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Current status of sedimentary basin studies in and outside Korea
1. 서 언
지각이 갈라지거나 침강한 후 퇴적암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분지는 지구의 다양한 변천과정, 예를 들어 지체운동, 화산활동, 생물권의 진화, 기후 및 지표환경 변화 등을 기록하고 있는 지구의 기록보관소(archives)이며, 석탄, 석유, 천연가스 및 여러 광물자원의 주요 공급원으로서 현대 인류가 윤택한 삶을 누리게 된 근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퇴적분지는 지질학이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을 한 이후 수 세기 동안 지질학이 다뤄온 주요 연구대상이었다.
퇴적분지 연구는 한반도 주변해역은 물론 해외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석유자원 탐사에 직접적으로 일조하거나 탐사인력 양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은 물론 인류가 당면한 다양한 환경문제와 기후변화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여러 지구과학적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퇴적분지 연구는 연구에 필요한 물질과 자료의 대부분을 퇴적분지에서 찾아야 하는 지사학, 고생물학, 고해양학, 고기후학 등 여러 관련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한 우리 사회의 지식기반을 풍부하게 하고 일반대중의 지적-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도 퇴적분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즉 우리가 갖고 있는 뛰어난 자연유산들, 예를 들어 백악기 퇴적분지의 공룡발자국과 포항-경주 지역의 여러 신생대 퇴적분지에 나타나는 화석들, 그리고 전북 부안의 채석강이나 진안의 마이산 등 뛰어난 경관을 지닌 여러 자연유산들이 퇴적분지와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땅의 자연유산을 제대로 향유하고 일반대중의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퇴적분지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처럼 퇴적분지 연구의 학문적 중요성과 사회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퇴적분지 연구가 좀체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의 연변에 위치한 작은 땅덩이지만, 고생대 이전부터 현재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어난 다양한 지구조운동에 의해 흥미로운 퇴적분지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이 퇴적분지들은 해방 이전부터 몇몇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기 시작했지만, 국내학자들에 의한 연구는 해방 이후부터 주로 이루어졌기에 퇴적분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역사는 반세기가 조금 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짧은 연구 역사와 더불어 지질학이라는 학문이 자연과학계 또는 학계 전반에서 차지하고 있는 주변적 위치 때문에 우리나라의 퇴적분지는 아직도 충분히 연구되지 못한 상태이다. 일례로, 일부 지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지질도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오랫동안 지질학이 학생들로부터 기피되어오고 기존의 지질학자들조차도 기초연구보다는 응용연구에 눈을 돌림에 따라 이제는 지질학이라는 학문의 존립마저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수년 사이에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광물자원의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지질자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공급이 국가적 관심사가 되었다. 정부는 자원개발특성화대학의 지정 등을 통해 외환위기 이후 붕괴된 자원탐사 및 개발과 관련된 대학교육을 정상화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이러한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지질학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통일 이후 북한지역의 자원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한-일간 독도 분쟁과 통일 후 일어날지도 모를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우리 땅에 대한 지질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를 통해 차세대 전문인력을 꾸준히 양성하여 미래의 인력수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 특별호는 지질학의 오랜 연구대상인 퇴적분지에 대해 꾸준히 연구를 해 온 학자들의 최근 연구결과를 모아 현재 국내외에서 그리고 육상과 해저의 퇴적분지들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학자들의 연구현황을 소개하고자 계획되었다. 이 특별호는 총 9편의 연구논문(article)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여러 논문이 논평(review)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는 여러 논문들이 퇴적분지 연구에 관심을 지닌 후학들의 연구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고자 기존 문헌에 대한 충분한 리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퇴적분지를 지질시대별로 구분하자면 고생대 논문이 2편(Lee et al., 2013; Woo et al., 2013), 중생대 논문이 4편(Hwang, 2013; Kang et al., 2013; Kwon et al., 2013; Ryang, 2013), 신생대 논문이 3편(Byun et al., 2013a, 2013b; Son et al., 2013)이며, 이 중에는 국외 및 해저의 퇴적분지 논문이 3편 포함되어 있다.
남북과학기술 및 학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Lee et al. (2013)의 논문은 20세기 전반 황해도에서 보고되었던 고생대 산호화석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남북 간 고생대층의 대비와 층서 이해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경상분지의 고생물 자료, 고지자기 자료, 그리고 절대연대 자료의 고찰을 통해 경상누층군의 퇴적시기가 지역에 따라 상당히 중첩되어 나타남을 보여준 Kang et al. (2013)의 논문은 미래의 연구자들에게 경상분지 진화과정 해석의 중요한 참고자료 역할을 할 것이다. Ryang (2013)은 한반도 중부 및 남부 지역에 나타나는 여러 백악기 소분지의 특징을 일반적인 주향이동 분지의 특성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주향이동 분지들이 지닌 차별성을 찾아내고 분지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Kwon et al. (2013)은 경기육괴 서부에서 최근 새로이 발견된 백악기 퇴적분지에 대한 분지해석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 논문은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자그마한 퇴적분지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함은 물론 경기육괴 주변에서 일어난 지구조운동의 이해에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 철원분지 응회암에 대한 상세한 기재를 통해 응회암의 용결 및 냉각과정을 소개한 Hwang (2013)의 논문은 우리나라의 여러 중생대-신생대 퇴적분지에 흔히 나타나는 화산기원암의 형성과정 이해는 물론 화산활동을 고려한 퇴적분지해석의 도움을 줄 수 있는 논문으로 평가된다. Son et al. (2013)은 한반도 남동부 신생대 퇴적분지들에 대해 구조지질, 고지자기, 화산암석, 퇴적, 고생물, 지구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얻어진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이 지역의 지각변형 및 분지형성과 관련한 통합적 모델을 제시하였다. Byun et al. (2013a, 2013b)은 황해저의 군산분지 시추공 자료를 이용해 각 지층의 지질시대를 규명하고, 지질시대별로 고환경 변화를 고찰하여 분지해석의 틀을 잡고자 하였다. 남극 대륙기지가 건설 중인 북빅토리아랜드 지역의 지사와 층서를 고찰한 Woo et al. (2013)의 논문은 향후 남극에서 펼쳐질 지질연구의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논문들은 국내의 학자들이 퇴적학은 물론 고생물학, 화산학, 지구연대학, 구조지질학 등 다양한 지질학적 연구방법을 동원하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외의 다양한 퇴적분지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특별호를 계기로 좀 더 많은 지질학도와 연구자들이 퇴적분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퇴적분지 연구에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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