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Editorial ]
Journal of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Vol. 57, No. 6, pp.761-763
ISSN: 0435-4036 (Print) 2288-737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1
Received 17 Nov 2021 Revised 19 Nov 2021 Accepted 22 Nov 2021
DOI: https://doi.org/10.14770/jgsk.2021.57.6.761

기후, 에너지 및 환경 위기시대의 지질과학의 역할

이진용1, 2,
1지질학회지 편집위원장
2강원대학교 지질학과
Role of geological sciences in the era of climate, energy and environment crises
Jin-Yong Lee1, 2,
2Department of Geology, Kangwon National University, Chuncheon 24341,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82-33-250-8551, E-mail: hydrolee@kangwon.ac.kr

지난 2021년 10월 31일~11월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The 26th UN Climate Change Conference of the Parties: COP26)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전지구적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각국이 처한 경제적 상황과 여러 가지 조건으로 의미 있는 결론과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는 중평이 있지만 이런 유엔 국제회의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지구가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류세, 즉 인류가 지구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이래로 우리는 지구의 자원을 거의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소비해 왔으나, 그로 인한 기후 및 환경변화 등으로 인해 현재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 위기와 위험이 특정 지역 혹은 특정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지구적 문제가 되었다.

과거 인류의 자연자원(natural resources) 이용은 지구적 환경변화 등을 촉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용과 소비속도 그리고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며 점점 증가하고 있다(Climatelinks, 2021). 현재 인류가 이용하는 자연자원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물, 공기, 석탄, 석유, 천연가스, 인, 보크사이트, 구리, 헬륨, 철 등이며, 바람, 햇빛, 공기, 물 등은 그 양이 방대하고 재생되는 자원으로 간주된다(Conserve Energy Future, 2021).

그런데 인류가 건물의 냉난방 및 에너지 생산을 위해 사용하는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양이 전 지구적 기후변화를 일으킬 수준에 이르렀다. 화석연료에서 유래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은 점점 상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지구적 해수면 상승과 기상이변 등이 발생하고 있다(Letcher, 2021). 그 동안 화석연료 생성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그 분포위치를 찾고 또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지질과학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Lee, 2020; Bohle and Marone, 2021). 그러나 지금은 그와 같은 공헌과 더불어 또 다른 방향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예를 들어 각종 산업시설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이송하여 지하에 처분(저장)하는 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의 적용에서 가장 적절한 지질조건을 갖춘 지층을 찾고 적용성을 평가하는 부분에 있어 층서·퇴적학, 수리지질학, 지구화학, 응용지질학 등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지층처분 외에도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utilization)에 있어 지질과학은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마그네슘이나 칼슘을 함유한 광물과 반응시켜 광물탄산 화합물을 생성하면 이산화탄소의 장기보관이 가능하며 차수성시멘트, 광산채움재 등의 활용도 고려할 수 있다(Park and Kihm, 2021). 아직 지중처분 및 활용의 기술적 실현성과 경제성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기술적 대안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질과학의 기여가 기대된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의 노력으로 경주되는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에서도 지질과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탄소제로 혹은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탄소저감의 노력의 일환으로 강조되는 신재생에너지로 수소, 풍력, 바이오매스, 태양에너지, 지열 등을 들 수 있으나, 실제로 진정한 의미의 환경성을 확보하고 정부의 보조금 등이 없이 경제성을 온전히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지열시스템 밖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2009; Han et al., 2021).

지열시스템(Ground Source Heat Pump System)은 지중의 땅 자체를 이용하는 폐쇄형 방식과 지하수를 이용하는 개방형 방식으로 구별되는데 이런 지열시스템을 이용한 건물의 냉난방의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지질과학 여러 분야의 기여가 필요하다. 지층과 수리지질, 수화학, 지열 등에 대한 이해없이 이를 단순히 상부 열펌프 만의 지식으로 적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지열시스템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Lee et al., 2020). 국내에서 지질과 수리지질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설치된 지열시스템의 지열정이 붕괴되거나 적정한 지하수량의 확보 실패사례가 종종 보고되기도 한다. 이런 지열시스템 외에도 고엔탈피의 지열자원이 있는 경우 친환경적 지열발전을 하고 있는 나라들이 상당히 많으며 이런 지열발전을 위한 적정 부지선정 및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지질학적 연구가 필수적이다(Kim et al., 2021).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불기 시작한 원자력발전 감축의 시도가 있지만 탄소감축과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위해서는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치적 논쟁이 차치하고라도 원자력발전을 위한 우라늄의 확보, 안전한 원전부지의 확보 및 방사성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분까지 지질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지질학적 안정성에 대한 관심은 물론 최근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방사성 폐기물 저장과 처분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국가연구개발사업이 개시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Edaily, 2021). 이런 연구개발에서 부지에 대한 지구조적 및 구조지질학적 안정성, 지진 안정성, 방사성핵종의 누출 및 이동 예측 등 지질학적 연구와 평가는 필수적이다.

한편 지질학의 사회적 기여와 관심은 지구의 역사를 연구하고 탐구하는 분야 외에도 환경분야에서도 중요하다. 요즘 경제 및 사회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용어가 ESG (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가 아닌가 싶다. 그중에서 환경은 가장 먼저 언급되는 화두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감축과 같은 전 지구적 이슈뿐만 아니라 지역적 혹은 국가적 환경 이슈도 크게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기업은 이제 ESG에 기여하지 않고는 지속가능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최근 부각되는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오염 등은 그동안 우리 지질학이 관심을 가지고 천착해온 분야와 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다(Kim and Lee, 2020; Chia et al., 2021).

지금은 말 그대로 기후, 환경 및 에너지 위기의 시대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의 삶 전체를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인류문명에서 팬더믹 전과 후를 나눌 정도로 큰 변화를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공부하고 탐구하는 지질학이 인류와 사회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찾고 고민할 때이다.

Acknowledgments

본 사설의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것으로 편집위원회 전체 혹은 대한지질학회의 의견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심사에 수고하신 허영숙 부편집위원장님과 편집위원님 그리고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성과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R1F1A1064027). 또한 이 논문은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미세플라스틱 측정 및 위해성평가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습니다(2020003110010).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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