 지하 1 km 미만의 지층에 터널 형태의 처분장을 건설하고 공학적방벽과 천연방벽으로 구성되는 다중 방벽 시스템을 설치하여 처분장에 처분된 핵종의 생물권 이동을 저지하는 기술로, 핀란드와 스웨덴이 이 기술을 이용하여 자국 내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위한 인허가를 신청하였고 이 중 핀란드는 2015년 11월 사용후핵연료 심지층 처분장 건설 인허가를 획득하였다. 처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심지층처분 기술의 대안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여러 대안 기술 중 심부시추공처분(Deep Borehole Disposal, DBD) 기술은 석유산업 발달에 의한 시추 기술의 발달로 인해 그 기술적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점차 주목을 받고있다(Ji et al., 2012).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은 현재 미국, 스웨덴, 영국 등의 연구자들에 의해 선도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그 처분 개념은 일반적으로 그림 1과 같다. 심도 약 5 km의 시추공을 설치하여 시추공의 하부 2 km에 고준위폐기물을 처분하고 시추공의 상부 3 km를 밀봉하여 폐기물의 유출을 막는다. 이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지하 5 km 내외의 심부 지하 환경을 검토한 몇몇 연구들이 있었다(e.g., Smellie, 2004; Åhäll, 2006; Brady et al., 2009; Marsic and Grundfelt, 2013). 이 때 연구에 사용한 심부 지하 환경에 대한 자료들은 미국과 유럽에 위치한 심도 약 4-12 km의 지열개발용 시추공이나 지각의 구조, 암석변성대의 기원 등에 관한 연구를 위해 설치된 시추공 등에서 획득된 자료들이다. 이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은 심부 지하 환경의 몇 가지 특성으로 인해 고준위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지하 3-5 km 깊이의 암반은 대부분 투수도가 낮고 단열밀도가 낮은 결정질 기반암일 확률이 높고 이에 지하수가 빨리 흐를 가능성이 적다. 또한 그 깊이에 위치한 지하수는 오랜 물-암석 반응으로 인해 염도가 매우 높아 주로 담수인 상부 지하수와 안정적인 층상 구조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처분 깊이의 지하수가 생물권까지 이동할 가능성이 낮아서 시추공에 처분된 폐기물이 생물권으로부터 고립될 확률이 높다. 지하 3-5 km의 지구화학적 환경은 환원조건이고 압력과 온도가 매우 높을 가능성이 커서, 처분된 핵종이 지하수에 용해되어 이동할 확률이 낮다. 이는 상기 언급한 특성들이 대상 부지의 심부 지하에서 나타날 때 해당 부지에서의 심부시추공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하 3-5 km의 심부 지하 환경의 지질 특성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해 필요한 부지 지질 조사 절차 및 기술을 검토하고,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 및 평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토의해보고자 한다.
2.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의 절차
스웨덴, 영국 등은 다른 목적으로 구축된 시추공에서 획득한 심부 지하 환경 자료를 가지고 자국 내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e.g., SKB, 1993; NIREX, 2004; Marsic and Grundfelt, 2013). 그래서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조사 절차 및 기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이에 비해 미국은 현재 Sandia National Laboratories(SNL)의 연구팀을 중심으로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기준설계개념을 제시하고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조사프로그램 및 안전성평가 방안을 제안하는 등 연구가 활발하다(e.g., Brady et al., 2009; Arnold et al., 2011; Vaughn et al., 2012).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미국 SNL의 연구를 중심으로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조사 절차 및 기술을 검토하였다.
일반적으로 처분을 위한 부지 조사는 처분시스템의 성능 평가와 별개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성능평가 체계 안에서 일련의 작업들과 연동하여 수행한다(POSIVA, 2012). 그림 2는 Meacham et al. (2011)이 제안한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성능 평가 방법을 보여준다.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능 목표를 정의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의한 성능 목표를 고려하여 처분 대상 폐기물, 처분 시설, 부지 등 처분시스템을 특성화하고 이 자료들을 토대로 FEPs (features, events and processes)를 확인, 분류, 선택 등의 과정을 거쳐 분석한다. 이때 FEPs이란 부지 또는 처분시스템의 특성(features)과 처분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연적인 또는 인공적인 사건(events), 그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적인 또는 인공적인 현상(processes)를 합쳐 이르는 말이다(NEA, 1992). FEPs 분석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확인하고, 시나리오에 따라 성능 평가를 위한 모델을 만들고 처분 성능에 대한 불확실성과 민감도를 분석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처분시스템의 어떤 부분을 더 연구하고 조사할지를 결정하고, 다시 처분시스템의 특성화부터 모델을 활용한 불확실성 및 민감도 분석까지의 과정을 반복함으로 성능 평가의 불확실성을 저감한다. 이렇듯 FEPs 분석과 부지를 포함한 처분 시스템의 특성화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FEPs 분석을 통해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 프로그램이 어느 방향으로 어느 것을 중심으로 수행되어야 하는지가 결정이 되고, 각 FEP들은 부지 지질 조사 결과를 이용하여 평가된다. Brady et al. (2009)는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에 대한 규제 조건이 유카산 프로젝트에 적용된 심지층처분 기술에 대한 규제 조건과 동일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심부시추공처분에 대한 FEPs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을 통해 처분된 고준위폐기물로부터 유출된 핵종은 시추공이나 시추공 주변의 손상대를 따라 생물권으로 이동하거나 주변 지하수와 함께 생물권으로 이동할 것이라 제안하였다. 이 FEPs 분석 결과를 토대로 Vaughn et al. (2012)는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하는 부지 지질 조건을 설정하여 부지 지질 조사의 목적을 명확히 하였다.
Vaughn et al. (2012)이 제안한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지질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처분 깊이의 지층에 지하수 상승을 야기하는 수직 수두구배 조건이 있는 부지를 제척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수직 수두구배 조건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처분 깊이에 존재하는 지하수의 기원 및 나이, 염도, 용존산소량 등을 점검할 것을 제안하였다. 만약 처분 깊이에 젊은 대기 기원의 지하수가 있다면 지표에서 처분 깊이까지 하강 수직 수두구배가 있다는 것이고 이에 상응한 지하수 상승 수직 수두구배가 있을 확률이 높다. 또한 처분 깊이에 지하수 상승 수직 수두구배 조건이 없다면 그 위치의 지하수는 체류 시간이 길어 매우 높은 염도와 매우 강한 환원 특성을 갖게 된다. 이에 염도가 낮거나 산화된 지하수가 처분 깊이에 있다면 역시 체류시간이 짧은 지하수가 있다는 것이고 이는 역시 부지의 처분 깊이 지역에 지하수 상승 수직 수두구배 조건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 광상자원, 지열, 석유 자원 등 경제적으로 개발 가능한 자연 자원이 있는 부지를 제척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는 광산 개발, 시추 등 인간 침입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처분 위치와 천부 지층을 이어주는 투수도가 높은 단열대가 있는 부지를 제척할 것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신생대 제4기에 화산 활동이나 화성 기원 관입이 발생했던 부지를 제척할 것을 제안하였다.
전술한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제척 조건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부지 지질 조사를 통해 부지내 단층이나 단열, 층리구조, 지하 매질의 물리적, 화학적, 용질이동 특성과 암석학적 정보, 지하수의 화학특성, 시추공 및 밀봉재의 고결 상태, 인간 침입의 가능성, 구조적 안정성 등이 평가되어야 한다. 먼저 단층이나 단열은 처분 지역과 천부 지층을 이어주는 투수성 경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층의 위치, 변위, 방향성 등을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기반암인 화강암이 상부 퇴적암 위로 오버스러스트 되었을 가능성을 조사하여야 한다. 그리고 단층 이동 역사 분석을 통해 처분 위치 지층의 지진학적 위험도, 구조지질학적 안정성, 시추공 변위 가능성 등을 판단하여야 하며, 깊이에 따른 단열망 분포 특성도 분석하여 단열망의 연결성과 암반의 유효 투수도 등도 조사하여야 한다. 층서는 결정질 기반암의 위치와 습곡, 화성기원 관입 등의 구조지질학적인 특징, 제4기의 화산암이나 화성 기원의 관입 위치 등을 알려주므로 부지 지질 조사를 통해 부지의 층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층서를 이해한다면 지표의 암석들과 처분 깊이의 암반 사이의 상관성도 알 수 있으며, 지표 기반의 지구물리 탐사 결과의 해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하 매질의 물리적, 화학적, 용질 이동 특성, 암석학적 특성들은 지하수 유동 및 핵종 이동에 관한 개념 모델 개발 및 모의에 필요한 모델 지수들을 제공하여 부지의 처분 적합성을 평가하는데 이용된다. 지하수의 화학적 특성은 지하수의 주요 이온 농도와 염도 및 염도의 수직 분포, 환경 추적자, 동위원소 구성 특성 등을 의미하며, 지하수의 진화 과정, 지하수 체류 시간, 지하수 유속, 천부 지층 지하수와의 관계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시추공 및 밀봉재의 고결 상태는 처분된 폐기물의 고립 여부와 관련되며 기반암의 역학적 특성과 기반암과 밀봉재 사이의 결합력에 좌우된다. 지질 구조적 안정성은 부지 내 지진 발생 가능성을 보여 주며, 수평 응력 분포 특성, 지구화학적 연구 등 부지의 지질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상기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확인한,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 절차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처분 기술의 성능 목표를 정의하고 기수집된 부지를 포함한 처분시스템의 특성들을 이용하여 FEPs 분석을 수행한다. FEPs 분석을 통해서 처분을 위해 피해야 하는 지질 조건을 설정하고, 부지내 부지 제척 지질 조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가 필요한 지질 특성 요소를 선정한다. 부지 선정 단계에 따라 실행 가능한 지질 조사를 통하여 앞서 선정된 지질 특성들을 조사하고 그 특성들을 처분 성능 평가의 입력 인자로 반영한다. 성능 평가 모델의 불확실성 분석을 통해 상세 조사가 필요한 지질 특성 요소들을 결정하고 이를 더 조사한다. 그리고 불확실성 분석과 상세 지질 조사를 반복하여 처분 성능의 불확실성을 저감한다.
3.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 방법
부지 지질 조사 방법은 크게 지표 기반 조사 방법, 시추공 기반 조사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를 선택할 때 그 단계별로 상기 조사 방법들을 적용할 수 있다. 먼저 기존 문헌과 지역 규모의 지질도를 이용하여 제안된 부지 내에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제척 조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제척 조건이 없다는 확신이 있으면 지표 기반 조사 방법을 적용하여 부지를 조사한다. 조사를 통해 부지에 제척 조건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지표 기반 조사 결과를 이용하여 시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추공을 설치한 다음 시추공 기반 조사 방법을 적용하여 부지를 특성화한다. 부지 지질 조사 방법은 실로 다양하고 많으며,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제척 조건 확인을 위해 적용할 수 대표적인 부지 지질 조사 방법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고자 한다.
3.1 지표 기반 조사 방법
지표 기반 지질 조사는 층서와 지질 구조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지표나 공중에서 수행하는 조사방법들을 말한다. 이 방법들을 통해 주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중력 이상 또는 자기장 이상 등을 측정하거나 지하 매질 내 전기 비저항의 변이 등을 측정한다.
지표 지질 매핑은 지표에서 관찰할 수 있는 암상, 층서, 단층, 습곡 등 지질학적 특징들을 수집하고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지표에 노출된 단층의 위치, 변위, 방향성 등을 알 수 있으며 단층 변위 역사, 지질 역사 등을 예측할 수 있다.
3차원 지진학적 탐사는 진동인으로부터 지진파가 전파될 때 지표에서 설치된 여러 수진기들을 이용해 지진파를 관측하고 이를 이용해 지각의 구조를 예측하는 조사 방법을 말한다. 역산(inversion), AVO(amplitude variation with offset), 3차원 시각화(3D visualization), 연속현미모니터링(time-lapse monitoring) 등의 기술이 있으며, 주로 원유 생산과 관련하여 3차원 공극율 분포와 지질구조 예측에 이용되어왔다(Ariffin et al., 1995). 지진파 관측을 위한 수진기가 어떻게 배열되어 있느냐에 따라 2차원 구조 혹은 3차원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
중력 및 자기장 탐사는 중력 이상이나 자기장 이상을 확인하고 그 위치를 알아내는 지질 조사 방법이다(Lyatsky, 2010). 이를 통해 단층, 습곡, 화성 기원의 관입, 석유 자원, 지하수 대수층 등의 위치를 예측할 수 있으며, 상부 퇴적암층의 규모와 깊이도 알 수 있다. 중력 및 자기장 탐사는 지표 또는 공중에서 수행할 수 있다.
전기 비저항 탐사는 암상에 따라 지하 매질의 유체 함유량에 따라 비저항이 다르다는 것을 이용하여 지질 매핑 또는 수리지질 매핑을 하는 방법으로, 지표에 설치된 전극에서 전류를 흘려주고 다른 전극에서 그 전위차를 측정함으로 수행된다. 이를 통해 단층, 지하 공동, 유동로 등을 유추할 수 있으며 기반암까지의 깊이, 지하수면까지의 깊이, 층서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전기 비저항 탐사는 일반적으로 천부 지층을 대상으로 수행되지만, 그림 3과 같이 지하 3 km 깊이를 대상으로 수행되는 경우도 있다.
3.2 시추공 기반 조사 방법
시추공 기반 지질 조사 방법은 크게 지질 및 지구물리 검층, 수리시험, 지하수 표본 채취 및 분석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방법들은 시추공과 교차하는 지하 매질과 지하수의 특성을 조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지하 매질의 물리적, 화학적, 열적, 수리적 특성 및 단열 분포 특성을 포함한 지질 특성을 알 수 있고 지하수 성분 등을 알 수 있다.
먼저 지구물리 검층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Keys, 1989). 시추공 캘리퍼 검층은 시추공의 상태를 측정하는 것으로, 기계적으로 혹은 음파를 이용하여 시추공의 직경을 측정하는 것이다. 감마선 검층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감마 방사를 측정하는 것으로 암상마다 감마 방사가 다르다는 것을 이용하여 시추공과 교차하는 지하 매질의 밀도나 암상 분포를 예측할 수 있다. 비저항 검층은 많이 이용되는 전기적 검층 방법들 중 하나로, 암상과 유체 함유량, 함유 유체의 종류에 따라 전기 비저항이 다르다는 것을 이용하여 암상이나 단열대 분포, 석유나 가스 저류 여부 등을 예측하는 지질 조사 방법이다. 자연전위차 검층은 두 전극 사이의 자연전위 차이를 측정하는 것으로, 깊이에 따른 자연전위차의 상대적변화를 이용하여 암상, 유동층의 존재, 매질의 투수성, 지하수 수질, 시추공 간의 상관성 등에 관해 예측할 수 있다. 온도 검층은 깊이에 따라 시추공 내 지하수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검층한 온도를 이용하여 유체의 점성도, 밀도 등을 예측할 수 있고 지하수 유입 구간, 유동성 단열대의 위치, 지열류량 등을 유추할 수 있다. 중성자 공극 검층은 석유 산업에서 많이 이용하는 지구물리 검층 방법 중 하나로, 시추공과 교차하는 지하 매질의 공극율을 예측하는데 이용된다. 쌍극 전단파 속도 검층은 방위각에 따라 시추공벽에서의 전단파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전단파는 수평 응력의 최소인 방향보다 최대인 방향에서 더 빠른 경향을 보이므로, 이 전단파 속도의 이방성을 이용하여 깊이별 최대/최소 수평 응력 방향과 층리 및 단열의 방향성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시추공 중력 검층은 깊이에 따라 중력 가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검층 결과를 이용하여 지하 매질의 평균 밀도와 깊이별 밀도 분포를 예측할 있고, 이를 이용해 공극율 분포를 계산할 수 있다. 시추공 중력 검층 결과는 암상 분포와 지질구조 예측에도 이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도 1-2 km인 포항 심부 지열 시추공에 대해 시추공 캘리퍼 검층, 감마선 검층, 중성자 공극 검층, 온도 검층 등이 수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연구 지역의 암상, 물리적 특성, 지열 개발 가능성 등이 평가되었다(Hwang et al., 2007).
코어 검층은 코어링을 통해 깊이별로 암석 표본을 채취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깊이별 암상, 광물 분포 특성, 구조 특성 등을 조사할 수 있다. 코어링을 하면서 지하수 표본 채취나 수리 시험, 추적자 시험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시추공을 이용하여 수행하는 수리시험은 다음과 같다(Batu, 1998). 공구간 시험(drill stem test, DST)은 시추 시 수행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리시험 중 하나로, 지하 매질의 압력, 투수도, 지하수 화학특성 등을 조사할 수 있다. 공구간 시험은 시추 중 drill stem에 달려있는 이중 패커를 이용하여 수리시험을 한다. 이중 패커로 시험 구간을 고립시키고 시험 구간 내 지하수를 뽑아내거나, 이중 패커 상부에 위치한 밸브를 닫아 대수층과 이중 패커 사이 구간을 격리시켰다가 패커를 불려 시험 구간을 고립시키면서 밸브를 열어 대수층의 지하수가 시험 구간에 유입되도록한 후, 수압 변화를 측정하여 매질의 투수도를 예측한다. Ahonen et al. (2011)은 심도 2.5 km의 시추공에 대해, 지하 480-550 m, 957-997 m, 1458-1507 m, 2007-2072 m, 2465-2516 m의 구간에서 공구간 시험을 수행하여 시험 구간의 수리적 특성과 지하수 화학특성을 평가한 바 있다. 양수/주입 시험은 일정한 양수/주입율로 지하수를 양수/주입하며 동반되는 수압 변화를 측정하여 지하 매질의 투수도, 저유계수 등을 예측하는 조사 방법이다. 회복 시험은 양수/주입 시험 후 수압이 회복되는 양상을 관측하여 지하 매질의 수리 특성을 추정하는 방법이며, Rosberg(2007)은 주입 시험 및 회복 시험을 통해 지하 3.2-3.7 km 구간의 수리전도도를 예측한 바 있다. 순간충격시험은 시험 구간 내 수압을 급작스럽게 변화시키고 그 회복 양상을 관측함으로 매질의 수리적 특성을 예측하는 조사 방법이다. 양수 시험과 회복시험, 순간충격시험은 시추공 전체 구간에 대해 수행하거나 이중 패커를 이용해 시험 구간을 한정하여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시험 결과 해석 시 변동량 분석을 함께 수행하여 지하 매질의 수리적 특성 유형, 지하수 유동에 대한 경계 조건 등을 유추할 수 있다. Ladner et al. (2007)은 지열 개발을 위해 시추한 심도 5 km의 시추공에서 주입 시험과 함께 변동량 분석을 수행하여 해당 대수층의 지하수 유동 체계를 확인한 바 있다. 추적자 시험은 수리시험 중 하나로, 이를 통해 지하 매질의 용질 이동 특성을 평가할 수 있다. 추적자를 지하 매질에 주입한 후 매질 내 추적자의 농도 변화를 관찰함으로 용질 이동 특성을 예측하며, 동일한 시험 구간에서 추적자를 주입하고 표본을 채취하면 push-pull 시험, 서로 다른 시험 구간에서 추적자를 주입하고 표본을 채취하면 쌍극 추적자 시험이라고 부른다.
지하수의 화학적 특성은 지하수 표본을 채취하여 평가한다. 지하수 표본 채취는 양수 시험이나 공구간 시험과 병행하거나(Ahonen et al., 2011), tube sampling method와 같은 특수한 방법을 이용하여 이루어진다(Nurmi and Kukkonen, 1986). 중요한 것은 표본 채취 시 시추수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지하수 표본을 채취하는 것이다. 심부시추공 처분을 위한 지질 조사의 경우, 투수율이 낮은 기반암에서 지하수를 채취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고 이는 해결되어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또한 용존 가스를 함께 측정하기 위해 표본 채취 시 처분 위치의 압력을 유지하며 채취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지하수의 화학적 특성과 동위원소 구성 특성 등을 이용해 유체의 염도 및 밀도의 수직 분포와 지하수-암석 반응 및 진화 경로, 지하수 체류 시간 및 지하수 속도, 천층 지하수 시스템과의 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4. 결론 및 토의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부지 지질 조사의 절차와 그 방법에 대해 기존 연구를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기존 연구를 통해 제안된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지질 조사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처분시스템의 성능 목표를 설정하고 FEPs을 분석하여 부지 지질 조사의 목적을 정의한다. 그리고 이 목적을 바탕으로 부지의 어떤 지질 특성을 알아낼 것인지 확인하고, 지표기반 지질 조사와 시추공 기반 지질 조사를 단계적으로 수행하여 부지를 특성화한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에서는 현재 실행 가능한 여러 지표 기반 조사방법과 시추공 기반 조사 방법 중 대표적인 것들과 그 조사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지질 특성들을 정리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해 연구중이다(e.g., Yun and Kim, 2013; Lee et al., 2014a). 상기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를 제안하고자 한다. 심부시추공처분 적용을 위해서는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할 지질 조건, 즉 부지 제척 조건을 반드시 결정하여야 하며, 이는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FEPs의 확인, 분류,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FEPs 분석은 처분 부지에 대한 지질 조사와 서로 피드백하며 진행되지만, 이 피드백 과정에 앞서서 처분폐기물, 처분시설, 부지 등 처분시스템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이용하여 FEPs 분석이 개시되어야 한다. Lee et al. (2014b)는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처분 대상 폐기물을 가정하고 이를 위한 예비 처분 개념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처분 심도인 지하 약 3-5 km 지역에 대한 국내 지질 특성은 온도 자료, K-Ar 연대측정 자료 외에는 없다(Lee et al., 2014b). 이에 처분 지역의 물리적, 화학적, 수리적, 역학적 특성 및 단열 분포 특성에 관한 자료 수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지하 3-5 km까지 시추된 시추공이 포항 지역과 광주 지역에 있으며 이들은 지열 개발을 위해 시추된 것이다. 이로 인해 필요한 자료의 수집이 어렵다면, 자국 내 시추공 외에 자국과 지질 특성이 비슷한 독일과 러시아의 시추공을 이용하여 심부 지질 특성 자료를 수집했던 스웨덴의 예를 참고할 수 있겠다(e.g., Marsic and Grundfelt, 2013). 처분시스템에 대한 일반적인 자료가 확보된다면 심부시추공처분을 위한 FEPs 분석과 예비 안전성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부지 제척 조건을 제안하여, 제안한 제척 조건들을 바탕으로 심부시추공처분 기술의 국내 적용가능성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의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NRF-2012M2A8A5007440)으로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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