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외도동 제4기 퇴적층의 토양쐐기 형성시기
초록
제주시 외도동 일대의 문화재 조사과정에서 한반도 내륙에 나타나는 토양쐐기 구조를 보이는 퇴적층이 확인되었다. 이 퇴적층은 크게 상부에 고고학적 유물을 포함하는 유물층(unit I)과 하부의 토양쐐기 구조를 보이는 퇴적층(unit II)으로 구분되며, 상하부 층은 부정합 관계로 접한다. 퇴적층의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결과 상부 유물층은 약 1,700년에서 2,000년의 연대범위를 보였고, 하부의 토양쐐기 퇴적층은 광여기루미네선스(OSL) 분석결과 3만2천년에서 7만5천년의 연대범위를 보였다. 따라서 제주시 외도동 퇴적층 하부의 토양쐐기는 춥고 건조한 시기의 겨울 몬순 기후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하여 빙하기 동안 제주 지역에 나타난 기후 영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The Oedo-dong sediments containing 'soil wedge', which were not previously reported in Jeju Island, are identified during the archaeological excavation of the cultural sites in Oedo-dong. The Oedo-dong sedimentary sequence were subdivided into two units based on unconformity boundary: an upper unit I (bearing artifacts) and lower unit II (containing prominent 'soil-wedge' patterns). The 14C ages ranging from 1,700 to 2,000 cal. yr BP for the unit I and OSL ages ranging from 75±6 to 32±2 ka for the unit II were obtained in this study. The 'soil-wedge' patterns may have been affected by the intensified winter monsoon during the cold and dry glacial period. Accordingly, the sedimentary units in Oedo-dong section would provide the information of the climate effect on the southernmost part of Korea during the glacial period.
Keywords:
Jeju Island, Quaternary, soil wedge, OSL, radiocarbon dating키워드:
제주도, 제4기, 토양쐐기, OSL, 방사성탄소연대1. 서 론
제주도는 지질학적인 가치와 더불어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잇는 과거 인류의 생활공간으로서도 매우 중요하다. 국토 이용의 증가에 따라 다양한 고고학 유적이 발견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고학에서 연구되는 유적은 지표에서 확인되는 유물과 유적 그리고 국토이용을 위한 발굴조사 등을 위해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유물 등을 통해 확인되며, 유적의 형태와 성격은 조사 및 발굴된 유물의 성격에 따라 해석되고 규명된다.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유물을 포함하고 있는 퇴적층의 형성 시기는 유물의 형성 시기와 고환경 해석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특히, 유물을 통해 시기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운 석기 시대 등의 유적은 퇴적층의 분석과 연구를 토대로 유적의 형성 시기와 환경에 대한 정보를 해석하게 된다.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은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 위치한 약 7 만년에서 8 만년 전에 형성된 ‘빌레못굴’ 유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화산 폭발로 생긴 용암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제주 지역의 대표적인 신석기 유적인 제주 고산리 유적(사적 제412호)과 청동기 시대와 초기 철기 시대로 알려진 제주 삼양동 유적(사적 제416호) 등이 비교적 오래된 시기의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유적들은 한반도에서 확인되는 수 m 이상의 퇴적층 두께와 달리 퇴적층이나 토양층의 발달이 거의 없거나 수 m 이하로 두께가 매우 얇은 지역에서 확인되었다. 또한 한반도 내륙에서 확인되는 구석기 및 신석기 유적의 수와 비교할 때 알려진 유적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 이러한 결과로 제주도에서는 구석기와 신석기 시기의 유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동일한 이유로 구석기 및 신석기 유적이 포함된 퇴적층에 대한 연구가 극히 적었다. 하논 습지 지역과 같은 특수한 지역을 제외하면 제주도에서는 지표상에서 수 m 이상의 토양층이 발달한 지역도 매우 드물고 특히 과거 수 만년 이상 오래된 퇴적층이 확인된 지역 또한 매우 드물다. 때문에 고고학적 측면에서 구석기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퇴적층이 분포하는 지역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지질학적 측면에서도 상당기간 동안 용암류의 피복 등으로 매몰되지 않고 지표상에 노출되어 과거의 환경변화 기록을 포함하는 퇴적층은 고환경 및 고기후 복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제주시 외도동 일대의 문화재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토양쐐기(soil wedge) 형태의 구조를 보이는 퇴적층을 확인하고 그 형성시기를 규명해 보고자 하였다.
2. 연구지역 및 연구단면
제주도 외도동 퇴적층은 행정구역상 제주시 외도1동에 속하며, 외도동을 지나는 무수천과 약 100 m 정도 그리고 해안선으로부터는 약 1 km 정도 떨어진 소규모 구릉지에 위치한다(그림 1).
이 지역의 지질은 계명리하와이아이트(Qkmh)가 분포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안으로 가면서 하성자갈층(Qc)이 분포한다(Park et al., 1998). 계명리하와이아이트는 애월읍 하귀1리 관전동에서 제주시 외도2동 일대의 해안에 노출되어 있으며 약 1.5 km 폭으로 남쪽으로 2.2 km 정도의 연장을 보인다 (Park et al., 1998).
외도동 퇴적층은 ‘제주 장애인 스포츠센타 부지조사’를 위해 수행된 문화재조사 과정에서 확인되었으며, 발굴과정에서 철기 시대의 유적이 확인되었다. 철기 시대의 인류는 당시의 지표면을 굴착하여 취락 등의 유적을 형성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로 인해 신석기 시대의 유물과 유구가 확인되는 지층은 하부의 퇴적층과 명확한 부정합 경계를 보인다(그림 2). 따라서 외도동 퇴적층은 노출된 층이 약 1 m 두께이며, 고고학적 유물이 확인된 상부 유물층(unit I)과 경계를 이루는 하부의 퇴적층(unit II)으로 나뉜다. Unit I은 황갈색을 띠는 실트질 모래층이며, 다수의 숯과 토기편, 석기 등이 출토된다. Unit II는 암갈색에서 암녹색으로 점이적인 색상변화를 보이고, 다양한 크기의 각력이 포함된 자갈질 모래층으로 하향조립화 경향을 보이며, 특징적으로 토양쐐기 형태의 구조가 나타난다. 유적 발굴 조사 이후 건설 현장에서 확인되는 외도동 퇴적층은 노출된 퇴적층 하부로 연장되어 총 두께는 5 m 이상으로 추정된다.
3. 외도동 퇴적층의 연대측정
본 연구에서는 유적 발굴과정에서 노출된 단면에서 퇴적층의 형성 시기를 파악하고자 방사성탄소연대측정과 광여기루미네선스(OSL) 연대측정을 수행하였다. 방사성 탄소연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가속기 질량분석기(AMS)를 활용하여 측정하였다.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을 위한 토양시료는 휴믹산(humic acid) 처리를 통해 흑연을 추출하였고, 탄화된 목편 시료는 산-염기-산(AAA) 화학처리를 통해 오염물을 제거한 후 분석용 흑연을 추출하였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모든 탄소 연대의 보정은 OxCal을 이용하였고 2σ 오차 범위를 활용하였다(http://c14.arch.ox.ac.uk).
OSL 연대 측정은 층리면에 평행하게 3개의 수평코어를 획득하여 실트크기(4-11 ㎛)의 석영을 선별하였고 단일시료재현법(SAR method)을 이용하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측정하였다(Murray and Wintle, 2000). 등가선량 측정에 사용된 장비는 TL/OSL DA-20 reader이며 0.099 Gy/sec 선량의 90Sr/90Y 베타선원과 blue LEDs (470±20 nm) 광원이 사용되었다. 220℃ 열 전처리(preheat)와 160℃ 열 차단(cut-heat)온도가 등가선량 측정에 사용되었다. 단일시료재현법에 의한 등가선량 측정시 민감도 보정이 잘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재측정 비율(recycling ratio)과 회귀율(recuperation)을 측정하였다. 또한 장석에 의한 오염 유무는 OSL 적외선 감쇄 비율(IR depletion ratio)을 측정하여 분석값의 사용 가능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였다(Duller, 2003).
4. 퇴적층의 형성시기 및 토양쐐기층의 의미
방사성탄소연대측정시료는 unit I에서 숯과 토양(bulk soil) 시료를 포함하여 7개의 시료를 분석하였고, 하부의 토양쐐기구조를 보이는 unit II에서는 토양시료를 1개 채취하였다. 연대측정결과 상부와 하부의 토양시료는 유기물 함량이 매우 낮아 측정 결과를 얻지 못한 반면, unit I의 숯 시료에서 분석된 연대는 1,700년 전에서 2,000년 전 사이의 연대 분포 범위를 보였다(표 1; 그림 3). 제주 외도동 퇴적층에서 채취된 OSL 연대측정 결과는 토양쐐기구조가 나타나는 unit II의 상부에서 하부까지 32±2 ka, 71±6 ka, 75±6 ka로 분석되었다(표 2; 그림 3).
외도동 퇴적층 unit I에서 확인된 방사성탄소연대는 고고학적으로 철기시대에 포함되며, 이러한 결과는 외도동 유적에서의 고고학적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그림 3; Jeju Cultural Heritage Institute, 2014). Unit II 하부의 토양쐐기층에서 분석된 3개 지점의 OSL 연대는 상부에서 하부까지 순차적으로 나타났으며, 약 50 cm 구간에서의 연대측정결과가 3 만년에서 7 만년 사이임을 고려한다면 퇴적율이 매우 낮거나 부분적으로 침식이 우세했던 환경에서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Unit I과 unit II 사이에 토양쐐기층이 부정합 관계로 놓인 것은 3 만년 전부터 약 2,000년 동안에 퇴적 보다는 침식이 우세한 환경적 조건에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조사된 외도동 퇴적층의 하부로 기반암까지 약 4 m 정도의 퇴적층의 연장이 확인된 바, 기반암 상부의 퇴적층의 연대는 7 만년 보다 오래된 층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제주도 외도동 퇴적층에서 토양쐐기의 형성시기는 unit II 상부에서 하부로 발달하는 토양쐐기 단면과 수평 구조(그림 2a, 2b) 그리고 unit II에서 연대가 확인된 구간의 위치 등을 고려하면, 3 만년 이전 아마도 최후빙하기 동안 춥고 건조한 겨울몬순 최대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퇴적층에 나타나는 토양쐐기에 대한 형성원인과 형성시기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Black, 1976; Shin et al., 2005; Kim et al., 2008; Chang, 2013; Jeong et al., 2013).
이번 외도동 토양층의 형성시기에 대한 연구결과는 한국의 남단에 해당되는 제주도에서 최종빙하기 최성기 동안에 토양쐐기가 발달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외도동 퇴적층은 제주지역의 과거 빙하기와 간빙기 동안의 환경변화를 보여주며, 또한 토양쐐기 형성과 같은 지표반응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을 심사해 주시고 유익한 조언을 해주신 편집위원님, 부산대학교 임현수 교수님 그리고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최정헌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사업(과제명: 제주도 제4기 미고결 퇴적층 연구 중장기 계획 수립)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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