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영 Isothermal TL 신호 특성 및 제4기 퇴적층에 대한 연대측정 적용 가능성: 선량재현실험
초록
이 논문에서는 석영이나 K-장석의 루미네선스 신호보다 선량포화수준(dose saturation level)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석영 ITL (Isothermal ThermoLuminescence) 신호를 이용한 제4기 퇴적층 연대측정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다양한 퇴적 환경에서 채취된 시료들을 이용한 석영 ITL 신호 민감도 변화 실험에서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 정도는 석영 입자가 흡수한 방사선량에 의존적이며, 퇴적환경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선량재현실험에서는 모든 시료에서 측정 선량(measured dose)이 실험실 선량(given dose)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석영 입자를 1000초 동안 빛에 노출시켜도 석영의 ITL 신호의 발생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325℃ 및 375℃ TL 신호가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석영 ITL 신호의 실험실 선량 과대평가 현상이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뿐만 아니라, 빛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린 루미네선스 신호 요소의 존재(잔존선량)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결과들을 바탕으로, 육상선상지 퇴적층 석영 시료를 이용한 선량재현실험에서 잔존선량을 제거한 후 실험실 선량과 유사한 측정 선량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석영 ITL 연대결과가 실제 퇴적연대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크지만, 적어도 퇴적층의 퇴적연대상한(upper limit of depositional age)을 제한하는 데에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bstract
In this paper, we explored the applicability of quartz ITL (Isothermal ThermoLuminescence) signals to dating Quaternary sediments, the depositional ages of which are beyond the datable age ranges of the conventional OSL dating methods. Firstly, the decrease in quartz ITL signal sensitivity was examined using quartz from alluvial fan and modern beach environments. In this experiment, the degree of quartz ITL sensitivity decrease was observed to be dependent on the size of radiation doses absorbed by quartz and probably on the depositional environments. In the dose recovery experiment, the laboratory doses given to the samples were all overestimated. Further, we observed that, for the laboratory-irradiated quartz samples, the TL signals that are directly related to isothermal TL signal production (325℃ and 375℃ TL signals) had not been effectively removed by exposure to light for 1000 seconds. This seems to suggest that, besides the sensitivity decrease in ITL signals, the overestimation of the given doses in the dose recovery experiment may be, at least partly, attributed to the presence of less light-sensitive luminescence signal components remaining after optical stimulation. Based on these, after subtracting the residual dose, we could recover the given dose accurately. This study shows that, although quartz ITL ages are presumed to overestimate the depositional ages, the quartz ITL dating method is useful, at least, for constraining the upper limit of depositional ages.
Keywords:
datable age range, Quartz Isothermal Thermoluminescence (ITL), sensitivity change (decrease), dose recovery experiment, upper limit of depositional age키워드:
연대측정 가능 상한, 석영 ITL, 민감도 변화(감소), 선량재현실험, 퇴적연대상한1. 서 론
1985년, 석영에서 방출되는 OSL (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신호를 이용하여, 석영 입자가 퇴적된 이후 주변 퇴적물로부터 흡수한 총 자연방사선량(natural dose)을 측정할 수 있음이 보고되면서 OSL 연대측정법의 토대가 마련되었다(Huntley et al., 1985). 이후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이론적·기술적 발전을 거치며, 석영 OSL 연대측정법은 여러 퇴적환경에서 형성된 제4기 퇴적층의 형성시기 이해에 필수 불가결한 연대측정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Preusser et al., 2009; Murray et al., 2021). 하지만, OSL 신호는 석영이 일반적으로 약 250 Gy 정도의 자연방사선을 흡수하면 선량포화수준(dose saturation level)에 도달하기 때문에, 석영입 자가 퇴적된 이후 이보다 더 많은 방사선을 흡수한 오래된 퇴적층의 경우에는 OSL 연대측정 결과의 신뢰도를 확신할 수 없다(Wintle and Murray, 2006). 따라서, 미고결퇴적층의 일반적인 연간선량이 약 2-3 Gy/ka임을 감안하면, 석영 OSL 연대측정법을 이용한 퇴적층의 연대측정은 약 10 만 년 전후로 제한됨을 의미한다1).
한편, K-장석 IRSL (InfraRed Stimulated Luminescence) 신호는 석영 OSL 신호보다 선량포화수준이 비교적 높으며, 약 20-30만 년 전까지의 연대측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Hütt et al., 1988; Balescu et al., 2003; Buylaert et al., 2009). 그러나, K-장석 IRSL 신호는 빛에 노출되었을 때 석영 OSL 신호에 비해 느리게 감쇠하기 때문에 퇴적과정 동안 햇빛에 충분히 노출되지 못한 경우, 기존의 IRSL 신호(latent IRSL signals)가 효과적으로 초기화되지 않아 실제 퇴적연대를 과대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Colarossi et al., 2015). 또한 K-장석은 격자결함 내에 포획된 전자(trapped electrons)들이 상온에서 외부 에너지(빛 혹은 열)의 흡수 없이 감소하는 비정상적 감쇠(anomalous fading) 특성이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보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실제 연대를 과소평가 하게 된다(Jain et al., 2015). 비정상적 감쇠현상이 현저하게 낮은 K-장석 pIR-IRSL (post InfraRed-InfraRed Stimulated Luminescence) 신호도 약 1.5% 내외의 비정상적 감쇠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e.g., Hein et al., 2020), 시료에 따라 이로 인한 연대결과 오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석영의 ESR (Electron Spin Resonance dating) 신호는 약 10000 Gy의 선량포화수준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수 백만 년 전까지의 연대측정이 가능하다. 석영 ESR 신호의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미고결퇴적층의 연대측정에 ESR 연대측정법을 적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Voinchet et al., 2003, 2015, 2019; Rink et al., 2007; Tissoux et al., 2012), 석영 ESR 신호들은 빛에 매우 느리게 반응하여 퇴적층의 퇴적 시기 추정에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Toyoda et al. (2000)은 퇴적층 ESR 연대측정에 주로 이용되는 신호 중, Al 신호는 인공광원(자외선 광원)에 노출되었을 때 느린 신호감소율(signal decay rate)을 보이며 336시간(14일) 이후에도 초기 신호의 30% 정도가 여전히 제거되지 않음을 보고하였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퇴적층 ESR 연대측정 연구에서도 연대 미상의 단층으로 변위된 미고결퇴적층의 석영 입자를 자연광 및 인공광원에 약 4일 동안 노출시켰을 때 Al 신호는 초기에 비해 최대 75% 까지 잔존하였으며 인공광원 하에서의 Ti 신호만이 효과적으로 제거되었다(Weon et al., 2020). 이 결과들은 석영 입자들이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매우 긴 퇴적환경이 아니라면, 퇴적층에 대한 ESR 연대결과는 실제 퇴적 시기를 최대 수 십 배까지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Weon et al., 2020). 뿐만 아니라, ESR 연대측정법에서의 등가선량 결정은 ESR 신호 성장곡선(ESR signal growth curve)을 외삽하여(extrapolation) 이루어지기 때문에, 석영 입자가 흡수한 방사선량과 ESR 신호의 상관관계를 정의하는 함수에 따라 연대결과가 상이하게 도출될 수 있다(model dependency).
석영 ITL (Isothermal ThermoLuminescence) 신호는 온도를 증가시키며 측정하는 전통적인 TL과 달리 석영 입자를 일정한 온도에서 유지하면서 측정한 루미네선스 신호를 의미한다. 석영 ITL 신호는 수 초 - 수 분 동안의 햇빛 노출에도 효과적으로 초기화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석영 OSL 신호나 K-장석 IRSL 신호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선량포화수준(~ 3000 Gy)을 가지기 때문에 약 30 만 년 이상의 오래된 지질매체에 대한 연대측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Jain et al., 2005; Choi et al., 2006). 따라서, 미고결퇴적층의 형성 시기가 석영 OSL 연대측정법이나 K-장석 IRSL 연대측정법으로 추정 가능한 연대 범위 이상일 경우에 ITL 연대측정법을 적용할 수 있다면 보다 효율적인 지질학적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석영 ITL 신호는 측정 과정 동안 신호의 민감도가 감소(desensitization)하는 특징을 보여 ITL 연대는 실제 퇴적층의 연대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Buylaert et al., 2006; Huot et al., 2006): 루미네선스 민감도는 “일정량의 시료가 흡수선량당 방출하는 루미네선스 신호(luminescence per unit dose)”로 정의된다(Wintle and Murray, 1999).
이 연구에서는 석영 ITL 신호를 이용한 퇴적층 연대측정법을 개발하기 위하여,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ITL 신호 민감도 감소 현상을 면밀히 조사하였다. 또한, 단일시료 재현선량법(SAR procedure; Single Aliquot Regenerative dose procedure; Murray and Wintle, 2000)을 이용한 선량회복실험(Dose Recovery Experiment; Murray and Wintle, 2003)을 통해 다양한 퇴적환경 및 연대를 갖는 석영 입자들의 ITL 연대측정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2. 시료 및 연구방법
석영 ITL 신호측정을 위해 다양한 퇴적환경에서 채취한 8개의 시료를 이용하였다; 육상기원의 선상지 퇴적층 시료 3개(BG07, BG14; Song et al., 2020, NS02; MOIS, 2023), 해성층 시료 1개(CP08; MOIS, 2023), 뢰스시료 2개(L5890, L5950; Choi et al., 2006)가 연구에 사용되었으며, 시료 HB와 IG는 각각 호주 뉴 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의 Hyam해변과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해변에 분포하는 현생시료이다(Weon et al., 2020). 현생시료 HB와 IG는 해빈층 표면으로부터 1 mm 미만의 깊이에서 채취하였으며, 나머지 시료들은 스테인레스-스틸 재질의 샘플튜브(sample tube)를 층리에 평행하게 삽입하여 채취하였다.
시료들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오창센터에 설치된 암실에서 처리되어 순수한 석영이 추출되었다. 시료 BG07, BG14, NS02, CP08, HB, IG들은 표준망체를 이용하여 90-250 μm 크기의 조립질 입자들을 분리한 후, 10% 염산으로 3시간, 10% 과산화수소로 3시간 동안 처리하여 탄산염광물과 유기물을 제거하였다. 이후, 10% 불산으로 약 40분 동안 석영입자의 가장 바깥부분을 에칭(etching)하여 퇴적층 내에서 알파입자의 영향을 받은 부분(alpha skin)을 제거하였다. 산처리된 시료들로부터 비중 2.61 g/cm3의 SPT (Sodium Polytungstate) 용액을 사용하여 석영과 K-장석을 분리하였다(중액에 가라앉는 입자들은 석영, 중액에 뜨는 입자들은 K-장석). 이 과정을 통하여 분리된 석영 입자들을 다시 ~ 40% 불산과 ~ 40% 염산으로 각각 1시간씩 처리한 뒤 증류수로 세척하여 ITL 신호측정을 위한 조립질 석영입자 준비를 완료하였다.
주로 실트 크기의 입자들로 구성된 뢰스시료 L5890과 L5950은 표준망체를 이용한 입도 분리가 어렵기 때문에, 스톡스 법칙(Stokes’ law of settling)을 이용하여 4-11 μm 크기의 입자들을 분리하였다. 분리된 입자들을 10% 염산과 10% 과산화수소로 처리한 후, ~ 40% 불화규산(H2SiF)6)으로 1-2주 동안 반응시켜 세립질 석영 입자를 준비하였다.
석영 ITL 신호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오창센터에 설치된 루미네선스 자동측정장비(TL/OSL-DA-20)로 측정되었다. 석영 입자의 열전처리와 ITL 신호측정을 위한 가열은 장비에 부착된 Kanthal heater strip을 이용하였으며(heating rate: 5℃/s), 시료의 조사(irradiation)는 기기에 부착된 90Sr 베타선원(beta dose rate to the sample position: 0.1017 ± 0.0025 Gy/s)을 사용하였다. 석영 ITL 신호는 석영 입자를 310℃에서 500초 동안 유지하며 측정되었으며, 광증폭배관(Photo-Multiplier Tube; PMT) 앞에 7.5 mm Hoya U340 광학필터를 설치하여 자외선영역(max. transmittance at 340 nm)의 신호만을 검출하였다.
석영 ITL 신호를 이용한 등가선량 측정과 선량재현실험(dose recovery experiment)에는 단일시료 재현선량법(Single-Aliquot Regenerative-Dose법; SAR법)이 사용되었다(Murray and Wintle, 2000; Choi et al., 2006). 이번 연구에 사용된 SAR법의 실험절차 및 조건은 표 1 및 본문에 상세히 기술하였다.
3. 실험결과 및 토의
3.1 석영 ITL 신호 특성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은 등가선량 측정 과정 중 일어나는 시료의 민감도 변화를 시험방사선(test dose)에 대한 루미네선스 신호측정을 통해 보정(correction)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가선량법(additive dose method)과는 달리 등가선량의 결정이 자연 루미네선스 신호(natural luminescence intensity)를 루미네선스 성장곡선(luminescence growth curve)에 내삽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근 석영 OSL, K-장석 IRSL 등 인광체(phosphor minerals)의 루미네선스 신호를 이용한 연대측정에 가장 신뢰도 높게 적용되고 있는 분석법이다(Murray and Wintle, 2000, 2003). 하지만, 자연 루미네선스 측정 과정 동안 시료의 민감도가 변화하면, 이후에 측정되는 시험방사선 루미네선스 신호로는 민감도 변화를 감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Singhvi et al., 2011). 따라서, 석영 ITL 신호를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에 적용하여 석영의 등가선량을 결정할 때, 석영 입자의 자연 ITL 신호 측정과정동안 시료의 민감도가 심각한 정도로 변화하면, 도출된 등가선량의 정확도(accuracy)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석영 ITL 신호의 퇴적층 연대측정 적용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하여 단일시료 재현선량법 적용 과정 중, 자연 ITL 신호 측정 시 나타나는 민감도 변화양상을 살펴보았다.
연대측정 과정 중 발생하는 민감도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는 육상기원의 선상지 퇴적층 시료인 NS02 (MOIS, 2023)와 현생 해빈층 시료인 IG를 사용하였다. 먼저, 각 시료를 15개의 석영 부시료(quartz sub-sample)로 나눈 뒤, 시료 NS02를 루미네선스 측정장비에 부착된 청색광원(blue-LEDs; 470 ± 30 nm)에 2000초 동안 노출시켜, 빛에 민감한 루미네선스 신호들을 최대한 제거하였다. 현생시료인 IG는 해빈환경에서 이미 자연광에 의해 루미네선스 신호 초기화가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별도로 청색광원을 이용한 신호초기화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다음, 90Sr 베타선원을 이용하여 이들 부시료에 일련의 실험실 선량(laboratory doses; 50 Gy, 200 Gy, 500 Gy, 800 Gy 및 1200 Gy; 각 선량당 3개의 부시료를 사용)을 조사하고 260℃에서 10초 동안 열전처리한 후 310℃에서 500초 동안 석영 ITL 신호를 측정하였다. 310℃ ITL 신호를 측정한 후, 시료를 280℃에서 청색광원에 40초 동안 노출시켜 310℃ ITL 신호 측정 과정 동안 충분히 방출되지 못한 루미네선스 신호를 제거하였다.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변화는 이 과정을 5번 반복하여 관찰되었다.
반복측정 실험의 결과는 두 시료 모두 첫 번째 ITL 신호측정 이후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가 감소했음을 보여준다(그림 1). 현생 해빈층 시료 IG에서 측정된 ITL 신호의 세기는 측정을 반복할수록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반복측정 실험과정 동안 초기 신호의 약 40%가 감소한 50 Gy에 대한 ITL 신호를 제외하면, 첫 번째 ITL 신호 측정 이후 두 번째-다섯 번째에 획득한 신호들은 초기 신호 대비 약 20% 이내로 감소하였다(그림 1a 및 삽도). 육상선상지 퇴적층 시료인 NS02는 IG에 비해 훨씬 두드러진 민감도 감소 양상을 보인다(그림 1b). 50 Gy에 대한 ITL 신호는 첫 번째 측정이후 약 90%가 감소하였으며, 200 Gy, 500 Gy, 800 Gy, 1200 Gy에 대한 ITL 신호는 첫 번째 ITL 신호 측정 이후 각각 약 70%, 약 51%, 약 43%, 약 31% 정도 신호가 감소하여, 석영 입자가 흡수한 선량의 크기에 따라 ITL 신호 민감도의 감소 폭이 확연하게 줄어드는 것을 관찰하였다(그림 1b의 삽도). 석영 ITL 신호의 반복측정 실험에서 나타난 민감도 감소 현상은 현생 해빈층 시료(IG)보다는 퇴적 과정 중 상대적으로 빛에 충분히 노출되기 불리한 환경에서 형성된 육상기원 선상지 퇴적층 시료에서 현저하게 드러나며, 석영 입자가 흡수한 방사선량과 석영 ITL 신호 민감도변화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그림 1a, 1b의 삽도). 석영입자가 흡수한 방사선량의 크기가 커질수록 민감도 감소폭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학계에서 명확하게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관찰결과는 Huot et al. (2006)가 보고한 실험 결과와도 일치하였다.
루미네선스 연대측정법의 연대측정 가능상한은 석영이나 K-장석 등 측정 대상 광물의 루미네선스 신호가 성장할 수 있는 최대 선량(maximum dose absorbed by target minerals)에 의해 결정된다; 인광체가 퇴적되어 햇빛으로부터 차단된 이후, 주변 광물에서 방출되는 자연방사선을 흡수하면 격자 내에 자유전자가 발생하고, 이 자유전자들은 격자 사이로 확산(diffuse)되는 과정 동안 인광체의 격자결함과 결합한다(격자결함과 결합된 전자들을 “포획전자(trapped charges)”라고 하며, 이때 전자가 포획되는 격자결함을 “trap”이라 한다). 루미네선스 연대측정 가능 상한은 이들 포획전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인광체의 격자결함 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퇴적된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여 인광체 내의 격자결함이 자유전자들로 포화되면,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광체가 퇴적층 내에서 더욱 많은 자연방사선 에너지를 흡수하여도 포획전자의 개수는 증가하지 않으며, 따라서, 루미네선스 신호도 증가하지 않는다. 이를 루미네선스 신호의 “선량포화상태(dose saturation level)”라 한다.
인광체에서 발생되는 루미네선스 신호의 세기와 흡수선량의 상관관계는 일반적으로 단일포화지수함수(single saturating exponential function)로 잘 정의된다(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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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D0 (characteristic dose)는 단일포화지수함수의 곡률을 정의하는 변수로 루미네선스 신호의 포화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인광체에서 발생하는 루미네선스 신호를 이용하여 도출한 등가선량((식 1)의 D)이 D0의 두 배 이상일 경우(D > 2D0)에는 인광체의 격자결함 중 약 86.4% 정도가 포획전자로 채워져 있음을 의미하고, 이를 루미네선스 신호가 선량포화상태에 있다고 판단한다(Wintle and Murray, 2006). 루미네선스 연대측정 가능상한에 대한 논의는 이미 Hong et al. (2013, 3.2절 “연대측정 가능상한의 연장”)에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으므로, 더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였다.
NS02 시료의 자연 OSL 신호(natural OSL signal in quartz)는 선량포화상태에 있기 때문에 OSL 연대측정법으로는 최소연대추정만 가능하며(> 105 ± 5 ka; 2D0 = 344 ± 13 Gy), K-장석 pIRIR225 신호를 통해 도출된 퇴적연대는 173 ± 6 ka였다(비정상적 감쇠율이 보정된 연대; MOIS, 2023). NS02의 석영 입자가 단위시간 당 주변 환경(토양 및 우주선)에서 흡수한 선량(연간선량)이 3.27 ± 0.08 Gy/ka임을 감안하면(MOIS, 2023), NS02 시료의 석영 입자가 퇴적되어 있는 동안 흡수한 총 방사선량은 566 ± 24 Gy로 계산된다((173 ± 6 ka) × (3.27 ± 0.08 Gy/ka)).
석영 ITL 신호의 연대측정 가능상한을 확인하고 등가선량을 도출하기 위하여, NS02로부터 12개의 석영 부시료를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에 적용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표 1). 자연 석영(natural quartz) 시료를 310℃에서 500초 동안 가열하여 측정한 ITL 신호는 측정 초기에 0.2초 당 4500 카운트 이상(> 4500 cts/0.2 s)의 세기를 보였으며, 가열 시작 후 100초가 경과하면 초기 신호의 10% 미만으로 ITL 신호가 감소하였다(그림 2의 삽도). 이는 석영 ITL 감쇠곡선을 이용하여 연대측정 결과를 계산할 때, 계수통계(counting statistics) 오차로 인한 영향은 미미함을 의미한다. 자연 ITL 신호(natural ITL signal; 그림 2의 삽도의 파란색 실선)와 실험실 선량 2000 Gy에 대한 ITL 신호(regenerated ITL signal; 그림 2 삽도의 주황색 실선)의 감쇠곡선은 유사한 감쇠율을 보인다. 석영 ITL 신호의 성장곡선은 단일포화지수함수를 따르며 자연 ITL 신호를 성장곡선에 내삽하여 724 ± 81 Gy의 등가선량을 얻을 수 있었다(그림 2). 이를 연대로 환산하면 221 ± 25 ka가 되어, K-장석 pIRIR225 연대에 비해 약 28% 정도 오래된 수치를 보였다. 석영 ITL 연대와 K-장석 pIRIR225 연대 사이에서 관찰된 28% 정도의 차이는, K-장석 pIRIR225 신호의 비정상적 감쇠현상 보정오차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3.1.1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변화”에서 전술한 자연 ITL 신호 측정 과정 동안 발생한 시료의 ITL 신호 민감도 감소가 주된 원인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344 Gy에서 선량포화수준에 도달하는 석영 OSL 신호와는 달리, 석영 ITL 신호의 선량포화수준은 약 1820 Gy로 매우 높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이 시료의 연간선량(3.27 ± 0.08 Gy/ka)을 고려할 때, 석영 ITL 신호를 이용하여 약 557 ka까지의 연대측정이 가능함을 의미한다(1820 Gy ÷ 3.27 Gy/ka).
3.2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을 이용한 선량재현실험
석영 ITL 신호의 연대측정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한 여러 실험 방법 중, 실험실에서 임의로 시료에 조사한 방사선량(실험실 선량: given dose)을 ITL 신호를 이용하여 정확히 구해낼 수 있는지(dose recovery)의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선량재현실험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을 이용한 선량재현실험은 1) 실험실 내에서, 자연시료에 빛을 가해 루미네선스 신호를 제거한 뒤, 2) 이 시료에 임의의 실험실 선량(given dose, DG)을 조사하고, 3) ITL 신호를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에 적용하여 도출한 측정선량(measured dose, DM)을 실험실 선량과 비교함으로써 시료의 연대측정 적합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환경에서 퇴적된 시료들에 대한 선량재현실험을 수행하여 석영 ITL 신호의 연대측정 적합성을 검토하였다.
이 실험에는 해성층 시료인 CP08 (석영 OSL 등가선량: 306 ± 21 Gy; MOIS, 2023)과 앞 절의 석영 ITL 신호특성 연구에 사용된 NS02를 비롯해 각각 394 ± 42 Gy와 249 ± 8 Gy의 석영 OSL 등가선량을 갖는 것으로 보고된 뢰스시료 L5890과 L5950 (Choi et al., 2006), 현생 해빈환경에서 채취한 시료 HB를 이용하였다(Weon et al., 2020). 먼저, 각 시료에서 분리된 석영 입자들을 청색광원에 2000초 동안 노출시켜 빛에 민감한 격자결함에 포획된 전자들을 최대한 제거하였다. 현생 해빈시료인 HB는 석영 입자의 격자결함 내 포획된 전자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실험 조건의 동일성을 위해 다른 시료들과 마찬가지로 청색광원으로 처리하였다.2) CP08과 NS02의 석영 시료에는 서로 다른 3개의 실험실 선량(given doses; 200 Gy, 600 Gy, 1000 Gy; 각 선량당 4개의 부시료를 이용)을 조사하고, L5890, L5950, HB 시료에는 50 Gy, 100 Gy, 200 Gy, 300 Gy, 600 Gy, 800 Gy 및 1000 Gy의 서로 다른 7개의 실험실 선량을 조사하였다. 이후, 표 1의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을 적용하여 도출한 측정선량과 실험실 선량을 상호 비교하였다. 그림 3에 1000 Gy의 실험실 선량을 가한 각 시료의 석영 ITL 성장곡선을 도시하였다. 석영 ITL 신호는 단일포화지수함수(single saturating exponential function)로 잘 정의되었으며, 선량재현실험에 사용된 시료들의 석영 ITL 신호 선량포화수준은 약 400 Gy에서 약 7000 Gy까지로 석영 OSL 및 K-장석 pIRIR 신호보다 월등히 높았다(표 2).
CP08은 200 Gy의 실험실 선량에 대한 측정선량의 비(Measured dose/Given dose ratio; 이하 ‘M/G 비’라 한다) 비가 5.2였으며, 1000 Gy에서는 약 2.3으로 감소한다(그림 4a). NS02 시료도 200 Gy에서 실험실 선량이 약 3.3배까지 과대평가되는 것으로 관찰되며, 실험실 선량이 커질수록 M/G 비가 감소하다가 1000 Gy에서는 거의 1.0에 근접하였다(측정선량: 992 ± 40 Gy)(그림 4b). 시료 L5890과 L5950에서도 실험실 선량이 증가함에 따라 M/G 비가 약 5-6(실험실 선량: 50 Gy)에서 약 1.3-1.4(실험실 선량: 1000 Gy)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그림 4c, d). 반면 현생 시료인 HB의 경우, 가장 작은 실험실 선량 50 Gy에서 M/G 비가 1.4(측정선량: 72 Gy)였으며, 200 Gy 이상의 실험실 선량에서는 M/G 비가 대부분 1.0에 근접하였다(그림 4e). 그림 4과 표 2에 정리된 이들 결과를 종합 해보면, 실험실 선량의 크기에 따라 M/G 비가 감소하는 현상은 “3.1.1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변화”에서 전술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이는 등가선량 측정 과정 동안 발생하는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와 석영 ITL 연대의 실제 퇴적연대 과대평가현상 모두, 석영 입자가 퇴적되어 있는 동안 흡수한 자연방사선량의 크기에 의존적임을 지시한다.
각 시료의 선량재현실험결과에서 실험실 선량과 측정선량은 선형관계로 나타난다(그림 4의 삽도). 퇴적 과정 동안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뢰스 시료(L5890, L5950)와 해빈층 시료(HB)는 실험실 선량과 측정선량 사이의 선형관계 기울기가 1.0에 가깝다. 즉, 이 시료들을 사용하여 연대측정을 수행할 때, 석영 ITL 연대 결과가 실제 연대를 과대평가하더라도 ITL 연대 과대평가 정도는 해당 시료의 퇴적연대와 무관하게 일정함을 의미한다. 반면, 퇴적 과정 동안 상대적으로 햇빛에 노출된 시간이 짧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육상선상지 퇴적층 시료들인 CP08과 NS02는 실험실 선량이 증가함에 따라 과대평가되는 측정선량이 증가(CP08) 또는 감소(NS02)하였다. 이 결과들은 석영 ITL 신호를 연대측정에 적용할 때, 시료의 퇴적환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선량재현실험에서 관찰된 실험실 선량 과대평가 현상은, 앞 절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측정 과정 동안 발생하는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이용된 시료들로부터 획득한 실험실 선량과 측정선량의 관계를 정의하는 함수가 원점을 지나지 않고, 수 십-수 백에 달하는 y절편(CP08: 641.3, NS02: 576.1, L5890: 239.1, L5950: 222.6, HB: 16.9)을 갖는 것으로 미루어보아(그림 4의 삽도), 실험실 선량 과대평가(즉, 실제 퇴적연대의 과대평가)가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뿐만 아니라, 청색광원으로 석영 시료의 루미네선스 신호를 초기화(bleaching of latent luminescence signals)하는 동안 효과적으로 제거되지 않은 포획전자들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3 잔존선량(residual dose)의 영향
퇴적물의 연대측정에 사용되는 석영 OSL 신호는 석영 결정 내의 여러 격자결함 중 가장 빛에 민감하고 포획전자의 열적 안정성이 우수한 325℃ TL trap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aylor et al., 1995; Wintle and Murray, 2006). 310℃에서 500초 동안 측정되는 석영 ITL 신호는 주로 325℃ 및 375℃ TL trap에서 기인한 포획전자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석영 ITL 신호를 연대측정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들 TL 신호가 퇴적 과정 동안 빛 노출에 의해 효과적으로 제거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빛 노출에 의한 TL 신호의 감소 양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NS02와 HB시료로부터 각각 3개의 석영 부시료를 준비한 뒤, 이 석영 시료들을 1) 500℃까지 가열, 2) 125℃에서 청색광원으로 40초간 여기, 3) 임의의 방사선량(300 Gy) 조사, 4) 500℃까지 가열하는 과정을 5회 반복하여 루미네선스 신호의 민감도를 최대로 증가시켰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하여 석영 시료들의 325℃ TL 신호와 375℃ TL 신호를 완벽하게 제거하였다.
이들 석영 입자에 300 Gy를 조사하고 260℃에서 10초 동안 열전처리를 한 후, 450℃까지 온도를 증가시키며 TL 신호를 측정하였다(이를 “1st TL” 이라 한다). 이후, 동일한 시료에 다시 300 Gy를 조사하고 상온에서 청색광원으로 1000초 동안 여기 시킨 후 두 번째 TL 신호(이를 “2nd TL”이라 한다)를 측정하였다. 이와 동일한 실험을 800 Gy의 조사량에서도 실시하여, 석영이 흡수한 선량 크기에 따른 빛 노출에 의한 TL 신호 감소 양상을 살펴보았다(이 논문에서는 배경치가 제거된 TL 신호가 사용되었다).
300 Gy와 800 Gy의 선량에 대한 1st TL 신호는 모두 325℃ TL peak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그림 5). 이번 실험에서는 사용된 부시료들 간의 무게 보정(weight normalization)은 실시하지 않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반복적인 가열-빛 노출-방사선 조사 과정을 통해 민감도를 최대로 증가시킨 후 측정한 TL 신호의 세기는 HB 시료가 NS02 시료보다 확연하게 컸다(두 시료 모두 수 천 개의 모래 입자로 구성된 소위 “8-mm aliquot”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TL 세기의 차이는, 육상기원 선상지 퇴적층 석영인 NS02가 현생 해빈 석영인 HB에 비해 퇴적되기까지의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 최대로 증가할 수 있는 민감화 정도가 비교적 작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Jeong and Choi, 2012).
300 Gy를 조사한 NS02 시료의 325℃ TL peak는 1000초 동안의 청색광원 노출에 의해 약 24%가 감소하였다. 즉, 청색광원에 1000초 동안 노출되어도 약 76%의 TL 신호가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었다(그림 5a). NS02 시료에 800 Gy의 실험실 선량을 조사한 경우에도, 1000초 동안의 청색광원 노출 후 약 68% 정도의 325℃ TL 신호가 제거되지 않았다(그림 5b). 반면, HB 시료에 실험실 선량 300 Gy와 800 Gy를 조사한 후, 청색광원에 1000초 동안 노출시켜 빛에 민감한 TL 신호를 제거한 경우, 1st TL 신호에 비해 각각 약 36%와 39%의 TL 신호가 잔존하였다(그림 5c, 5d). 이 결과는, 석영 입자가 퇴적과정 중 충분한 시간 동안 빛에 노출되지 않으면, ITL 신호의 기원으로 생각되는 325℃ 및 375℃ TL 신호가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아 실제 연대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지시한다. 따라서, 석영 ITL 신호를 이용하여 신뢰도 높은 퇴적 연대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을 이용한 자연 ITL 신호측정 중 발생하는 민감도 감소뿐만 아니라, 잔존 TL 신호(혹은 선량)에 대한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
3.4 잔존선량을 보정한 선량재현실험
빛 노출에도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 잔존 TL 신호가 선량재현실험 결과에 미치는 영향(M/G 비)을 알아보기 위하여, 육상기원 선상지 퇴적층 시료인 BG07과 BG14로부터 각각 11개의 석영 부시료를 준비하고, 이 중 6개의 부시료를 2000초 동안 청색광원에 노출시켜 빛에 민감한 trap의 포획전자들을 제거하였다. 이후, 이미 문헌(Song et al., 2020; MOIS, 2023)에 기보고 된 등가선량과 유사한 실험실 선량(BG07: 700 Gy, BG14: 40 Gy)을 각 부시료에 조사한 후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을 이용한 석영 ITL 선량재현실험을 실시하였다. 나머지 5개의 부시료는 청색광원에 2000초 동안 노출시킨 후, 추가적인 방사선 조사 없이 잔존선량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었다.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을 사용하여 도출된 BG07 시료의 겉보기선량(Dapp)은 1186 ± 49 Gy(그림 6a)로, 실험실 선량을 약 1.7배 과대평가하였다. 하지만, 이 선량에서 BG07 시료의 잔존선량(497 ± 45 Gy; 그림 6a의 Dres)을 제거하여 실험실 선량 700 Gy와 매우 유사한 측정선량 값(DM = Dapp-Dres) 689 ± 67 Gy을 얻을 수 있었다(M/G 비 = 0.98). 이 결과는 퇴적층에 대한 석영 ITL 연대측정 시, 잔존선량에 대한 확인 및 보정 과정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한편, 비교적 작은 40 Gy의 실험실 선량을 조사한 BG14의 겉보기선량은 121 ± 3 Gy로 실험실 선량이 약 3배 정도 과대평가되었다(그림 6b의 Dapp). BG14 시료의 잔존선량은 54 ± 4 Gy 였으며, 겉보기 선량에서 이 잔존선량을 제거하여도 여전히 실험실 선량 값의 약 1.7배(M/G 비 = ~ 1.7)에 해당하는 67 ± 5 Gy의 측정선량 값이 도출되었다. 이 결과는, 퇴적된 이후 경과한 시간이 비교적 짧아 주변 토양으로부터 흡수한 자연방사선량이 적은 젊은(등가선량 약 300 Gy 이내) 석영 입자의 경우, 잔존선량보다는 등가선량 측정 과정 동안 발생하는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 효과가 지배적으로 작용하여 ITL 연대가 실제 퇴적 연대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3.1.1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변화” 참조).
4. 결 론
이번 연구를 통하여 확인된 310℃ 석영 ITL 신호의 2D0값은 ~ 400-7000 Gy였다. 따라서, 석영 ITL 신호를 이용하여 기존 루미네선스 연대측정법(석영 OSL 및 K-장석 pIRIR 연대측정법)의 연대측정 가능상한보다 오래된 퇴적층에 대한 연대측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기존 국내외의 연구결과에서 이미 보고된 바와 같이, 단일시료 재현선량법으로 ITL 등가선량을 측정하는 동안 자연 ITL 신호의 민감도가 감소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이는 석영 ITL 연대측정 결과가 실제 퇴적 연대를 과대평가할 수 있음을 지시한다. 자연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 크기는 석영 입자가 흡수한 방사선량이 커질수록 감소하였으며, 해빈환경의 퇴적층(< 40%)보다 퇴적 과정 중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것으로 여겨지는 육상 선상지 퇴적층 시료(~ 30-90%)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500 Gy 이하의 실험실 선량에 대한 선량재현실험에서, 현생 해빈환경 시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료에서 실험실 선량이 과대평가되었다(M/G 비 = 2-6). 반면, 500 Gy 이상의 실험실 선량에서는 M/G 비가 1.5 이하로, 비교적 실험실 선량에 근접한 측정선량을 도출할 수 있었다.
한편, 선량재현실험을 통하여 확인된 실험실 선량과 측정선량과의 상관관계는 석영 입자가 제한된 시간 동안 빛에 노출될 경우,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잔존 ITL 신호가 선량재현실험의 결과(혹은 석영 ITL 연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육상 선상지와 해빈 시료를 청색광원에 1000초 동안 노출시켜도 석영 ITL 신호의 기원이 되는 TL 신호들 중 약 30-80% 정도가 제거되지 않았다. 이들 잔존 TL 신호는 석영 ITL 연대 결과가 실제 퇴적 연대를 과대평가하는 요인이 된다. 40 Gy의 실험실 선량에 대한 선량재현실험은 측정된 겉보기 선량에서 잔존선량을 제거하여도 실험실 선량이 약 1.7배 정도 과대평가되었으며, 이는 잔존신호보다 ITL 신호 측정 과정 중 발생한 민감도 감소 효과가 지배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700 Gy의 실험실 선량에 대한 선량재현실험에서는 잔존선량을 제거하고 실험실 선량과 유사한 측정선량(M/G 비 = 0.98)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선량재현실험결과는 K-장석 pIRIR 연대측정법의 연대측정 가능 상한 보다 오래된(예, ~ 30만 년 이상) 퇴적층의 경우, 잔존선량에 대한 적절한 보정이 이루어진다면 석영 ITL 신호를 이용한 연대측정이 가능함을 지시한다.
이번 연구는 등가선량 측정 과정 동안 발생하는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와 퇴적 당시의 잔존 ITL 신호로 인해 석영 ITL 연대측정법이 실제 퇴적 연대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석영 ITL 신호가 적어도 퇴적층의 퇴적연대상한(upper limit of depositional age)을 제한하는 데에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다만, 석영 ITL 연대측정법을 퇴적층의 연대측정(depositional age)에 신뢰도 높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향후 석영 ITL 신호의 민감도 감소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등가선량 측정 프로토콜과 잔존 ITL 신호 보정을 위한 분석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세심한 검토와 건설적인 비평으로 원고의 완성도를 높혀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연구는 행정안전부 “한반도 단층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개발” 사업(2022-MOIS62-001)과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의 “제4기 연대측정 가능상한 확대기술 개발 및 연대 재분류 ”사업(PE2021148)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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