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Article ]
Journal of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Vol. 62, No. 2, pp.317-336
ISSN: 0435-4036 (Print) 2288-737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01 Jun 2026
Received 06 Jan 2026 Revised 15 Feb 2026 Accepted 17 Feb 2026
DOI: https://doi.org/10.14770/jgsk.2026.012

미국 원전 지하수 감시체계의 DQO 기반 분석과 한국형 감시 체계(K-GWPP) 제안

현승규1 ; 박은규2, 3, ; 김태유2, 3 ; 박장원2, 3 ; 임정원1
1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2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3(주)지오에이아이얼라인먼트
A paradigm shift in groundwater surveillance for nuclear facilities: Integrating DQO, CSM, and real-time sensing into the K-GWPP
Seung Gyu Hyun1 ; Eungyu Park2, 3, ; Taeyu Kim2, 3 ; Jangwon Park2, 3 ; Joung-Won Lim1
1Korea Institute of Nuclear Safety, Daejeon 34142, Republic of Korea
2Department of Geology,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Daegu 41566, Republic of Korea
3GeoAI Alignment Inc., Daegu 41566,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82-53-950-5356 / E-mail: egpark@knu.ac.kr

초록

최근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지하수 중 고농도 삼중수소 검출 사례는 국내 원전 부지의 지하수 감시 체계가 정적·저빈도 구조에 머물러 핵심 안전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미국 원전 부지의 지하수 통합 감시 전략을 분석하였다. 미국의 체계는 자료 품질 목표(DQO), 부지개념모델(CSM), 위험도 기반 차등 감시(Graded Approach), 자발적 보고 체계를 결합하여 누출을 부지 경계 도달 이전에 탐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Braidwood 및 Vermont Yankee 사례는 CSM 오류와 감시 해상도 부족이 누출 미탐지(Type II Error)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Hanford 부지의 불포화대 감시 시스템(VZAMS)은 조기경보 기술의 발전을 시사한다. 반면 국내 체계는 전체 구간 유공관 관측공, 불충분한 심도, 단순화된 등가다공성매질(EPM) 모델, 실시간 감시 부재 등으로 미량 누출이나 선택적 유동 경로를 통한 오염물질 거동 파악이 어렵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GWPP)을 제안한다: (1) 고해상도 CSM 기반 동적 감시 체계, (2) 실시간 계측 및 불포화대 감시, (3) DQO 기반 감시계획과 차등 감시의 제도화, (4) 경보 수준 초과 시 즉시 보고 체계. 이러한 요소들은 현행 정적·사후형 체계를 동적·예측형 체계로 전환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Abstract

Recent detections of elevated tritium concentrations at the Wolseong nuclear power plant site highlight that Korea's groundwater monitoring framework remains largely static and low-frequency, falling short of its core safety functions: structural integrity assessment, early detection of unintended releases, and prevention of off-site contaminant migration. This study analyzes the integrated groundwater monitoring strategy adopted at U.S. nuclear facilities, which combines Data Quality Objectives (DQO), a Conceptual Site Model (CSM), risk-informed graded monitoring, and a voluntary reporting system to enable proactive detection of subsurface releases before they reach site boundaries. Case studies from Braidwood and Vermont Yankee demonstrate how early-stage CSM inaccuracies and insufficient monitoring resolution can produce Type II errors (false negatives), while the Vadose Zone Advanced Monitoring System (VZAMS) at the Hanford Site illustrates the evolution of early-warning technologies capable of detecting leakage signals within the unsaturated zone. In contrast, Korean monitoring systems rely on single-screen wells with limited depth resolution, simplified Equivalent Porous Medium (EPM) modeling, and lack real-time sensing technologies, making them insufficient to capture minor leaks, transient concentration changes, or preferential flow activation. Based on these findings, this study proposes the core components of a Korean Groundwater Protection Program (K-GWPP): (1) transition to a dynamic monitoring framework grounded in high-resolution CSM integrating geological, hydrological, and structural information; (2) adoption of real-time water-level and water-quality monitoring, supplemented by VZAMS-type vadose-zone surveillance where necessary; (3) institutionalization of DQO-based monitoring plans and risk-informed graded monitoring; and (4) a trigger-level reporting system for rapid disclosure of anomalies. These elements collectively provide a foundation for transforming Korea's static, reactive groundwater monitoring paradigm into a dynamic, predictive, and intelligent system, with potential for future expansion toward a Cyber-Physical System (CPS) framework.

Keywords:

groundwater monitoring system, conceptual site model (CSM), data quality objectives (DQO), risk-informed graded monitoring, cyber-physical system (CPS)

키워드:

지하수 감시 체계, 부지개념모델(CSM), 자료 품질 목표(DQO), 위험도 기반 차등 감시(Graded Approach), 사이버-물리 시스템(CPS)

1. 서 론

지하수는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부지의 지하 구조물과 방사성 액체폐기물 계통의 건전성 평가, 비의도적 액체 방사성물질 누출의 조기 탐지, 그리고 부지 외부로의 오염 확산 차단을 위해 필수적으로 감시해야 하는 매질이다. 특히 지하수의 일부 화학적 특성(pH, SO42-, Cl-)은 지하 매설 설비의 장기적 열화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므로(U.S. NRC, 2010a), 방사성 액체폐기물을 포함하는 구조물·계통·기기(Structures, Systems, and Components, SSCs)의 노후화가 진행될수록 지하수 감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U.S. NRC, 2008; U.S. NRC, 2017). 전 세계적으로 원전의 평균 운영연수가 40년을 넘어가면서 노후 원전이 증가하고 있으며(IAEA, 2018; IAEA, 2020), 국내에서도 월성·고리 등 다수의 원전이 계속운전을 준비하거나 이미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장기 운전 환경에서 지하 매설 배관, 폐수 저장조, 그리고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와 같은 주요 설비는 경년열화, 시공 결함, 설계 미비로 인해 계획되지 않은 지점에서 누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지표 하부에서 발생한 방사성 액체폐기물의 지속적 유출은 토양·지하수 오염을 야기할 뿐 아니라, 향후 원전 해체 단계에서 복구 부담을 가중시키고, 지하수-지표수 연계 유동을 통해 외부 환경에 방사선학적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KINS, 2009).

이러한 위험성은 최근 발생한 월성 원전 부지 내 지하수 중 고농도 삼중수소 검출 사건을 통해 현실화되었다. 해당 사건을 과학적·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위한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현안소통협의회(Wolsong NPP Tritium Independent Civilian Investigation Team and Issue Communication Council, 2023; 이하 민간조사단, 2023)를 2021년 2월에 구성하였다. 민간조사단의 결과에 따르면, 2020-2021년 사이 부지 내 일부 관측공과 SFB(Spent Fuel Bay,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하부에서 비정상적인 삼중수소 농도 증가가 확인되었으나, 누출원의 위치와 발생 기작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더욱이 단일·정기 시료 채취 체계로 인해 고농도 삼중수소 자료의 시계열적 특징이 파악되지 못했고, 관측공 심도 구성·배치·대표성에 대한 구조적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누출 여부”라는 공학적 질문을 넘어서, 만약 누출이 존재했다면 왜 조기에 탐지되지 못했는가, 감시망의 위치와 심도는 적절했는가, 감시 체계가 지하수 유동 체계와 선택적 유동 경로를 파악하여 설계되었는가 등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촉발하였다. 민간조사단(2023)에서도 지적하였듯,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는 공간 해상도 부족, 부정확한 부지 개념모델(Conceptual Site Model, CSM) 기반, 등가다공성매질(Equivalent Porous Medium, EPM) 가정의 지하수 유동 모델, 저빈도 시료 채취, 불포화대 감시 부재, 실시간 감시 기술 미도입 등의 한계성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지하수 감시 체계의 한계성은 누출 미탐지(Type II Error)(U.S. EPA, 2006)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같은 원전 선진국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지하수 감시 체계를 통합적으로 발전시켜 왔으며(U.S. NRC, 2007; EPRI, 2008), 미국에서는 Braidwood (U.S. NRC, 2006a, 2006b)와 Vermont Yankee (U.S. NRC, 2010b; Vermont Department of Health, 2010)의 삼중수소 누출 사례를 계기로 감시 체계를 조기경보 중심으로 강화하였다. 그 핵심은 (1) CSM에 기반한 감시망 설계와 자료 기반 의사결정 구조 제시(U.S. NRC, 2007), (2) DQO (Data Quality Objectives)를 적용한 체계적 감시 계획(U.S. EPA, 2006; U.S. NRC, 2007), (3) SSCs 위험도에 기초한 감시 강도 차등화 기법(Graded Approach, GA)(EPRI, 2008), (4) 현장(In-situ) 실시간 감시 센서 및 불포화대(Vadose Zone) 감시 기술의 단계적 도입(PNNL, 2018a; 2018b), 그리고 (5) 경보 발령 수준 기반의 자발적 보고 체계(NEI, 2019)로 요약된다. 이러한 통합 지하수 감시 체계는 누출 가능성이 높은 설비 주변에서 정밀한 시간·심도 정보를 확보하고, 실시간 감시 자료를 기반으로 모델-관측 결과를 반복적으로 자료취득-비교-개선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누출된 방사성물질이 외부 환경에 도달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Hanford Site에서 운영 중인 Vadose Zone Advanced Monitoring System (VZAMS)은 불포화대 영역에서 누출 전조 신호를 포착해 조기경보 기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대표적 사례이다(Calendine et al., 2011; PNNL, 2018a, 2018b).

이와 같은 해외 지하수 감시 체계의 발전 경향과 비교할 때, 국내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는 여러 측면에서 본질적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첫째, 관측공 배치와 심도 설계가 부지 고유의 수문·지질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우세 지하수 유동 경로를 포착하기 어렵다. 둘째, 감시 자료의 시간 해상도가 낮아 단기 누출 현상에 의한 단기간에 발생한 삼중수소 농도의 급격한 상승 후 하강이나 미세 누출의 징후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심도 별 분리 계측이 부족하여 수직적 농도 구배나 특정 파쇄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오염물질 거동을 식별할 수 없다. 넷째, 기존 지하수 유동 모델은 대부분 EPM 기반의 모델로 지하수 유동 경로를 단순화하여 복잡한 단열·파쇄 구조에 의한 우세 유동 경로를 평탄화함으로써 불확실성을 과도하게 축소한다. 마지막으로, 관측자료-모델-감시망 간의 순환적 개선 구조가 부재하여, 지하수 감시 체계가 실제 자료를 해석하여 부지에 적합하도록 개선되는 체계가 정착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개별 기술 요소의 개선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국내 원전 부지 상황에 맞는 지하수 통합 감시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기존 접근 방식은 대부분 정적·사후형 지하수 감시 체계이며, 비정상적인 수문·지하수 현상을 조기에 탐지하고 예측하여 대응 방법을 수립하여 이행하기 위한 설계 철학이 결여되어 있다. 특히 지하수 감시 체계와 지하수 유동 모델 간의 피드백 결여, 저해상도 자료 기반의 해석 구조, 불포화대 감시 부재와 같은 국내 원전 지하수 감시 체계의 문제점들을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해외와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에 대한 명확한 지식격차가 존재하며, 국내 원전의 운영 안전성과 사회적 신뢰를 동시에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구조적 지식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원전 부지에 적용된 지하수 감시 체계를 중점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미국은 93기 이상의 상용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원전 운영국으로서 부지 내 삼중수소 누출 사례와 이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대응 과정이 가장 체계적으로 문서화되어 있으며, 본 연구의 핵심 분석 체계인 DQO 자체가 U.S. EPA에 의해 개발되고 U.S. NRC에 의해 원전 지하수 감시에 제도적으로 채택된 미국 고유의 방법론이다. 아울러 한국의 원전 규제 체계가 U.S. NRC 체계를 모델로 구축되어 왔다는 점에서 분석 결과의 국내 적용을 위한 규제적 호환성이 가장 높다. 이에 본 연구는 미국 체계의 핵심 구성요소를 분석하고, 국내 적용 가능 요소 및 실행 체계를 체계적으로 도출한다. 특히 CSM-DQO-GA-실시간 감시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orean Groundwater Protection Program, K-GWPP)을 도출하고, 감시망 재설계·자료 품질관리·실시간 계측·불포화대 감시·자료 통합 플랫폼·제도 기반(Trigger-level reporting)까지 아우르는 기술·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기존 정적·사후형 국내 원전 부지의 지하수 감시 체계를 동적·예측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지하수 감시를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CPS) 수준으로 통합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방향성은 향후 원전 부지 내 지하수 오염의 예방 뿐만 아니라, 실시간 자료 분석·의사결정 자동화·AI 기반 감시체계와의 연계를 통해 미래형 지능형 원전 시설의 안전관리 체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2. 배경 및 분석 체계

2.1. 자료 품질 목표(DQO)의 의의와 원전 지하수 감시에서의 역할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는 지하 구조물의 장기 건전성 평가, 비의도적 액체 방사성물질의 누출 조기탐지, 지하수를 통한 액체 방사성물질이 부지 외부 환경으로 확산 차단을 위해 필수적인 안전 기능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하수 감시 체계가 실제로 적절하게 운영되려면,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정밀도의 시공간적 자료를, 어느 수준의 오류 허용 범위 내에서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U.S. EPA와 U.S. NRC가 공식적으로 채택한 DQO는 이러한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절차로(U.S. EPA, 2006; U.S. NRC, 2007), 환경·지하수 감시에서 문제 정의 → 의사결정 기준 → 조사 영역 → 허용 오류 수준(Type I·II Error) → 최적 설계로 이어지는 체계적 계획 수립을 가능하게 한다(그림 1).

Fig. 1.

The seven-step Data Quality Objectives (DQO) process used to establish a systematic planning framework for environmental and groundwater monitoring. The steps include: (1) stating the problem, (2) identifying the decision to be made, (3) identifying the required inputs, (4) defining the study boundaries, (5) developing a decision rule, (6) specifying acceptable limits on decision errors, and (7) optimizing the design to achieve reliable and defensible monitoring outcomes (U.S. EPA, 2006; U.S. NRC, 2007).

특히 원전 부지에서 발생하는 액체 방사성물질의 누출은 초기 단계에서 미량이고 간헐적이며, 단열 및 파쇄대와 같은 선택적 지하수 유동 경로를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 공간적·시간적 분포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통계학적 가설검정의 관점에서, 지하수 감시 체계의 Type I Error (제1종 오류)는 실제로 누출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발생했다고 잘못 판단하는 오류(거짓 양성, false positive)를, Type II Error (제2종 오류)는 실제 누출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하는 오류(거짓 음성, false negative)를 의미한다. 원전 지하수 감시에서는 Type II Error가 공중 보건과 환경 안전에 직결되므로 특히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러한 초기 누출 특성 때문에 단순 정기 시료 채취 기반 지하수 감시 체계는 미량 누출이나 단기간의 급격한 농도 상승 후 하강 현상을 포착하지 못해 Type II Error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를 저감하기 위해 DQO는 지하수 감시 체계의 성능 요구사항을 사전에 규정하여 ‘누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자료 수준과 오류 허용치를 정량적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어, DQO 절차를 누출 조기경보를 목적으로 하는 국내 원전 부지에 대한 지하수 감시 체계에서 적용하여 분석하면 전체 구간 유공관 설치 지하수 관측공(full screen groundwater monitoring well) 내 단일 심도에서 매월 채취된 지하수 시료에 대한 수질 분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주기의 자료 확보(연속 수위계·현장 계측기), 심도 분리 계측(다심도 관측 시스템), 현상에 기초한 자동 시료 채취, 불포화대 감시(Vadose Zone Surveillance)와 같은 높은 정밀도의 지하수 감시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설계 기준이 도출된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는 미국 원전 부지에 대한 지하수 통합 감시전략이 DQO 기반으로 발전한 배경이기도 하다(U.S. NRC, 2007).

또한 DQO는 본 연구에서 후속적으로 다루게 될 CSM 기반 지하수 감시 체계 설계(2.2절), SSCs에 대한 GA(2.3절)의 상위 규범 역할을 한다. CSM이 ‘어디를 감시할 것인가’를 규정하고, GA가 ‘어느 정도의 주기와 정밀도로 감시할 것인가’를 결정한다면, DQO는 ‘그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품질의 자료가 필요한가’를 정량적으로 정의한다. 즉, DQO는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를 정적·저빈도 운영 체계에서 성능 및 정보 기반 운영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분석 기준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DQO를 해외 지하수 감시체계 벤치마킹과 국내 지하수 감시체계 재해석 및 개선 방향 도출을 위한 첫 번째 분석 기준으로 활용하였다.

2.2. 부지개념모델(CSM)의 역할과 지하수 감시 체계 설계를 위한 분석 구조

CSM은 원전 부지의 수문·지질·SSCs의 구조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해석하여, 액체 방사성물질의 누출 발생 시 오염물질이 이동할 수 있는 경로, 지하수 유동 구조, 파쇄대 및 단열대의 수리지질학적 역할을 정량적·정성적으로 규정하는 핵심 기반이다. U.S. NRC (2007)는 CSM가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 체계 설계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이라고 강조하며, 오염원·매질·경계조건·인공구조물의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개념적 모델 없이는 감시망의 공간적 효율성과 탐지 성능을 보장할 수 없다고 기술하고 있다. EPRI (2008)는 CSM이 관측공 배치, 스크린 심도, GA, 감시 체계 재구성 등 모든 의사결정의 근간이 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CSM이 지하수 감시에서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원전 부지의 지표하 환경이 본질적으로 불균질하고 비정상적이며 동적이라는 점에 있다. 국내 원전 부지는 해안 인접 암반부지로, 단열대 및 파쇄대가 비등방성 형태를 갖고, 뒤채움재(backfill), 배관 굴착지역, 지하수 영구배수설비와 같은 인위적인 고투수성 매질의 분포와 설비들의 존재에 의해 지하수 유동 특성을 국지적으로 왜곡한다. 이러한 복합적 환경에 대해 EPM을 가정한 모델은 실제 선택적 지하수 유동 경로를 재현할 수 없으며, 다양한 파쇄대 연결성, 심도별 투수성 차이, 시간변동 외력(강우·조석)의 영향 등 복합 요인을 통합하는 개념모델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표하 환경의 복잡성을 반영하고 불확실성을 저감하기 위해 초기 CSM 개발 이후에도 관측 자료 축적에 따라 개념모델을 반복적으로 개정하는 “살아있는 모델(living model)” 방식의 접근이 권고되고 있다(U.S. NRC, 2008, 2014, 2017, 2021).

또한 CSM은 단순한 개념모델 수준을 넘어, 지하수 감시체계 설계를 위한 정량적 불확실성 평가 기준의 역할을 한다. 정밀하게 개발된 CSM을 기반으로 지하수 유동 시나리오를 예측하면, 누출이 발생했을 때 오염운(contaminant plume)이 어떠한 경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지, 어떤 파쇄대가 우세 유동 경로인지, 특정 관측공이 탐지 실패를 일으킬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등의 판단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관측공의 공간적 배치, 시료채취 심도의 간격 설정, 다중심도 관측공 도입 여부 등 지하수 감시 설계 결정을 정량적으로 뒷받침한다. U.S. NRC (2007)가 제시한 모델-기반 지하수 감시(model-supported monitoring)의 핵심은 CSM이 예측한 지하수 유동 체계와 실제 현장 관측 자료의 일관성을 지속적으로 비교·검증하여 지하수 감시 체계를 부지 특성에 적합하게 재구성하는 데 있다.

더욱이 CSM은 GA와도 밀접하게 연동된다. SSCs로부터의 누출 가능성과 환경적 영향에 따라 감시 강도를 차등화하려면, 어떤 설비가 어떤 수리·지질 구조와 연결되는지, 누출 시 어떤 경로를 통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결국 CSM이 제공하는 지하수 유동 체계를 기반으로 위험도 평가를 수행한다는 의미이며, EPRI (2008)는 위험도 기반 차등 감시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CSM이 필수적이라고 명시하였다.

요약하면, CSM은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설계, 관측 전략, 불확실성 평가, GA, 지하수 관측공 재배치의 근간을 이루는 분석 체계이다.

이후 CSM은 3장의 미국의 사례 비교에서도 미국 원전 시설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의 핵심 구성요소로 반복적으로 강조되며, 4장의 국내 원전 시설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그리고 5장의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GWPP)의 설계 원리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2.3. 위험도 기반 차등 감시(Graded Approach)의 필요성과 기능적 역할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는 모든 지점을 동일한 강도로 관측하는 방식으로는 누출 탐지의 효과성, 효율성 및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 액체 방사성물질을 취급하는 설비로부터의 누출 가능성은 SSCs의 설계 특성, 계통 운전 이력, 매설 배관의 심도, 시설 부지 내 및 주변 지역의 지질·수문 특성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분포하며, 일부 설비는 누출 발생 시 환경적·방사선학적 영향의 크기가 다른 설비에 비해 현저히 클 수 있다. 이러한 액체 방사성물질 누출에 대한 비등방성 위험도를 지하수 감시 체계 설계와 운영에 반영하는 방식이 바로 GA이며, 이는 U.S. NRC (2007)EPRI (2008)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의 핵심 원리이다. 여기서 위험도(risk)란 특정 SSCs로부터 액체 방사성물질이 누출될 가능성(likelihood)과 누출 시 지하수를 통한 오염 확산의 환경적·방사선학적 영향 심각도(consequence)를 결합한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두 요소의 곱으로 표현된다.

GA의 기본 철학은 “모든 구역을 동일하게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도가 높은 구역에 감시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전체 지하수 감시 체계의 탐지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누출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누출 시 환경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SSCs 주변은 관측공의 밀도를 높이고, 다심도 관측공 설치, 연속 수위 기록, 현장(in-situ) 실시간 센서 적용, 현상 기반 자동 시료 채취와 같은 고해상도 감시가 요구된다. 반면 저 위험도 구역에서는 정기 시료 채취 중심의 표준적 감시 수준을 적용한다. 이는 위험도가 높은 구역에 감시 자원을 많이 투입되도록 한다. EPRI (2008)은 위험도에 근거한 감시 자원의 분배 방식을 “자원 재배분(resource reallocation)을 통한 탐지 성능 최적화”로 정의하고, 고 위험도 SSCs 주변을 선제적으로 지하수 감시 체계의 핵심 영역으로 배치하도록 권고한다.

GA는 단순한 운영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Type II Error를 구조적으로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설계 원리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누출은 대체로 국지적·초기 단계·간헐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감시망이 고위험 설비와 유동 경로를 정확히 교차하지 못하면 누출 징후를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암반 기반 국내 원전 부지에서는 단열 및 파쇄대가 형성하는 우세 유동 경로가 특정 심도·방향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고 위험도 SSCs와 이러한 유동 경로가 만나는 구역을 중심으로 감시망을 구성하지 않으면 감시망 자체가 구조적으로 blind spot을 내재하게 된다. U.S. NRC (2007)는 이러한 Type II Error 위험을 줄이기 위해 CSM에서 도출된 유동 구조와 위험도 정보를 결합해 감시망을 계층화하고, 각 계층별로 감시 강도와 요구되는 자료 수준을 구체화하는 것을 권고한다.

Comparison of DQO, CSM, and GA frameworks for nuclear power plant groundwater monitoring system design (U.S. EPA, 2006; U.S. NRC, 2007; EPRI, 2008).

또한 GA는 DQO 및 CSM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진다. DQO가 자료 품질·오류 허용치·필요 해상도를 규정하고, CSM이 부지 내 지하수 유동 구조와 잠재 누출 경로를 제시한다면, GA는 이 두 가지 정보를 기반으로 감시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어느 강도로 배치해야 하는가라는 실행 전략을 제공한다. 즉, DQO가 “무엇을 확보해야 하는가”, CSM이 “어디를 관측해야 하는가”를 정한다면, GA는 “얼마나 집중해서 관측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셈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될 때 감시망은 초기 설계와 더불어 운영 과정에서도 반복적·적응적 개선이 가능하며, 이는 U.S. NRC(2007)가 정의한 모델-기반 모니터링의 핵심 조건이다.

GA는 3장에서 다루는 미국 사례 분석에서도 중심이 된다. Vermont Yankee에서 발생한 초기 감시망 실패 사례는 고위험 구역의 감시해상도 부족이 원인이며(Vermont Department of Health, 2010), Braidwood 사례에서도 누출 가능성이 높은 지점이 감시망의 설계 범위를 벗어나 있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U.S. NRC, 2006a). 반대로 Hanford VZAMS는 고위험 지역에 고해상도 감시기술을 집중 배치한 대표적 성공 사례이다(Rucker et al., 2011; PNNL, 2018a). 이러한 GA 기반의 지하수 감시 자원의 전략적 배치가 조기경보 기능을 결정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국제적 경험을 고려할 때, 국내 원전 부지의 지하수 감시 체계는 현재의 균일·정적 감시 구조를 벗어나, SSCs 위험도·지질 구조·유동 경로를 기반으로 한 계층화된 감시 전략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는 후속 장(4장)에서 다루는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한계—심도 분해능 부족, 고위험 구역 분류 부적합, 시간해상도 부족—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며,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GWPP)이 지향하는 핵심 설계 기준이 된다.

2.4. 실시간 감시 및 불포화대 모니터링의 필요성과 기술적 진화

원전 부지 내 지하수로의 액체 방사성물질 누출은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간헐적·저유량·단기적 현상으로 발생하며, 누출 이후 지하수 유동 특성에 의해 급속히 희석되거나 특정 파쇄대를 따라 국지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월 단위 또는 분기 단위의 정기 시료 채취는 누출 현상을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곧 Type II Error를 구조적으로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U.S. NRC (2007)EPRI (2008)은 이러한 감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in-situ) 실시간 계측 기술의 단계적 도입을 공식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지하수 감시 체계를 “사후 확인형”에서 “조기경보 기반 예방형”으로 전환하는 핵심 구성 요소로 간주된다.

최근 20여 년간 실시간 감시 기술은 크게 진화하여, 연속 수위·전기전도도 기록기, 현장 설치형(on-line) 액체섬광계수기(LSC), 광섬유 기반 플라스틱 신틸레이터, PMT (Photomultiplier Tube, 광전자증배관)/SiPM(Silicon Photomultiplier, 실리콘 광전자증배관) 기반 광검출기—이들은 액체섬광체에서 발생하는 미약한 광자 신호를 고감도로 검출하여 저농도 삼중수소의 실시간 정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광검출 소자이다—, 현장 삼중수소 분석 시스템(FDTAS: Field-Deployable Tritium Analysis System) 등 다양한 형태가 개발되었다 (Hofstetter et al., 1999; Sheen, 2012; Azevedo et al., 2023; Huang et al., 2025). 이러한 센서들은 수십~수백 Bq/L 수준의 삼중수소 농도를 60-120분 간격으로 분석할 수 있어, 시간해상도 측면에서 기존 실험실 기반 정기 분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수준의 조기 탐지 능력을 제공한다. 특히 지하수 내 액체 방사성물질 농도의 단기 급격한 상승 후 하강 현상을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어, 누출 발생 시점을 추적하고, 현장의 수리 반응 특성과 연계하여 잠재적 누출원을 추적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실시간 감시 기술은 지하수면 아래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으며, 누출이 불포화대를 통과하는 동안 발생하는 수분 이동 이상, 기체상 삼중수소, 전기비저항 변화 등을 포착할 수 없다. 이러한 불포화대 감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 Hanford Site에서는 VZAMS 구축하여, 불포화대 영역에서 발생하는 누출 전조를 조기에 감지하는 전략을 도입하였다(Rucker et al., 2011; PNNL, 2018a, 2018b). VZAMS는 전기비저항 탐사(Electrical Resistivity Tomography, ERT), 중성자 수분 검층, 기체상 삼중수소 감지 등 다양한 감지 기술을 조합하여 불포화대 내 수분 및 오염물질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으로, 지하수면에 도달 전 불포화대 영역에서 누출을 선제적으로 탐지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이러한 불포화대 감시의 의미는 특히 원전 부지 환경에서 크다. 누출이 발생하면 실제 지하수면에 도달하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존재하며, 일부 누출은 불포화대에서 확산·흡착·증발 등의 과정을 거치며 지하수면 도달 이전에 약화되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불포화대 영역에서 누출 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면, 지하수 오염이 발생한 후에 대응하는 기존의 사후형 감지 방식을 근본적으로 대체하고, 조기경보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미국 Hanford 부지 내 VZAMS는 이러한 전략이 실제 부지 규모의 복잡한 지질학적 조건에서 성공적으로 구현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실시간 탐지 기술과 불포화대 감시 기술은 DQO-CSM-GA와도 밀접하게 결합된다. DQO는 누출 조기경보를 위해 요구되는 시간해상도와 자료 품질을 규정하고, CSM은 특정 파쇄대·심도대에서 누출 신호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예측하며, GA는 실시간 기술을 고 위험도 SSCs 주변에 우선 적용하도록 감시 자원 배치를 최적화한다. 실시간 계측으로부터 확보되는 고빈도 자료는 이후 모델-관측 비교 후 통합(model-data integration)를 통해 CSM을 반복적으로 갱신하고(U.S. NRC, 2007), 지하수 감시 체계를 현장 상황에 적합하게 재배열하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실시간 탐지 및 불포화대 감시 기술의 결합은 단일 기술 요소가 아니라, 지하수 감시 체계의 적응성·예측성·정확성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기술 기준으로 기능한다.

요약하면, 현장(in-situ) 실시간 탐지 기술은 시간해상도 기반의 누출 조기 탐지를 가능하게 하고, 불포화대 감시는 지하수 오염 발생 이전 단계에서 누출 전조를 감지함으로써 Type II Error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이후 본 연구가 제안하는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GWPP)의 핵심 기술적 구성 요소로 포함되며 (5장), 장기적으로는 원전 지하수 감시 체계를 CPS 수준으로 확장하는 기반 기술로 기능하게 된다.


3.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 벤치마킹

국제적으로 원전 부지의 지하수 감시 체계는 단순 규제 준수 중심의 정적 구조에서 벗어나, CSM, DQO, GA, 실시간 탐지, 불포화대 감시, 그리고 자발적 보고체계를 결합한 통합적 감시 전략으로 진화해 왔다. 특히 미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여러 누출 사건을 계기로 이러한 통합 감시 전략을 공식화하였고, U.S. NRC (2007), EPRI (2008), NEI (2019) 등 규제지침과 산업계 지침을 통해 운영 체계를 구체화하였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국제 사례 중 가장 구조화된 미국의 규제·산업 구조를 중심으로, 핵심 원리를 정리하고 국내 적용 가능성을 도출하기 위한 분석 기반을 마련한다.

3.1. 미국의 규제·산업 분야 지하수 감시 체계

미국의 원전 지하수 감시 체계는 규제기관(U.S. NRC, U.S. EPA), 산업계(EPRI, NEI), 그리고 자발적 보고체계(NEI)가 상호보완적으로 구성한 삼중 구조(tri-layered framework)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이 체계의 핵심 철학은 지하수 감시를 단순한 환경 모니터링이 아닌, 성능 기반(performance-based) 안전 기능으로 재정의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지하수 감시 체계의 탐지 신뢰도와 적응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있다.

첫째, U.S. NRC (2007)은 미국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의 기술적 기초를 제공하는 문서로, 지하수 감시 설계에 DQO 절차를 적용하여 감시 목적, 자료 품질, 조사 경계, 오류 유형(Type I·II Error), 지하수 감시 체계의 설계 최적화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CSM을 통합 지하수 감시 전략의 중심에 두고, 모델-기반 감시를 통해 관측-모델-감시망의 순환형 적응적 구조를 구축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개념은 이후의 모든 산업계 지침의 기반이 된다.

둘째, EPRI (2008)은 U.S. NRC의 기술적 기반을 실제 원전 시설 운영 단계에서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산업계 프로토콜을 제시하였다. EPRI 지침은 누출 가능성이 높은 SSCs를 중심으로 GA를 적용하고, 관측공 설치, 관측공의 심도, 시료 채취 빈도, 실시간 계측기 도입 여부 등을 위험등급에 따라 차등화 하도록 권고한다(EPRI, 2008). 또한 감시망 재구성, 추가 조사, 오염운 추적 등 운영 단계의 절차까지 상세히 제시하여, CSM 기반의 과학적 감시 전략을 실제 운영 전략으로 전환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셋째, NEI (2019)은 규제 기준과 무관하게 사업자가 관측공에서 설정된 경보 수준 이상의 비정상 농도를 관측하면 즉시 보고·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자발적 보고(voluntary reporting) 메커니즘을 마련하였다. 이는 Braidwood와 Vermont Yankee 누출 사건 이후, 주민 신뢰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적 장치로, 기술적 감시 체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는 각각 기술적 토대(U.S. NRC), 실무적 운영(EPRI), 사회적 신뢰·투명성(NEI)을 담당하면서,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 체계를 예측형·조기경보 기반·적응형(adaptive) 구조로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이 통합 구조는 고해상도 다심도 감시망, 실시간 센싱, VZAMS, 모델 기반 자료동화(model-data integration)의 도입을 촉진하여, 단순 관측 중심 체계에서 CPS 수준의 감시 체계로 확장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왔다. 이는 이후 3.2절에서 다룰 여러 누출 사례(Braidwood, Vermont Yankee, Hanford VZAMS)의 교훈을 이해하고, 4장에서 국내 감시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며, 5장에서 K-GWPP 설계 원리를 제시하는 데 핵심적 기준이 된다.

3.2. 주요 누출 사례 및 교훈

미국 원전 시설 부지 내에서 발생한 삼중수소 누출 사례들(U.S. NRC, 2006b)은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현재 통합 감시 전략이 도입되기까지의 기술·제도적 진화를 촉발한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였다. 본 절에서는 대표 사례로 널리 인용되는 Braidwood, Vermont Yankee, 그리고 Hanford Site의 VZAMS를 중심으로, 각 사례가 드러낸 감시망 설계상의 한계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핵심 교훈을 분석하여 4장에서 다룰 국내 감시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비교·평가하고, 5장에서 제안하는 K-GWPP의 설계 원리를 정립하는 기반이 된다.

3.2.1. Braidwood 원전: 지표수-지하수 상호작용과 감시망 사각지대

Braidwood 원전(Exelon Nuclear, 2006)에서는 배출수 계통의 진공파괴 밸브(vacuum breaker valve) 오작동으로 수백만 갤런 규모의 삼중수소 함유수가 누출되었으며(U.S. NRC, 2006b), 당시 지하수 감시 체계는 지하수 유동이 부지 내 연못(cooling pond)으로 주로 수렴할 것이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실제 오염운은 지표수-지하수 상호작용을 통해 부지 경계를 넘어 인근 사유지 내 지하수 관정까지 확산되었고, 이는 초기 CSM이 지표수-지하수 연계 구조를 과도하게 단순화한 결과로 확인되었다. 즉, 감시망이 선택적 유동 경로(preferential pathways)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서 Type II error가 발생하는 전형적 사례였다.

이런 단순화된 CSM의 구조적 취약성은 월성 원전 부지의 CSM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민간조사단(2023)은 월성 부지에서 지하수 유동의 상당 부분이 영구배수설비(permanent drainage structure)로 수렴한다는 가정을 그대로 CSM의 핵심 구성 요소로 채택하였다. 그러나 해당 설비는 상시적으로 배수를 수행하는 능동적 시설이 아니라, 지하수위가 일정 임계치를 초과해 월류(overflow) 조건이 충족될 때만 지하수가 배출되는 수동(passive) 구조물이다. 다시 말해, 정상·저수위 조건에서는 효과적인 수리적 배출원(hydraulic sink)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며, 해당 조건이 유지되는 기간에는 누출된 액체 방사성물질은 지하수와 같이 배수시설로 유입되지 않고 대체 유동 경로(alternative pathways)를 통해 이동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 월성 CSM에서 지하수 영구배수설비를 지하수 유동의 “지배적 수렴점(major convergence point)”으로 간주한 접근은, Braidwood 사례에서 나타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표수-지하수 연계의 시간적·공간적 변동성을 과소평가할 위험성을 내포한다. 특히 월류 조건은 이벤트 기반(event-driven) 특성을 가지므로, 이를 고정(stationary) 경계조건으로 간주하면 지하수 유동 체계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고, 관측공이 배치된 위치가 실제 누출 경로와 교차하지 않을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는 곧 감시망이 미세 누출 또는 단기 농도 변화를 포착하지 못해 Type II Error를 유발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성을 갖는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Braidwood 사례와 월성 부지의 CSM 구성 방식은 서로 다른 지질 및 수문 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초기 CSM의 단순화된 경계조건 설정이 지하수 감시 체계 설계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통된 교훈을 제공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지하수 감시 체계의 설계에 지표수-지하수 연계, 인위적 고투수성 매질의 분포(굴착 지역의 뒤채움재), 영구배수설비, 파쇄대 기반 지하수의 선택적 유동 경로를 통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이후 GA와 실시간 감시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3.2.2. Vermont Yankee 원전: 단열 기반 암반 부지에서 선택적 유동 경로의 미탐지

Vermont Yankee 원전에서는 2009-2010년 사이 지하 배관 파손으로 삼중수소가 누출되었으며, 누출수는 암반 단열을 따라 비선형적·선택적으로 이동하여 인접한 코네티컷강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였다(Vermont Department of Health, 2010). 사고 초기, 누출원은 관측공 근처에 존재했음에도, 지하수 감시 체계가 과도하게 단순화된 CSM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우세한 지하수 유동 경로를 포착하지 못한 채 오염 발생 초기 단계에서 탐지하지 못하였다.

초기 지하수 감시망 실패의 원인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대부분의 관측공이 전체 구간 유공관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심도 구분 없이 수직 평균 농도만 측정함으로써 특정 단열대나 파쇄대를 따라 이동하는 오염운을 탐지할 수 없었다. 누출은 대개 3차원 공간적으로 국지적이기 때문에 단열대를 교차하지 않는 관측공은 오염 발생을 탐지하지 못한다.

둘째, 감시망 설계의 전제가 된 지하수 유동 모델이 EPM에 기반함으로써 지하수 유동을 과도하게 평활화하였다. EPM 기반 모델은 암반의 이방성·단열 연결성·국지적 우세 유동 경로를 재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실제 지하수 유동에 의한 오염물질의 거동 경로가 모델에서 제시한 경로와 괴리될 수 있다.

셋째, 관측공 간 간격이 넓고 특정 유동 축(flow axis)과 충분히 교차하지 못해 감시망의 공간 해상도가 낮은 상태에서 국지적 오염운의 거동 영역이 관측공들 사이를 통과하여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사고 이후 사업자는 30개 이상의 신규 관측공을 추가 설치하고, 다심도 패커 시스템을 적용하여 심도별 수두·수질에 대한 구간별 측정을 수행함으로써 실제 오염물질 이동 경로를 규명할 수 있었다. 이는 단열이 발달된 암반 대수층에서 다중심도 감시(multi-level monitoring)가 단순한 기술적 조건 사항이 아니라 초기 누출 탐지를 위한 필수적 요소임을 제시한다.

Vermont Yankee 원전 사례는 단순히 “관측공이 부족했다”는 교훈 외에도 단열·파쇄대로 구성된 암반 대수층에 대해 EPM 기반 모델과 전체 구간 유공간 설치 관측공 중심의 정적·저빈도 지하수 감시 체계가 구조적으로 Type II Error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Vermont Yankee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에서 Type II Error 가 발생한 것은 단순화된 CSM·불충분한 감시망 설계·자료 해상도의 문제를 포함하는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국내 원전 부지—특히 단열이 발달한 해안 암반 대수층 부지—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향후의 K-GWPP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GA, 다심도 감시, 심도 기반 계측, 고해상도 시공간자료 확보해야 한다는 교훈을 제시한다.

3.2.3. Hanford Site: 불포화대 감시(VZAMS)를 통한 선제적 조기경보 체계 구현

Hanford Site는 과거 고위험 설비에서 반복적으로 누출이 발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하수 도달 이전 단계에서 누출 징후를 포착하기 위한 불포화대 기반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한 대표적 사례이다. 기존 감시망이 지하수면 아래에서의 수질·수위 기반 관측에 의존했다면, VZAMS는 누출이 불포화대를 통과하는 동안 나타나는 수분 이동 이상(water-content anomalies), 기체상 삼중수소, 전기비저항 변화, 수분 분포 변동 등을 실시간 또는 준-실시간으로 추적함으로써, 감시의 시공간적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Rucker et al., 2011; PNNL, 2018a, 2018b).

VZAMS의 구성 요소는 다중 센싱 기술을 통합한 점에서 특징적이다. ERT는 누출로 인해 증가하는 수분 함량 변화를 수평·수직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중성자 검층(neutron logging)은 국지적 수분 분포의 변화를 정량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기체상 삼중수소 검출은 불포화대에서 발생하는 증기-액체 상분배(phase partitioning) 기반 이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초기 누출 신호를 전통적 관측공보다 훨씬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조합은 지층의 이방성 및 불균질성이 큰 건조 환경에서도 높은 탐지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Hanford에서는 고위험 탱크 주변에 대한 불포화대 감시를 통해 지하수면 도달 전에 이상 신호를 조기 포착하여 즉시 현장 대응(배수·탱크 안정성 점검·보조 감시망 확장)을 수행한 사례가 보고되었다(PNNL, 2018a). 이는 기존의 포화대 내 지하수 기반 감시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불포화대 영역에 대한 선제적 감시(proactive monitoring)의 가능성 및 고위험 SSCs 주변의 감시 강화를 도출하는 GA의 효과성을 보여준다.

Summary of major tritium release incidents at U.S. nuclear facilities and key lessons for groundwater monitoring system design (Vermont Department of Health, 2010; Rucker et al., 2011; PNNL, 2018a, 2018b).

Hanford 부지 내 적용된 VZAMS의 의의는 단순히 “불포화대 감시 기술을 사용했다”는 수준을 넘어, 다음과 같은 구조적 교훈을 제공한다.

첫째, 누출은 반드시 지하수면에 도달한 뒤 탐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도 충분히 탐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감시 체계의 시간 지연 영향을 저감 시킨다.

둘째, 불포화대는 누출물질이 통과하는 가장 초기 경로이자, 포화대 내 지하수에서 보다 감쇄·확산의 영향이 적기 때문에 신호 대 잡음비(signal-to-noise ratio)가 더 높아 조기경보에 유리하다.

셋째, 불포화대 기반 감시는 단일기술이 아니라 다중센서 융합이 요구되는 체계적 접근이며, 이는 지하수 감시 체계가 기존의 전통적 방법에서 CPS로 진화하는 핵심 단계이다.

Hanford 사례는 국내 원전 부지가 암반 대수층 특성을 갖고 있어 수평·수직적으로 복잡한 지하수 유동 경로가 발달하여 포화대 중심의 지하수 감시 이전 단계인 불포화대 감시를 통해 오염물질 누출에 대한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월성 사례에서 확인된 Type II Error의 발생을 저감하기 위해 불포화대 감시를 포함한 지하수 감시 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3.3. 미국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사례의 시사점

미국 원전의 지하수 감시 활동 사례 분석은 지하수 감시 체계가 단순한 규제 준수 중심의 정적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제시하였다. 지질·수문 조건과 설비 배치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Braidwood, Vermont Yankee 및 Hanford 사례는 공통적으로 초기 CSM의 부정확성, 감시망 해상도의 부족, 정기 시료 채취 중심의 저빈도 운영의 한계성, 선택적 유동 경로의 과소평가, 불포화대 감시의 부재, 그리고 고위험 구역에 대한 중점 감시 실패가 Type II Error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들임을 제시하였다. 또한 이들 사례의 교훈은 사건 발생 이후에 감시망을 확충하거나 정밀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기존 지하수 감시 체계의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감시 체계의 설계 철학 그 자체가 구조적으로 개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미국 사례의 통합적 교훈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과도하게 단순화된 CSM은 지하수 감시 설계 및 운영의 실패로 직결될 수 있으므로, 감시 체계의 출발점은 정확하고 주기적으로 개선 가능한 CSM을 개발하는 것에 있다.

둘째, 감시의 목적과 자료 품질을 정량적으로 규정하는 DQO 기반 절차가 기존 정적·관행적 중심 감시망을 성능 기반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수립되고 이행되어야 한다.

셋째, 위험도가 높은 SSCs 주변과 우세 지하수 유동 경로에 자원을 우선 배치하기 위해 GA는 감시 자원의 효율성과 탐지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넷째, 실시간 검출·사건 기반 감시·불포화대 감시를 포함한 고해상도 감시 기술은 단기 누출 신호와 국지적 농도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이러한 기술적 구성은 감시망-모델-자료 간 순환형 개선 구조와 결합하여 예측성과 적응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위에 제시된 미국 사례의 통합적 시사점은, 향후 국내 감시 체계가 CSM-DQO-GA-실시간·불포화대 감시-모델 기반 개선으로 이어지는 통합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하수 감시에 대한 설계 철학의 개선을 포함하여 통합 지하수 감시 체계가 개발되고 현장에서 이행될 때 원전 부지의 지하수 감시가 누출을 조기에 탐지하고 불확실성을 정량적으로 관리하는 예측형·적응형 감시 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다음 장(4장)에서 논의할 국내 감시 체계의 한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며, 5장에서 제안하는 K-GWPP 설계 원리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분석적 기반을 제공한다.

한편, 본 연구는 U.S. NRC-EPRI-NEI 체계를 중심으로 미국의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사례를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였다. 이는 미국이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에 관한 가장 체계적이고 공개된 규제·산업 프레임워크(DQO, CSM, GA)를 구축하고 있으며, 실제 누출 사례와 이에 대한 감시 체계 개선 과정이 상세히 문서화되어 있어 한국형 감시 체계 설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주력 원전(OPR1000, APR1400)은 미국의 Combustion Engineering 및 Westinghouse 설계를 기술적으로 계승하고 있어, 미국의 규제·산업 프레임워크가 한국 원전 부지에 가장 직접적인 기술적 정합성을 갖는다. 일본, 프랑스, 영국 등 타 원전 운영국의 지하수 감시 체계와의 비교 분석은 후속 연구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4. 국내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 체계의 재평가

4.1. 국내 감시·규제 현황

국내 원전 부지의 지하수 감시 체계는 주로 「원자력안전법」 및 그 하위 규정(NSSC, 2017a), 그리고 사업자가 운영하는 방사선환경감시계획(Radiological Environmental Monitoring Program, REMP)에 의해 구성되어 왔다(NSSC, 2017b; KINS, 2024). 이 체계는 원전 부지 외부 환경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 방사선 감시 구조를 중심으로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제2017-27호(NSSC, 2017b)제13조제4항(현재 및 장래의 지하수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 및 감시내용 등 지하수의 감시계획을 부지특성에 맞게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한다.)에서는 구체적인 지하수 감시에 대한 사항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서 발생하는 비계획적 누출을 조기에 탐지하고 지하수-구조물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평가하기 위한 감시 기능은 제도적·기술적으로 제한적이다.

REMP는 해수·대기·토양·식생 등 부지 외부 환경의 방사선영향 평가를 주요 목적으로 하며, 지하수는 이 체계 내에서 배출·확산 여부를 확인하는 부속 항목으로 취급되어 왔다. 이는 미국의 NRC-EPRI-NEI가 원전 부지 내(on-site) 지하수 감시를 독립적 안전기능으로 강화한 것과 대조적이다(U.S. NRC, 2007; EPRI, 2008; NEI, 2019).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가 지하수 기반의 조기 경보 기능을 제도적으로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지하수 감시망 구성 또한 사업자 자율 운영의 범위가 커, 관측공의 위치·심도·스크린 구성·시료 채취 주기 등에 대한 정량적·기술적 기준이 부재하다. 실제로 월성 부지에서 보고된 일부 관측공은 지표 유출수가 직접 관측공 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지표 설비가 미비하거나, 주요 파쇄대와 수리지질학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심도에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관측 자료의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민간조사단, 2023). 이러한 관측공 설치 특성은 지하수 유동의 공간적·심도적 이질성이 큰 수직적 이종 암반으로 이루어진 월성 부지에서 우세 지하수 유동 경로를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을 높인다.

시료 채취 빈도 측면에서도 국내 감시 체계는 주로 월·분기 단위의 정기 시료 채취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장(in-situ) 실시간 삼중수소 센서, 자동 시료 채취기, 연속 수위계 등 고해상도 감시 기술은 적용되어 있지 않다. 이는 강우·조석·펌프 가동 등 외력에 의해 발생하는 액체 방사성물질의 단기 농도 변화나 미세 누출의 초기 신호를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내포한다. 미국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듯이(Braidwood, Vermont Yankee), 저빈도·정적 감시는 Type II Error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한 현행 규제체계는 지하수 감시망에서 이상 징후가 관측되더라도, 미국 NEI (2019)가 제시한 경보 수준 기반의 즉각 보고 체계를 갖추지 않고 있어, 주민 소통·정보 공개·조기경보 측면에서 제한적이다. 이는 감시망의 기술적 신뢰도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마지막으로, 월성 부지 분석에서 나타났듯이, CSM, 감시망 설계, 지하수 유동 모델링이 상호 환류 없이 단절된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주기적인 관측자료-모델-감시망 간 순환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는 U.S. NRC (2007)가 강조하는 모델-기반 모니터링의 핵심 원리(자료 기반 개선과 불확실성 감소)가 적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요약하면,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는

(1) 부지 외부 환경 중심의 규제 구조

(2) 정량적 기준이 부재한 감시망 설계

(3) 저빈도·정적 시료 채취 절차 수립 및 운영

(4) 실시간·불포화대 감시 기술 부재

(5) 경보 수준 기반 보고 체계의 적절성 결여

(6) CSM-모델-감시망 간 비순환적 구조

라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앞선 3장에서 확인된 국제 기준 및 사례와 비교했을 때 기술적·운영적·제도적 측면 모두에서 괴리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U.S. NRC (2007, 2008, 2017)에 상응하는 지하수 감시에 대한 규제요건을 제·개정할 필요가 있다.

4.2. 월성 원전 지하수 유동 모델링의 DQO 기반 재평가

민간조사단(2023)은 월성 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누출 경로 규명과 부지 외부 환경으로의 유출 가능성 평가를 목적으로 수행된 등가다공성매질(EPM) 기반 지하수 유동 모델링의 적절성을 검토하였다. 이 모델링 결과는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의 적정성과 향후 운영 방향을 판단하기 위한 핵심 기술 근거로 활용되었다. 지하수 유동 모델은 감시 체계 설계의 과학적 기반을 구성하므로, 모델의 입력자료·가정·경계조건의 품질은 곧 그에 기반한 감시 체계 전체의 신뢰성을 결정한다. 따라서 본 절에서는 모델링 자체의 품질을 DQO 관점에서 재평가함으로써 현행 감시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한다. 월성 원전 부지의 지하수 유동 해석은 제한된 관측자료와 복잡한 지질 구조 속에서 가능한 범위의 분석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일정한 의의가 있다. 그러나 DQO 절차를 적용할 경우 “부지 외부로의 유의미한 유출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현재 발생하지 않은 다른 현상에 대해 적용할 수 경우 과도한 단순화와 구조적 불확실성을 내포할 수 있다. 본 절에서는 DQO 7단계의 핵심 요소(U.S. EPA, 2006; U.S. NRC, 2007)—입력자료의 적정성, 조사 경계의 설정, 오류 한계(Type I·II Error) 관리, 설계 최적화 요소—를 기준으로 월성 지하수 유동 모델링의 한계를 평가하였다.

우선, 월성 부지 모델의 핵심 입력자료는 공간적·시간적 대표성 측면에서 충분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월성 부지는 해안 암반부지로 단열·파쇄대가 우세한 수리지질 구조를 보이며, 비록 특정 단열의 우세한 방향성(orientation)을 명확히 규정하기는 어려울지라도, 국지적으로 선택적 유동 경로가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의 입력자료로 활용된 실제 부지 내 관측공의 심도·간격·배치가 이러한 불균질성을 특성화기에 부족하며, 일부 관측공은 실제 파쇄대 심도와 수리지질적 연결성이 미약한 위치에 설치되었다(민간조사단, 2023). 특히 단열 암반대수층의 수리특성은 심도에 따라 급격히 변화하므로, 패커 시험(packer test)이나 순간충격 시험(slug test) 등 심도별 수리시험을 통해 각 구간의 투수량계수를 개별적으로 산정해야만 선택적 유동 경로의 수리적 특성을 정확히 규명할 수 있으나, 이러한 심도별 수리시험 자료는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DQO 3단계(입력자료 요구)에서 요구하는 “의사결정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의 대표성 있는 자료 확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해석된다.

또한 조사 경계(Study Boundaries)의 설정은 월성 부지의 해안 특성 및 외력(강우, 조석 등)에 따른 시간-변동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모델링은 대부분 정상상태에 가까운 경계 조건을 기반으로 수행되었다. 이는 영구배수설비 내로 지하수가 특정 수위 조건에서만 유입되는 배수경계로 설정한 CSM을 고려하여 개발된 지하수 유동 모델은 실제 부정류 지하수 유동 체계를 재현할 수 없다는 한계성을 나타낸다. 민간조사단(2023)이 해당 가정을 수용한 점은, Braidwood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지표수-지하수 연계 및 이벤트 기반 경계조건의 영향이 과소평가될 때 나타나는 구조적 취약성과 유사한 위험을 내포한다. 월성부지 영구배수설비는 본질적으로 사건 기반(event-driven) 작용 특성을 가지므로 월성부지 CSM에 고려한 정적·항시적 배출원으로 간주하면 지하수 유동 구조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

오류 한계(Type I·II Error)에 대한 고려 또한 불충분했다. 월성부지 CSM은 EPM 기반 해석을 기초로 구성되어 단열 암반대수층에 기초한 우세 유동 경로의 공간적 집중성을 구조적으로 평탄화(smoothing)시키는 경향이 있다. EPM 모델은 큰 규모의 평균적 유동장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할 수 있으나, 원전 부지 내에서 발생하는 국부적인 누출과 같이 초기·국지적·선택적 경로를 따르는 사건을 평가하기에는 제약성이 존재한다. 이는 DQO 6단계에서 강조되는 Type II Error—실제 누출이 존재함에도 탐지하지 못하는 오류—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SFB 하부의 고농도 관측, 터빈갤러리 인근 농도 이상 등 현장에서 보고된 징후들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지하수 유동 해석을 수행하지 않았다(민간조사단, 2023)는 것은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가 Type II Error의 발생 저감에 대한 제약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주기적인 모델-관측-감시망 간의 순환적 개선 구조가 부재한 것과 관련하여 DQO 7단계(설계 최적화)가 구현되지 못했다. 모델링 불확실성이 크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심도 관측공 설치, 추가 수위·수질 계측, 실시간 센서 도입, 불포화대 감시 적용 등 감시망 강화와 같은 지하수 감시 체계의 개선을 위한 항목들이 도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DQO 절차를 이용한 월성 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 단순화된 CSM 기반의 지하수 유동 모델의 단일 결과가 감시망의 성능 검증 및 설계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기존 감시망이 내제하고 있는 제약성들이 지하수 유동 모델에 그대로 투영되어 높은 불확실성을 갖는 예측결과를 도출하여 모델-관측-감시망 간의 순환적 개선 과정에 대한 한계성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종합하면, 월성 부지 지하수 유동 모델링 결과는 현장 자료의 제약과 모델의 단순화된 가정 하에서 최초 확인된 누설 지점으로부터 외부환경으로 오염물질이 배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제한적 시나리오에 대해서만 타당성을 갖는다. 해당 지하수 유동 모델에 대해서 DQO 기준 중 “충분한 대표성·명확한 경계조건·엄격한 오류 관리·설계 최적화”를 충족하는지에 대해 분석한 결과, 많은 불확실성을 포함한 한계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외부 유출 없음”이라는 결론이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결론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향후 이와 같은 지하수 유동 모델의 한계성을 분석하여 지하수 감시망 강화와 CSM 갱신을 위한 새로운 기준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은 다음 절(4.3)에서 논의할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평가하는 근거가 된다.

4.3.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한계 진단

앞선 분석(4.1, 4.2)과 미국의 사례(3장)를 종합하면, 국내 원전 부지의 지하수 감시 체계는 기술적 요소의 부족을 넘어 규제·제도·설계 철학 전반에서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개별 요소 기술의 보완만으로 해소될 수 없으며, 지하수를 원전 시설의 방사선학적 안전의 핵심 요소로 재정의하는 지하수 감시 체계에 대한 철학적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한다.

DQO-based reassessment results of groundwater flow modeling at the Wolsong NPP site (U.S. EPA, 2006; U.S. NRC, 2007).

첫째,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는 부지 내 지하수에 대한 감시 활동을 독립적인 규제 대상이 아닌, REMP의 하위 항목으로 취급하고 있다(NSSC, 2017a). 이는 미국의 NRCEPRI-NEI과 같이 산업계와 규제기관의 연계를 통한 지하수 감시 활동을 별도의 원전 시설 부지 내 방사선학적 안전 기능으로 분리하여 규정하고, 부지 내 지하수 감시를 우선하는 미국의 체계와 본질적으로 대비된다. 즉, 국내 지하수 감시가 “배출 영향 확인”이라는 사후적 기능에 머물러 있어, 비의도적 누출을 조기에 탐지하는 안전 기능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이러한 규제 철학의 한계성은 지하수 감시망 설계, 자료 품질 기준, 보고 체계 등 감시 체계 전체의 수준을 근본적으로 제한한다.

둘째, 감시체계 설계가 정교한 CSM에 기반하지 않아, 단열·파쇄대·인위적 특성(예, backfill·배관 굴착지역, 영구 배수설비 등) 및 지표수-지하수 연계 특성을 지하수 유동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월성 부지 내 영구배수설비에 대한 배수경계 조건 설정은 단순화된 CSM의 도출 및 이를 이용한 지하수 유동 모델 개발이라는 구조적 문제의 단적인 예이다(민간조사단, 2023). 이는 Braidwood 사례 분석에서 제시된 CSM 단순화에 따른 Type II Error 발생의 원인이 되며, GA를 통한 자원 재분배를 통해 고위험 구역 중심의 조기 누출 탐지 저하 및 선택적 지하수 유동 경로를 고려하지 못한 지하수 감시 체계 구축이라는 한계성 내재한다(U.S. NRC, 2006b).

셋째, 관측공의 심도 불충분, 심도 구간별 감시활동 부재에 따른 수직 해상도 부족과 전체 구간 유공관 구조는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를 통한 오염물질 누출 탐지 활동의 근본적으로 제약 사항이다. 단열이 발달된 암반 부지에서는 지하수 유동 경로가 단열이 발달된 특정 심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심도에 따른 구간별 감시 활동이 고려되지 않은 전체 구간 유공관 설치 관정은 오염운 농도를 수직적으로 희석해 실제 오염운의 농도 분포 상태를 적절하게 탐지하지 못하게 한다. Vermont Yankee 사례에서는 다심도 감시 활동을 지하수 감시 체계에 도입함으로써 누출 경로 규명에 성공하였다(Vermont Department of Health, 2010). 이와 같이 심도별 감시 활동이 오염운의 수직 분포 특성을 적절하게 탐지하여 Type II Error를 저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넷째, 월·분기 정기 시료 채취 기반의 저해상도 시간자료 운영은 단기 변화 현상을 포착할 수 없으며, 이는 실시간 탐지·자동시료 채취·현상 기반 감시가 표준으로 자리 잡은 미국 사례와 크게 대비된다(Sheen, 2012; Azevedo et al., 2023). 낮은 시간 해상도는 Type II Error 발생의 가장 빈번한 원인이다.

다섯째, 경보 수준 기반의 즉각 보고 체계 부재는 기술적 감시 실패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 형성 측면에서도 취약성을 초래한다. NEI (2019)는 규제 기준과 무관하게 관측공 내 삼중수소 농도 변화가 설정된 기준을 초과할 경우 즉시 보고·공개하도록 요구하며, 이는 지역사회 신뢰를 확보하는 핵심 기반으로 기능한다. 월성원전 사례에서는 지하수 감시 활동 체계 내에서 경보 수준 기반의 즉각 보고 체계가 미비한 부분이 확인되었다.

여섯째, 관측자료-모델-감시망 간의 순환적 혹은 주기적 개선 구조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 U.S. NRC (2007)은 지하수 감시망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CSM 개선-모델 보정-감시망 재배치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그러나 국내 규제지침 및 산업계 지침에는 이러한 순환 구조를 체계화하고 이행하도록 하는 상세 내용이 부재하다. 따라서 월성 지하수 유동 모델링을 통한 단일 시나리오 결과가 월성 CSM 개선, 감시망 최적화 또는 추가 관측공 설치와 같은 감시망 재배치와 연계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지하수 감시망은 실시간 탐지, 다심도 감시, 불포화대 감시, 자동시료 채취 등 고해상도 감시 기술의 도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미국 원전 시설에서 이미 구현된 예측형·적응형 감시 체계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 속도 문제가 아니라, 지하수 감시를 원자력발전소의 운영 안전성 확보를 위한 독립적 기능으로 인식하지 않는 제도적 제한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종합하면, 국내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 체계는

(1) 지하수에 대한 독립적 규제 부재

(2) CSM 기반 설계 부족

(3) 심도·공간·시간 해상도 부족

(4) 고해상도 자료 확보를 위한 탐지 기술 부재

(5) 위험도 기반 감시 미적용

(6) 자발적 보고·공개 체계 부재

(7) 순환적 감시망 최적화 구조 부재

등의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어 Type II Error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미국의 사례 대비 기술적·운영적·제도적 괴리를 형성한다. 이러한 진단은 5장에서 제안하는 K-GWPP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설계 철학의 전환을 필요로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5.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GWPP)의 설계 방향

4장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국내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 체계는 CSM 기반 설계 부재, 심도·공간·시간 해상도 부족 등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단순히 관측공 확충이나 장비 교체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지하수 감시를 원전의 운영 안전성 확보에 대한 독립적 기능으로 재정의하는 설계 철학의 전환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U.S. NRC 등(U.S. EPA, 2006; U.S. NRC, 2007)이 제시한 DQO, CSM, GA, 실시간 센싱, 불포화대 감시를 기반으로 하되, 국내 원전 부지의 지질·운영 특성에 부합하는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GWPP)을 제안한다. K-GWPP는 지하수 감시 체계를 정적·사후형 구조에서 동적·예측형·적응형 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는 단일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술·제도·운영을 아우르는 통합적 체계다.

5.1. K-GWPP의 핵심 설계 원리

(1) 개선 가능한 CSM 기반 감시 체계 구축

K-GWPP의 첫 번째 설계 원리는 CSM의 지속적 개선을 중심으로 하는 감시 체계이다. CSM은 감시망 설계·오염 평가·지하수 유동 모델링의 출발점이자 기준으로 초기 가정의 단순화는 탐지 실패로 직결될 수 있다. 국내 원전 부지는 단열 기반 암반, 해안 근접성, 인위적 고투수성 매질의 분포(굴착 지역의 뒤채움재), 지하수 영구배수설비 등 복잡한 조건을 가지므로, 단일 CSM을 고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지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불확실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고해상도 관측자료(연속 수위·전기전도도, 심도별 수질)와 현장에서 취득되는 현상들에 대한 정보(강우, 조석, 펌프 가동)에 기반하여 CSM을 주기적으로 개선하고, 개선된 CSM을 감시망 설계·모델링·조기경보 체계에 순환적으로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2) DQO 기반 감시계획 수립

두 번째 설계 원리는 DQO 절차에 기반한 체계적 감시 계획 수립이다. DQO는 감시의 목적, 자료 품질 기준, 오류 허용한계(Type I·II), 조사 영역, 설계 최적화를 정량적으로 정의함으로써 감시 체계의 성능을 보장한다. 특히 누출 조기경보는 높은 시간·심도 해상도와 다양한 센서 자료의 통합을 요구하므로, DQO는 감시 체계가 갖추어야 할 최소 해상도와 필수 감시 인자들을 규정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국내 감시망이 정기 시료 채취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문제는 DQO 부재의 구조적 결과이며, K-GWPP 도입을 위해서는 지하수 감시 계획의 수립 시 DQO를 고려하도록 규제 지침 등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위험도 기반 차등 감시 적용(Graded Approach)

세 번째 설계 원리는 위험도 기반 차등 감시이다. 누출 가능성 및 환경적 영향이 높은 SSCs 주변과 주요 파쇄대·유동축(flow axis)에는 다심도 관측공, 고빈도 수위·수질 계측, 실시간 탐지, 자동시료 채취 등 고해상도 감시를 위한 자원들이 집중 배치되어야 한다. 반면, 저위험도 구역에서는 표준적 시료 채취 체계만으로 충분하다. GA는 감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 탐지 신뢰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전략이며, 이는 미국의 지하수 감시 활동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핵심 원리이다(U.S. NRC, 2007; EPRI, 2008).

(4) 실시간 감시 및 불포화대 감시 도입

네 번째 설계 원리는 실시간 감시 기술과 불포화대 감시 도입이다. 미국의 사례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정기 시료 채취 중심의 정적 감시는 단기적·간헐적 누출 현상을 탐지하지 못해 Type II Error를 유발한다. 연속 수위계, 전기전도도 센서, 현장(in-situ) 삼중수소 센서, FDTAS, 현상 기반 자동 시료채취 등 실시간 계측은 고해상도 시간자료를 제공하여 조기경보의 기반을 형성한다. 또한 VZAMS에서 확인된 불포화대 감시는 지하수 도달 전 단계에서 누출 전조를 탐지할 수 있어, 기존 감시 체계의 구조적 약점을 보완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CSM-감시망-모델 간 순환적 개선 구조와 결합될 때 효과를 극대화한다.

(5) 투명성 기반 감시 운영(Trigger-level reporting) 다섯 번째 설계 원리는 경보 수준에 기초한 투명한 보고체계이다. 관측공에서 특정 농도 변화 또는 급격한 수위·수질 이상이 관측될 경우, 규제 요건과 무관하게 이를 신속하게 보고·공개하는 체계는 기술적 신뢰도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 형성에도 핵심적이다. NEI (2019)에 제시한 일정 기준 이상의 이상 징후를 즉각 공유하는 체계는 감시망의 탐지 성능을 강화하고 규제기관·사업자·지역사회 간의 신뢰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상의 다섯 가지 설계 원리와 상호관계를 그림 2에 도식화하였다.

Fig. 2.

Schematic diagram of the K-GWPP framework architecture, illustrating the five core design principles and their interrelationships within a cyclic improvement loop.

5.2. 최소 데이터 패키지(MDP)와 표준화된 CSM 개선 구조

K-GWPP의 실질적 구현은 원전 시설 부지 내 지하수 유동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 데이터 패키지(Minimum Data Package, MDP)를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CSM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체계를 표준화 및 절차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는 U.S. NRC (2007)EPRI (2008)가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핵심 요소로 국내 지하수 감시체계가 내재하고 있는 구조적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1) MDP의 필요성: 부지특성 이해를 위한 공통 기반

월성 사례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관측공의 심도·배치에서부터 지하수 수위·수질 자료의 시간해상도 부족, 불포화대 정보의 부재, 지하수 영구배수설비에 대한 단순화된 배수경계조건으로 고려한 단순화된 CSM의 개발은 모두 기초 자료의 부족에 기인한다. 이러한 자료 결함은 CSM의 정확성 및 정밀도를 저감시키고, 감시망 설계를 왜곡하며, 모델 기반 의사결정을 불확실하게 만든다. 따라서 K-GWPP에서의 첫 번째 기술적 요구는 부지별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자료의 최소 집합, 즉 MDP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표준화하는 것이다. MDP는 부지 간 일관성을 확보하고 감시 체계를 과학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공통 언어(common ground)”이며, 이후 감시망 재설계, 모델링, 자료동화에 필요한 모든 절차의 출발점이 된다.

(2) MDP의 구성: 지질-수문-방사능-운영 정보를 아우르는 통합 자료 집합체

MDP는 단일 유형의 자료가 아니라 지질·수문·방사능· 운영 정보를 통합한 다층적 구조여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네 가지 범주가 핵심 요소를 이룬다:

  • - 지질·시설배치 자료: 시추공 검층, 파쇄대·단열 분포, 암종 구성, 인위적 교란 구역(뒤채움재, 배관 굴착지역) 정보 등
  • - 수문·유동 자료: 최소 1년 이상의 연속 수위·전기전도도 자료, 양수시험·순간충격 시험·패커 시험 결과, 지표수-지하수 상호작용(조석·강우 영향)
  • - 수질 및 방사성 핵종 자료: 삼중수소·감마핵종·주요 지표 이온들의 심도별 시계열 농도
  • - 운전 및 누출 이력 자료: SSCs 누출 이력, 계통 운전(배수펌프 가동, 건물 배수) 이력, 시설 점검·정비 내역 등이 네 요소는 CSM을 정확하게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이며, 적어도 이 MDP를 확보해야만 감시망 설계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3) 표준화된 CSM 개선 구조: Living CSM의 구현

MDP가 단순히 자료 목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CSM-감시망-모델링을 경험적으로 개선하는 주기적 순환 구조의 기반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관측자료가 축적될수록 CSM이 점진적으로 정교화되고, 정교화된 CSM이 다시 감시망 재구성에 반영되는 “living CSM” 구조를 권고하고 있다 (U.S. NRC, 2007). K-GWPP에서도 MDP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 - 자료 수집: MDP 수집 기준 준수
  • - CSM 초기 구축: 지질-수문-SSCs 위험도에 기반한 3D CSM
  • - 자료동화 기반 개선: 연속 수위·전기전도도·이온 농도 자료, 이벤트 기반 감시 자료 등을 CSM에 반영
  • - 불확실성 분석: 예측 가능성, 우세 유동 경로, 감시 사각지대 평가
  • - 감시망 재설계: 공간 해상도 향상을 위한 신규 관측공 추가, 심도 조정, 시간해상도 조정
  • - 모니터링 운영 최적화: 자동시료 채취·불포화대 감시 등 고해상도 기술 선택적 배치
  • - 피드백: 개정된 정보와 다시 통합 → CSM 갱신

이 과정은 원전 시설의 건설 및 운영허가를 위해 수행되는 일회성 설계가 아니라 반복적·적응적(adaptive) 설계 과정이며, 감시 체계가 시간에 따라 진화할 수 있는 기반 구조다.

(4) 자료 및 모델의 일관성 확보를 위한 플랫폼 기반 표준화

K-GWPP는 모든 자료를 단일 플랫폼에서 저장·관리·분석할 수 있는 통합 자료 관리 체계를 요구한다. 자료 형식(time-series, metadata schema), QA/QC 기준, 모델 입력·출력 구조를 표준화하여 부지 간 비교 가능성과 분석의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료동화 기반의 모델-관측 자료 통합(model-data integration)이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로는 감시 체계가 CPS 구조로 확장될 기반이 마련된다.

5.3. 단계별 기술 도입 로드맵

K-GWPP의 구현은 단일 시점에서 완성되는 정적 구조가 아니라, 자료·기술·운영 역량의 축적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성숙해가는 순환적 체계이다. 이는 국내 감시 체계가 구조적으로 결여해 온 요소들—CSM 기반 설계, 고해상도 감시 기술, 위험도 기반 차등 감시, 불포화대 감시, 실시간 계측, 모델-감시망-관측 간 순환적 개선—이 상호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K-GWPP는 기술적 복잡성과 현장 적용성을 고려한 단계적·점진적 도입 전략이 필수적이며, 이는 미국의 원전 부지에 대한 지하수 감시 체계가 발전해 온 과정(U.S. NRC, 2007; EPRI, 2008; NEI, 2019)과도 일치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K-GWPP 도입 로드맵은 ① 준비 단계, ② 파일럿 구현, ③ 통합 운영, ④ 단계적 확산, ⑤ 장기적 지능형(CPS) 감시체계 구축의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그림 3).

Fig. 3.

Phased implementation roadmap of the K-GWPP, consisting of five stages from preparatory data acquisition (Phase 0) to Cyber-Physical System (CPS)-level intelligent monitoring (Phase 4).

(1) 준비 단계(Phase 0: Preparatory Stage)

감시 기술 도입에 앞서, 부지특성 이해의 기초가 되는 MDP 확보·CSM 정비·DQO 기반 감시계획 수립을 통해 감시체계의 기반을 정비하는 단계로서 실제 기술을 적용하는 것보다 먼저 개념모델 수립 및 필요한 자료 도출을 위한 기준을 수립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 - 부지별 MDP 기준 확립 및 초기 자료 확보
  • - 기존 감시망의 심도·배치·대표성 재평가
  • - 월류 기반 수동적 영구배수설비 포함 주요 경계조건의 수문학적 역할 재해석
  • - DQO 기반 감시계획 수립
  • - 구조·단열·파쇄대 정보와 인위적 고 투수성 매질 분포를 고려한 초기 CSM 재구축
  • - 실시간·자동화 감시 기술 도입 가능성 사전 평가

(2) 실증 시험 단계 감시망 운영(Phase 1: Pilot Deployment)

고위험도 구역을 대상으로, 핵심 기술(다심도 감시·실시간 센싱·불포화대 감시)의 적용 실효성과 운영성을 소규모에서 먼저 검증하는 단계로 전체 감시 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정확한 영역에서의 실증”을 통해 감시 체계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 누출 가능성이 높은 SSCs 주변을 실증 시험 영역으로 선정
  • - 다심도 관측공 및 연속 수위·전기전도도 계측기 설치
  • - 제한적 수의 현장(in-situ) 삼중수소 센서·자동 시료채취기 적용
  • - 초기 불포화대 감시 방법들(ERT·중성자 수분 검층)의 시범 운영
  • - 실증 시험 운영 자료를 활용한 초기 CSM의 반복적 개선
  • - DQO 요구조건의 현장 적합성 검증

(3) 통합 감시 시스템 운영(Phase 2: System Integration)

실증 시험 단계의 성과를 기반으로 부지 전체로 확장 가능한 통합 감시·자료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단계로서 감시망-자료-모델을 단일 운영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 - 부지 전역의 연속 수위·전기전도도 계측 확대
  • - 다심도 관측공의 단계적 확산
  • - 실시간 자료와 모델 결과를 통합하는 플랫폼 구축
  • - 자료동화 기반 CSM-모델-감시망 개선 구조 수립 및 이행
  • - 자동시료 채취 및 이벤트 기반 관측 운영 범위 확대
  • - 불포화대 감시 기술의 재배치 및 고위험도 구역 중심 확대
  • - 자료 QA/QC 및 메타데이터 표준화

(4) 단계적 확산(Phase 3: Scaling-Up)

원전 시설의 운영 안정성과 지하수 감시 기술의 검증이 확보된 후, 초기 적용 원전 부지에서 다른 원전 부지로 점진적으로 확산 적용하는 단계로서 단순 복제가 아니라, 부지 특성에 기초한 해당 원전 부지에 적합한 K-GWPP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 암종·단열·해안/내륙 구분 등 부지 특성에 따른 맞춤형 K-GWPP 설계
  • - 원전 부지 특성을 포괄할 수 있는 MDP 표준화 및 통합 자료 저장소 구축
  • - 고해상도 감시 기술의 비용-효율성 분석
  • - 부지 간 비교 가능성을 높이는 공통 CSM 양식 수립
  • - ‘지하수 감시의 독립적 기능’에 규제요건 수립

(5) 지능형 사이버-물리 감시체계 구축(Phase 4: CPS-level Intelligent Monitoring)

실시간 자료·고해상도 탐지·모델 기반 예측 기능·지능형 분석 모듈을 결합하여, 장기적으로 자동화된 CPS 기반 원전 지하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로서 지하수 감시 체계를 예측형·적응형·지능형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 - 실시간 탐지-모델-감시망 간 자동 연동
  • - 이상 징후 자동 탐지 및 의사결정 지원 알고리즘 적용
  • - LLM (Large Language Model) 및 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반 분석 모듈을 통한 조기경보 정밀화
  • - 모델-관측 간 자동 피드백 및 예측 실패 보정
  • - 외부자료(기상·조석·구조물 운영정보) 통합 분석
  • - 자동 시료 채취·경보 수준에 따른 경보 발행 등 운영의 사결정의 부분적 자동화

5.4. 지능형 사이버-물리 감시체계(CPS)로의 확장 가능성

K-GWPP의 장기적 비전은 고해상도 감시 기술과 통합 자료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하수 감시를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CPS)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CPS 관점에서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는 크게 물리계(Physical Layer), 가상계(Virtual Layer), 지능계(Intelligence Layer)의 세 요소로 구성되며 연속적으로 상호작용한다. 미국의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가 이미 물리계와 가상계 일부를 구현해 왔다면, 최근 기술 발전은 지능계의 도입을 통해 감시체계의 적응성·예측성을 본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물리계는 관측공, 수위·수질 센서, 불포화대 계측, 자동 시료채취 등 현장에서의 물리적 측정 장치와 감시망 설비들을 포함한다. 이는 지하수위 변동, 농도 이상 징후, 누출 전조신호 등의 실제 현상 자료를 생성하는 출발점이다. 가상계는 이러한 자료들을 기반으로 구축되는 3D CSM, 지하수-핵종 이동 모델, 자료동화 기반 모델 개선 구조를 포함한다. 가상계는 물리계를 단순 모사하는 수준을 넘어, 누출 발생 가능성, 우세 유동 경로 변화, 감시 사각지대 발생 여부 등을 예측함으로써 감시 체계 개선에 대한 논리적 기반을 제공한다.

최근의 지능형 시스템 발전은 지하수 감시 체계 내에 지능계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능계는 물리계에서 생성되는 고해상도 자료와 가상계의 지하수 유동-오염물질 거동 모사 결과를 통합적으로 해석하여, 감시 전략 재구성·이상 징후 진단·예측 오차 보정 등 고차원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은 크게 (1) 물리 기반 모델(groundwater flow-transport simulation), (2) 심층신경망과 같은 자료 기반(data-driven) 모델, 그리고 (3) 이들 결과를 상호 참조하며 조율·추론·결합하는 LLM 기반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구성될 수 있다. 물리 기반 모델은 시스템의 인과적 구조를 유지하고, 자료 기반 모델은 복잡한 비선형 패턴을 포착하며, 상위의 LLM 기반 에이전트는 이러한 모델 간 정보를 조정·해석하고 상황 별 대응 전략을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발전한 에이전트 체계는 모델-관측 간 불일치 자동 진단, 변화점 탐지, 고위험도 구역에 대한 지하수 감시 체계의 재배치 제안 등 감시망 운영자가 수행하던 복잡한 분석 과업을 지능적으로 보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CPS 기반 감시체계의 장점은 단순히 자동화된 분석 기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물리계-가상계-지능계가 상호 작용하는 구조로 결합되는 통합 아키텍처에 있다. 예를 들어, 지능계에서 탐지된 이상 신호는 물리계의 계측 범위를 자동 조정하거나, 가상계의 모델 변수를 개정하는 유발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가상계에서 예측된 고위험도 구역은 지능계에서 감시강도 조정을 제안하고, 물리계에서 우선적으로 고해상도 감시를 수행하도록 운영 전략이 재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순환형 구조는 U.S. NRC (2007)가 제시한 모델-기반 지하수 감시 개념을 확장하여, 동적·예측형·지능형 감시체계로 자연스럽게 진화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장기적으로 K-GWPP가 지향하는 CPS 기반 감시체계는 향후 원전 지하수 감시뿐만 아니라, 지하 매질의 장기 안전성을 요구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진다. 복잡한 지하수 유동 구조, 장기사용 구조물과 지하수의 상호작용, 국지적 누출 현상, 시간의존적 환경변화 등은 원전 부지와 처분시설 부지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며, CPS 구조는 이러한 복잡한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감시·해석하기 위한 유효한 접근법이 될 수 있다.

요약하면, K-GWPP의 최종 확장 방향은 물리계-가상계지능계가 통합된 CPS 기반 감시체계로의 진화이며, 이는 최근 고도화된 계측 기술·모델링 기법·AI 에이전트 기반 분석 기술을 결합하여 실현될 수 있다. 이러한 지능형 감시체계는 단기적으로는 원전 부지 내 방사성물질의 의도하지 않은 누출에 대한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지하수 기반 안전성 평가가 요구되는 다양한 지하 인프라(예: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감시체계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6. 결 론

본 연구는 최근 월성 사례를 계기로 드러난 국내 원전 부지 지하수 감시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미국의 선진 사례에 비추어 재평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통합적 체계로서 한국형 지하수 보호 프로그램(K-GWPP)을 제안하였다.

미국의 선진 사례를 기준으로 국내 상황에 대한 분석 결과,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는 지하수를 독립적 안전 기능으로 규정하지 않은 규제체계의 한계성, CSM 기반 설계의 부재, 심도·공간·시간 해상도 부족, 실시간·불포화대 감시 기술의 미도입, GA의 결여, 감시망-모델-자료 간 비순환적 구조 등으로 인해 누출 조기탐지 기능이 제한됨을 확인하였다. 이는 2006년 이전 미국 내 원전 부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지하수 감시 실패의 전형적 유형들과 일치한다.

이에 본 연구는 DQO 기반 감시계획, living CSM 구축, GA 적용, 실시간 계측·불포화대 감시 도입, 경보 수준 기반 투명한 보고 체계를 핵심 원리로 하는 K-GWPP를 제안하였다. 또한 MDP의 표준화, 순환적 감시망 최적화 구조, 실증 시험-통합-확산 단계의 로드맵을 제시하여 기술·운영·제도적 여건을 고려한 현실적 구현 전략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구성 요소는 단순히 감시망을 보강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내 지하수 감시 체계를 정적·사후형 구조에서 동적·예측형·적응형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설계 철학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K-GWPP는 물리계-가상계-지능계로 구성되는 CPS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지능형 감시체계로 확장될 수 있다. 지능계는 물리 기반 모델, 자료 기반 모델, 그리고 상위에서 조율·추론을 수행하는 LLM 기반 에이전트로 구성될 수 있으며, 변화점 탐지, 모델-관측 불일치 자동 진단, 고위험 구역 추천 등 기존 감시 체계가 수행하지 못하던 고차원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향후 원전 지하수 감시를 능동적으로 학습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구조로 발전시키는 기반이 된다. 이와 같은 지하수 감시 체계를 사업자가 수립 및 이행하기 위한 규제요건을 제정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제안한 통합 감시 체계는 단시간에 완성될 수 있는 해결 전략이 아니라, 자료 축적·기술 성숙·제도 개선을 통해 단계적·점진적으로 성숙해가는 장기적 로드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 접근법은 원전 부지에 한정되지 않고, 복잡한 지하수 유동 구조와 장기 안전성이 핵심 이슈인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에 대한 지하수 감시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한 확장성을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 체계를 국제 수준으로 재정립하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하수 기반 안전성 평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기능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가동원전 부지 내 지하수 감시에 대한 규제체계 분석] 및 2023년도 정부(교육과학기술부) 재원의 한국연구재단(NRF)(No. RS-2023-002772264) 공동 지원에 의해 수행된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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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The seven-step Data Quality Objectives (DQO) process used to establish a systematic planning framework for environmental and groundwater monitoring. The steps include: (1) stating the problem, (2) identifying the decision to be made, (3) identifying the required inputs, (4) defining the study boundaries, (5) developing a decision rule, (6) specifying acceptable limits on decision errors, and (7) optimizing the design to achieve reliable and defensible monitoring outcomes (U.S. EPA, 2006; U.S. NRC, 2007).

Fig. 2.

Fig. 2.
Schematic diagram of the K-GWPP framework architecture, illustrating the five core design principles and their interrelationships within a cyclic improvement loop.

Fig. 3.

Fig. 3.
Phased implementation roadmap of the K-GWPP, consisting of five stages from preparatory data acquisition (Phase 0) to Cyber-Physical System (CPS)-level intelligent monitoring (Phase 4).

Table 1.

Comparison of DQO, CSM, and GA frameworks for nuclear power plant groundwater monitoring system design (U.S. EPA, 2006; U.S. NRC, 2007; EPRI, 2008).

Table 2.

Summary of major tritium release incidents at U.S. nuclear facilities and key lessons for groundwater monitoring system design (Vermont Department of Health, 2010; Rucker et al., 2011; PNNL, 2018a, 2018b).

Table 3.

DQO-based reassessment results of groundwater flow modeling at the Wolsong NPP site (U.S. EPA, 2006; U.S. NRC,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