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Short Note ]
Journal of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Vol. 59, No. 4, pp.661-669
ISSN: 0435-4036 (Print) 2288-737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01 Dec 2023
Received 26 Sep 2023 Revised 19 Oct 2023 Accepted 31 Oct 2023
DOI: https://doi.org/10.14770/jgsk.2023.042

포항 보경사지역 양산단층의 미끌림감각 반전

구도희 ; 한래희 ; 우상우
경상국립대학교 지질과학과 및 기초과학연구소
Slip-sense inversion of the Yangsan fault, Bokyeongsa area, Pohang, Korea
Dohee Gu ; Raehee Han ; Sangwoo Woo
Department of Geology and Research Institute of Natural Science,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Jinju 52828,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82-55-772-1471, E-mail: raeheehan@gnu.ac.kr

초록

주향이동 단층은 변화한 응력장에서 좌수향과 우수향간 미끌림감각 반전을 보일 수 있다. 양산단층의 좌수향 주향이동은 여러 지질학적 증거를 토대로 보고되어 왔으나, 그것이 단층암의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입증된 경우는 드물다. 본 논문은 포항 보경사지역 양산단층 노두에서 채취한 두 개의 단층암시료 관찰결과, 한 시료에서는 전단띠 부딘(shearband boudin)을 통해, 또 다른 시료에서는 P-전단 방향의 우세 엽리와 R-전단 방향으로 굴절된 엽리가 정의하는 비대칭구조를 통해 좌수향 감각의 미끌림 발생이 확인되었음을 보고한다. 연구지역 단층암에서 전체적으로 우수향 감각을 지시하는 구조가 뚜렷하게 인지되는 것과 달리 좌수향 감각은 제한된 영역에서 연장성이 좋지 않은 모습으로만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좌수향 미끌림은 우수향 미끌림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해석되나 그 절대적인 시기는 불확실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Abstract

In strike-slip faults, slip-sense inversion between sinistral and dextral can occur under changing stress fields. Sinistral slip of the Yangsan fault has been reported based on various geological evidence, but direct observation of this in fault rocks is rare. This paper reports the occurrence of sinistral slip on the Yangsan fault, confirmed by observing two fault rock samples collected from the Yangsan fault outcrop, Bogyeonsa area, Pohang, South Korea. In one sample, the sinistral slip was confirmed by shearband boudin. In another sample, it was confirmed by an asymmetric structure defined by the dominant foliation in the P-shear direction and its reflection in the R-shear direction. Unlike the clear indications of dextral slip sense throughout the fault rocks in the study area, the indicators of sinistral slip sense were observed in the limited areas and appeared less well-developed. This suggests that the sinistral slip occurred before the dextral slip, but the absolute timing of the sinistral slip is uncertain, necessitating further research.

Keywords:

Yangsan fault, slip-sense inversion, sinistral strike-slip, fault gouge

키워드:

양산단층, 미끌림감각 반전, 좌수향 주향이동, 단층비지

1. 서 론

지각의 취성영역에서 전단변형은 새로운 단층의 형성에 의해, 또는 기존 단층 및 절리와 같은 불연속면의 마찰 미끌림에 의해 발생한다(e.g., Sykes, 1978; Sibson, 1985; Martell et al., 1988; Scholz, 1998). 단층의 형성 후 새로운 재활시점까지 조구조적 응력장이 일정하게 유지되면 동일한 미끌림감각의 재활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분지확장기 이후 압축성 조구조 반전(compressional tectonic inversion)이 발생하는 경우처럼 새롭게 변화된 조구조 응력장에서는 분지 내 고각의 정단층은 종종 역단층으로 재활되곤 한다(e.g., Turner and Williams, 2004; Sibson, 2007; Smith et al., 2017). 경사이동 단층뿐 아니라 주향이동 단층의 경우도 새로운 응력장에서 좌수향과 우수향간 미끌림감각 반전(slip-sense inversion)을 보일 수 있다(e.g., Holloway and Chadwick, 1986).

한반도 남동부의 주요 지질구조인 양산단층은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형성된 이래로 현재까지도 활동하는 단층으로 알려져 있다(Cheon et al., 2017, 2019; Lee et al., 2022). 한반도 남동부의 고응력장이 주변 판들의 운동에 따라 긴 지질학적 시간에 걸쳐 계속해서 변화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양산단층의 운동학적 특성도 여러 차례 주요하게 변화했을 가능성을 지시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산단층이 경험한 고응력장의 변화와 이에 따른 운동학적 역사에 관한 연구결과들이 제시되어왔다(Chae and Chang, 1994; Chang and Chang, 1998; Choi et al., 2009; Kang and Ryoo, 2009; Cheon et al., 2017, 2019; Kim et al., 2022). 그러나 그간에 얻어낸 운동학적 정보는 아직까지도 제한적이어서 보다 확실한 운동사 해석을 위해서는 양산단층의 여러 지점에서 미끌림감각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포항시 보경사지역에 드러난 양산단층을 대상으로 다수의 단층암 시료를 채취하여 암판을 제작하여 관찰하였다. 이를 통해 일부 시료에서 우수향 및 좌수향 주향이동을 모두 보여주는 단층암을 발견하였다. 이에 본 단보에서는 양산단층 보경사지역 단층핵에서 나타나는 단층암의 구조관찰로부터 확인된 미끌림감각 반전에 대해 간략히 보고한다.


2. 포항 보경사지역 양산단층

양산단층은 한반도 남동부에 위치한 주요 지질구조로서 부산에서 울진에 이르기까지 내륙에서만 200 km 이상의 연장을 보이는 북북동주향의 대규모 주향이동 단층이다(그림 1a; Lee and Jin, 1991; Hwang et al., 2004, 2007; Cheon et al., 2019, 2020; Lim et al., 2021; Ko et al., 2022; Gil et al., 2023). 연구지역인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위치한 보경사 사찰 인근에는 북서-남동 내지 북북서-남남동 방향으로 흐르는 소하천을 따라 양산단층의 내부구조가 관찰되는 노두들이 나타난다(그림 1b). 단층의 손상대의 경우 시기에 관계없이 연속적으로 잘 드러나는 반면 단층핵의 경우 계곡 퇴적물에 의해 종종 덮이기 때문에 관찰이 항상 용이하지는 않다. 이 지역에서 양산단층은 백악기 하양층군의 쇄설성 퇴적암과 백악기 유천층군의 화산암(데사이트질 응회암)을 접촉시키며 나타난다(그림 1c). 단층핵의 폭은 약 10 m이며 갈색 비지대(brown gouge zone, BZ), 청색-자색 비지대(blue-purple gouge zone, BPZ) 및 파쇄암대(cataclasite zone, CZ)으로 이루어져 있다(Kim et al., 2016; 그림 1d). 단층 미끌림이 가장 집중된 영역인 주미끌림대(principal slip zone, PSZ)는 CZ와 접하는 경계부를 따라 BZ 내에서 1-2 cm 폭으로 나타나며(그림 2), PSZ의 주향은 N10°E, 경사는 80°NW 내지 90°(그림 2a), 단층조선(striation)의 선주각(rake)은 05°N이다. BPZ는 크고 작은 렌즈상의 파쇄된 퇴적암체와 이를 둘러싼 점토질 비지가 특징적이다(Kim et al., 2016; Gu et al., 2021). 주미끌림대를 이루는 단층비지에 대한 상세관찰에서는 마찰용융, 광물학적 변화, 유체압 상승과 그에 따른 비지의 유동화 등의 고온성 프로세스를 지시하는 미구조적, 광물학적 특징이 수십 mm에서 수 mm 정도의 좁은 폭의 영역에서 확인되었고, 이는 지진 발생 시 전단변형이 극도로 국지화되었음을 지시한다(Gu et al., 2021). 단층손상대는 단층핵의 양편에서 나타나며 서편의 화산암 손상대는 약 120 m, 동편의 퇴적암 손상대는 약 80 m의 폭을 갖는다. 단층손상대에서는 다수의 확장단열 및 방해석 세맥과 함께 몇 개의 부차단층들이 발달한다(Kim et al., 2016, 2022; Woo et al., 2016; Woo and Han, 2019). 최근에 이 지역에서 수행된 단층노두관찰, 굴착조사 및 퇴적층 연대측정에 따르면 이 단층을 따라 제4기동안 최소 2회의 단층미끌림이 발생하였으며(Lee et al., 2022), 이는 양산단층 유계지점에서의 제4기 단층미끌림 연구결과와 더불어 적어도 양산단층 북부분절(Choi et al., 2017)의 일부 구간이 현재까지 활성임을 지시한다.

Fig. 1.

(a) Satellite image showing the trace of the Yangsan fault (yellow line). (b) Close-up view of the boxed area in (a), where the study area marked by a star is located. (c, d) Route map and schematic illustration showing the internal structure of the fault and the lithology in the study area, respectively, modified from Kim et al. (2016) and Gu et al. (2021).

Fig. 2.

(a) Outcrop photographs of the western boundary between the fault core (CZ and BZ) and damage zone (DZ, dacitic tuff). (b) Close-up view of the boxed area in (a). Sampling locations of the fault rocks are shown in the white boxes. CZ, cataclasite zone; BZ, brown gouge zone; PSZ, principal slip zone.


3. 단층 미끌림감각

3.1 연구방법

단층 노두에서 암판 규모(slab scale)의 상세 구조관찰을 위해 여러 위치에서 주미끌림대와 그 주변을 포함한 정향된 단층암 덩어리시료를 채취하였다. 그림 2b에는 채취한 단층암 시료 중 우수향, 좌수향 주향이동 미끌림감각을 모두 보여 이 논문에서 소개하는 시료들(BGS_03, BGS_10)의 위치를 표시하였다. 단층암 덩어리시료로부터 암판시료를 제작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덩어리시료 겉면의 수분을 제거하기 위하여 실온에서 하루 동안 건조한다. 이후 저점도 에폭시를 시료 겉면에 바르고 실온에서 하루 동안 굳힌다. 단단하게 보강된 덩어리시료는 암석절단기를 이용하여 단층조선을 포함하고 단층면에 수직한 면을 따라 절단한다. 단층면은 수직면에 가깝고 단층조선은 수평선에 가까우므로 관찰면은 거의 수평면이 되며 관찰방향은 하늘에서 땅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결정한다. 절단 시료는 55℃ 오븐에서 하루 동안 건조한 후 관찰면으로 이용할 면에 저점도 에폭시를 칠하여 보강하고 다이아몬드 연마판을 이용하여 연마한다. 이상의 절단 및 연마과정에서는 수분에 민감한 점토광물 팽창에 따른 구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 대신 방전가공유를 사용한다. 이후 스캐너(Epson Perfection V800 Photo)를 이용하여 연마된 관찰면의 고해상도 이미지(1,200 dpi)를 얻는다.

3.2 결과

BGS_03에서는 서쪽에서부터 CZ, PSZ 및 진회색 비지대(dark gray gouge zone, DGZ)를 포함하는 BZ순으로 단층암이 나타난다(그림 3a). 북북동 주향으로 PSZ가 발달하는 가운데, BZ에서는 PSZ 경계에 대해 예각인 남북방향으로 엽리가 발달하고 비대칭형 비지 물질이 배열되어 있으며 이들의 끝부분이 북동쪽으로 굴절되어 나타난다(그림 3a, 3b). 단층암의 전단변형 시 R-전단 방향으로는 일반적으로 전단단열, 좁은 폭의 전단띠 또는 주변 엽리의 굴절이 나타나고 P-전단 방향으로는 비대칭형 암편이 배열되거나 넓은 폭으로 엽리가 발달하는 양상에 근거하여(e.g., Blenkinsop, 2000), BGS_03 시료에서 PSZ는 Y-전단 방향을, 엽리 자세와 비대칭형 비지 물질의 배열은 P-전단 방향을, 엽리의 굴절은 R-전단 방향을 지시한다(그림 3a, 3b). 그러므로, 이러한 구조들의 자세로부터 유추되는 미끌림 감각은 우수향 주향이동이다. 한편, PSZ와 DGZ 경계부를 따라 두께는 2-3 mm, 횡적 연장은 대략 3-4 cm인 영역에서 비대칭성 부딘구조가 확인되었다(그림 3a, 3c). 이 부딘은 폭보다 길이가 긴 렌즈상 구조이며 전단띠(shear bands)에 의해 변위되어 있고 전단띠 주변에서 전단띠가 경사하는 쪽으로 엽리가 약하게 휘어지는 것으로 보아 비대칭성 부딘구조의 유형 중 전단띠 부딘(shearband boudin; Goscombe and Passchier, 2003; Passchier and Trouw, 2005)에 해당한다. 전단띠 부딘의 경우 부딘 사이의 전단띠에서의 전단감각이 보다 큰 규모에서의 전단감각과 일치하는 특징을 보이므로, 이를 적용하면 그 구조는 좌수향 미끌림을 지시한다(그림 3c).

Fig. 3.

(a) Rock slab image of BGS_03. The sampling location is given in Fig. 2b. Note the inferred P-, Y-, and R-shear directions at the image’s corner. (b) Close-up view of the lower boxed area in (a) with a line drawing showing the structural outlines. Deflection of the foliation in R-shear and P-shear directions (or S and C’ directions) indicates a dextral sense of shear. (c) Close-up view of the upper boxed area in (a) showing shear-band boudins with a line drawing showing the structural outlines. The asymmetric boudins indicate a sinistral sense of shear. CZ, cataclasite zone; BZ, brown gouge zone; DGZ, dark gray gouge zone; PSZ, principal slip zone.

BGS_03으로부터 단층면을 따라 북쪽으로 약 1 m 이상 떨어진 BGS_10에서는 BGS_03에서와는 달리 북동-남서 주향의 PSZ 동편으로 DGZ와 BZ가 아닌 흑색 비지대(black gouge zone, BGZ)와 회색 비지대(gray gouge zone, GZ)가 나타난다(그림 4a). 이 시료의 BGZ와 GZ에서는 서로 다른 구조적 특징이 확인된다. 먼저, 흑색을 띠는 비지의 존재가 특징적인 BGZ에서는 북동-남서 방향의 PSZ, 이를 예각으로 사교하면서 북-남 내지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폭넓게 발달한 엽리, 그리고 이 엽리를 북동-남서 방향으로 사교하며 변위시키는 좁은 폭의 전단띠가 나타난다. BGS_10의 BGZ에서 관찰된 PSZ, 폭넓은 엽리, 좁은 폭의 전단띠는 각각 Y-전단, P-전단(혹는 P-엽리라고 불림), R-전단에 해당한다(그림 4b). 반면에, GZ에서는 BGZ와는 다르게 엽리와 비대칭형 비지 물질이 대체적으로 북동-남서 방향의 자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것들의 끝부분은 굴절되어 남북방향의 전단띠와 나란해진다(그림 4b). 엽리와 비대칭형 비지 물질의 이러한 우세방향과 굴절방향은 각각 좌수향 전단변형 시의 P-전단과 R-전단 방향에 해당하며, BGZ에서의 구조와는 거울대칭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그림 4b). 따라서, BGS_10 시료에서는 보경사지역 노두 전체에서 우세하게 관찰되는 우수향 전단구조뿐 아니라 좌수향 주향이동을 기록하는 구조 또한 확인된다.

Fig. 4.

(a) and (b) Rock slab images of BGS_10 without and with a line drawing showing the structural details. The sampling location is given in Fig. 2b. Note the inferred P-, Y-, and R-shear directions at the image’s corner. The foliation developed in the P-shear direction (or P-foliation) and R-shears indicate a dextral sense of shear in the BGZ (black gouge zone). In contrast, the P-foliation and its deflection in the R-shear direction, defining an asymmetric structure in the gouge, indicate a sinistral sense of shear in the GZ (gray gouge zone). CZ, cataclasite zone; PSZ, principal slip zone.


4. 토의 및 결론

지금까지 여러 지점의 양산단층 단층암에서 뚜렷하게 확인되는 미끌림감각은 우수향 주향이동이지만, 퇴적암의 층리 자세가 단층주변에서 고각으로 변화한 모양(Kang and Ryoo, 2009), 대자율 이방성을 통한 운동학적 분석(Cho et al., 2007; Cheon et al., 2019), 소단층들로부터 유추된 고응력장 분석결과(Chang and Chang, 1998; Cheon et al., 2017, 2019), 주변 단층과의 사이에서 발달한 당겨열림분지의 구조적 특성(Cho et al., 2016) 및 단층암의 직접적인 관찰(Choi et al., 2009)에 근거하여 좌수향 주향이동 미끌림의 발생이 추정 또는 확인되었다. 좌수향 주향이동 미끌림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단층암에서 그 기록을 찾기 쉽지 않은 것은 그것이 우수향 주향이동에 비해 작은 변위를 수용하는 것이었거나, 가장 최근의 우수향 주향이동에 의해 그 기록이 약화 또는 지워졌거나, 단층노두가 많지 않을뿐더러 단층암에 대한 상세관찰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제한적인 관찰로 인해 실제보다 더 드문 것처럼 보이는 것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본 연구지역에서 보면 단 몇 m 구간의 단층암에서도 위치별로 우수향 감각만 인지되는 영역과 우수향과 좌수향 감각이 모두 관찰되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마저도 다른 깊이의 시료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다수의 시료를 대상으로 상세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관찰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본 연구지역의 단층암 내에서 우수향 구조가 두드러진 반면, 좌수향 구조는 제한적으로 관찰된다는 사실은 우수향 주향이동 미끌림 동안 국지적인 변형의 교란과 불균질성으로 인해 우수향 구조뿐만 아니라 좌수향 구조도 부분적으로 형성되었음을 시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BGS_03 시료에서는 좌수향 구조가 약 1 cm 폭, 4 cm 길이의 작은 영역에서 관찰되므로(그림 3), 이러한 해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BGS_10 시료에서는 우수향 구조를 보이는 PSZ와 BGZ보다 더 큰 폭을 갖는 GZ에서 전반적으로 좌수향 구조가 명확히 관찰되는데(그림 4), 이러한 좌수향 구조의 형성은 변형의 국지적인 교란 보다는 넓은 영역에 걸쳐 좌수향 구조를 형성시킨 별개의 단층운동을 지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비록 좌수향 구조가 우수향 구조에 의해 명확하게 절단되는 것은 확인되지 않아 해석의 불확실성이 있으나, 이 지역의 고응력장 연구로부터 유추된 순서(Cheon et al., 2019)와 부합한다는 점, 본 연구지역 양산단층의 가장 최근 활동이라 할 수 있는 제4기 미끌림이 우수향 주향이동이라는 점(Lee et al., 2022) 등을 고려하면, 좌수향 주향이동 이후에 우수향 주향이동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전의 좌수향 주향이동의 절대적인 시기는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미끌림감각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조구조적 응력장 변화에 따른 단층의 운동학적 진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뿐 아니라 단층 미끌림 발생의 역학적 이해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단층의 미끌림 거동은 단층암의 물질과 구조적 특성에 의해 지배받는다고 할 때 서로 반대의 운동감각으로 단층이 재활되는 경우 기존에 발달한 단층암의 물질과 구조(예를 들어, R-전단, P-전단, P-엽리, Y-전단 또는 주미끌림대 등)가 새로운 단층 미끌림에 어떠한 역학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가령, 단층암 내에 엽리구조가 잘 발달하는 경우 그 구조로 인해 단층암이 낮은 전단강도를 가질 수 있으나(Collettini et al., 2009) 과연 반대감각의 단층재활 시 기존 엽리구조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단층암의 여러 마찰특성이 유사하게 유지될 지 등에 대해서는 전단실험과 미구조 관찰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은 아직까지 예비연구로만 다루어졌을 뿐이어서(Woo and Han, 2019), 추후 체계적인 전단실험연구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양산단층의 북부분절에 해당하는 포항 보경사지역의 단층노두에서 채취한 단층암의 구조 관찰을 통해 양산단층의 좌수향 주향이동 미끌림을 지시하는 직접적인 지질학적 기록을 보고한다. 우수향 감각이 단층암 전체에서 뚜렷하게 인지되는 것과 달리 좌수향 감각은 제한된 영역에서만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우수향 이전에 좌수향 주향이동 미끌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그 시기는 확실치 않다. 이와 같이 단층이 반대감각으로 재활하는 경우 단층암에 만들어진 기존 구조들(엽리, 주미끌림대, 이차전단단열 등)이 어떻게 활용 또는 변형되고 그에 따라 단층미끌림에 어떠한 역학적 영향을 미칠지를 이해하는 것은 단층재활메커니즘의 이해에 있어 중요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전단실험을 통한 체계적인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2021년도 경상국립대학교 연구년제 연구교수 연구지원비를 통해, 그리고 2023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o. 2019R1A2C1008082)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원고의 세심한 검토를 통해 유익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해주신 세 분의 심사위원과 편집위원, 편집위원장께 감사드립니다. 저자들의 보경사지역 양산단층에 대한 일련의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근무하셨던 이병주박사님과 십여 년 전 야외조사를 함께 했던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연구 초창기 그 분의 현장 소개와 친절한 도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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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a) Satellite image showing the trace of the Yangsan fault (yellow line). (b) Close-up view of the boxed area in (a), where the study area marked by a star is located. (c, d) Route map and schematic illustration showing the internal structure of the fault and the lithology in the study area, respectively, modified from Kim et al. (2016) and Gu et al. (2021).

Fig. 2.

Fig. 2.
(a) Outcrop photographs of the western boundary between the fault core (CZ and BZ) and damage zone (DZ, dacitic tuff). (b) Close-up view of the boxed area in (a). Sampling locations of the fault rocks are shown in the white boxes. CZ, cataclasite zone; BZ, brown gouge zone; PSZ, principal slip zone.

Fig. 3.

Fig. 3.
(a) Rock slab image of BGS_03. The sampling location is given in Fig. 2b. Note the inferred P-, Y-, and R-shear directions at the image’s corner. (b) Close-up view of the lower boxed area in (a) with a line drawing showing the structural outlines. Deflection of the foliation in R-shear and P-shear directions (or S and C’ directions) indicates a dextral sense of shear. (c) Close-up view of the upper boxed area in (a) showing shear-band boudins with a line drawing showing the structural outlines. The asymmetric boudins indicate a sinistral sense of shear. CZ, cataclasite zone; BZ, brown gouge zone; DGZ, dark gray gouge zone; PSZ, principal slip zone.

Fig. 4.

Fig. 4.
(a) and (b) Rock slab images of BGS_10 without and with a line drawing showing the structural details. The sampling location is given in Fig. 2b. Note the inferred P-, Y-, and R-shear directions at the image’s corner. The foliation developed in the P-shear direction (or P-foliation) and R-shears indicate a dextral sense of shear in the BGZ (black gouge zone). In contrast, the P-foliation and its deflection in the R-shear direction, defining an asymmetric structure in the gouge, indicate a sinistral sense of shear in the GZ (gray gouge zone). CZ, cataclasite zone; PSZ, principal slip z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