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우전해안 퇴적층의 형성 시기
초록
해안사구는 퇴적물의 공급, 기후, 해수면 변화, 지형 등 여러 요인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또한 해안사구의 형성 시기는 연안 지역의 발달 과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다. 현재까지 서해안 중부 지역의 해안사구 형성 시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으나, 서해안 남부 지역의 해안사구 형성 시기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최근, 신안군 증도에 위치한 우전해안에서는 해안 침식의 가속화로 해안사구의 전면부가 붕괴되었으며, 이로 인해 최대 5 m 두께의 퇴적층이 노출되었다. 이 퇴적층은 상부의 황갈색 해안사구 층과 하부의 적황색 고토양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입도분석 및 광여기루미네선스(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OSL) 연대측정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상부 해안 사구 퇴적층은 주로 분급이 양호한 중립질 모래로 구성되며 일부 구간에서는 자갈 크기의 입자를 포함하고, 0.10~0.29 ka 사이의 퇴적연대 범위를 보인다. 하부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은 주로 분급이 불량한 실트가 우세하고, 16.6~95.6 ka 의 퇴적연대 범위를 보인다. 이는 플라이스토세 후기(marine isotope stage 4~2)에 퇴적된 적황색 고토양 층 상부에 부정합 관계로 해안사구가 최근 약 300년 이내에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서해안 남부 지역에 위치한 우전해안의 사구 형성 시기가 늦어진 이유는 지형적 요인 및 퇴적물 공급원의 부재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Abstract
Coastal dunes are formed by the complex interaction of many factors, such as sediment supply, climate, sea level change, and topography. Therefore, research on the formation period of coastal dunes provides important information about the development process of coastal regions. Research has been actively conducted on the formation timing of coastal dunes in the central west coast region of the Korean Peninsula, but research is lacking in the southern part of the west coast region. Recently, on the Ujeon Coast located in Jeungdo, Shinan-gun, the front part of the coastal dune collapsed due to accelerated coastal erosion, exposing a sediment layer up to 5 m in thickness. This sedimentary layer consists of an upper yellowish-brown coastal dune layer and a lower reddish-yellow paleosol layer. In this study, grain size analysis and 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OSL) dating were conducted. As a result of the study, the upper coastal dune deposits mainly consist of well-sorted medium sand, with some sections containing gravel-sized grains, and show an OSL age range between 0.10 and 0.29 ka. The lower reddish-yellow paleosol sediment layer is mainly composed of poorly sorted silt, and its age ranges from 16.6 to 95.6 ka. This means that the coastal dunes of the Ujeon Coast, which lie in an unconformity on top of the reddish-yellow paleosol layer in the late Pleistocene, were formed within the last 300 years. The reason for the delay in the formation of coastal dunes on the Ujeon Coast, located in the southern part of the west coast, is interpreted to be due to topographic factors and the absence of a sediment source.
Keywords:
coastal dune, age range, 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dating, Ujeon Coast, sediment source키워드:
해안사구, 형성 시기, 광여기루미네선스 연대측정, 우전해안, 퇴적물 기원지1. 서 론
해안사구는 해빈 및 사질 조간대의 모래가 바람에 의해 재동되어 형성된 퇴적층으로 해빈의 배후에 발달한다. 따라서 해안사구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모래의 공급으로 해빈의 형성이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해빈의 모래는 하천 유역, 파랑에 의한 침식으로 형성된 쇄설물, 해저의 퇴적물 등으로부터 기원한다(Pethick, 1984). 해빈과 더불어 형성되는 해안사구는 퇴적물의 공급, 기후, 해수면 변화, 지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Yu et al., 2009; Shin and Yu, 2011; Han et al., 2021). 따라서 해안사구의 형성 시기는 해당 지역의 지형 발달 과정에 대한 단서를 제시한다.
한반도 서해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조차(macrotidal) 해안인 동시에 육상으로부터 유입되는 많은 양의 세립질 퇴적물을 공급받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서해안에는 주로 큰 규모의 갯벌(tidal flat)이 발달한다. 반면, 서해안 중부에 위치한 태안반도 등 외해로 노출된 지역은 파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개방형 연안으로 해빈과 해안사구가 잘 발달한다. 이에 따라, 한반도 서해안의 해안사구 연구는 주로 서해안 중부에 위치한 태안-고창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진행되어져 왔다(Munyikwa et al., 2004, 2005; Seo, 2005; Choi, 2009; Hong, 2009; Yu et al., 2009; Hong et al., 2010; Kim et al., 2010; Choi et al., 2014; Han et al., 2016, 2021; Shin, 2016).
해안사구의 형성 시기 추정은 광여기루미네선스(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OSL) 연대측정법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해안사구 내에 방사성 탄소(14C)연대 측정에 필요한 유기물의 부재로 인해 그 적용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OSL 연대 측정의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킨 단일시료재현법(Single-Aliquot Regenerative dose, SAR)이 널리 사용되면서 해안사구의 형성 시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Murray-Wallace et al., 2002; Duller, 2004).
반면, 서해안 남부의 해안사구 형성 시기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매우 제한적이다(Shin et al., 2017). 서해안 남부에 위치한 다수의 섬들로 이루어진 신안군 일대는 도서지역 일부의 외해 쪽으로 열린 해안선을 따라 해빈과 해안사구가 발달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해안사구의 형성 시기를 추정하고 선행 연구 결과와 종합하여 한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해안사구의 형성 시기 및 과정에 대한 해석을 제안하고자 한다.
2. 연구지역
우전해안은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에 속해 있으며 수리적으로는 34° 56′N~35° 02′N, 126°05′E~126°11′E에 위치한다(그림 1). 증도의 일반적인 지형 개관을 살펴보자면, 기반암으로 구성된 세 개의 기반암 섬들이 북-남서-남동부에 각각 위치한다. 현재 섬들은 서로 연결되어 섬의 중앙부는 경작지, 염전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과거에는 분리되어 있었다(Moon, 2006). 우전해안이 위치한 섬의 서부는 외해에 노출된 개방형 해안으로 파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북-남 방향의 해빈과 배후의 해안사구가 잘 발달하는 반면, 파랑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섬의 동부에는 조수의 영향이 우세하여 넓은 세립질 갯벌이 분포한다. 우전해안은 남쪽에 노출되어있는 해식애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성장한 사취(spit)의 형태를 보이며, 길이는 약 3 km에 달한다. 동시에, 우전해안의 북쪽에 맞닿아있는 짱뚱어 다리 일대에는 현재 세립질의 갯벌이 발달해 있다. 우전해안을 이루는 기반암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사옥도 유문암(Ksotf)과 유문암질 응회암(Ksowtf)으로 나누어진다. 사옥도 응회암은 화산력 응회암과 층상의 응회질 퇴적암이 교호하며 나타나는데, 화산력 응회암은 분급이 불량한 암편과 정장석 및 석영 결정의 기질로 구성되며, 응회질 퇴적암은 응회질 역암과 사암으로 구성된다(Choi et al., 2016). 기반암들 사이는 충적층 및 간척지(Qa, Qr)들이 채워져 현재 증도와 같은 모습을 형성하였다. 이와 같이 우전해안은 각 위치별로 기반암 섬의 지형적 특성과 우세한 환경 요인들(파랑, 조석 등)에 따라 다양한 연안 환경이 발달해있다. 최근, 우전해안에는 해안 침식의 가속에 따른 사구의 전면부가 붕괴되어 최대 5 m 두께의 퇴적층이 노출되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해당 노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3. 연구방법
3.1 현장조사 및 시료채취
우전해안 남부 지점에는 상부 황갈색을 띄는 해안사구 층과 하부 적황색을 띄는 고토양 층이 부정합 관계로 노출되어 있다(그림 2). 상부 해안사구 층과 하부 고토양 층을 대상으로 고도측량 및 약 5 m 두께의 단면(23UJ05)에서 입도분석용 시료를 채취하였다. 입도분석을 위한 시료들은 해안사구 층에서 10 cm 간격으로 35개의 시료들을 획득하였고, 고토양 층에서 50 cm 간격으로 3개의 시료들을 획득하였다(그림 2). OSL 연대측정을 위해 50 cm 간격으로 시료 채취관(pipe)을 사구 층리면에 평행하게 삽입해 총 10개(23UJ05-1~10)의 시료들을 획득하였다. 해발고도는 GPS (Trimble사의 R2)를 이용하였으며, 측정된 노두의 해발고도는 7.62~3.98 m 구간에 해당한다.
3.2 입도분석
퇴적물의 입도분석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보유한 레이저 회절 방식의 입도 분석기인 Marvern사의 Mastersizer 3000을 이용하였다. 입도분석의 측정 범위는 0.4~3500 μm이며 필요한 시료의 양은 약 0.1~1 g이다. 시료들은 탄산염 광물 및 유기물 제거를 위하여 HCl 및 H2O2 전처리를 완료한 상태로 진행하였다. 입도분석은 재현성 검증을 위해 3번씩 측정해 평균을 계산하고 입도에 대한 기술통계 처리를 위해 GRADISTAT (Blott and Pye, 2001)을 사용하였다. 입도분석 결과는 Wentworth (1922)의 구분 기준과 Folk and Ward (1957)의 파이(phi, Φ)척도를 사용하여 입도 특성을 기술하였다.
3.3 OSL 연대측정
OSL 연대측정은 퇴적물에 포함된 석영 또는 장석 입자에 빛을 조사 할 때, 결정으로부터 방출되어 나오는 발광(luminescence) 신호를 측정하여 퇴적물의 퇴적 연대를 측정하는 절대연대측정방법이다. 퇴적물이 바람에 의해 이동되는 경우 빛에 의한 루미네선스 시그널의 소멸(블리칭: bleaching) 현상이 해성 및 하성 환경보다 더 빠르고 완벽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OSL 연대측정에 더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Murray-Wallace et al., 2002; Duller, 2004). OSL 연대는 시료가 햇빛에 마지막으로 노출된 이후 주변으로부터 흡수한 에너지인 등가선량(equivalent dose, Gy)을 시료 주변에서 방출되는 연간선량(annual dose, Gy/ka)으로 나누어 계산한다(Aitken, 1998). 등가선량 측정을 위해 암실에서 시료 채취관의 중간 부위를 절단하여 시료를 획득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부 해안사구 퇴적층을 대상으로 조립질 석영(90-250 μm)을 그리고 하부 고토양층을 대상으로 세립질 석영(4-11 μm)을 이용한 OSL 연대측정을 실시하였다. 시료로부터 순수한 조립질 석영 입자를 얻기 위한 절차는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10% 염산(HCl)과 약 35% 과산화수소(H2O2)로 탄산염 광물과 유기물을 제거한다. 이후 습식 체질을 통하여 90-250 μm 크기의 입자를 분리한다. 분리된 입자는 비중액(Sodium polytungstate; SPT)을 사용하여 2.62 g·cm-3이상의 비중을 가지는 입자만 다시 한 번 분리한다. 다음으로 48% 불산(HF) 처리를 통해 석영 이외의 다른 광물들을 용해시켜 순수한 석영 입자만을 추출한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불화물(fluoride) 제거를 위해 10% 염산으로 다시 세척한다. 순수한 세립질 석영 입자들을 얻기 위한 절차는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습식 채질을 통하여 90 μm 보다 작은 크기의 입자를 분리하고, 피로인산나트륨(Sodium Pyrophosphate Decahydrate: SPD) 용액으로 점착성이 있는 점토를 제거한다. 이후 10% 염산과 약 35% 과산화수소로 탄산염 광물과 유기물을 제거하고, 스토크스 법칙(Stokes’ law)을 이용하여 4-11 μm 크기의 입자를 분리한다. 다음으로 48% 불화규산(H2SiF6)처리를 통해 석영 이외의 다른 광물들을 용해한 후 남아 있는 불화물 제거를 위해 10% 염산으로 다시 한 번 세척해 준다. 등가선량 결정은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단일시료재현법을 이용하였다(Murray and Wintle, 2000). 등가선량 측정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보유중인 Risø사의 TL/OSL DA-20 reader 장비를 이용하였다. 이 장비는 0.9 Gy/sec선량의 90Sr/90Y베타 선원이 부착되어있다. 석영 입자로부터의 루미네선스 신호를 얻기 위해 470±20 nm 파장의 청색 발광다이오드(Blue-LED) 광원이 사용되었으며, 청색 발광다이오드를 석영 입자에 조사하여 발생한 루미네선스 신호는 광전자 증배관(photomultiplier tube)으로 측정한다. 광전자 증배관 앞에는 7.5 mm 두께의 Hoya U-340 필터가 장착되어 있다. 연간선량은 감마선 분광 분석법(Gamma ray spectrometry)을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분석 장치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보유 중인 고순도 감마선 검출기인 Canberra SEGc 3018 모델이 사용되었다. 측정된 데이터는 Olley et al. (1996)이 제시한 변환 계수를 이용하여 연간선량으로 변환하였다.
4. 결 과
4.1 입도 특성 및 퇴적 구조
23UJ05의 입도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그림 2). 상부 0~350 cm 구간의 황갈색 해안사구 퇴적층은 대체로 1.8-2.1Φ의 일정한 평균 입도와 0.4-0.6Φ의 양호한 분급(well sorted)이 특징이며, 중립질의 모래가 우세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50~90 cm 구간에서는 자갈 입자(granule)가 나타나며 0.8-1.0 Φ의 평균 입도와 0.5-1.2 Φ의 불량한 분급을 보이며 대칭성을 보이는 다른 구간과 달리 상당히 편향된 왜도를 보인다. 따라서 해당 구간은 이벤트성 폭풍이나 해일 등에 의한 영향이 빈번했던 시기로 생각된다. 해안사구 퇴적층의 퇴적 구조로는 수평 엽층리(parallel lamination)가 발달한다. 하부 350~500 cm 구간의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은 대체로 5.9-6.3 Φ의 일정한 평균 입도와 1.7-1.9 Φ의 불량한 분급이 특징이며, 대체로 실트가 우세하게 나타난다.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에는 퇴적 이후 춥고 건조한 기후에 형성되는 토양 쐐기 구조가 관찰된다(cf., Jeong et al., 2013).
4.2 OSL연대 및 퇴적률
연대측정 시료들의 루미네선스 감쇄 곡선(decay curve)은 OSL 연대측정에 적합한 빠르게 감쇄하는 신호 특성을 보여준다(그림 3). 이러한 특성은 실험에 사용된 석영이 빛에 민감하여 OSL 연대측정에 적합한 시료임을 나타낸다. 하부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23UJ05-01~03)은 높은 광여기루미네선스 신호 세기(OSL intensity)를 보이는 반면, 상부 황갈색 해안사구 퇴적층(23UJ05-04~10)은 낮은 신호 세기를 보이며 일부 시료에서는 루미네선스 신호와 배경 신호가 잘 구분되지 않는다(그림 3). 따라서 상부 황갈색 해안사구 퇴적층에서는 배경 신호와 명확히 구분되는 루미네선스 신호를 보이는 시료들을 선택적으로 사용하였다. OSL 연대측정 결과, 상부 황갈색 해안사구 퇴적층(23UJ05-04~10)은 0.11±0.01에서 0.23±0.06 ka 사이의 연대 범위를 보인다. 하부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23UJ05-1~3)은 상부로부터 18.0±1.45, 54.6±3.37, 89.3±6.29 ka의 연대를 보인다(그림 4; 표 1). 상부 황갈색 해안사구 퇴적층 내 최상부(23UJ05-10)시료의 연대결과는 0.18±0.01 ka로 층서적 역전이 발생한다. 이 현상은 상부 황갈색 해안사구 퇴적층 내 최상부 구간(상부 50-90 cm)이 이벤트성 폭풍이나 해일 등에 의해 퇴적되어 퇴적 당시 빛에 의한 블리칭 조건이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연대의 과대평가 결과로 해석된다. 상부 황갈색 해안사구 퇴적층에서는 26.23 mm/yr의 비교적 높은 퇴적률을 보이는 반면, 하부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에서는 하부로부터 0.014 mm/yr로 매우 낮은 퇴적률을 보인다(그림 4).
5. 토의 및 결론
Yoon et al. (2023)은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했던 10,000년 전부터 6,000년 전 사이 강한 조수 흐름에 의해 서해안 일대를 세립질 퇴적물이 빠르게 채워 평평한 해저면이 형성되었고 이후에는 얕아진 수심으로 인해 파랑 에너지가 증가하여 모래질의 해빈 환경을 형성하였다고 제안하였다. Han et al. (2021)은 서해안 중부 지역의 해안사구에서 수집한 OSL 연대 측정 결과를 토대로 해안사구의 형성 시기를 다섯 기간으로 분류하였다(<0.1 ka, 0.2-0.5 ka, 1.2-2.0 ka, 2.5-3.2 ka, 5.5-6.5 ka). 위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서해안 일대는 홀로세 중기까지 급격한 해수면 상승과 함께 해저면의 충적이 주를 이루었고, 서해안 중부 지역은 약 6,000년 이후부터 파랑이 우세해지면서 해빈과 해안사구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서해안 남부 일대의 해안사구에서 획득한 OSL 연대 측정 결과들은 우전해안에서 <0.3 ka, 우이도 해안사구에서 <0.2 ka (Shin et al., 2017)로 서해안 중부 지역과는 다르게 최근의 해안사구 형성 시기만을 지시한다. 따라서 서해안 남부의 해안사구 형성 시기가 300년 이내로 제한되는 원인과 증도 우전해안 일대에 형성된 해안사구의 형성 과정에 대해 토의해 보고자 한다.
5.1 신안군 일대의 해빈 및 해안사구 형성조건과 서해안 중부와의 비교
해빈 형성에는 두 가지 주요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파랑의 영향이 조류의 영향보다 크게 작용해야 한다. 둘째, 충분한 모래질 퇴적물이 공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반도 서해안은 평균조차가 4 m (최대 9 m) 이상인 대조차 환경이다. 하지만, 서해안 중부지역은 외해로 노출된 지역이 많아 파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반도 서해안 중부지역은 모래의 공급원으로 추정되는 강 하구로부터 충분한 모래를 공급 받을 수 있고 풍화와 침식으로 모래 형성에 유리한 화강암 기반의 배후산지 또한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황해(Yellow Sea)는 육상(중국 쪽: 황하강과 양자강 등, 한반도: 압록강, 대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 등)으로부터 모래질 퇴적물을 공급 받으며 겨울철의 강력한 북서 계절풍으로 모래질 퇴적물은 황해에서 서해안으로 재동되어 해안사구의 확장에 기여한다(Milliman and Meade, 1983; Saito et al., 1998; Yu and Rhew, 2007). 한반도 서해안 중부지역의 경우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파랑의 영향이 지배적인 환경이 형성되었으며 황해와 내륙으로부터의 퇴적물 및 기반암 풍화대로부터의 퇴적물의 직접적 유입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평평한 연안 지형의 특성에 의해 남북방향으로 길게 놓인 곶(headland) 사이에도 연안류에 의한 모래의 추가적 유입이 가능하였을 것이다(Chang et al., 2016, 2017; Yoon, 2020).
반면, 서해안 남부지역의 경우, 홀로세 초기의 빠른 해수면 상승으로 해수의 유입과 함께 다도해 내측으로 많은 세립질 퇴적물이 공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조류작용으로 인한 조수로에서의 침식작용이 우세하여 깊은 조수로가 홀로세 후기까지 유지되었다. 이러한 조수로들은 현재에도 10~20 m의 수심 범위를 보인다(Yoon, 2020). 이러한 지형적 특성에 의해 신안군 일대 섬 연안 주변부에서는 퇴적물 충적에 의한 평평한 해저면이 형성되는 기간이 서해안 중부지역에 비하여 상당히 길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해안 남부지역은 모래의 공급원 측면에서도 서해안 중부지역과는 다른 경향을 보인다. 신안군 일대는 강 하구와의 연결성이 불량하여 하천 퇴적물을 공급 받기 힘들며 배후 산지(유문암 또는 응회암 기반)가 일부 분포하지만 그 면적이 제한적이다. 서해안 남부지역은 비교적 최근에 들어와서야 파랑의 영향이 지배적인 환경이 조성되었고 섬 자체적으로 공급되는 모래의 양도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해빈 형성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섬 사이에 발달한 조수로의 영향으로 외부로부터의 모래 공급 또한 부분적으로 제한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특성들이 우전 해안의 해빈 및 해안사구 형성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해안사구 퇴적물은 침식 및 이동이 매우 쉬운 특성을 갖기 때문에 300년 보다 오래된 해안 사구가 퇴적되었더라도 해일이나 폭풍 등에 의해 침식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Shin et al., 2017).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하여 서해안 남부지역의 보다 광역적 해안사구 조사와 절대연대측정을 통한 형성 시기 및 형성 과정에 대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
5.2 우전해안 퇴적층의 형성 과정
증도 우전해안에 노출된 제4기 퇴적층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플라이스토세 후기의 현재보다 해수면이 낮았던 시기에 풍성 기원의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이 퇴적되었다. 입자 크기로 보면 적황색 퇴적층의 대부분은 점토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전해안의 주변에는 세립질 퇴적물을 공급해줄 수 있는 하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적황색 고토양 퇴적층은 해수면이 낮으며 겨울 몬순이 우세했던 후기 플라이스토세에 육화된 황해 지역으로부터 풍성 기원으로 유입되었고 퇴적 이후 한랭 건조한 환경에서 토양 쐐기가 고토양층 내에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약 11,000년 전 급격한 해수면 상승으로 황해가 다시 형성되었으며 풍성기원 퇴적물의 공급은 중단되었다. 해수의 유입과 함께 다도해 내측으로 많은 세립질 퇴적물이 공급되었으나, 빠른 조류운동으로 인한 지속적인 조수로의 침식작용으로 조수로를 제외한 다도해 섬 주변부 연안에는 두꺼운 조간대 퇴적층이 형성되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Chun, 2018; Yoon, 2020).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파랑 에너지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평평한 해저면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되었고 평평한 해저면이 형성된 이후 파랑의 영향이 우세한 환경에서 현재의 우전해안 해빈이 형성되었다. 이후 최근 300년 동안에 해빈으로부터 기원한 해안사구가 형성되었다. 약 100년 전에는 기후 이벤트의 영향으로 해안사구 최상부에 해일 또는 폭풍성 퇴적층이 형성되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신안군청의 지원을 받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수행한 “신안갯벌 지형지질 유산 조사 용역(23-5206)” 과제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기본사업으로 수행한 “국토 지질조사 및 지질도·지질주제도 발간(23-3111-3)”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입니다. 건설적 비평과 수정을 해주신 심사위원분들과 편집위원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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