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학제 화산연구 플랫폼의 필요성
초록
최근 화산연구 동향은 다학제 접근과 데이터 공유에 의한 화산/마그마 과정(volcano-magma processes)의 기본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최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한 신뢰성 높은 화산 위기 대응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대규모 다학제 화산감시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활용 기술을 화산연구에 접목하는 거대화산과학(big volcano science)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위협적인 활화산의 부재로 국내 화산연구는 80~90년대 정성적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동북아 최대 활화산인 백두산 화산 분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관·학의 화산재해 대비·대응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취약한 국내 화산연구 역량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화산연구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다학제 화산감시시스템 테스트베드(test-bed) 구축이 필요하다. 테스트베드는 국내 화산연구 역량 강화와 화산연구 선도국과 연구·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연구 현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백두산 화산 분화 위기가 재발하였을 때 남북이 공동으로 즉시 이전·설치·운용이 가능한 비상용 화산감시시스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다학제 화산연구 플랫폼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꾸준히 제기하여, 정부의 관심과 예산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계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Abstract
The recent trend in volcanic research emphasizes a highly reliable response to volcanic crisis by removing as much uncertainty as possible based on a deep understanding of the basic principles of volcano-magma processes through a multidisciplinary approach and data sharing. In addition, it is trying to convert a large-scale multidisciplinary volcano monitoring network and big data utilization technology to big volcano science. Due to the absence of a threatening active volcano, domestic volcanic research remains at the level of qualitative research in the 1980s and 1990s. In order to raise the weak domestic volcanoes research capability to the level of advanced countries,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a multidisciplinary volcano monitoring system test-bed where volcano researchers in various fields can share information and conduct joint research. It will be used as a research site to strengthen domestic volcanic research capabilities and promote research and technology exchanges and joint research with leading countries in volcanic research. More importantly, when the volcanic eruption crisis of Mt. Baekdu recurs, the test-bed will be able to play the role of an emergency volcano monitoring system that can be immediately relocated, installed, and operated jointly. Efforts of geology society are required so that the government's interest and budget support can be achieved by constantly raising the need and justification for a multidisciplinary volcano research platform.
Keywords:
active volcano, Mt. Baekdu, volcanic hazard assessment, volcano monitoring, multidisciplinary approach키워드:
활화산, 백두산, 화산 위험성 평가, 화산감시, 다학제 화산연구1. 서 언
화산재해는 지진, 가뭄·홍수, 태풍, 산불, 폭염·폭한, 황사·미세먼지 등 많은 자연재해 중에서 발생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대 위험 수준(분화 규모)의 한계가 없어 소행성 충돌과 더불어 범지구적 비가역적 환경변화 및 최악의 경우 대량멸종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 극한 자연재해에 해당한다(Bond and Grasby, 2017) (그림 1). 활화산은 1만년 전 이후 즉 홀로세 동안 분출·폭발의 기록이 있는 화산으로 정의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550개의 활화산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서기 1500년 이후 분화 이력이 있는 활화산은 약 600개로 알려져 있다(Global Volcanism Program). 이 중에서 매년 50~70회 정도 발생하는 화산폭발지수(Volcanic Explosive Index, VEI) 3 이하의 활화산이 전체의 약 90%에 해당하여, 다행히 화산체 인근을 제외하고 대부분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100년~1000년 주기로 발생하는 화산폭발지수 6~7 이상의 대형 화산 분화(백두산 1000년 대분화를 포함하여 VEI 7 규모 화산 분화는 홀로세 동안 7회 정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됨)는 범지구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지구환경변화를 일으켜 인류 문명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에 심각한 저해를 끼칠 수 있다. 화산폭발지수 8 이상의 화산 분화는 재난 대비·대응 관점에서 논할 필요가 없는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불가항력적 사건이다.
한반도는 지체구조 관점에서 비교적 안정한 판내부 환경에 속해 화산활동이 매우 제한적인 곳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활화산은 백두산, 제주도, 울릉도이며, 이 중 백두산은 최근까지 화산활동이 인지되고 있다. 실례로 백두산은 약 1,000년 전 VEI 6-7의 초대형 화산 분화가 발생한 이력이 있으며, 이후 거의 매 세기 크고 작은 규모의 분화가 발생하였다(Zhang et al., 2018). 1903년(혹은 1925년) 분화를 끝으로 휴지기에 있으나, 2002년-2006년 기간 동안 화산지진 증가, 화산체 융기, 화산가스 증가 등 화산불안정(volcanic unrest) 현상이 발생하여 화산 분화 가능성이 고조되기도 하였다(Xu et al., 2012). 한편 최근 지진토모그래피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 하부 50-60 km 지점에서 천부 10-45 km 지점으로 분기하는 저속도 이상대(low-velocity anomaly)가 확인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상대는 울릉도 하부 100 km 지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Simute et al., 2016; Song et al., 2018).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제주도, 울릉도 하부에 여전히 마그마 공급시스템이 살아있음을 의미하며, 비록 백두산과 같이 화산 분화 확률이 높은 천부 마그마방이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 화산섬에서 소규모 화산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한반도 남부의 육상고토양에서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일본의 빈번한 화산 분출에 의한 화산재 유입의 증거가 발견되고 있어(Lim et al., 2006), 분출 당시 날씨 상황에 따라서 일본 화산에서 유입된 화산재로 인한 피해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 백두산을 제외하고 당장 위협적인 활화산은 없다. 그러나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한 지속적인 국민적 관심과 남북 관계의 특수성에 의해 화산 연구의 필요성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화산 재난 대비·대응 체계 마련이 정·관·민·학계에서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산연구 기술 수준, 연구 인프라, 전문 연구인력 현황 등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백두산 화산 분화 위기가 실질적으로 다가오고 남북 간 공동 연구 및 재난 대응이 현실적으로 필요할 때를 대비하여 국내 화산연구 기술 수준 선진화 및 연구역량 강화, 전문 연구인력 양성, 연구인프라 구축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중국으로 넘어가 있는 백두산 화산연구 주도권을 되찾고 남북 연구자들이 백두산 연구를 주도하기 위해 다양한 화산연구 분야의 국내 연구자들이 다학제 화산연구를 수행하여 화산연구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 확보가 시급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 고려와 예산 지원이 필요함을 제안하고자 한다.
2. 다학제 화산연구의 중요성
화산연구는 ‘화산 분화 위험성 평가’와 ‘화산 분화 감시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2). ‘화산 분화 위험성 평가’는 화산체의 형성과정과 분화 단위별 마그마 특성 등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화산체 하부 마그마의 생성-이동-저장-분출의 전체 배관구조(plumbing system)에 대한 영상화 및 활동 특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화산체 하부 마그마의 현재 상태와 분화 위험성을 평가하는 연구 분야이다. ‘화산 분화 감시 기술’은 다양한 감시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분화 전조 및 분화 징후를 실시간 감시하여 임박한 화산 분화를 조기 탐지하여 화산재해에 선제적 대비·대응이 가능하게 하는 연구·기술 분야이다. 상기한 2개 연구·기술 분야에 적용되는 주요 연구 방법들은 크게 (1) 현장 지질조사(in situ geological survey), (2) 암석(petrology), (3) 지구물리(geophysical survey), (4) 측지(geodetic survery), (5) 모델링의 5개 연구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Burchardt and Galland, 2016) (그림 2). ‘화산 분화 위험성 평가’에는 모든 연구 방법들에서 취득되는 정보들이 중요하게 활용되나, ‘화산 분화 감시 기술’에는 특히 ‘현장 지질조사’ 분야의 지표변형·가스·열·수리 감시, ‘지구물리’ 분야의 지진·공중음파 감시, ‘측지’ 분야에서 GNSS, 항공·위성(InSAR, IR 등) 감시 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화산체의 생명주기(life cycle) 관점에서 화산체의 과거 분화 이력 및 주기, 분출 시기별 위치, 범위 등과 마그마의 특성 등에 대한 정보는 ‘현장 지질조사’ 및 ‘암석’ 분야의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컴퓨터 공학의 놀라운 발전과 계산능력 향상으로 ‘모델링’ 연구 분야는 화산 및 마그마 시스템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복잡한 동력학적 반응을 이해하고, 마그마 거동과 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핵심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Kavanagh et al., 2018).
과거 70년대까지 정성적(기재학적) 연구가 주였던 화산연구는 80년대~90년대 들어서며 실내 유사 실험, 수치모델링, 지구물리 탐사 등을 적용하여 화산-마그마 시스템을 정량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시작하였다. 2000~2010년 기간 동안 감시·분석 장비의 비약적인 발전은 실시간, 시·공간계열의 다변수 화산 모니터링 자료의 대량 확보를 이끌어, 2010~2020년 기간 동안 다학제간 자료 공유와 확률·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화산 분화 위험성 평가 및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Papale and Garg, 2022) (표 1). 2010년대부터 본격화된 다학제간 자료 공유 및 소통 노력은 학제별 자료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를 상호 보완하여 화산-마그마 시스템의 물리·화학적, 동력학적 특성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화산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왔다. 일례로 유럽연합 각국은 화산학의 높은 연구 수준과 화산 감시 인프라 운영 경험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 분야의 모범 사례 부족, 표준 누락, 커뮤니티의 분열 등으로 초국가적 협력과 자료 공유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범 유럽권 국가들의 화산 자료 공유 및 인프라 공동 활용을 위한 목적으로 EPOS (European Plate Observing System)를 설립하여 운영 중에 있다(Puglish et al., 2022). 유사한 목적으로 범지구적 화산 데이터를 통합 수집·관리·제공하는 곳으로 Global Volcanism Program (Smithonian Institution), World Organization of Volano Observatories (A Commission of 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Volcanology and Chemistry of the Earth’s Interior, IAVCEI), Network for Observation of Volcanic and Atmospheric Change (NOVAC) 등이 있다. 화산연구에서 다학제적 접근의 중요성은 화산재해 대비·대응 관점에서 더욱 강조된다. 화산재해에 의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을 평가하고 효과적 재해 복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화산(지질)과학 분야 외에 공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도 필요하다(Ronan et al., 2000).
3. 국내 다학제 화산연구 플랫폼의 필요성
앞서 기술한 대로 현재 화산연구 경향은 다학제 분야의 첨단 감시 장비 통합네트워크를 통한 실시간 활화산 정보 생산과 글로벌 공유를 통해 화산 및 마그마 과정에서 작용하는 기본 원리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들은 화산재해 위험성 평가와 위기관리 기술 수준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다학제 접근에 의한 대량 화산 감시 정보의 확률·통계적 시계열 분석자료는 화산 분화 예측 기술의 정확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화산재해 위험성 평가와 화산 분화 예측을 위해서 향후 화산연구는 거대과학(big science) 개념의 초대형 화산감시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현재 수준에서 획득 불가능한 새로운 차원의 화산정보를 획득하고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 연구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표 1). 아이슬란드 Krafla Magma Testbed (KMT; www.kmt.is) 장기 프로그램은 화산체 하부 마그마방에 최대한 접근하여 시료 채취와 심부 모니터링을 통한 지금까지 획득되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화산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여러 국가와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대표적인 사례이다(Papale and Garg, 2022).
국내 화산연구는 지금까지 제주도, 울릉도 그리고 내륙의 제4기 화산암(한탄강, 고성, 평택 등)을 대상으로 위의 5개 주요 화산연구 분야 중에서 지질, 암석 분야를 중심으로 기재학적, (반)정성적 연구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반면에 국내 연구진에 의한 지구물리, 측지, 모델링 분야의 화산연구 사례는 거의 없으며, 백두산 화산폭발 논란이 불거진 2000년대 이후 지진, 중력, GNSS, 원격탐사 분야에서 일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기 시작했다(Choi et al., 2013; Kim et al., 2017; Hong et al., 2018; Song et al., 2018), 화산연구 목적은 아니지만 제주도, 울릉도의 지열 조사를 위한 지구물리탐사가 이뤄지기도 하였다(Lee et al., 2014). 국내 화산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앞서 설명한 화산학 발전 단계 관점에서 80~90년대 연구·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표 1). 국내 화산연구 기술 수준, 특히 화산연구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지진, 지구물리, 측지 분야의 기술 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하여 뒤처져 있고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자명하다. 첫째 국내에 활동성을 보이는 활화산이 없어, 화산감시 시스템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며, 둘째 화산감시가 시급한 백두산은 남북 관계, 한·중 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에 민감한 정치·외교적 장벽으로 국내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접근하여 조사·연구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국내 화산연구 수준이 전반적으로 취약하고 충분한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필요에 의한 화산연구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내 화산연구 역량을 80~90년대 기술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충분한가? 하는 것은 필요의 문제이다. 한반도 남부 즉 우리나라로 한정하면 현재 활동 중인 위험한 활화산이 없어 현재 화산연구 수준으로 충분하며, 굳이 많은 예산 투자와 충분한 전문 연구인력 확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백두산 화산 분화 위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워낙 높고, 남북 당국의 공통 관심사(2007년 이후, 2011년, 2015년, 2018년 4차례 제안된 적이 있으나, 남북 관계 경색으로 실질적 성사는 없음)이기 때문에, 연구 필요성에 대한 지속적 요구가 정·관·민·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기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11년 7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다부처 공동기획사업 추진방향’을 의결하고 화산연구 관련 부처 간 추진체계를 정립하기로 하고, 과기부는 국내 화산연구 총괄과 ‘기초연구 및 인력양성’, 기상청은 ‘화산 분화 관측감시 및 예보’, 소방청(현 행안부)은 ‘화산재난 대응 및 피해저감 기술개발’을 담당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국회도 2018년 2월, 2019년 4월, 6월에 과학기술 외교포럼, 공청회, 콘퍼런스 등을 개최하여 백두산 화산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과기정통부)는 국내 화산연구를 총괄할 수 있는 출연(연) 내 화산연구 전담 조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요청하여 백두산화산연구단이 신설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남북 협력에 의한 우리 민족 주도의 백두산 화산연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남북공동 백두산 화산연구의 실현을 대비한 화산 연구·기술 수준 선진화, 첨단 인프라 구축 및 운영기술 확보, 전문 연구인력 확보 등 국내 화산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국내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함께 연구할 수 있는 다학제 연구 플랫폼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4. 다학제 화산연구 플랫폼 확보 방안 및 추진 체계
다학제 화산연구 플랫폼은 다학제 화산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1) 다학제 통합 화산감시시스템과 생산된 화산정보를 통합 관리·제공할 수 있는 (2) 화산데이터센터로 구성된다(그림 3). 다학제 통합 화산감시시스템은 지표감시시스템(ground-based volcano monitoring system)과 원격감시시스템(airborne and satellite-borne volcano monitoring system)으로 나눌 수 있으며, 크게 지표감시시스템은 지진, 변형, 가스, 열 감시 분야로 요약할 수 있다. 센서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화산감시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어 여기서 자세히 제시하기는 힘들지만(다양한 화산감시 장비 현황은 Table 1 and 2 in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2017 참고, 지진 감시는 지진계, 공중음파, 변형 감시는 GNSS, lidar, radar, 가스 감시는 가스분광기, 열 감시는 적외선 카메라 등이 대표적 장비이다. 원격감시시스템은 현재 다양한 파장대의 위성영상들이 서비스되고 있으니, 감시 목적에 맞는 영상들을 활용하면 된다.
국내 다학제 화산감시시스템 구축은 몇 가지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시급한 감시가 필요한 활화산이 없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모의 시스템 구축은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물론 현재 이용이 가능한 많은 감시 장비들을 구축하여 운용 및 연구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핵심 감시 장비 위주의 효율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초기 단계 시스템은 지진계, GPS, 가스분광기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며, 향후 구성 장비를 추가하여 시스템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화산감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입지 선정이 단순히 시스템 운영 경험 축적에만 한정된다면 역시 비효율적이며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화산감시시스템 운영 경험과 더불어 현안에 대응하고 상당한 연구성과가 기대되는 곳을 테스트베드로 선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화산감시시스템의 장기적,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절한 관리주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학 등 민간에서 대규모 시설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출연(연)과 같은 전문연구기관이 관리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화산감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국내 후보지는 제주도, 울릉도가 유일하며, 사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두 지역 모두 뚜렷한 화산활동 징후가 없어 화산감시 분야의 연구·기술·운영 경험을 축적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지진토모그래피 연구로 확인된 화산체 하부 저속도 이상대의 지질·지구물리학적 특성과 마그마 존재 및 활동 가능성에 대한 다학제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떄문에, 국내 화산의 분화 위험성 평가 측면에서 중요한 기초데이터 확보와 연구성과가 기대된다.
5. 결 론
최근 화산연구 동향은 다학제 접근과 데이터 공유에 의한 화산/마그마 과정(volcano-magma processes)의 기본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최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한 신뢰성 높은 화산 위기 대응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대규모 다학제 화산감시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활용 기술을 화산연구에 접목하는 거대화산과학(big volcano science)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위협적인 활화산의 부재로 국내 화산연구는 80~90년대 정성적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동북아 최대 활화산인 백두산 화산 분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관·학의 화산재해 대비·대응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취약한 국내 화산연구 역량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화산연구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다학제 화산감시시스템 테스트베드 구축이 필요하다. 테스트베드는 국내 화산연구 역량 강화와 화산연구 선도국과 연구·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연구 현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백두산 화산 분화 위기가 재발하였을 때 남북이 공동으로 즉시 이전·설치·운용이 가능한 비상용 화산감시시스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화산연구 및 화산감시기술 개발의 궁극적 목표는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화산재해평가를 통해 화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학제 화산연구 플랫폼은 ‘최신’ 화산연구기법과 전통 지질·암석 연구기법을 융합한 화산재해 평가기술 확보에 중요한 화산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이며, 학계 차원에서 다학제 화산연구 플랫폼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꾸준히 제기하여, 정부의 관심과 예산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특별기고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에서 수행 중인 “한반도 활화산 특성평가 및 화산 감시 기반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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