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헬스 관점을 고려한 미세플라스틱이 동물, 환경 및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고찰
초록
원 헬스(One Health)란 인간, 동물과 환경의 건강이 개별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호흡기 감염질환인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수의 사람이 사망하였다. 이를 계기로 감염경로인 동물의 건강이 사람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들의 수용체인 생태계(환경)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통합적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크게 대두되었다. 특히 인수공통감염병, 의약 항생제, 마약, 미세플라스틱 등은 사람은 물론 동물과 생태계에 공통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서는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신종오염물질인 미세플라스틱에 대하여 원 헬스 관점에서 동물, 사람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향후 대처방안 마련에 기초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Abstract
One Health means that human, animal and environmental healths are organically interconnected, not separated independently, which affect one another. The COVID-19, a respiratory infection, started in 2019 in Wuhan, China was spreaded into the globe and many peoples were died of it. From that, we have become to realize that animal’s health, as a pathway of its infection, is closely related to human health and a necessity of a holistic approach considering their interaction with the ecosystem (environment), has arisen. Especially, the zoonosis (disease transmitted to humans), medical antibiotics, drugs, and microplastics are known to affect adversely both animal and ecosystem’s healths, in addition to human health. Here we examined the impacts of microplastics, a new emerging contaminant of concern, on animal, human, and environment and their interaction with a perspective of the One Health. Based on this review, we want to provide a basis to devise a mitigation countermeasure for microplastics in the near future.
Keywords:
One Health, human, animal, environment, microplastics키워드:
원 헬스, 인간, 동물, 환경, 미세플라스틱1. 서 론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호흡기 감염질환의 일종인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전 세계적 유행과 그로 인한 인명 및 경제적 피해는 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패턴을 급진적으로 바꾸어 놓았다(van der Werf et al., 2021; Yao, 2022).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역병으로 온 인류에게 각인되어 있는 중세 흑사병(1346-1353)이 발생한지 675년이 지났고, 의학과 과학기술의 진보가 인류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꾼 21세기에 맞은 세계사적 유행병(pandemic)으로 인해 우리를 둘러싼 인위적 그리고 자연적 환경, 동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Saadat et al., 2020; Pettini and Mazzocco, 2022).
한편 인간이 지구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인구의 증가와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점점 증가하였다(Liu, Y. et al., 2023). 구석기 시대에는 인류는 대부분 떠돌이 생활을 하였고 동굴 등 단순한 곳에 살았다. 이들의 환경에 대한 영향은 최소한이었으며 폐기물 발생도 미미했다. 신석기 시대가 되면서 한곳에 정착하였고 농업에 종사하였다. 이로 인해 산림의 훼손, 토양유실 그리고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등이 발생하였으나(Bleasdale et al., 2020), 아직은 적은 인구수로 환경영향이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사람들은 금속을 채굴하고 제련하였고, 이로 인해 공기와 수질오염이 발생하였다(Mödlinger et al., 2021). 한편 철기 시대에 이르러서는 더 많은 광산채굴, 산림훼손, 서식지 파괴가 발생하고 토양유실 및 철기 생산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발생하였다(West et al., 1997).
중세에는 농업이 팽창하고 산림이 목축과 경작을 위해 제거되었으며 이는 토양 훼손과 유실 그리고 서식지 파괴를 가져왔다. 이후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과 일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도시화, 도로 및 산업화는 공기와 수질오염을 초래했고 산림 및 서식지 파괴 등이 대규모로 발생하였다(Steffen et al., 2011). 그리고 현대에는 인구증가, 도시화, 산업화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환경오염, 서식지 파괴 및 생물다양성 감소 등이 전 지구적 규모로 나타나고 있다(Seto and Satterthwaite, 2010; Gossling and Peeters, 2015).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런 사람에 의한 인위적 영향이 동·식물 및 생태계로 한 방향이었다면, 지금은 그 충격이 가중되고 축적되어 그 임계점을 넘었고 방향을 바꾸어 동물과 생태계가 인간에게 큰 충격을 가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미세플라스틱은 크기 5 mm 이하의 플라스틱을 말한다. 미세플라스틱은 치약, 세안제, 화장품 첨가물, 연마제 용도로 처음부터 작은 크기로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이 있고 혹은 일반적인 플라스틱 제품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낡고 마모되어 쪼개져서 작은 크기로 된 2차 미세플라스틱이 있다(Lee, 2022; Lee et al., 2022a; Cha et al., 2023). 애초에 플라스틱이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적의 물질이라는 것과 이런 이유로 전 세계 생산량과 소비량이 지난 반세기 동안 폭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상황은 가히 급진적인 태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대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의 플라스틱 생산은 멈출 수 없는 대세로, 2019년에 3억 5,300만 톤이던 플라스틱 폐기물이 2060년이면 그 3배에 해당하는 10억 1,4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는 전망도 있다(OECD, 2022).
문제는 가볍고 가성비가 뛰어난 플라스틱이지만 재활용률이 매우 미미하여 폐플라스틱이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으며 그동안 방치되고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었으나 플라스틱(특히 미세플라스틱)의 환경, 동물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악영향이 인식되고 알려지면서 우려 대상의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Chia et al., 2021; Jadaun et al., 2022; Cha et al., 2023). 사용성을 다한 플라스틱은 폐기물로 해양 및 육상환경에 버려지고 이들은 자연환경 오염의 유발은 물론 먹이사슬을 통해 동물에 흡입되어 생육과 성장에 위해를 가하고 있으며, 토양, 각종 음식, 지하수, 음용수 등을 통해 결국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Lee et al., 2022b).
과거 수십 년간 주로 해양생태계를 위주로 플라스틱의 위해성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수행되었다(Hale et al., 2020). 단순히 해양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조사(e.g., Cózar et al., 2014; Eriksen et al., 2014; Wilcox et al., 2020)부터 이들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하였다(Law, 2017; Bhuyan et al., 2021). 이후 크기가 작은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면서 이들이 해양생물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다양한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Wright et al., 2013; Botterell et al., 2019; Bai et al., 2021).
한편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은 해양생태계에서 육상환경으로 확대되었다. 육상도 바다 이상으로 다양한 플라스틱 오염원이 존재하며 재활용되지 않은 다양한 플라스틱이 농경작지, 수변(강과 하천) 및 도심지역에 방치되어 있다(Huang et al., 2020b; Chia et al., 2022; Lee et al., 2022a). 이런 플라스틱 등은 상당 기간 여러 풍화작용(햇빛, 바람, 물리적 충격)을 받아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며 토양과 육상 수생태계(강, 호수, 호소, 지하수 등)로 전이되어 다양한 환경우려를 낳고 있다(Panebianco et al., 2019; Baho et al., 2021; Ge et al., 2021). 또한 이들 육상환경 내의 미세플라스틱이 식물과 동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물론 나아가 여러 경로를 통해 인체에 흡입됨으로써 발생가능한 건강 악영향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Blackburn and Green, 2021; Yu et al., 2021; Liu, M. et al., 2023; Surendran et al., 2023).
상기한 바와 같이 플라스틱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되었고 그의 혜택을 크게 누렸지만 이제는 그의 부작용으로 인해 동식물, 사람 그리고 환경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영향을 받는 대상들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다시 서로 영향을 주는 연결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영향의 상호의존성과 연결성을 보이는 건강 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관점 즉, 원 헬스(One Health)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었다(그림 1).
본 고찰에서는 특히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동물, 사람과 환경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 또 이들 간의 상호작용과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Prata et al., 2021). 특히 최근 대두된 원 헬스 즉 통합적인 하나의 건강관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주요 색인에 등재된 신뢰할만한 유수의 국제학술지 게재논문의 결과들을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향후 어떤 관점과 어떤 방향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연구하고 또 저감 시키고 관리할 것인지를 모색하였다.
2. 연구 방법
본 고찰에서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동물, 사람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국제적 신뢰성이 있는 Web of Science (WoS Core Collection: SCIE, SSCI, A&HCI, ESCI)를 자료에 대한 검색 대상으로 이용하였다. 사용한 주요어는 microplastics, health, animal, human 그리고 environment이며 AND와 OR의 조건으로 검색하였다. 검색된 학술자료에 대해서는 학술논문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학술발표, 보고서 등은 제외하였다. 다만 이런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연구자의 검토를 통해 의도에 적합하지 않은 논문의 경우는 본 고찰에서 배제하였으며 또한 학술심사의 건전성에 의심을 받고 있는 MDPI와 Frontiers 계열 저널의 논문도 검토에서 배제하였다. 한편 고찰을 위한 참고의 일환으로 검토논문의 검색과 선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ChatGPT의 무료 버전(https://chat.openai.com/chat)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논문검색을 위한 사용에 국한될 뿐 문서나 논문의 작성에는 이용하지 않았다.
3. 결과 및 토론
3.1 논문 검색결과
상기 주요어를 이용하여 WoS에 검색한 결과 총 239건이 검색되었다. 가장 오래된 논문은 2015년으로 나타나 이런 주제 특히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비교적 최근의 일임을 알 수 있다(그림 2). 2015년 2건으로 시작한 관련 연구는 점차적으로 증가하여 2022년 87건으로 크게 늘었으며 2023년에는 검색일(2023년 3월 4일) 기준 20건으로 연말에는 100건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논문 수 경향을 보아 최근에 과학계에서 미세플라스틱의 환경 및 건강영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들 논문에서 리뷰논문이 3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아 아직 직접적인 조사와 실험연구가 충분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은 관련 연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미국, 인도, 이탈리아, 독일, 대한민국, 스페인, 영국, 호주, 네덜란드 순으로 나타났다(그림 3). 중국과 인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럽의 선진국 위주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미세플라스틱의 바다, 강, 토양, 지하수에 대한 오염조사와 건강 영향 연구가 탄력을 받고 있다(Park et al., 2020; Chia et al., 2022; Cha et al., 2023; Pham et al., 2023). 한편 일본 같은 국가가 관련 연구논문에서 세계 20위에 불과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이들 미세플라스틱 논문이 게재된 저널을 살펴보면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IF=10.754), Environmental Pollution (IF=9.988), Chemosphere (IF=8.943),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IF=11.357),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IF=14.224), Environmental International (IF=13.352), Environmental Research (IF=8.431) 등으로 이들은 모두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매우 높은 Q1 저널이다. 그만큼 세계적으로도 미세플라스틱의 분포와 영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 수 있다.
아래에서는 이들 논문에 나타난 동물, 사람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3.2 미세플라스틱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
미세플라스틱은 동물의 건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Marcelino et al., 2022). 우선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플랑크톤부터 이매패류(조개), 물고기, 새 그리고 해양 포유류 등에 광범위하게 섭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Lusher et al., 2015; Rochman et al., 2015; Ibañez et al., 2020). 이런 미세플라스틱의 섭취는 생물에 물리적, 화학적 및 생물학적 피해를 유발하는데 동반된 유해 화학종 및 오염물질의 유출(release) 등으로 건강피해가 발생한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확인된 건강 영향을 살펴보면 우선 소화 시스템(digestive system)의 손상을 들 수 있다. 동물의 내장으로 흡입된 미세플라스틱은 축적되어 물리적 손상과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영양실조, 기아(starvation), 아사(death)에 이를 수 있다. Mattsson et al. (2019)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어린 유럽 농어(seabass)의 경우 섭식 속도가 감소하며 성장이 저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은 어린 구피에게도 나타났는데 100~1,000 μg/L의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에 구피를 28일간 노출하였더니 내장에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으며 소화효소의 감소 현상을 발견하였다(Huang et al., 2020a). 또 다른 영향은 호르몬 교란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동물에 호르몬 교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Zhao et al. (2020)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제브라피쉬의 경우 생식력이 감소하고 유전자 발현이 변형되는 등 재생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동물의 면역시스템(immune system)에도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Martínez-Gómez et al. (2021)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제브라피쉬의 경우 백혈구 세포의 수가 감소하고 감염에 저항하는 기능에 손상이 발생하는 등 면역시스템의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동물에서 생물축적이 발생하는데 동물의 조직에 유해물질과 독소를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암과 발달장애와 같은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Pitt et al. (2018)에 의하면 채취한 20개의 물고기의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하였고 미세플라스틱의 농도와 조직 내 독성물질의 농도와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미세플라스틱은 조개의 생육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미세플라스틱은 조개의 섭식에 영향을 미쳐 섭식 및 성장 속도의 감소를 초래하였다. 또한 조개의 내부 장기에도 손상을 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Sussarellu et al. (2016)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태평양 굴에서 줄어든 재생산력을 확인하였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으로부터 PCB, DDT와 같은 독성물질을 운반하여 조개에 생물축적을 일으킨다. 특히 조개의 조직에 축적된 독성물질들이 먹이사슬을 통해 조개를 섭취하는 다른 유기체로 전이된다. Hariharan et al. (2021)은 아시아 녹색홍합의 조직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포식 물고기의 소화기관으로 전이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은 새에게도 건강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우선 미세플라스틱은 새의 소화관에 물리적 피해를 유발하는데 폐색, 천공 그리고 여타 여러 상처를 발생시킨다. Green et al. (2015)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청둥오리의 위장관은 병변, 폐색이 발생하여 섭식 효율의 감소와 체중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들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경우 포만감을 느껴 음식을 적게 섭취한다. 이로 인해 영양부족과 결핍이 발생한다.
유럽 가마우지에 대하여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보다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새인 경우 체중이 적게 나가고 필수지방산이 부족하고 영향이 결핍되는 것을 발견하였다(O'Hanlon et al., 2017).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새의 호르몬 불균형을 발생시키는 화학물질이 들어있어 그들의 성장, 번식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는 호르몬 신호와 번식 행동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발생한다(Galloway and Lewis, 2016). 또 미세플라스틱은 새의 면역시스템을 억압하여 감염과 질병에 취약해진다. 예를 들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일본 메추라기의 경우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박테리아 감염 취약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de Souza et al., 2022).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PCB 같은 독성물질을 포함하여 운반하는데 이들을 새들의 세포조직에 축적하고 시간이 가면서 독성을 유발한다. 갈매기에 대한 한 연구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을 많이 섭취한 갈매기일수록 그들 조직 내 PCB의 농도가 높고 독성물질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Baak et al., 2020). 이외에도 미세플라스틱은 새의 적응과 생존에도 영향을 미쳐 종들의 서식지 및 분포에 변화를 일으켰다. 예를 들어 재갈매기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을 많이 섭취할수록 번식 성공률이 낮아지고 생존율도 낮아졌다(Sühring et al., 2022).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비교적 큰 포유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포유류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섭취가 가능한데 소화기관에 축적되어 물리적 소화기관의 폐색, 염증, 변형된 섭식행동 그리고 영양분 흡수감소 등을 유발하였다(Mattsson et al., 2018). 또한 PCB, 프탈레이트, 비스페놀과 같은 독성물질들을 포유류의 조직과 기관 내에 축적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Chen et al., 2019). 미세플라스틱은 포유류의 번식과 출산율도 낮추는 등 호르몬 이상에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것은 미세플라스틱 내의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인한 것으로 알려진다(Lara et al., 2021). 또한 포유류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이상행동을 유발하는데 불안증세 및 탐색행동 이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된 독성물질이 뇌와 신경계에 축적된 결과로 추정된다(Araújo and Malafaia, 2021).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세플라스틱은 작은 플랑크톤에서 큰 포유류까지 직접적으로 혹은 운반하는 독성물질을 통해 소화계통, 호르몬, 면역시스템 등에 악영향을 주어 폐색, 영양부족, 번식 및 생존율 감소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사료된다.
3.3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사람들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경로는 보통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한 음식물의 섭취(ingestion), 공기를 통한 흡입(inhalation) 그리고 플라스틱 제품, 의류 등에 대한 피부접촉(dermal contact)을 들 수 있다(Revel et al., 2018; Yang et al., 2022). 섭취는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가장 중요한 경로이며 연간 일 인당 39,000-52,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다고 한다(Galloway, 2015; Cox et al., 2019).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위장에 도달하는데 염증반응, 투과성 증가, 위장 미생물 조성 및 대사 변형 등을 발생시킨다. 음식물로는 주로 조개류, 생선, 식용 소금, 설탕 및 생수(지하수)가 대표적이다(Prata et al., 2020). 유럽인들은 조개(이매패류)를 통한 미세플라스틱 섭취가 상당한 비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은 공기를 통해 흡입이 가능한데 인공섬유, 자동차 타이어나 건물의 마모 또는 지표면에 침적된 미세플라스틱의 재부유 등이 포함된다(Prata et al., 2020). 당연하지만 외기보다는 실내공기에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하며 1입방 미터당 56.5개 정도가 있다고 한다(Dris et al., 2016). 공기흡입에 의한 가볍고 작은 미세플라스틱일수록 폐 깊숙이 침투하는데 만성염증과 친염증성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인공 화학섬유, 염화비닐 제조업 근로자들이 작업공간 내 미세플라스틱 공기 노출을 통해 간질성 폐질환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접촉은 상기 두 요인보다는 덜 중요한 경로이기는 하나 100 nm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의 접촉에 의해 피부 침투가 가능하다고 한다(Revel et al., 2018). 이런 것은 대체로 일상 생활용품에서 오는 플라스틱 첨가제 예를 들어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비스페놀 A, 프탈레이트 등과 관련된다. 의학계에서는 의료용 기구나 약 등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에 대하여 염증이나 이물질 반응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지만 여전히 나노플라스틱의 피부 침투 및 독성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Prata et al., 2020). 사람의 상피세포는 마이크로 혹은 나노플라스틱의 노출에 의해 산화성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Schirinzi et al., 2017).
한편 미세플라스틱의 사람에 대한 독성의 기전(작)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6가지 정도로 정리된다(Prata et al., 2020). 첫째는 산화성 스트레스와 세포독성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넓은 표면적, 표면에 흡착된 금속의 배출, 또는 활성산소 때문에 산화성 스트레스가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세포독성은 입자 독성, 산화성 스트레스 그리고 염증의 결과이다. Furukuma and Fuji (2016)에 의하면 환경에서 채취한 플라스틱 입자로 생체 외(in vitro) 실험 결과 세포독성을 보였다. 둘째는 에너지 항상성(homeostasis)과 대사(metabolism)의 붕괴이다. 에너지 항상성은 획득 및 저장으로 가용한 에너지와 사용한 에너지의 균형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에너지 획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섭식 활동이 줄고, 신경독성에 의해 포식 행위도 줄고, 소화능력도 위축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Deng et al., 2017; Xu et al., 2017; Wen et al., 2018). 이로 인해 에너지의 항상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세 번째는 몸 안의 순환계와 간, 비장, 신장 같은 원격 조직으로의 미세플라스틱의 전위(이동)이다. 전위는 영양실조 등으로 상피세포의 투과성이 증가하여 발생하며, 순환계에 도달한 미세플라스틱은 염증, 폐고혈압, 정맥 폐쇄, 응고성 증가, 혈액세포 독성 등을 유발한다(Prata et al., 2020).
넷째는 면역시스템의 파괴이다. 플라스틱 입자는 국부 혹은 전신 면역반응에 영향을 주며 때로는 환경 노출로도 면역기능이 파괴되고 자가 면역질환이나 면역 억제가 발생한다(Prata et al., 2021). 자가 면역질환은 플라스틱 입자의 흡입에 의해 입자의 전위, 산화성 스트레스, 면역 조절제의 방출, 면역세포의 활성 등의 기작으로 일어난다(Détrée and Gallardo-Escárate, 2018). 다섯 번째는 신경독성과 신경퇴행성 질환을 통해서이다.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면 신경독성이 일어나고 이것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결되는데 산화성 스트레스와 두뇌(면역세포)내의 소교세포의 활성에 기인한다. 흔히 타이어 마모에 기인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노인들은 알츠하이머병 혹은 치매의 발생이 증가한다고 한다(Chen et al., 2019). 마지막 여섯 번째는 미세플라스틱이 미생물과 독성 화학물질의 전달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Yang et al., 2022). 미세플라스틱은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 폴리염화바이페닐(PCB) 등의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POPs)을 환경에서 사람의 체내로 운반한다(Crawford and Quinn, 2017). 미세플라스틱에 흡착되어 이동된 이들 독성물질은 그 자체로 암, 종양, 생식 저해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Azoulay et al., 2019).
한편 현재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의 건강에 광범위한 위해를 발생시킨다는 직접적인(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 증거는 적지만 폴리스티렌 등의 모델링 연구를 통해 10 μm 이하의 매우 작은 입자의 경우 상당히 유의할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SAPEA, 2019). 그러므로 향후 사람의 건강에 대한 보다 많은 독성학적 및 위해성 연구가 필요하다.
3.4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인간의 활동에 의해 거의 대부분의 환경매체에 미세플라스틱의 흔적을 남기며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도심뿐만 아니라 멀리 극지방, 티벳 고원에서도 발견된다(Halsband and Herzke, 2019; Mu et al., 2019; Zhang et al., 2021). 이렇게 파고든 미세플라스틱은 많은 육상 및 수생태계(해양 및 담수)를 변형시키고 파괴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세플라스틱은 토양과의 작용을 통해 토양의 구조, 기능, 생산성과 건강성을 파괴하며 이를 통해 토양에 서식하는 유기 생물들을 퇴출시킨다(Wang et al., 2022). 여러 연구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은 토양의 부피밀도(bulk density)를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공극률이 변하고 그리고 토양 보수력을 증가시키고 유기물질이 감소하고 온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Chia et al., 2022).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자연적인 생화학적 순환도 변형시키는데 영양분의 순환, 수분의 침투 그리고 미생물의 활성에 영향에 영향을 미친다(Wang et al., 2021). 또한 미세플라스틱이 토양과 수로에 축적되면 자연 서식지의 퇴화를 불러 그 파급으로 동물들이 둥지를 떠나 이동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호초는 지구상 가장 대표적인 생물다양성 생태계인데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하면서도 최근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영향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Huang et al. (2021)에 의하면 동남아시아, 태평양, 호주, 인도양, 대서양 및 중동의 다양한 산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며 또 형태도 섬유상, 펠릿, 파편상, 필름 등 매우 다양하였다. 이런 미세플라스틱과 동반된 독성 화학물질에 의해 산호의 죽음과 서식지 파괴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크기가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의 경우 주변에 분포하는 섬유상의 미세플라스틱에 의해 이동이 제한되는 등 다양한 환경영향이 나타나고 있다(Lim, 2021).
흥미로운 것은 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의 환경화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대기 중에 있는 많은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으로 인하여 기온과 강수 패턴이 변하고 이로 인해 결국은 기후변화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Aeschlimann et al., 2022). 구름은 수증기(물)나 얼음 알갱이들이 먼지, 소금, 모래, 그을음 등의 응결핵 주위에 모여 만들어지는데 이것들은 대기질, 구름의 양과 형태 및 색깔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자동차 매연, 도심의 인위적 활동 등에 의해 대기로 확산된 미세플라스틱이 응결핵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런 영향은 장기적으로 지역적 혹은 대규모 대기 환경에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Aeschlimann et al., 2022).
3.5 원 헬스 관점에서 미세플라스틱 문제
위에선 우리는 미세플라스틱이 동물, 사람 그리고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 가지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들 영향을 의도적으로 구분한 결과로 실제로는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Multisanti et al., 2022). 즉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댕기열, 주혈흡충증 등 전염병의 전달자 혹은 중간 매개체가 되는 모기, 흑파리, 복족류 등은 호수, 강, 습지, 연못 등에 서식하는데 이곳에 있는 물들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Windsor et al., 2019; Akindele et al., 2020). 여기 생물들은 물속의 미세플라스틱을 삼키고 미세플라스틱에 흡착된 각종 독성물질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여러 가지 섭식, 생육, 번식 장애 그리고 개체수 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서식지 이동과 병원균, 전염병 전파양상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Loiseau and Sorci, 2022). 이는 결국 이들 서식지의 생태계 변화 그리고 이들보다 큰 동물과 사람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순환구조를 보이게 된다(Mamun et al., 2023).
최근 박쥐 등을 매개로 사람에게 옮겨진 코로나 바이러스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마스크를 소비하였고 이로 인해 적절하게 처리되지 못한 폐마스크가 농지, 도로, 하천 및 바닷가에 즐비한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마스크에서 유래된 미세플라스틱은 각종 식물 및 동물의 서식지 파괴는 물론 다양한 오염물질의 운반으로 새로운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Aditya et al., 2022). 특히 격리 등 비대면 활동으로 인한 플라스틱 제품 및 용기의 급격한 사용증가는 각종 환경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부하를 폭증시켰으며 이는 결국 동물, 식물, 그리고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Silva et al., 2021; Lee, 2022).
다시 말해 부적절하게 자연환경에 폐기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장기간 분해되지 않고, 잘게 쪼개져서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이것이 우리가 섭취하는 각종 농산물, 해산물 등에 흡입되고 이를 다시 최종소비자인 사람이 섭취하게 됨으로써 다양한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등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Behringer and Duermit-Moreau, 2021; Dang et al., 2022). 그러므로 의약품, 마약, 그리고 각종 동물의 전염병 등에 적용된 원 헬스의 관점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조사와 저감 그리고 적정한 처리방안의 모색이 매우 절실하다.
4. 결론 및 전망
역사상 플라스틱의 개발과 사용은 인간의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내구성, 경량성, 그리고 경제성으로 인해 폭발적인 생산과 이용을 초래하였다. 그러나 애초에 고려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고 이제는 이를 심각한 환경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생분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플라스틱의 특성상 각종 자연환경에 큰 부하로 작용하고 있으며 해양 폐플라스틱 문제로 촉발된 우려와 관심은 육상환경으로까지 확대되었다. 한편 폐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플라스틱, 나아가 나노플라스틱의 건강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었다.
최근 들어 그와 관련한 각종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동물, 환경 그리고 사람에게까지 건강적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되었으며 특히나 코로나로 인하여 플라스틱의 사용이 폭증한 세계적 상황에서 그 관심이 더욱 커졌다. 한편 이와 같은 환경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마약, 의약품 등 동물, 사람, 환경에 모두 영향을 끼치고 또 상호 작용하는 경우에 효과적으로 조사하고 대처하기 위하여 원 헬스 즉 하나의 통합적 건강개념의 접근이 필요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미세플라스틱은 작은 플랑크톤부터 큰 포유류, 그리고 사람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물에게는 물리적 영향으로 소화 시스템 저해, 생육 발달의 저해, 면역 및 호르몬 시스템의 이상, 신경계통의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사람의 혈액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기는 하였지만 현재까지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성 증명과 관련한 연구는 미미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동물, 환경 그리고 사람의 건강에 대한 총체적 혹은 통합적 조사와 연구가 절실하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미세플라스틱 측정 및 위해성평가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습니다(202003110010). 또한 이 논문은 2023년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사업임(No.2019R1A6A1A03033167). 세심하게 수정을 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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