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하수·토양환경 현황 및 협력방안 제고
초록
최근 북한과의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모색되고 있다. 본 고찰에서는 가용한 자료를 이용하여 북한의 지하수토양환경 현황을 개관하고 해당분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였다. 북한도 1986년 환경보호법 제정 이후 나름 지하수토양에 대한 환경보전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미흡한 상황이다. 공업지역, 광산, 농지, 군부대, 핵시설 주변 등에서 지하수토양 오염이 우려된다. 그러므로 남북한 협력사업으로 지하수토양환경에 대한 기초조사, 관측사업, 오염복원 그리고 먹는샘물 개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Abstract
Recently the relation between South and North Koreas has been greatly improved and thus cooperations in the various fields are searched. This review examines current status of soil and groundwater environment in North Korea and searches strategies for cooperations in that field. North Korea has exerted efforts for environmental conservation of soil and groundwater after implementing the Law on Environment Protection in 1986 but they are not enough. Consequently, soil and groundwater contamination is estimated to be severely contaminated in industrial areas, mining areas, crop lands, and military and nuclear facilities. Thus, cooperative works seem probable in the areas of basic investigations into groundwater and soil environment, monitoring programs, remediation projects of contaminated areas, and natural mineral water development.
Keywords:
North Korea, groundwater, soil, contamination, cooperation키워드:
북한, 지하수, 토양, 오염, 협력1. 서 론
북한의 핵문제가 대화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반도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한의 최고 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회담을 가졌고, 5월 19일에는 2차 남북회담을 개최했다. 근 60여 년간 분단과 휴전상태를 유지해오면서 우리 국민들은 영원이 분단된 국가로 남을 것 같은 마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의 몇 번의 남북회담과 이번 회담들을 통해서 혹시 가까운 미래에 통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갑작스러운 통일은 어려울 지라도 앞으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경제적 문화적 교류가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토양지하수환경 분야도 남북 간 교류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진다. 당장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은 어떠한 상황인지 그리고 관련제도들을 어떻게 정비되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토양과 지하수는 한번 오염되면 그 조사와 정화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산업단지와 도시지역에서는 주로 유류와 염화유기용제에 의한 토양지하수오염, 농촌지역에서는 질산성질소에 의한 지하수오염이 대표적이다. 대기, 수질 등 다른 매체에 비해 토양지하수는 사람이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과거에는 소홀이 관리되어 오다가 최근 군부대 이전과 관련한 토양지하수오염, 가축매몰지로 인한 지하수오염 등으로 많은 관심과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이전까지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사후 약방문식의 비효율적인 대책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사전예방과 관리를 위해 토양지하수분야에서도 배경농도파악 등의 목적으로 국가적 차원의 다양한 관측사업들이 계획되어 수행되고 있다.
앞으로 경제교류가 활발해지고 북한의 많은 지역이 개발되면 토양지하수환경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적절한 계획과 준비 없는 개발은 주변 환경의 오염 특히 토양지하수의 되돌릴 수 없는 오염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고, 존재하는 정보들의 정확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많지만, 본 논문에서는 현재 여건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료들을 검토하여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과 관련된 규정들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았고,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 상태에 대해서도 예측해보았다. 마지막으로 향후 남북협력이 빈번해지고 북한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겪을 가능성이 큰 토양지하수오염문제를 어떻게 하면 남북협력을 통해 남한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비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2. 토양과 지하수를 중심으로 본 북한의 환경정책
2.1 북한의 환경보호정책
북한에서 환경문제가 사회문제로 제기된 것은 1970년대 초로 급속한 중화학공업단지건설과 공업규모의 확대, 광물자원의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대기 및 수질오염 등 산업재해가 심각해지면서 부터이고, 정책적 차원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보인 것은 1986년 환경보호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이다(Jeong, 1995). 환경보호법의 제정 이전에는 다른 법에 환경보호와 관련된 조항을 포함시키거나, 주석명령 또는 내각결정 등으로 환경보호를 언급하였다(표 1). 환경보호법 제정이후 지속적으로 환경보호법이 개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규정에도 환경관련 규정들이 제정되거나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표 2). 북한의 환경보호 정책은 생물다양성 보호, 대기, 수자원, 토양 오염 방지와 같은 일반적인 환경보호 보다는 자연자원 사용의 효율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MLEP of DPRK, 2012).
2.2 북한의 환경보호법
1986년에 제정된 북한의 환경보호법은 꾸준히 개정되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11년 수정 보충되었다. 환경보호법의 규정 중 토양지하수와 관련된 규정은 표 3과 같다. 제30조와 제31조에서는 농약에 의한 토양오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제31조에서는 “오염도가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에는 그것을 해소시키고 ...”로 언급하고 있어 토양정화에 대한 개념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하수에 대해서는 제15조에서 “지반침하 지역에서는 지하수를 뽑아 쓸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하수 수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으나, 제29조와 제30조에서 “폐수와 폐기물의 처리에 있어서 먹는물의 원천을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고, 화학물질의 생산과 수입시 당국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지하수 수질 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제14조, 제15조, 제29조에서는 광산개발로 인한 환경피해와 복구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북한에서는 다른 산업에 비해 광업이 활발하다. 이로 인한 환경피해와 복구에 관심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반침하는 석회암지대와 같은 지질학적인 원인, 광산개발, 지하개발, 지하수의 과다사용 등으로 발생될 수 있는데, 북한 환경보호법에서는 제9조와 제15조에서 ‘지반내려앉기’, ‘땅이 꺼져 환경이 파괴’로 지반침하를 언급하고 있다. 제38조에는 환경보호를 위하여 지열을 언급하고 있다.
북한의 토양지하수 환경측면에서 북한 환경보호법만 고려해 볼 때, 북한에서는 광산개발이 활발하고 이에 따른 환경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런 광해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음 유추할 수 있다. 토양오염과 관련해서는 농약에 의한 토양오염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하수와 관련해서는 지반침하와 연관된 부분에서만 언급되고 있어, 지하수 수량이나 수질에 있어서 북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나, 이 부분은 북한에서 지하수에 대한 조사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대로 된 북한의 지하수 실태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사실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3.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 현황
3.1 북한의 지하수 상태
북한 국토환경보호부(MLEP of DPRK, 2012)에 의하면, 북한의 용수는 대부분 강, 하천, 호수 등의 지표수를 활용하고 있고, 지하수는 중요하지만 2차 수자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의 연 강수량은 약 1,274.1억 m3으로 추정되고 있고, 7월과 8월에 집중되어 건기에 잦은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중 442.6억 m3은 증발되고, 831.5억 m3가 지표수가 된다. 전체 담수자원 중 98.7%가 지표수이고, 1.3%가 지하수다. 연간 지하수공급은 약 53.18억 m3이다. Song et al. (2015)은 GIS 공간분석 툴을 이용하여 북한의 충적층과 암반대수층의 분포를 분석하였다. 북한의 지하수 부존량을 223.2억 m3 (182,300.2 m3/km2)으로 추정하였다.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1990년 북한의 발표에 의하면, 연간 총 수자원이용량은 약 96.7억 m3이고, 이중 16%가 공업용수, 74%가 농업용수, 10%가 생활용수 이다. 공업용수 약 15.4억 m3 중 지하수가 16%(약 2.5억 m3) 정도를 차지한다. 농업용수 약 71.3억 m3 중 지하수가 약 1.4%(약 1.0억 m3)이다. 북한 내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지하수 시설은 우울, 졸짱(땅속 깊이 박아 물을 끌어올리는 양수설비), 지하수저수지 등이다. 생활용수 약 10.0억 m3 중 지하수가 약 35%(약 3.5억 m3)를 차지한다.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방법은 주로 우물과 졸짱으로 급수인원이 적은 곳에서 이용한다. 졸짱을 이용하는 경우 묶음 졸짱을 박아 지하수를 뽑아 쓰고, 비교적 주민이 많은 지역에서는 하천 가까이에 집수정을 설치하여 이용하기도 한다(Ahn and Yoon, 2010). 지하수는 연간 전체 수자원 이용량 중 약 7.2%(약 7.0억 m3)를 차지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은 심한 가뭄 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관계시스템을 확충하는 것보다는 지하수개발을 독려하고 있다(MLEP of DPRK, 2012).
지하수만 놓고 보았을 때,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순으로 이용량이 많다. 북한에서는 예상과 달리 지하수를 주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수도관망시설의 미비와 투자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마을단위의 지하수 활용을 권장하고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 공업용수로 지하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지표수에 비해 지하수가 가뭄 등 기후에 따른 수량변동이 보다 안정적이고, 탁도, 온도 등을 포함한 수질 또한 비교적 변동이 크지 않아 공업용수로서의 활용에 더 강점이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 전체 수자원 이용량은 농업용수가 가장 큰데, 지하수의 농업용수로써의 이용이 적은 이유는 북한의 지표수 수원인 하천의 밀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지하수 오염과 관련된 자료는 거의 없고, 단지 지표수 오염에 관한 자료는 몇몇 문헌에서 개략적으로 엿볼 수 있다. 지하수와 지표수가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고려해 볼 때, 북한의 지표수오염에 대한 자료를 통해서 지하수오염의 상태를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일반적인 지표수 오염원은 공장폐수의 무단방류, 미처리 하수의 배수, 농업활동에 의한 비료와 농약의 과다 사용이다. 지하수도 이러한 오염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근거는 다음과 같다.
북한의 수질과 관련하여 국토환경보호부(MLEP of DPRK, 2012)에 의하면, 북한의 주요한 수질오염의 원인은 수처리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 부족이라 한다. 주요한 오염원은 사람과 동물로부터 유래한 유기물질이고, 일부는 공장폐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농업지역에서 비료에 의한 오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종합해보면, 북한의 주요한 수질 오염물질은 질소, 인, 칼륨이라 할 수 있고, 황산염, 염소, 칼슘, 마그네슘, 망간, 보론 등과 같은 물질들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농업활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기염소, 인, 그리고 수은도 포함될 수 있다.
제한된 자료 범위 내에서 북한의 지하수관련 연구를 살펴보면(표 4), 지하수 수질 평가방법에 관한 연구가 눈에 띈다. 북한에서도 지하수 수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하수 수질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지하수에서 질산성질소의 함량을 낮추는 것에 관한 논문도 있다. 이는 지하수의 주요한 오염원 중에 하나가 질산성질소이고 이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주요한 지하수 수질 이슈 중에 하나로 추정된다.
2016년 김일성종합대학 지질학부 연구팀이 지하수 탐사 등에 활용되는 디지털 지질도‘금수강산’을 개발했다고 한다(매경, 2016.1.20.). 확인할 수 없지만, 기사에 의하면 ArcGIS보다 훨씬 정확하고 빠르며, 지하 지질구조를 자동으로 3D 이미지로 보여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활용하면 지하수 탐사 시 시추 횟수가 과거보다 약 80% 줄어들 것이라 주장했다. 북한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보면, 기본적으로 디지털 지질도 ‘금수강산’은 지하수개발용이라기 보다는 자원개발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측된다. 하지만 기사에서 지하수만 언급된 것을 보면, 북한에서도 지하수 개발이 활발하며 지하수개발을 위한 탐사의 효율향상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앞으로 북한에서 공동으로 지하수개발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면, 자연스럽게 ‘금수강산’이 활용될 것이고 그 성능과 수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북한이 국제사회의 긍정적 일원으로 편입되고 남북경협과 국제지원이 활발해진다면, 북한의 산업이 발전하고 이에 따라 인구도 증가할 것이다. 이에 걸맞게 도시와 농촌지역의 하수와 산업단지 또는 공장의 산업폐수처리를 위한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다면, 도시, 농촌, 공장지역에서 지하수 오염이 확대될 것이다.
3.2 북한의 토양 상태
북한의 면적은 약 123,138 km2이다. 2005년 기준으로 이중 73%(89,273 km2)가 산지이고, 16.6%(20,421 km2)가 농지이다. 총 농지면적 20,421 km2 중 경작 가능한 면적은 18,390 km2이고, 이중 밭이 10,050 km2 (55%), 논이 5,740 km2 (32%), 과수원이 1,440 km2 (8%), 뽕나무밭이 850 km2 (5%)이다. 밭의 경우 경사지에 조성된 경우가 많아 토양유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MLEP of DPRK, 2012).
북한 국토환경보호부(MLEP of DPRK, 2012)에 의하면,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폐수의 처리에 대한 규정이 나름 엄격히 작동하고 있어, 토양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석탄재(fly ash)와 같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들이 토양의 산성화방지와 토양구조 개선을 위해서 경작지에 뿌려지고 있고, 폐수처리장의 슬러지가 유기질 비료로 활용되고 있다. 도시에서 발생되는 이런 폐기물과 슬러지는 일반적으로 중금속의 농도가 높기 때문에 주요한 토양오염원이 될 수 있다.
도시폐기물과 슬러지의 북한의 토양기준과 비교해보면 비소, 납, 아연이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도시 폐기물과 슬러지의 무분별한 처분 또는 재활용은 토양의 비소, 납, 아연 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유공장과 광산지역에서는 카드뮴, 수은, 비소, 납이 토양기준을 많이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표 5). 북한의 열악한 경제사정을 생각해볼 때 산업단지의 개발과 활발한 생산활동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토양환경은 양호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산업활동이 활발한 폐기물처리지역, 정유공장, 광산 같은 산업지역에서는 그 오염이 심각할 수 있다.
북한의 토양관련 연구를 살펴보면(표 4), ‘토양원소 배경값 결정’, ‘토양환경용량’, ‘농업생태환경질 평가지표’ 등의 키워드가 도출될 수 있다. 토양오염조사, 오염토양의 정화 등의 남한의 토양관리방향과는 달리 아직 토양오염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단지 농업을 위한 토양의 질관리에 우선 초점이 맞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제상황과 식량상황을 보면 이해될 수 있다.
향후 북한의 경제성장과 함께 발생되는 폐기물이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토양오염도 증가할 것이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생활폐기물과 슬러지의 적절한 처리와 계산 없이 무분별하게 비료 또는 토양개량재로의 사용은 토양오염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킬 것이다. 좀 더 확대 해석하자면 지하수오염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경제 성장과 인구증가는 식량생산의 증대가 수반된다. 식량생산의 증대를 위해서는 농업의 기계화뿐만 아니라 비료 및 농약의 과다 사용을 유발 할 수 있다. 이 또한 앞으로 북한 토양과 지하수의 질이 악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3.3 공업지대 오염
북한의 중화학공업은 제철 및 제련, 시멘트, 화학, 섬유방직 등 공해집약적 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교적 최신기술에 의해 중화학공업이 발달한 남한과는 달리 공해방지시설을 갖추지 않은 낙후된 기술과 시설에 의존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제재로 인하여 공해방지시설에 대한 투자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공해방지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력난과 관련 원료 및 약품의 부족으로 정상적 가동이 어려울 것이다.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 보아 북한의 중화학공업의 생산능력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다 하더라도 그 규모에 비하여 산업시설 주변의 토양지하수오염이 심각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제철 및 제련산업의 경우 많은 전력이 요구되는 집진설비의 운영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로 인한 대기오염과 산성비의 우려와 함께 분진의 낙하로 인한 토양오염도 우려된다. 시멘트산업도 원료의 운송과 제품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분진의 처리가 미흡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한 주변지역의 토양오염이 우려된다. 화학산업도 공해방지시설의 미비로 인한 발생폐기물의 처리가 충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하여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섬유방직산업은 염색폐수로 인한 토양지하수오염이 우려된다.
2016년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년에 비해 3.9% 증가하였고, 2016년 기준 북한 GDP 중 제조업 비중이 20.6%로 서비스업(31.1%), 농림어업(21.7%) 다음으로 큰 산업부문이다. 이중 중화학공업이 13.7%를 차지한다. 특히 제조업분야는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2015년 대비 4.8% 성장하여 광업 다음으로 고성장하였다(Bank of Korea, 2017). 북한이 아직 절대적으로 저개발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으나, 제조업부분 특히 중화학공업부분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정치상황이 좋아 진다면 더욱 빨리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공업지대가 개발될 수 있고, 기존 중화학공장의 생산활동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새로이 조성되는 경제특구 등 산업단지의 경우 적절한 환경영향평가와 이에 따른 환경계획이 없다면, 무분별한 환경파괴와 함께 환경오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존 공장의 생산량 증대에 따라 산업폐수와 폐기물 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이들의 적절한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처분될 경우, 토양오염과 지하수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3.4 광산지대 오염
석탄, 철, 금 등 지하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일제강점기부터 중화학공업이 발달하기 시작한 북한은 일찍부터 광공업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6년 기준 GDP 중 광업부분의 비중이 12.6%이다. 특히 석탄, 연 및 아연광석 등의 생산이 늘어 광업부분이 2015년 대비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Bank of Korea, 2017). 다른 산업부분에 비해 성장률이 가장 높다. 그만큼 광산개발이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수반되는 환경문제 특히 광산 또는 광산관련 산업활동으로 인한 토양오염문제가 축적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Koh et al. (2013)이 북한의 광물자원 및 생산현황을 종합하였는데, 주요 광물 종은 마그네사이트, 석회석, 석탄(무연탄), 인상흑연, 철, 금, 은, 연, 아연 등이다. 다양한 광물종이 생산되고 있지만, 부존량에 비하면 생산규모는 매우 작다. 이는 장비의 노후와, 근대식 설비 및 기술의 부족과 열악한 인프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지하수와 관련한 언급은 지열자원으로서 온천을 언급하였으나, 구체적인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지열과 관련하여 북한의 재생에너지 활용 장기계획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열펌프기술확보 및 전력생산공정수립, 2033년까지 지열탐사기술보완, 2043 년까지 대규모 고온지열발전, 2044년까지 북한전역지원으로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으나, 관련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다.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한 북한지역의 자원개발을 위한 광업의 발달은 광산에서 배출되는 광산폐기물에 의한 토양의 중금속 오염을 심화시켰을 것이다. 앞으로 북한의 광업활성화와 함께 적절한 기술과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광산주변의 토양지하수오염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앞으로 북한의 경제개발 시 자원개발이 선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의 광산개발에 있어서 인프라의 부족이 큰 문제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용수의 부족도 예상될 수 있는데, 이는 용수로서의 지하수가 많이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광산개발 시 적절한 환경대책과 더불어 지하수에 대한 수량과 수질을 고려한 이용계획의 수립도 필요해 보인다.
3.5 농지 오염
북한은 식량자급을 위한 농지 확대를 위해 다락밭건설사업을 추진해왔고 다량의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였다. 경사가 완만한 산을 깎아 경사지에 다락밭을 만듦으로써 산지를 황폐화시켰고, 여기에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다량의 비료와 농약을 사용해왔다. 이로 인하여 강우 시 다락밭의 토양침식이 심각하고, 이와 함께 비료와 농약이 지하수를 포함한 주변수계로 흘러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산림의 황폐화는 지하수 함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토환경보호부(MLEP of DPRK, 2012)에 의하면, 북한 농업의 주요산물은 쌀, 옥수수, 밀, 보리 순이고, 생산성 증대를 위해 화학비료의 생산과 사용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비료 생산, 수입, 사용량은 표 6과 같다. 또한 농업 생산성 하락 없이 화학비료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유기비료를 사용하는 유기농업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분뇨 등의 유기비료가 적절한 처리 또는 계산 없이 농토에 투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토양과 지하수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3.6 군부대 오염
우리나라는 최근 미군기지와 한국군부대의 토양오염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어 토양오염이라고 하면, 군부대의 토양오염이 떠오르기도 한다. 주요오염은 유류에 의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고, 사격장 등의 군사시설과 그 주변에서 중금속과 화약류에 의한 오염이 보고되고 있다. 현재 군부대 내의 토양오염유발시설에 대한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고, 기지이전을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토양환경평가 등의 조사가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군부대의 토양과 지하수환경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또한 오염이 확인된 기지들은 적절한 정화조치가 이루어져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에 비해 북한의 환경의식과 환경에 대한 투자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한다면, 한국전쟁이후 북한 군사부지의 토양과 지하수오염이 우려된다. 우리 군부대들과 비슷하게 유류에 의한 토양오염과 지하수오염 그리고 사격장부지의 중금속과 화약류의 오염이 우려된다. 향후 평화가 정착되고 군축이 이루어진다면, 적절한 오염조사와 확인된 오염지역에 대한 정화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와 기후와 지질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북한 군부대의 토양지하수환경 문제에 대해 우리의 경험이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7 핵시설 오염
북한이 그동안 경제제제 속에서도 핵무장에 전념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핵관련 방재시설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핵실험장 등 핵관련 시설과 그 주변지역의 환경피해가 우려된다. 일반적인 핵 피해는 방사성 낙진 등 대기로 방출된 방사성물질에 인체가 노출되어 발생한다. 방사성물질로 오염된 대기와 토양 그리고 인공적인 방사선 노출원으로 부터 외부피폭이 발생할 수 있다. 방사성물질로 오염된 공기 흡입으로 인한 내부피폭도 가능하다. 방사성물질이 강우를 통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고,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식물을 동물이 섭취하고, 이런 농축산물을 인간이 섭취하는 간접적 내부피폭의 경로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토양과 지하수의 방사성물질 오염은 인간과 생태계에 지속적이고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은 비중이 크고 이동성이 매우 낮아 토양 잔류성이 크다. 이와 더불어 지하수의 느린 유속을 생각해보면, 토양과 지하수내의 광범위한 오염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핵관련 시설 인접지역의 영향에 대해서는 엄밀한 조사와 관측이 필요하다. 또한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이 확인될 경우 장기적인 정화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의 핵시설 관련 환경문제 특히 토양과 지하수에 대해서는 각 시설별로 토양지하수에 대한 개념모델을 구축하고, 그 영향에 대한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가능하다면 토양과 지하수의 관측을 통해 토양, 지표수, 지하수의 오염 원인이 되는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조기 감지하여 오염 확산을 최소화하여야 하고, 기존 오염에 대해서는 오염평가 결과에 근거한 정화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해야 한다.
4. 협력방향과 과제
4.1 북한지역은 갈라파고스
북한지역은 한국전쟁이후 근 70여 년간 외부세계와 단절된 채 갈라파고스 섬처럼 유지되어 왔다. 남한은 그사이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주변 자연환경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급격한 성장시기에는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하였어도 국가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국민의 환경과 자연보전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발전을 위해 우리의 터전인 자연환경을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로 변화되어 왔다. 북한은 철저한 중앙통제에 의한 경제활동을 해왔음을 감안해보면, 일반 시민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찌 되었건 북한은 우리와 다른 사회경제적 환경을 거쳐 왔으므로 토양지하수환경이 우리와는 많이 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단지 경제수준과 환경기술이 낙후되었고 우리와 같은 성장통을 겪을 것이라고 추정하여,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이 우리가 환경을 희생해가면서 왕성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70년대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와 기후와 지질측면에서 유사하지만, 지속적인 경제재제로 인한 식량위기,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삼림의 황폐화 등이 우리와 비교하여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연구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북한의 산업수준이 아직 낮음을 생각해보면, 토양지하수환경은 우리에 비해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 경제특구 등 산업단지와 도심지 주변에는 폐수처리장, 폐기물매립장 등의 환경기반시설의 부족, 국가적 환경행정의 미비, 일반 시민들의 환경의식의 부재로 인해 부분적으로 토양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지역이 있을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식량문제 등 여러 현안 때문에 환경문제를 등한시 해왔고, 앞으로도 경제성장위주의 정책을 쓴다면 환경문제를 더욱 등한시 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북한 토양지하수환경의 현황파악이 시급하다. 또한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 보전을 위해 우리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남북협력이 필요하다.
4.2 오염 토양지하수 정화
동구권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와 독일통일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다고들 말한다. 특히 독일 통일과정에서 동독의 경제지원 등 많은 통일비용이 소요되었고, 이중에는 토양지하수를 포함하는 환경복구비용도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우리도 통일이 된다면 북한의 환경복구를 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실제 토양지하수환경에 국한하여 생각한다면, 우선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이 어떠한지에 대한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근거 자료가 매우 빈약하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로 인해 남한에 비해 북한의 토양지하수 환경은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추정되나, 일부 광산을 포함한 산업지역에서는 환경관련제도의 미비와 낙후된 생산절차와 공정으로 인해 오염이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남북평화가 정착된다면, 경제협력으로 많은 개발자금이 북한으로 들어갈 것이고 관련 환경제도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토양지하수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토양과 지하수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정책적 경제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번 오염되면 복구가 쉽지 않은 토양지하수환경의 특성과 한반도의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환경분야 특히 토양지하수 분야의 협력과 지원의 가치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제적 지원가치보다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4.3 토양지하수 관측 사업
병은 초기에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초기에 발견되면 고치기 쉽다. 반대로 그냥 모르고 지나가면 나중에 병이 악화되어 치료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 토양지하수환경 분야도 마찬가지여서 사전에 오염예방 또는 관리가 없이 오염이 발견되면, 이미 그 정화와 복구는 불가능 한 경우가 많다. 토양지하수환경은 기본적으로 오염의 감시가 중요하다.
토양과 지하수의 합리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현황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토양측정망, 토양환경지도작성, 지하수관측망과 측정망 등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측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질별, 유역별, 지역별로 지하수토양환경의 배경상태와 그 변화를 파악하여 토양지하수환경 보전 정책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토양과 지하수오염시설에 대해서는 오염발생여부와 오염 확산방지를 위한 별도의 관측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북한에서도 우선적으로 지하수와 토양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남북협력으로 지하수와 토양의 관측사업을 추진이 필요가 있고 이와 관련하여 이미 남한에서 운영하고 있는 토양지하수분야의 다양한 측정망과 관측망 운영 사례를 검토하고 발전시켜 적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하수의 경우 수위와 일부 수질항목은 자동으로 측정하고 무선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4.4 북한의 경제특구 토양지하수환경관리
북한의 경제특구 확대를 통하여 경제난을 극복하고자 많은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주로 러시아와 중국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 북한의 환경관리 특히 토양지하수 환경관리 제도와 정책이 미비하므로 외국자본이 북한의 토양지하수 환경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산업활동으로 발생되는 폐기물과 폐수가 적절히 처리되지 않으면, 토양과 지하수는 오염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국부는 외국자본의 이윤으로 빠져나가고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 환경만 남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개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앞으로 보다 활발한 남북경협과 북한의 외자도입이 이루어질 것이다. 북한과의 경협과 외국자본의 북한 투자활성화는 특히 특구지역의 개발을 촉진시킬 것이다. 이에 따라 환경문제 특히 토양지하수오염문제도 주요한 이슈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북한에 적합한 토양지하수 환경관리 규제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새로운 산업단지를 개발할 경우 우리의 환경영향평가와 유사한 제도를 실제적으로 운영하여 산업단지조성에 따른 주변 환경의 피해와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특구지역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환경규제가 필요해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현재 운영 중인 경제특구에 대한 시급한 토양지하수환경평가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오염이 확인된 지역에 대해서는 적절한 정화조치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외국자본이 공해산업을 북한으로 이전하여 북한의 환경을 파괴하고 이익만 챙겨나가는 것을 환경규제를 활용하여 방어해야 한다.
4.5 북한 광산지역 토양지하수환경관리
남한에서도 광산주변에서 폐광석과 광미에 의한 토양과 하천퇴적물 오염, 폐갱 등 광산시설로부터 흘러나오는 산성광산폐수로 인한 하천과 지하수 오염, 삼림의 파괴, 선광 및 재련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폐기물의 방치와 부적절한 처리로 인한 오염 등의 해결을 위해 광해방지사업에 해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북한은 광물자원이 풍부하여 일제강점기부터 광업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북한의 경제성장은 광업이 주도하고 있다. 북한이 광산주변의 환경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광산개발에만 몰두하여 토양지하수환경을 포함한 환경관리를 소홀이 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의 경제협력 이전에라도 북한의 광산 환경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경제협력이 많아지고 외국자본이 투자된다면, 광업분야가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자본들은 북한의 광산에 투자하면서 환경관리를 무시하고 개발하여 이익은 가져가고 광산개발로 인한 파괴된 환경만 남겨둘 가능성도 있다. 국부는 유출되고 파괴된 환경만 남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번 오염된 토양지하수는 그 복원이 거의 불가능하고 가능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돈이 소요된다. 우리는 광산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와 그 복구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경험을 활용하여 북한과 광해방지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우선 가능하다면 현재 개발 운영되고 있는 광산들을 공동 조사하고 오염이 확인되거나 광해방지사업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바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광산개발을 위한 계획과 개발 시 적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정비하도록 협력해야 한다.
4.6 지하수의 활용
전기, 도로 등 인프라가 넉넉하지 못한 북한은 일부 도시지역을 제외하고는 관망을 이용한 용수의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다. 도시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식수의 확보가 주로 하천수와 지하수를 활용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열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지하수는 그 수량과 수질이 지표수에 비해 안정적이기 때문에 마을단위 또는 단독 가옥인 경우 지하수가 좋은 식수원이 될 수 있다. 북한 농촌지역의 생활형태가 우리와 비슷하고 전기 등 인프라의 부족을 고려해본다면, 마을 단위로 지하수를 개발하여 공급하는 소규모 급수시설을 만들 필요가 있다. 태양광 등을 활용한 전기이용, 지역마다의 지하수수질을 고려한 정수시스템 등을 구비한 통합시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4.7 먹는 샘물 공동 개발
북한에 비교적 알려진 샘물로는 외국회사와 합영으로 생산하고 있는 백두산샘물, 평양시 만경대구역의 룡악산샘물, 평안남도 온천군 신덕리 신덕샘물이 있다 그밖에 강서약수, 삼방약수, 광명약수, 천수동샘물 등이 있다. 이중 신덕샘물을 김정은 일가가 즐겨 마신다고 하고, 다른 샘물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앞의 약수나 샘물들의 취수 방식, 생산량과 출하량, 판매처 등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자료의 수집은 현재로선 쉽지 않다. 다만 신덕샘물과 금강산샘물에 대한 약간의 정보가 있다.
조총련계 기업인 일본 아이코상사와 조선국제합영총회사의 공동투자로 고려신덕산합작회사를 설립하여 남포시 용강군 삼화리에 샘물가공공장을 1995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삼화리 신덕산 근처 990 m 깊이 신생대 화강암층에서 일일 300여 톤을 생산하여 일본, 싱가포르,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Cho et al., 2013). 금강산 개발과 함께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에 금강산샘물합작회사(태창 금강산 샘물공장)가설립되었다. 2000년 3월부터 제품이 생산되었고 일 생산량은 200톤 정도다. 그러나 남북관계와 정치적 상황의 전개에 따라 사업 추진 및 중단이 반복되었고 2010년 천안함 사태이후로 사업 중단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북한의 인프라 부족으로 투자비가 과다하게 소요되었고, 북한 측 파트너의 사업마인드 부족과 과다한 물류비로 인하여 사업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Cho et al., 2013). 현재 공장의 상태, 생산규모, 먹는샘물 개발 수량, 수질 등의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Cho et al. (2013)은 DMZ 내 지하수는 충분한 매장량과 양질의 원수를 확보하고 있어 먹는샘물 사업을 추진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고, 먹는 샘물의 남북 공동개발을 제안하였다. 지질 및 지하수 정밀조사를 통하여 잘 선정한다면 수량과 수질이 적합한 먹는샘물 개발가능지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인프라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나 남한의 도로 철도 등의 인프라가 DMZ 가까이까지 깔려있어 먹는 샘물공장 설립 및 운영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북한과 잘 협의한다면 프랑스의 에비앙과 같은 세계적인 좋은 샘물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 상호간에 경제적 효과도 클 것으로 생각되고 이를 기반으로 DMZ 생태관광 등 친환경적인 개발사업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거의 반세기 이상 일반인의 접근과 개발이 차단되어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세계적인 청정지역에서 상업적 성격의 먹는 샘물 개발사업 추진은 타당하지 않다. DMZ은 우리 한반도의 보물로 철저히 보전되었으면 한다. 북한과의 협의와 휴전선에 대한 국제법적 문제 등을 고려해볼 때 DMZ 개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잘 찾아본다면, 북한 내부에도 DMZ 못지않은 환경생태적으로 청정한 지역이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내부 지역에서 북한과 협력하여 먹는샘물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사전에 북한과의 지하수분야의 지속적이 협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북한의 용수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의 해결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4.8 토양지하수분야 북한 지원
토양분야의 북한 지원은 찾아 볼 수 없다. 지하수분야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가 식수원공급을 위해 2000년대에 지하수 관정을 개발한 사례가 몇 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표 7). 최근 몇 년간 남북관계 경색과 대북제재로 인하여 관련분야의 협력 및 지원 사업은 찾아볼 수 없다. 향후 북한이 핵문제 해결과 대외관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한국과 국제사회는 다자적 국제협력 또는 세계은행과 UN기구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신탁기금을 통한 대북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사업의 지원범위 안에 토양지하수 환경분야도 포함될 수 있도록 미리 노력해야한다.
4.9 필요 분야 탐색과 미래지향적 남북 협력
토양지하수 분야에 있어서 북한의 실정에 대한 정밀분석을 토대로 북한의 현실적 수요와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협력분야를 적극적으로 탐색해야한다. 환경과 생태에 대한 공동조사와 자연보호는 정치문제와는 어느 정도 독립적인 협력이 가능해 보인다. 서서히 남북교류가 확대되면 환경분야 특히 토양지하수분야의 협력은 인도적 차원과 우리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보전해야 한다는 대의로 많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
5. 결 론
북한의 환경실태 특히 토양지하수관련 자료가 극히 제한적이고 그 내용마저 문헌마다 상이한 부분이 있을 정도로 신뢰성이 낮다. 앞으로 남북협력을 통하여 환경분야 특히 토양지하수분야의 인도적 교류가 시작되어, 남한의 토양지하수 환경분야의 다양한 경험이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보전에 잘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문제들로 인하여 북한은 저개발 고립상태를 장기간 유지해왔다. 그로 인하여 남북한이 기후적, 지질학적, 생태적으로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지만, 토양지하수환경은 우리와 다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저개발로 인해 우리에 비해 토양지하수환경은 매우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에서는 광공업이 상대적으로 발달해있고, 환경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부족함을 고려해보면, 광산지대와 산업지역 그리고 도시 인근지역의 부분적인 토양지하수오염이 우려된다.
앞으로 북한의 개혁 개방으로 인한 북한의 발전은 북한주민들에게는 축복일 수 있다. 그러나 토양과 지하수를 포함한 자연환경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토양지하수환경 보전을 위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북한지역의 투자확대에 따라 새로운 산업단지와 광산개발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개발이전에 적절한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발전시켜 사전에 개발로 인한 환경영향을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산업시설과 앞으로 만들어질 산업시설에 대해서 토양지하수의 오염방지를 위한 관측과 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과정 중 발견되는 오염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와 정화가 필요하다.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수량과 수질의 변동이 적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용수로 활용될 수 있다. 북한 농촌지역에서 지하수는 좋은 용수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인프라 부족을 고려하면, 지하수를 활용한 마을단위의 독립적 용수공급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에 따라 지하수를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앞으로 남북평화가 정착된다면, 개발위주의 많은 남북 경제협력사업 시작될 것이다. 준비 없이 성급히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토양지하수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토양과 지하수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정책적 경제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번 오염되면 복구가 쉽지 않은 토양지하수환경의 특성과 한반도의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환경분야 특히 토양지하수 분야의 협력과 지원의 가치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제적 지원가치보다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경제제재로 당장의 국제적 또는 남북 경제협력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지역의 개발에 따른 토양지하수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악화는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어느 정도 준비의 시간이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과 협력은 지금도 가능하다. 토양지하수분야에 있어서 인도적인 차원의 남북협력을 준비해야 한다.
Acknowledgments
초안을 읽고 유익한 수정의견을 준 강원대 지질학과 이진용 교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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