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Article ]
Journal of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Vol. 53, No. 3, pp.407-422
ISSN: 0435-4036 (Print) 2288-737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17
Received 12 May 2017 Revised 28 Jun 2017 Accepted 28 Jun 2017
DOI: https://doi.org/10.14770/jgsk.2017.53.3.407

9.12 경주지진의 지진발생기작 예비연구

김영석1 ; 김태형1 ; 경재복2 ; 조창수3 ; 최진혁3, ; 최철웅4
1부경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2한국교원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3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4부경대학교 공간정보시스템공학과
Preliminary study on rupture mechanism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Young-Seog Kim1 ; Taehyung Kim1 ; Jai Bok Kyung2 ; Chang Soo Cho3 ; Jin-Hyuck Choi3, ; Chul Uong Choi4
1Dept. of Earth & Environmental Sciences, Pukyong National University, Busan 48513, Republic of Korea
2Dept. of Earth Science Education,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Chungbuk 28173, Republic of Korea
3Korea Institute of Geosciences and Mineral Resources, Daejeon 34132, Republic of Korea
4Dept. of Sparial Information Engineering, Pukyong National University, Busan 48513,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82-42-868-3078, E-mail: cjh9521@kigam.re.kr

Copyright © 2017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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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2016년 9월 12일 남한에서의 계기지진 관측 이래 최대규모인 ML=5.8의 지진(KMA)이 경상북도 경주시 내남면 지역에서 발생하였고, 약 600회에 가까운 소규모 여진이 6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진재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증폭됨은 물론 지진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지진은 단층의 갑작스러운 미끌림 운동의 결과로, 지진의 발생기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앙지 인근에 발달하는 단층의 분포, 주향/경사, 종류, 운동감각을 비롯해 주변 단층과의 운동학적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이번 연구는 9.12 경주지진의 발생기작을 추론하고자 여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진앙지를 중심으로 단층의 발달특성에 대해 조사하였다. 특히, 최근 활성지체구조 연구에 활용되고 있는 항공 LiDAR 영상을 이용해 지형 및 선형구조를 분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야외조사를 통해 단층을 추적 및 분석하였다. 그 결과 9.12 경주지진은 양산단층의 서측 단층손상대 내에 발달하는 부수단층이 활동한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양산단층 중부분절과 남부분절(또는 양산단층의 한 가지단층인 ‘덕천단층’)의 상호작용에 의한 연결부손상대에서의 응력해소에 기인한 것으로 추론된다.

Abstract

On 12th September, 2016, the ML=5.8 Gyeongju Earthquake (KMA), the biggest instrumental earthquake in South Korea, occurred in Naenam-myeon, Gyeongju, and about 600 aftershock events continued for at least 6 months around the epicenter area. This event is enough for the publics to be afraid of earthquakes, and furthermore to believe that the Korean Peninsula is tectonically unstable and destructive shocks may occur in the future. Also a new social concern about earthquake mechanism and active fault is increased throughout the country. In general, earthquake is a result of abrupt slip (or rupture) of pre-existing fault, and hence it is important to interpret geometry, strike/dip, type, slip sense, and intersections between faults around the epicenter in order to understand earthquake rupture mechanism. Here, we have investigated faults around the epicenter, where aftershocks clustered, to infer the rupture mechanism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In particular, using airborne LiDAR images, we have analyzed geomorphic features and lineaments to find potential active faults. As a result, we infer that the 9.12 Gyeongju Earthquake occurred on a subsidiary fault in the western damage zone of the Yangsan Fault and that this attributes to linking damage zones either at the linking zone between central and southern segments of the Yangsan Fault, or between the Yangsan Fault and the newly named Deokcheon Fault (a subsidiary fault of the Yangsan Fault).

Keywords:

9.12 Gyeongju Earthquake, aftershock cluster, rupture mechanism, Yangsan Fault, damage zone

키워드:

9.12 경주지진, 여진군집, 지진발생기작, 양산단층, 단층손상대

1. 서 론

지진은 갑작스러운 단층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며, 주로 판구조운동에 의해 발생 및 누적되는 응력에너지를 해소시키는 물리적 현상이다. 이러한 지진성 단층운동은 일반적으로 상부지각 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단층의 일부분이 일시적인 파열을 일으키는 것으로, 판구조운동에 의한 응력이 주로 단층을 따라 서서히 누적되고, 이렇게 누적된 응력변형이 마찰강도와 탄성한계를 넘어서면서 발생하는 것이다(Reid, 1910; Scholz, 2002).

지진의 규모가 클수록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응력의 양이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응력이 누적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지진의 규모는 단층의 크기와 비례하는 반면 지진 재발주기와는 반비례한다(Gutenberg and Richter, 1954). 또한, 지진 재발주기는 단층에 작용하는 응력의 세기 또는 양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이 발달하는 지역의 지체구조 또는 지진원 환경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대형 지진재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대규모(M > 7) 지진의 경우, 판구조운동이 활발한 판경계부 지역에서는 재발주기가 수십에서 수백 년으로 비교적 짧은 반면 판구조운동이 미약한 판내부 지역은 수천 년 이상의 매우 긴 재발주기를 보이기도 한다. 유라시아판 내에 위치하는 우리나라는 후자의 경우에 속하기 때문에 국내 대규모 지진의 재발주기가 계기지진(instrumental earthquake)은 물론 역사기록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역사지진(historical earthquake)의 시간적 범위(최대 약 2,000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지진과 동시에 파열되는 단층부를 지진파열(earthquake rupture)이라 하며(그림 1), 일반적으로 지진파열의 면적과 지진동시성 변위량은 지진규모에 비례한다(Gutenberg and Richter, 1954; Wells and Coppersmith, 1994). 대규모 지진(그림 1a) 또는 천부지각에서 중규모 지진(그림 1b)의 경우, 대개 지진파열이 지표에 도달하여 지표면에 노출되며 이를 지진지표파열(earthquake surface rupture)이라 한다. 지진지표파열이 발생할 경우, 지진을 유발한 단층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지진파열의 분포, 자세(주향/경사), 변위량 등을 조사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지진파열의 발생, 전파, 종결 등 일련의 단층동역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해당지진의 발생기작(rupture mechanism)을 추론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반면 대부분의 중·소규모 지진은 지진파열이 지하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표에서 관찰할 수 없고(그림 1b), 따라서 지진유발 단층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 경우 주로 지진파 역산 또는 여진의 분포를 분석하여 지진파열에 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층의 3차원적 분포 및 기하특성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지진을 유발한 단층의 운동학적 특성, 즉 지진의 발생기작을 유추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Fig. 1.

Schematic representation of the down-dip rupture width of full (a) and partial (b) rupture earthquakes along a pre-existing fault in relation to the extent of seismogenic depth (from Zielke et al., 2015).

2016년 9월 12일 경상북도 경주시 내남면 화곡저수지 인근에서 ML 5.1의 큰 전진과 ML 5.8의 본진이 약 48분 간격으로 발생하였다. 본진의 경우 우리나라 계기지진 관측사상 최대규모였다. 이 연쇄지진으로 인해 두 차례의 강력한 지진동이 발생하였으며, 전국 도처의 대다수 국민들이 이를 경험함으로써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에 대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지진발생 직후부터 수행된 지구물리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지진파열의 기하학적 특성과 단층운동감각 등에 대한 분석결과가 도출되고 있으나(Kim, Y.H. et al., 2016, Kim, K.-H. et al., 2016), 현재까지 단층의 운동학적 특성에 기초한 지진의 발생기작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 간에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되었을 뿐 일치된 의견이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이번 지진이 지진지표파열을 발생시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고지진에 의한 지진지표파열의 증거가 미약한 소규모 단층을 따라 발생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편 경주시 내남면 인근 지역에서 2017년 4월까지 600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하였고, 그 빈도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나 여전히 미소지진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연구는 9.12 경주지진의 발생기작을 추론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진을 유발한 단층과 관련된 지표단층을 추적하고자 진앙지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9.12 경주지진 이전에 활동하였던 단층들을 조사하였다. 우선적으로 지형분석을 통해 선형구조를 분석하였고, 이에 기초한 야외지질조사를 통해 단층조사를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더욱 정밀한 지형분석을 위해 수목제거의 효과가 있는 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영상을 이용하였다. 이들 연구결과를 9.12 경주지진의 여진분포 특성과 비교·검토하였으며, 지표상의 단층기하를 바탕으로 지진파열을 유발한 단층의 운동학적 특성을 추론하였다. 이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모량도폭(Kim et al., 1971)에 기보고 된 무명의 단층을 ‘덕천단층’으로 명명하였다. 나아가 지진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단층손상대 특성을 비롯한 단층대 내부구조를 중심으로 구조지질학적 관점에서 논의하였다. 이 연구에서 제안된 해석은 비교적 제한된 지구물리학적 및 구조지질학적 자료를 이용한 예비적인 분석 결과이기 때문에 이 지역 일대에서의 지진-단층 상관성 및 신기지체구조운동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위해 요구되는 향후 연구방향 및 고지진학적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토의하였다.


2. 연구지역 및 주요 지질구조

역사지진 연구에 의하면, 경주지역에서는 서기 779년 약 100여명의 인명피해를 일으킨 지진을 비롯해 강력한 지진동을 수반한 다수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또한 주변지역에서의 고지진학적 연구를 통해 규모 7에 달하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안된 바 있다(Kyung, 2010; Jin et al., 2011).

이번 연구지역은 경주시 중심부에서 남남서쪽으로 약 9 km 떨어진 내남면 일대에 해당한다. 이 지역의 주변에는 양산단층을 비롯해 밀양, 모량, 동래, 일광, 울산단층 등 비교적 큰 규모의 단층들이 다수 존재한다(그림 2). 이들 단층은 경상분지 내에 발달하는 주요 지질구조로서, 한반도 남동부 지역의 백악기 이후 지체구조 진화 및 변형사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을 따라 다수의 지점에서 제4기 단층운동이 보고된 바 있는데(그림 2; e.g., Okada et al., 1994; Kyung et al., 1999; Yang, 2006; Kee et al., 2009; Choi, S.-J. et al., 2012; Choi et al., 2014), 이는 이 두 단층이 연구지역 일대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최근 지질시대에 활동을 하였고, 미래에 다시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층’이라는 활성단층(active fault)의 일반적인 정의와 한반도가 적어도 제4기 동안에는 거의 동일한 지체구조 또는 지진활동 환경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4기 단층운동 지점들이 주로 분포하고 있는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은 우리나라의 주요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다만 ‘활성단층’이란 용어는 사용 목적과 나라에 따라 다소 상이하게 정의될 수 있는데(Kim et al., 2011), 미국의 경우 홀로세 이후에 활동한 기록이 있는 단층으로 정의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상당히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았던 단층들이 활성화되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활성 가능성이 있는 단층을 제4기 단층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을 중심으로 한 신기지체구조운동 및 고지진 연구는 9.12 경주지진을 비롯한 근래의 지진에 대한 발생기작 및 향후 지진재해평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Fig. 2.

Simplified geological and structural map of the Gyeongsang Basin, SE Korea (modified from Chough and Sohn, 2010; Son et al., 2013). Red dots indicate the individual sites where Quaternary fault slip was reported. Fault plane solution for the 9.12 Gyeongju Earthquake (ML=5.8) constrained by first-motion solution.

양산단층은 육상에서 170-200 km의 연장성을 보이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우수향 단층으로 화강암류의 분포를 기준으로 산정된 수평변위는 21.3 km에 달한다(Hwang et al., 2004). 한편 양산단층은 정이동, 역이동, 좌수향이동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운동감각과 관련된 다중변형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Chae and Chang, 1994), 결국 지질분포를 통해 확인되는 우수향 변위는 단지 최종적인 변형상태로서 양산단층이 주로 우수향 운동감각의 단층운동을 우세하게 겪었음을 지시한다. 양산단층에 관한 제4기 이전까지의 변형사 및 진화와 관련된 내용은 이미 많은 논문에서 제시된 바 있어(e.g., Choi et al., 2009), 이번 논문에서는 제외한다.

특정 단층의 제4기 활동여부는 단층에 의한 제4기 지형면의 변위 및 퇴적층의 변형여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산단층을 따라 다수의 지점에서 제4기 단층운동이 보고된 바 있는데, 그 위치는 주로 양산단층의 북부 일대(포항 북구, 영덕 영덕읍, 울진 평해읍)와 남부의 일부 구간(울산 울주군 언양읍-양산 통도사)에 집중된다(그림 2). 이들은 단층에 의해 변위된 제4기 퇴적층이 단면노두 또는 트렌치조사 단면에서 확인된 것으로, 단면상에서 인지되는 대표적인 단층운동 특성은 기반암으로 구성된 동측지괴가 서측의 제4기 퇴적층을 충상하는 역단층을 보인다는 점이다(Kyung and Chang, 2001; Kyung and Lee, 2006). 한편 일부 지점에서는 제4기 단층운동을 지시하는 단층암 내에서 수평에 가까운 단층조선이 관찰된 바 있다(e.g., Kyung et al., 1999). 이는 양산단층에서 발생한 제4기 단층운동이 주로 수평적 운동을 겪었음을 지시하는 것으로, 단면에서 관찰되는 기반암과 제4기 퇴적층의 역단층 접촉관계가 단층의 경사이동보다는 수평이동성분 내지 사교이동의 역이동성분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양산단층의 일반적인 주향과 제4기 동안의 응력장(동-서 내지 동북동-서남서 방향의 압축력)을 고려할 때, 양산단층은 제4기 동안 주로 우수향 단층운동 또는 일부 역단층성 이동성분을 포함하는 우수향 사교이동 단층운동을 겪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해석은 계기지진의 단층면해 분석 등과 같은 지진 및 지구물리학적 자료와 비교적 잘 일치한다(Park et al., 2007).

양산단층은 지표상에서 주로 단층곡 형태로 인지가 가능하며, 단층곡의 폭은 수십 m에서 1 km 이상으로 비교적 불규칙적이다(Chang and Chang, 2009). 최근 이러한 단층곡의 폭변화를 비롯해 약 5°이상의 단층굴곡, 수백 m에 달하는 단층의 계단식 배열, 울산단층과 만나는 지점 등을 바탕으로, 양산단층이 총 9개의 분절단층으로 구성되어 있음이 제안된 바 있다(Choi et al., 2017). ‘단층의 분절화(fault segmentation)’ 개념은 특정단층에서의 지진발생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주요한 단층속성 중 하나로, 이는 개별적인 지진에 의한 지진파열의 분포와 범위가 주로 단층의 분절특성에 제어되기 때문이다(Manighetti et al., 2007; Choi et al., 2017).

따라서 양산단층과 같은 대규모 단층의 경우, 아무리 큰 규모의 지진이라고 하더라도 개별적인 지진으로 인해 단층의 전체구간이 파열되지 않고, 하나의 분절단층 또는 이웃하는 몇몇 분절단층들만이 파열된다. 양산단층의 제4기 단층운동 또한 양산단층의 분절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각 분절단층에서 확인되는 최후기 단층운동 시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의해 뒷받침된다. 즉, 양산단층의 최후기 운동시기는 양산단층 남부분절에 비해 양산단층의 북부 분절에서 상대적으로 더 젊게 나타나는데, 이는 근래에 양산단층의 북부분절이 남부분절에 비해 활동도가 더 높았음을 시사하기도 한다(Choi et al., 2008; Han et al., 2009). 9.12 경주지진의 진앙지는 양산단층의 중부분절과 남부분절의 경계부 인근에 해당되며, 양산단층 단층곡의 중심이 아닌 서쪽으로 편향되어 위치하는 특성을 보인다.


3. LiDAR 영상기법을 이용한 선형구조 분석

선형구조란 지각 내에 발달하는 지질학적 불연속면이 지표면에 노출됨으로써 관찰할 수 있는 지표상의 선적인 자취(trace)로, 일반적으로 암상경계, 암맥, 단층, 단열 등 여러 지질요소에 의해 발달할 수 있다.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단층과 관련된 선형구조를 추출해 분석하는 것은 해당지역에서의 단층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연구방법 중 하나이다. 특히, 제4기 동안 형성된 지형의 변위 또는 변형을 지시하는 선형구조는 비교적 근래에 지진지표파열을 수반한 활성단층의 존재를 지시할 수 있기 때문에 고지진학적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정밀한 지형분석을 위해 항공 LiDAR 영상기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이는 레이저를 이용하여 항공기와 지표상의 특정지점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지형자료를 획득하는 기법이다. LiDAR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레이저파의 다중반사(multi return)를 이용하는 것으로, 하나의 레이저파로부터 다수의 지상 반사파를 측정하여 우리나라와 같이 식생이 밀집한 산악지역을 대상으로 식생을 기술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Kim et al., 2014). 그 결과, 지면에 대한 고도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고해상도 지형자료를 획득할 수 있다.

비록 9.12 경주지진이 지표파열을 발생시키지 않은 지진이라 하더라도 지진의 발생기작을 추론하기 위해서는 연구지역 내에 발달하는 주요 단층의 기하하적 및 운동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단층의 분포를 면밀히 알아보기 위해 항공 LiDAR 영상을 이용하여 지형 및 선형구조를 분석하였다(그림 3). 우선 9.12 경주지진의 진앙지 주변지역에 대해 항공 LiDAR를 통해 획득한 점좌표를 보정 및 분석하여 정확한 수치표고모델(Digital Elevation Model)을 제작한 후 음영기복도를 추출하였고,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수치지형도에서 추출한 수계정보를 중첩시켜 지형자료를 완성하였다. 이번에 촬영된 LiDAR이미지의 점밀도는 10 points/m2 이상(수계지역 제외)으로 매우 높은 정밀도를 가진다.

Fig. 3.

Lineament analysis for the epicenter area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based on hillshade images from LiDAR-derived DEM. Note that N-S or NNE-SSW trending major lineaments are well matched with two previously reported major strike-slip faults.

선형구조분석 결과, 양산단층곡과 관련된 남-북 방향의 선형구조와 양산단층 서측의 화곡저수지를 중심으로 발달하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선형구조가 우세하고, 이들 두 선형구조 사이에 북동-남서 내지 동북동-서남서 방향의 단속적인 선형구조가 다수 관찰된다(그림 3). 가장 뚜렷하고 연장성이 양호한 선형구조는 약 1 km폭의 양산단층곡으로 제4기 충적층으로 구성된 단층곡 내부는 지형학적으로 매우 편평한 특성을 보인다. 양산단층곡과 기반암의 동측 경계부는 비교적 뚜렷하고 직선적인 반면 서측 경계부는 충적층이 주로 북동-남서 방향의 선형구조들에 의해 제어됨에 따라 매우 불규칙한 양상을 보인다.

항공 LiDAR 자료를 통해 양산단층의 서측지괴 내에서 인지되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양산단층과 거의 평행한 선형구조(그림 3)는 이미 발간된 1:50,000 모량도폭(Kim et al., 1971)에 표시되어 있는 단층으로 판단되나 그 이름은 명명되지 않았다. 이 선형구조의 북부는 직선적인 계곡의 연속적인 발달로 인지되는데 화곡저수지에서 계단식 분절형태를 보인다. 반면 이 선형구조의 남부는 약 300 m 폭의 단층곡 형태로 발달한다. 한편 단속적으로 분포하는 북동-남서 방향의 선형구조는 주로 직선적인 계곡형태로 인지되는데, 지금까지 이들 선형구조와 관련된 단층이 보고된 적은 없다. 결론적으로 연구지역은 비교적 큰 규모의 아평행한 두 단층 및 주로 이들에 의해 제어되는 소규모 선형구조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기하학적 특성은 9.12 경주지진의 발생기작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제 6장 참조)로써, 이 연구에서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선형구조로 인지되는 이 단층을 ‘덕천단층’으로 명명하였다. 덕천단층은 북쪽으로는 경주시 충효동에서부터 남쪽으로는 울주군 복안리의 천마산까지 연장된다(Kim et al., 1971).


4. 야외지질조사를 통한 단층분석

연구지역의 지질은 백악기 퇴적암류 및 이를 관입 또는 분출한 화성암류들로 구성되는데, 양산단층을 중심으로 동측지괴에는 주로 대구층으로 명명된 퇴적암과 불국사 화강암류가 분포하는 반면 서측지괴는 건천리층과 대구층으로 명명된 퇴적암과 언양화강암을 비롯해 안산암, 응회암 등 다양한 암석으로 구성된다(Kim et al., 1971). 9.12 경주지진 이후 일부 연구그룹을 중심으로 이 지역에 대한 정밀한 지질조사가 수행 중에 있어, 자세한 지질특성에 대한 내용은 이 연구에서 제외한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의 야외지질조사는 실내분석을 통해 인지된 선형구조를 대상으로 주로 이들 선형구조를 따른 단층의 존재여부 및 이들의 운동특성을 알아보고자 수행하였다. 단층의 존재여부는 주로 단층암 또는 단층손상대를 통해 확인하였으며, 각 단층의 제4기 퇴적층 절단여부 또는 제4기 응력장하에서의 운동학적 특성 등을 통해 활성단층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현재 화곡저수지의 남측에는 도로공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이로 인해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절개사면이 약 500 m 구간에 노출된다. 덕천단층은 이 절개사면을 거의 수직으로 관통하는데, 이 단층의 서측에는 주로 화강암이 분포하는 반면 동측에는 퇴적암이 분포한다. 덕천단층 주변의 화강암 내에는 덕천단층과 평행한 수 매의 소규모 단층이 발달한다(그림 4a, 4b). 약 20 cm 폭의 단층비지로 인지되는 일부 단층은 N15°E/78°NW의 방향성을 보이는데, 이러한 특성은 덕천단층과 매우 유사하여 덕천단층의 부수단층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들 소규모 단층에서 운동감각을 인지할만한 조직이나 단층조선 등은 관찰하지 못했다. 한편 퇴적암으로 구성된 절개사면 상에서는 약 20° 경사하는 저각의 층리가 변위지시자 역할을 함으로써 비교적 소규모 단층의 특성을 인지하기 쉽다(그림 4c). 대부분의 소규모 단층은 N10°W-N10°E의 주향을 보이며, 일부 단층은 N30°W으로 대표되는 북북서-남남동 방향의 주향을 보인다(그림 4e). 대부분의 단층은 70°이상의 고각으로 경사하고, 일부 단층면 상에서 관찰되는 단층조선은 주로 20°이내의 경사각을 보인다. 따라서 비교적 특성을 보이는 이들 소규모 단층들은 덕천단층의 손상대구조로 판단되며, 이를 통해 덕천단층은 주로 주향이동단층운동을 겪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Fig. 4.

Minor faults on a road-cut outcrop around the Hwagok reservoir. (a) An example of minor faults in granitic rocks around the Deokcheon Fault. The fault gouge zones are sub-parallel to the Deokcheon Fault. (c, d) An example of minor faults in sedimentary rocks. This fault is inferred as a strike-slip fault due to its sub-vertical slip surface and sub-horizontal striations. (e) Rose diagram and stereographic projection of the minor faults.

비록 절개사면에서 관찰되는 남-북 방향의 단층은 대부분 수직에 가까운 고각의 경사를 보이나, 일부 저각의 단층이 발달하며 이들 중 일부는 층리면을 따라 단층운동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그림 5). 이 단층에 의해 변위된 수직의 중성암맥 및 단층 주변부의 끌림습곡(drag fold)은 역단층 운동감각을 지시한다. 암맥을 기준으로 측정된 변위는 약 4.9 m이다. 공액상 기하특성을 보이는 역단층의 방향성에 기초해 추론한 응력장은 동북동-서남서 방향의 수평최대압축력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한반도 제4기 응력장과 동일하다(Han et al., 2009, Synn et al., 2013).

Fig. 5.

An exposure of conjugate thrust faults on a road-cut outcrop around the Hwagok reservoir. Slip sense is identified based on drag folds along the fault and displacements of a set of intermediate dikes. Stress-field condition is reconstructed as ENE-WSW trending maximum compression.

야외지질조사를 통해 확인된 일부 단층들은 선형구조로 인지되는 일부 계곡을 따라 관찰된다(그림 6). 우선 덕천단층 계곡을 따라 확인된 N09°E 방향의 수직단층(F1)을 따라 서측의 안산암과 동측의 퇴적암이 단층접촉한다(그림 6b). 이 단층을 따라 약 12 cm 폭의 단층비지가 발달하며, 단층손상대 내에는 수 cm의 변위를 보이는 소규모 단층들이 발달한다(그림 6c). 한편 북동-남서 방향의 계곡을 따라 다수의 소규모 단층을 인지하였는데, 이들은 주로 북북동-남남서 내지 동북동-서남서 방향의 주향을 보인다(그림 6d-6g). 일부 단층들은 좌수향 운동감각을 지시하나(그림 6d), 대부분의 경우 단층면 상의 단층조선 및 2차적인 단열의 방향성은 주로 우수향 운동감각을 우세하게 지시한다(그림 6f, 6g). 따라서 북동-남서 방향의 단속적인 선형구조들은 주로 유사한 방향의 소규모 주향이동단층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Fig. 6.

(a) Lineaments on a LiDAR image for the area where minor faults are exposed along and around the Deokcheon Fault. (b) A fault (F1) contact between Cretaceous sedimentary rock and andesitic rock. (c) Blackish layers are displaced by minor normal faults. (d-g) NE-SW trending faults (F2, F3) and their slickenlines. The stepping of the F2 indicates sinistral movement, but slickenlines on the F3 and its secondary fractures represent dextral slip sense.


5. 여진분포 특성

9.12 경주지진의 국지지진규모(ML) 5.8에 대하여, 미국지질조사서(USGS)의 단층면해(fault plane solution) 결과와 근거리 자료 및 방위각에 따른 자료의 신뢰성을 고려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단층면해 분석결과에 따르면(표 1), 동북동-서남서 압축력에 의한 북북동-남남서 내지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주향이동단층운동이 우세하였음을 지시한다(그림 7).북북동-남남서 방향 지진파열의 경우, 동남동 방향으로 65°-70° 경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지진을 유발한 정확한 단층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지진자료에 대한 정밀한 위치 재결정 등은 물론 정밀 야외지질조사 및 천부지각에 대한 고해상도 물리탐사를 통한 단층분석이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Seismic parameters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Fig. 7.

(a) Distribution of seismic events associated with the 9.12 Gyeongju Earthquake (Blue circle: foreshocks, Dark blue star: the largest foreshock (ML 5.1), red star: Mainshock (ML 5.8), yellow circle: aftershocks). Seisimic data were collected from 1st to 31st of October in 2016. Note that a 98% of events is concentrated in between the Yangsan Fault and the Deokcheon Fault. (b) A depth-magnitude relationship for the 9.12 Gyeongju Earthquake events. Seismic events occurred in depth of 12~16 km.

여진은 본진으로 인한 잔여응력을 해소하기 위한 물리적 현상으로, 주로 지진파열의 말단부에서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단층운동이라 할 수 있다. 여진의 분포를 분석하는 것은 본진을 유발한 단층은 물론 지진파열의 전파특성을 추론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Sibson (1989)은 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을 대상으로 진앙지, 지진지표파열 내지 단층의 분포, 여진분포 간의 상관성 분석을 통해 여진군집은 지진파열이 시작되는 진앙지보다는 주로 지진파열의 주전파방향쪽에 위치하는 단층의 말단부나 연결부 등에 집중됨을 보고하였다(그림 8). 이는 주로 소규모 단층인 2차적인 지질구조로 구성되는 단층손상대(Kim et al., 2004)의 발달특성과 잘 일치한다. 따라서, 최근 단층손상대를 중심으로 한 3차원 단층대 내부구조 특성을 이용해 본진-여진의 발생기작은 물론 지진의 촉발 및 군집현상 등 지진의 발생특성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Kim and Sanderson, 2008; Choi, J.-H. et al., 2012; Choi et al., 2017).

Fig. 8.

Aftershock distribution related with various strike-slip faults (modified from Sibson, 1989). Aftershocks are mostly concentrated around fault damage zones.

9.12 경주지진 이후 2개월간 발생한 여진을 분석한 결과, 규모별 빈도를 살펴보면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18회를 차지하고, 규모 1과 3 사이의 지진이 498회로 대부분을 차지한다(그림 7). 여진의 진앙지는 N20°-30°E의 방향으로 비교적 좁은 구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이들의 진원깊이는 12~16 km 로 제한된다. 또한 가장 큰 규모의 전진과 본진이 발생한 깊이는 13~14 km 부근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비교적 대칭적으로 여진들이 분포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를 단층면해 분석결과와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번 지진의 경우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단층을 따라 13~14 km깊이를 중심으로 약 4 km 높이(또는 폭)의 단층을 따라 지진파열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성 중 하나는 양산단층과 덕천단층의 사이 구간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여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6. 토의 : 9.12 경주지진의 발생기작

선형구조분석과 야외지질조사 결과, 연구지역 내에서는 양산단층, 덕천단층, 그리고 이들 두 단층 사이에 발달하는 2차단층 등 서로 다른 방향성을 보이는 크게 3조의 주향이동단층 또는 단층군이 발달함을 알 수 있다. 비록 아직 이들 단층에서 제4기 단층운동의 직접적인 증거는 찾지 못하였으나, 이 지역의 지진발생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주요한 단서로 판단된다. 현재 9.12 경주지진을 유발한 단층에 대해 양산단층의 단층대 내 또는 주변의 부수단층이라는 의견으로 학자들 간에 어느 정도 수렴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진의 발생기작을 설명하기 위한 단층의 기하학적 및 운동학적 특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한 해석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양산단층의 주단층을 따라 지진이 유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이는데, 이는 진앙지 주변의 양산단층은 남-북 방향의 주향을 보이는 반면 지진자료 분석에서 확인된 지진파열은 북북동-남남서 방향이라는 점과 양산단층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고각의 경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반면 지진자료 분석에서 확인된 지진파열은 65°-70° 경사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경사각은 이 단층이 단층손상대에서 발달한 기존의 정단층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연구지역 내 양산단층의 주단층 인근에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부수단층이 발달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양산단층의 서측 단층손상대 내 부수단층, 양산단층의 중부와 남부 분절단층의 경계부 내 부수단층, 또는 양산단층과 덕천단층의 연결부손상대 내 부수단층)을 중심으로 9.12 경주지진의 발생기작에 대해 토의하였다(그림 9).

Fig. 9.

(a) A schematic model of rupture mechanism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The earthquake rupture occurred along a subsidiary fault in the fault damage zone around the Yangsan Fault. (b-d) Possible fault kinematics related to the 9.12 Earthquake rupture: b) wall damages of the Yangsan Fault, c) linking damages in an inner arc associated with inter-segments of the Yangsan Fault, and d) linking damages in between the central segment of the Yangsan Fault and the Deokcheon Fault.

6.1 양산단층의 서측 손상대 내 부수단층

양산단층의 단층대 내에는 소규모 단층, 단열, 세맥, 습곡 등 다양한 종류의 2차적인 지질구조가 발달한다. 일부 지점에서는 단층대의 폭이 수 백 m에 달하고 수 cm 이상의 단층비지로 구성된 부수단층을 포함한다(Choi et al., 2009; Kim, C.-M. et al., 2016). 제4기 단층운동이 확인된 바 있는 가천 제1단층지점의 경우, 양산단층 남부분절의 서측 단층손상대 내에 발달하고 주단층으로부터 약 300 m 이상 떨어져 위치한다(Choi et al., 2009). 따라서 9.12 경주지진 또한 양산단층의 손상대 내에 발달하는 단층이 활동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그림 9b). 지진파열의 주향/경사 및 우수향 운동감각을 감안할 때, 양산단층 주단층과 사교하는 소규모 주향이동단층 내지 주단층으로부터 분지된 가지단층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형태를 보이는 손상대 구조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주향이동단층의 동향단층(synthetic faults)을 들 수 있다(Kim et al., 2004). 한편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연구지역에서 발달하는 양산단층대의 폭과 내부구조에 대한 정밀 지구물리탐사가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 학자의 경우, 양산단층의 주방향과 부수단층의 각관계를 바탕으로 이번 지진이 양산단층의 R-전단구조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Riedel 전단구조는 대개 단층의 진화초기에 형성되는 것으로(Tchalenko, 1970), 단층이 진화함에 따라 R’-전단구조 또는 P-전단구조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주단층면을 구성한다. 따라서 양산단층과 같이 오랜 시간 진화된 단층을 대상으로 R-전단구조의 형성 또는 재활동으로 지진의 발생기작을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만약 이들이 R-전단구조라면 이들은 보통 단층의 진화초기에 Mode III 말단부에서 주로 발달하기 때문에, 주단층은 존재하지 않고 여러 조의 유사한 방향을 갖는 소규모 단층들이 안행상 배열을 보여야 한다(Kim et al, 2004). 그러나 여진의 분포양상은 안행상 단층배열 보다는 양산단층으로 대표되는 주단층의 주변부 내지 양산단층과 덕천단층의 연결부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6.2 양산단층 중부분절과 남부분절의 연결부손상대 내 부수단층

연구지역 남부에서 양산단층의 주향은 10° 이상 굴곡하는데, 이러한 기하학적 특성은 양산단층의 중 부분절과 남부분절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일반적으로 주향이동단층의 주향이 변하는 곳에서는 이웃한 두 분절단층의 상호작용에 의해 주로 내호(inner arc)지점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응력장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두 분절단층의 경계부에는 부수단층 등으로 구성되는 연결부손상대가 발달할 수 있다. 따라서 9.12 경주지진이 양산단층의 분절경계부, 즉 연결부손상대 내에 발달하는 부수단층 상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그림 9c). 이러한 해석은 9.12 경주지진 단층이 양산단층의 동측이 아닌 서측으로 편향되어 발생된 점에 의해 뒷받침된다. 한편 여진의 분포양상을 살펴보면 주로 분절경계부 중심부가 아닌 북측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연결부손상대 내 부수단층이 주로 양산단층 중부분절과 상호작용한 결과로 판단할 수 있다. 즉, 연결부손상대는 서로 이웃한 두 분절단층의 말단부손상대가 결합된 형태임을 고려할 때, 9.12 경주지진은 양산단층 중부분절의 남측 말단부와 연결된 부수단층이 활동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9.12 경주지진의 본진은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부수단층과 양산단층이 연결되는 지점에 집중된 응력이 부수단층의 활동으로 해소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단층의 분절경계부는 지진파열의 동역학적 전파를 방해 및 종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King and Nabelek, 1985), 이는 앞서 언급한 단층손상대를 중심으로 한 여진의 분포특성과도 잘 일치한다(그림 8). 분절경계부는 단층진화 초기에 주로 계단식 배열을 보이는 반면 점차 단층이 진화함에 따라 단층굴곡 형태로 변화하는데, 이러한 단층진화특성이 분절경계부에서의 지진거동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Choi, J.-H. et al., 2012). 단층이 진화할수록 점차 매끄러운 기하특성을 보임으로써 지진의 전파 및 확장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만약 9.12 경주지진이 양산단층 분절경계부의 부수단층을 따라 발생하였다면, 향후 분절경계부의 진화특성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가 요구되며, 이는 양산단층을 따른 대규모 미래지진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6.3 양산단층과 덕천단층의 연결부손상대 내 부수단층

연구지역이 양산단층에 속하는 서로 다른 두 분절단층의 경계부임을 감안할 때, 각각의 분절단층들은 다소 차별적인 운동학적 특성을 보일 수 있으며, 주변에 발달하는 단층과도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덕천단층을 살펴보면 중부 양산단층과는 계단식 분절양상을 보이며 남부 양산단층과는 나란한 배열양상으로 분포한다. 전자의 경우, 두 조의 평행한 우수향 단층이 오른쪽으로의 계단식 분절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이는 주향이동단층의 전형적인 인장형 연결부 기하특성과 일치한다(그림 10). 일반적으로 두 조의 주단층으로 경계되는 인장형 연결부 내에는 일부 2차적인 동향단층과 다수의 인장단열을 포함하는 손상대가 발달한다(Kim et al., 2004). 이들 손상대구조의 방향은 대개 주단층과 아평행하거나 45° 미만으로 사교한다. 9.12 경주지진 여진분포의 가장 큰 특성은 양산단층과 덕천단층의 사이구간에 대부분의 여진이 집중된다는 것으로, 전반적인 여진분포 방향성 또한 주단층인 양산단층 및 덕천단층과 약 15~30° 사교한다. 따라서 9.12 경주지진의 발생기작 중 하나로 양산단층과 덕천단층의 연결부손상대 내 부수단층이 활동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그림 9d).

Fig. 10.

Examples of linking damage zones along strike-slip faults (from Kim et al., 2004). Thick line=major fault, thin line=minor fault, shading=vein in small scale examples and basin in large scale examples. Note that a variety of damage patterns: extension fractures (a, b), pull-apart basins (a, c), strike-slip duplexes (b, e), block rotations (d, g, h), isolated lenses (e, f), antithetic faults and connecting faults (i), and folds (j), are formed in fault linkage zones.

단층의 운동학적 특성이 여진군집현상, 특히 여진의 분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이전의 연구에서 다수 보고된 바 있다(e.g., Nicholson et al., 1986; Barka and Kadinsky-Cade, 1988; Sibson, 1989; Talwani, 1999; Steven and Stephen, 2004; Csontos and Arsdale, 2008). 가장 대표적인 예로, Csontos and Arsdale (2008)은 1811년부터 1812년까지 미국 중부에서 발생한 뉴마드리드 대지진의 여진분포를 통해 단층연결부의 기하를 해석한 바 있다. 또한 Nicholson et al. (1986)은 미국 서부 산안드레아스 단층에서 1975년부터 1983년 사이에 발생한 여진들의 분포와 단층의 형태를 비교하였으며, 그 결과 여진의 발생기작을 분지하는 두 주향이동단층 사이의 지괴가 소규모 단층에 의해 회전하여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따라서 이번 9.12 경주지진은 양산단층과 덕천단층에 작용한 응력이 연결부손상대에 존재하는 소규모 연결단층에 영향을 미쳤으며, 비교적 적은 응력에너지로도 활성화될 수 있는 이들 부수단층들이 활동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여진군집이 주로 주단층이 아닌 단층손상대에 집중된다는 기존의 연구와도 잘 부합된다(Harris, 1998; Steven and Stephen, 2004; 그림 8).


7. 결 론

우리나라 지진관측 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한 9.12 경주지진은 일반대중과 산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지진에 대한 생각과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이번 지진이 다수의 지점에서 제4기 단층운동이 보고된 바 있는 양산단층 인근에서 발생하면서, 양산단층의 활성여부 및 지진재해평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다. 9.12 경주지진의 진앙지와 여진군집대를 중심으로 지형분석, 선형구조분석, 야외지질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이번 지진의 발생기작이 양산단층의 분절시스템 또는 덕천단층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단층손상대와 관련되어 있음을 추론하였다. 또한 유사한 단층기하 특성을 보이는 이전 연구사례를 통해 양산단층과 덕천단층 사이의 지괴회전을 제어하는 지괴 내 소규모 단층이 운동한 것으로 사료된다.

향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고지진학적 방법에 의한 지표단층 정밀조사와 더불어 고해상도 물리탐사를 통한 지하심부에서의 단층발달 특성에 관한 조사가 요구된다. 더불어 3차원 단층대의 내부구조를 중심으로 이웃하는 두 분절단층 또는 서로 다른 두 단층의 진화와 연결에 따른 단층의 운동학적 특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요구된다. 또한 본진에 대한 더욱 정밀한 위치확인 뿐만 아니라 여진들의 단층면해와 심도에 대한 3차원적인 정밀분석이 더해진다면, 이번 경주지진을 야기한 관련단층과 이들의 운동메커니즘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국내 특정지역 및 단층을 대상으로 미래지진의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계기지진과 역사지진뿐만 아니라 고지진학적 연구를 더욱 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인 활성지체구조 연구를 수행하여 지진재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월성부지인근 단층조사 및 확률론적 지진재해도 평가(A16IP55)’ 과제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 대단층계(양산단층 중부지역) 위험요소 평가연구(17-3112)’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또한 산자부, 기상청, 원전안전특위의 자료제공과 조사협조에 감사를 드리며, 이 논문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주신 김광희 교수님과 최원학 박사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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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Schematic representation of the down-dip rupture width of full (a) and partial (b) rupture earthquakes along a pre-existing fault in relation to the extent of seismogenic depth (from Zielke et al., 2015).

Fig. 2.

Fig. 2.
Simplified geological and structural map of the Gyeongsang Basin, SE Korea (modified from Chough and Sohn, 2010; Son et al., 2013). Red dots indicate the individual sites where Quaternary fault slip was reported. Fault plane solution for the 9.12 Gyeongju Earthquake (ML=5.8) constrained by first-motion solution.

Fig. 3.

Fig. 3.
Lineament analysis for the epicenter area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based on hillshade images from LiDAR-derived DEM. Note that N-S or NNE-SSW trending major lineaments are well matched with two previously reported major strike-slip faults.

Fig. 4.

Fig. 4.
Minor faults on a road-cut outcrop around the Hwagok reservoir. (a) An example of minor faults in granitic rocks around the Deokcheon Fault. The fault gouge zones are sub-parallel to the Deokcheon Fault. (c, d) An example of minor faults in sedimentary rocks. This fault is inferred as a strike-slip fault due to its sub-vertical slip surface and sub-horizontal striations. (e) Rose diagram and stereographic projection of the minor faults.

Fig. 5.

Fig. 5.
An exposure of conjugate thrust faults on a road-cut outcrop around the Hwagok reservoir. Slip sense is identified based on drag folds along the fault and displacements of a set of intermediate dikes. Stress-field condition is reconstructed as ENE-WSW trending maximum compression.

Fig. 6.

Fig. 6.
(a) Lineaments on a LiDAR image for the area where minor faults are exposed along and around the Deokcheon Fault. (b) A fault (F1) contact between Cretaceous sedimentary rock and andesitic rock. (c) Blackish layers are displaced by minor normal faults. (d-g) NE-SW trending faults (F2, F3) and their slickenlines. The stepping of the F2 indicates sinistral movement, but slickenlines on the F3 and its secondary fractures represent dextral slip sense.

Fig. 7.

Fig. 7.
(a) Distribution of seismic events associated with the 9.12 Gyeongju Earthquake (Blue circle: foreshocks, Dark blue star: the largest foreshock (ML 5.1), red star: Mainshock (ML 5.8), yellow circle: aftershocks). Seisimic data were collected from 1st to 31st of October in 2016. Note that a 98% of events is concentrated in between the Yangsan Fault and the Deokcheon Fault. (b) A depth-magnitude relationship for the 9.12 Gyeongju Earthquake events. Seismic events occurred in depth of 12~16 km.

Fig. 8.

Fig. 8.
Aftershock distribution related with various strike-slip faults (modified from Sibson, 1989). Aftershocks are mostly concentrated around fault damage zones.

Fig. 9.

Fig. 9.
(a) A schematic model of rupture mechanism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The earthquake rupture occurred along a subsidiary fault in the fault damage zone around the Yangsan Fault. (b-d) Possible fault kinematics related to the 9.12 Earthquake rupture: b) wall damages of the Yangsan Fault, c) linking damages in an inner arc associated with inter-segments of the Yangsan Fault, and d) linking damages in between the central segment of the Yangsan Fault and the Deokcheon Fault.

Fig. 10.

Fig. 10.
Examples of linking damage zones along strike-slip faults (from Kim et al., 2004). Thick line=major fault, thin line=minor fault, shading=vein in small scale examples and basin in large scale examples. Note that a variety of damage patterns: extension fractures (a, b), pull-apart basins (a, c), strike-slip duplexes (b, e), block rotations (d, g, h), isolated lenses (e, f), antithetic faults and connecting faults (i), and folds (j), are formed in fault linkage zones.

Table 1.

Seismic parameters of the 9.12 Gyeongju Earthquake.

KIGAM, KOREA (2016) USGS, USA (2016) NIED, JAPAN (2016)
Moment Magnitude Mw 5.45 Mw 5.40 Mw 5.50
Depth (km) 13.0 13.5 8.0
Nodal Planes1
(Strike, Dip, Rake)
26°, 67°, 175° 28°, 68°, 177° 31°, 53°, -178°
Nodal Planes2
(Strike, Dip, Rake)
118°, 85°, 23° 119°, 88°, 22° 300°, 89°, -37°
Epicenter 35.7570°N / 129.1848°E 35.7810°N / 129.2160°E 35.7982°N / 129.2717°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