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Review ]
Journal of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Vol. 53, No. 2, pp.321-338
ISSN: 0435-4036 (Print) 2288-737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17
Received 21 Sep 2016 Revised 09 Feb 2017 Accepted 15 Mar 2017
DOI: https://doi.org/10.14770/jgsk.2017.53.2.321

한반도 남부의 상부 고생대 평안누층군의 층서와 대비

김문기 ; 이용일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The stratigraphy and correlation of the upper Paleozoic Pyeongan Supergroup of southern Korean Peninsula - A review
Mun Gi Kim ; Yong Il Lee
School of Earth and Environmental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82-2-880-6736, E-mail: lee2602@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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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한반도 남부에 분포하는 중기 석탄기~전기 트라이아스기 평안누층군에 대한 과거의 이해는 태백산 분지의 탄전 지역들에 주로 집중되었다. 그러나 옥천변성대 내 변성퇴적암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옥천대 전체에 걸쳐 후기 고생대 퇴적층이 산재하여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편 화석의 새로운 발견과 쇄설성 저어콘 U-Pb 연대 분석 등으로 기존 탄전 지역에서도 개별 층의 연대가 정정되거나 더 명확히 규정된 경우가 있다. 이에 본 논평에서는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들을 종합 검토하여 중기 석탄기~전기 트라이아스기 지층의 존재가 확인된 한반도 남부의 지역들을 모두 검토하고 각 지역의 층서를 새로 정리하여 대비하였다. 평안누층군 최초 퇴적 시기 및 페름기 초 퇴적 재개 시에 관찰되는 지역 간의 지층 연대 차이는 퇴적분지의 북서부가 남동부보다 상대적으로 깊은 기울어진 지형을 암시하며, 당시의 퇴적작용은 하나의 전지분지에서 일어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확장된 고생대 말 퇴적분지의 범위를 고려한다면 트라이아스기 남중국-북중국 충돌 경계가 옥천대를 가로지른다는 가설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Abstract

Studies on the Middle Carboniferous~Early Triassic Pyeongan Supergroup distributed in the southern Korean Peninsula have long been focused on the major coalfields in the Taebaeksan Basin. Recent studies on the metasedimentary rocks in the southwestern Okcheon Belt, confirmed also the scattered distribution of late Paleozoic sediments there. The age of some strata in several coalfields has been refined more clearly, aided by the new findings of fossils and the U-Pb detrital zircon-age dating. The present review examines the stratigraphy of all areas in South Korea where the Middle Carboniferous to Early Triassic strata is known to present. The new stratigraphic correlation of the Pyeongan Supergroup of South Korea is presented as a summary. The difference in age of strata between different locations in the beginning/resumption of deposition suggests the paleo-topography deepening to the northwest. It is expected that the sedimentation of the Pyeongan Supergroup took place in a foreland basin setting. The extended occurrence of late Paleozoic sediments in South Korea may oppose to the hypothesis that the Triassic collisional belt between the North China and South China Cratons crosses the Okcheon Belt.

Keywords:

late Paleozoic, Pyeongan Supergroup, depositional age, paleogeography

키워드:

후기 고생대, 평안누층군, 퇴적시기, 고지리

1. 서 언

한반도의 상부 고생대층에 대한 초기 연구들은 주로 북한 지역에서 일본 학자들에 의해 수행되었다. Yabe (1906)가 평양 인근에서 방추충 화석으로 석탄기 지층의 존재를 보고한 이래, 대석회암층군 상부에 놓이는 일련의 함탄퇴적층이 후기 고생대의 평안계로 명명되고 연구되었으며, Kawasaki (1927)는 이를 암상과 식물 화석 등에 근거하여 하부에서부터 홍점통, 사동통, 고방산통, 녹암통으로 세분하여 정리하였다. 현재까지도 북한 지역에서는 사동통의 하부를 후기 석탄기의 입석통으로 분리한 것을 제외하면 같은 층서를 사용하고 있다(Om et al., 1993).

한편 이와 동일한 층서 구분이 한반도 남부의 삼척, 영월, 단양 탄전 등에도 확대 적용되었으나(Kobayashi, 1953; Brill, 1957; Reinemund, 1957), 분단 이후 북한 표식지의 접근이 불가해졌을 뿐 아니라 평남분지와 태백산 분지로 대표되는 양 지역간의 암상 차이 및 대비 문제가 점차 제기되었다. 이에 Cheong (1969, 1973)은 삼척탄전을 한반도 남부의 상부고생대 퇴적층을 대표하는 새로운 표식지로 삼고, 그 층서를 하부에서부터 만항층, 금천층, 장성층, 함백산층, 도사곡층, 고한층, 동고층으로 새로이 정립하는 한편 만항층~금천층을 고목층군, 장성층~함백산층을 철암층군, 도사곡층~동고층을 황지층군에 포함시켰다. 종전의 ‘평안계’의 호칭이 이에 따라 점차 평안누층군으로 대체되었으며, 오늘날 남한의 상부 고생대층 표준층서로 자리잡아 대부분의 연구자가 이를 따르고 있다.

한편 1960년대 이후 남한 지역의 평안누층군에 대한 연구는 자원개발의 경제적 효용과 퇴적층의 양호한 보존으로 인해 주로 태백산 분지 내의 탄전 지대-강릉탄전, 정선/평창탄전, 삼척(태백)탄전, 영월탄전, 단양탄전, 문경탄전, 보은탄전-에 집중되었다. 한반도 남부의 후기 고생대층이 화순탄전 등 국지적 예를 제외하면 대부분 태백산 분지 내에 분포한다는 통상적인 인식 또한 이로부터 형성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옥천변성대 등지의 변성퇴적암을 대상으로 수행된 식물화석 및 쇄설성 저어콘 연대 연구들은(Kim et al., 2001; Lim et al., 2005, 2006, 2007; Choi et al., 2015), 한반도 남부 후기 고생대(석탄기~페름기) 퇴적활동을 태백산 분지만이 아닌 옥천대 전체를 포괄하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확장된 시각을 바탕으로, 한반도 남부의 평안누층군 혹은 상부 고생대 퇴적층 층서를 종합 정리한다. 일차적으로는 각 지역 별로 연구자들이 화석, 저어콘 연대, 암상 등에 근거하여 해당 지역의 퇴적층을 남한 표준층서와 어떻게 대비하였는지 살피고, 층의 명명이나 연대 추정에 오류나 불일치가 있을 경우 이를 정정하고 합리적인 설명을 찾도록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퇴적층 분포의 공간적 변화와 지역간 층서 차이가 고생대 말 한반도 남부의 고지리 및 지사에 갖는 의의를 검토하도록 한다.


2. 지역별 암상과 연대

그간 평안누층군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많은 조사 연구가 석탄 개발을 목적으로 한 바, 평안누층군의 분포지는 일반적으로 “-탄전”으로 각각 통칭되었다. 퇴적학적으로도 탄전이라는 명칭은 퇴적물이 쌓이는 분지와 유사한 의미를 갖는 유효한 표현이므로, 여기서는 그 호칭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외 전통적인 탄전에 해당되지 않았던 평안누층군 분포 지역은 시군 단위의 행정구역 명을 도입하여 알기 쉽게 기재하였다(그림 1).

Fig. 1.

Distribution of the Pyeongan Supergroup in South Korea.

지금까지 지역 별 평안누층군의 층서 및 특징을 아울러 잘 정리한 문헌으로 Geological Society of Korea (1999)가 있으나, 최신의 연구결과들이 반영되지 않은 관계로, 태백산 분지 이외 영역의 기재가 특히 미흡하다. 이에 기존의 잘 알려진 탄전 영역에서는 개별 층과 암상에 대한 자세한 기재를 생략하되 삼척탄전 표식층과의 차이 등 특기할만한 점만을 주로 다루고, 새롭게 추가하는 지역에서는 좀더 상세한 기술을 하도록 한다. 연구자에 따라 층의 구분이나 순서, 연대 등에 이견이 있는 경우 이를 밝히되, 최신의 연구에 비중을 두어 서술하였다.

또한 방추충, 코노돈트, 식물 화석 등이 지시하는 지층의 연대는 기존 문헌에서 북미 러시아 서유럽 등과의 생물군 대비에 따라 서로 다른 시대 구분 및 명칭들이 혼용되어 왔으나, 여기서는 그 혼선을 줄이기 위해 각각에 상응하는 국제 지질 연대의 세/절 단위로 통일하여 명기하였다. 최근 일부 층에 대해 수행된 쇄설성 저어콘 자료들은 퇴적시기의 하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역시 지층 연대를 보강하는 의미에서 첨부하였다. 최종적으로 암상과 연대에 기준하여 각 지역의 층서를 서로 대비하였다(표 1).

Correlation of the Pyeongan Supergroup distributed in the southern Korean Peninsula.

2.1 삼척탄전

하부로부터 만항층, 금천층, 장성층, 함백산층, 도사곡층, 고한층, 동고층으로 구성된다. 만항층(두께 약 200 m)은 적색 혹은 녹색을 띠는 셰일과 사암, 잡색의 역질 사암 등으로 구성되며, 수 매의 석회암 렌즈를 협재한다. 금천층(두께 약 70 m)은 주로 암회색~흑색 셰일과 세립 사암으로 구성되며, 석회암과 박층의 탄층을 협재한다. 장성층(두께 약 120 m)은 흑색의 사암과 셰일, 셰일 내에 협재하는 수 매의 탄층으로 구성된다. 함백산층(두께 약 200 m)은 유백색의 사암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암회색의 셰일이 얇게 교호하며, 도사곡층(두께 약 400 m)은 적자색 혹은 녹색의 조립 사암과 셰일, 고한층(두께 약 300 m)은 회색~흑색의 사암과 셰일이 주를 이룬다. 최상부 지층인 동고층(두께 약 400 m)은 녹색과 적색의 사암 혹은 셰일로 이루어진다.

방추충과 코노돈트를 비롯한 미화석으로 만항층과 금천층이 각각 석탄기 모스코비안(Moscovian) 하부와 상부에 대비되었으며, 식물 화석에 의해 장성층 상부는 페름기 아틴스키안(Artinskian) 내지 쿵구리안(Kungurian), 함백산층과 도사곡층은 쿵구리안에서 워디안(Wordian), 고한층은 카피타니안(Capitanian) 내외의 연대를 갖는 것으로 추정되었다(Cheong, 1969, 1973; Chun, 2004). 동고층에서는 시대를 지시할만한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동고층이 후기 페름기에 포함되는지 트라이아스기의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으나(Lee and Chough, 2006), 최근 고한층 및 동고층에서 보고된 쇄설성 저어콘의 가장 젊은 저어콘 연대의 가중평균이 각각 261 ± 2.5 Ma, 252 ± 7.3 Ma임을 감안할 때, 고한층은 후기 페름기, 동고층은 전기 트라이아스기에 해당되는 퇴적시기임이 추정된다(Lee et al., 2012).

2.2 영월탄전

하위로부터 요봉층, 판교층, 밤치층과 미탄층으로 구성된다. 요봉층(두께 약 100 m)은 적색 혹은 연녹색의 셰일과 사암이 주를 이루고, 중간에 두꺼운 석회암층과 몇 개의 석회암 렌즈, 그리고 자갈 크기의 역암층을 포함한다. 판교층(두께 약 150 m)은 요봉층을 정합으로 덮으며, 회색의 셰일과 세립 사암, 석회암으로 구성된다. 상위의 밤치층(두께 약 80 m)은 암회색의 석회암, 세립사암과 셰일이, 미탄층(두께 약 300 m)은 흑색의 사암과 셰일이 번갈아 나타난다.

요봉층에서는 삼척탄전의 만항층보다 다소 이른 석탄기 바시키리안(Bashikirian)에서 전기 모스코비안까지의 방추충과 코노돈트가 보고되었다(Lee, C.Z., 1984, 1985; Lee, J.D., 1985). 판교층은 후기 모스코비안, 밤치층은 아셀리안(Asselian)~사크마리안(Sakmarian)의 방추충을 포함하는데, 이러한 화석상의 변화가 8 m 석회암대의 상·하반 간에 나타나며 중간에 후기 석탄기(카시모비안(Kasimovian)~젤리안(Gzelian))에 해당되는 화석이 결여되어 있어 준정합으로 해석된다(Lee, 1984). 미탄층에서는 장성층에 대비되는 식물화석이 다량 보고되었다(Kawasaki, 1934).

2.3 강릉탄전

하위로부터 만항층, 금천층, 장성층, 함백산층, 망덕산층과 언별리층으로 구성된다. 태백산 분지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변성도가 높은 편이다. 최하위의 만항층은 타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는데, 특유의 적색 셰일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담녹색 셰일이 지배적이며, 층후도 매우 두터워서 탄전 서부에서는 수 km에 달한다. 금천층은 회색~흑색 세립사암과 셰일, 장성층은 암회색 내지 흑색의 조립사암~셰일이 주를 이루는데, 금천층까지만 석회암이 나타나는 타 지역과 달리 장성층 상부에까지 석회암 수 매가 협재하는 것이 시추 조사에서 보고되었다. 백색 조립 사암이 두드러지는 함백산층 상위로는 삼척탄전의 표식층과 큰 차이를 보임에 따라 망덕산층과 언별리층으로 따로 명명되었다(Dong-A Engineering Geology Consultant, 1975a). 망덕산층(두께 약 250 m)은 주로 암회색 세립 사암과 셰일로, 언별리층(두께 250 m)은 담녹색~백색 세립 사암과 셰일로 구성된다. 변성작용의 영향으로 이 지역의 석회암은 흔히 결정질로 나타나고 셰일은 대개 점판암 혹은 천매암화 되어 있으며 편암으로 변한 곳도 있다. 사암 역시 변성사암의 형태로 드러나있는 경우가 많다.

화석에 의해 비교적 명확한 연대가 밝혀진 것은 모스코비안의 금천층(방추충, 코노돈트)과 아틴스키안의 장성층(식물)이며, 함백산층에서도 페름기의 식물화석이 발견되었다(Dong-A Engineering Geology Consultant, 1975a; Bae and Lim, 1987). 만항층(홍점층)의 쇄설성 저어콘 연대측정 결과, 가장 젊은 저어콘 평균연대는 320.7 ± 3.8 Ma 혹은 315.8 ± 8.0 Ma로 석탄기 바시키리안 이후의 퇴적을 지시한다(Kim et al., 2012). 한편 함백산층 상위의 지층은 그 연대가 불분명한데, 일반적으로 망덕산층~언별리층을 도사곡층~고한층과 대비해왔다(Dong-A Engineering Geology Consultant, 1975a). 그러나 최근 탄전 북서부의 ‘상부 평안층군’ 석영운모편암에서 최하 245 Ma에 이르는 저어콘 상속핵 연대를 측정했다는 보고가 있다(Kim and Hwang, 2011). 세부 분석 자료가 제시되지 않은 관계로 여기서는 반영을 유보하나, 만약 이를 인정한다면 강릉탄전 평안누층군의 최상부층이 삼척탄전의 동고층에 준하는 트라이아스기 연대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

2.4 정선–평창탄전

하위로부터 만항층, 금천층, 밤치층, 장성층, 옥갑산층, 상원산층, 박지산층으로 구성된다. 강릉탄전과 유사하게 만항층은 적색이 아닌 녹회색~암회색 셰일이 우세한 것이 특징이다. 금천층과 밤치층, 장성층은 모두 암회색 셰일과 사암으로 구성되나 금천층과 밤치층에서는 석회암이 협재하고, 장성층에는 조립사암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수 매의 탄층이 협재한다. 장성층 상위로는 역시 표준층서가 아닌 별도의 층서 구분을 따른다. 옥갑산층(두께 300~500 m)은 백색~회색 사암과 암회색 셰일이 호층을 이루며 발달하는데, 하부는 사암, 상부는 셰일이 우세한 경향을 보인다. 상원산층은 녹색의 사암과 셰일로, 박지산층은 적색의 사암과 셰일로 구성되며, 각각의 층후는 1,500 m와 500 m 가량으로 매우 두텁다.

화석 증거상 만항층에서는 하부에서 석탄기 바시키리안, 상부에서 모스코비안의 코노돈트가 보고되어 영월탄전의 요봉층과 대비할 수 있으며(Chae, 1987), 금천층과 밤치층, 장성층의 연대 역시 방추충과 식물화석으로 확인되었다(Dong-A Engineering Geology Consultant, 1975b; Kim, 1998). 옥갑산층~박지산층에서는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으나, 암상의 유사성으로 미루어 옥갑산층은 삼척탄전의 함백산층~고한층, 상원산층과 박지산층은 동고층에 대비되었다.

2.5 단양탄전

하위로부터 만항층, 금천층, 장성층, 함백산층, 도사곡층, 고한층과 동고층으로 구성된다. 만항층은 적색 셰일과 회색 사암이 주를 이루고 석회암을 협재하며, 금천층은 회색 내지 흑색의 셰일~중립사암 및 석회암으로 구성된다. 장성층은 흑색의 셰일~사암으로 수 매의 석탄층을 포함하며, 함백산층은 주되게 밝은 조립사암으로 구성된다. 도사곡층은 녹색 혹은 회색의 사암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한층은 흑색 내지 암회색의 사암 및 셰일이 특징이나 사암은 때로 녹색을 띤다. 동고층은 담록색의 사암과 적색 셰일을 포함한다.

만항층과 금천층은 방추충 및 코노돈트, 장성층은 식물화석을 통해 구체적인 연대가 확인되었다(Cheong, 1971; Lee and Kim, 1995; Park and Chung, 1999). 함백산층에서도 페름기 식물화석의 출토가 보고된 바 있다(Bak, 1974). 상위의 지층들에서는 화석의 출토가 보고된 바 없으나 삼척탄전과 암상이 상당히 유사하므로 대비를 통해 동일한 연대가 설정되었다.

2.6 문경탄전

하위로부터 만항층, 금천층, 밤치층, 장성층, 함백산층, 도사곡층과 고한층으로 구성된다. 만항층은 적색 셰일도 나타나나 주로 녹색 셰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삼척탄전과 다르고, 회색 사암과 석회암을 포함한다. 금천층과 장성층은 역시 대체로 암회색~흑색으로 금천층에서는 셰일 및 석회암, 장성층에서는 사암 및 탄층이 두드러지는데, 사이에 밤치층의 존재가 추가로 확인되었다. 유백색 사암에 흑색 셰일이 협재하는 함백산층 상위로는 담회색 사암 및 잡색 셰일대가 나타나며, 그 위로는 녹색 셰일~사암대가 놓인다. 과거 연구자들은 각각을 고방산통과 녹암통에 포함시켰으나, Kim et al. (1987)에서는 삼척탄전의 지층명을 도입하면서 전자를 도사곡층, 후자를 고한층으로 보았다. 고한층으로 재정의 된 녹색 셰일~사암대에는 얇은 석회암층이 협재한다.

만항층의 연대는 완족류 등 미화석을 통해 모스코비안임이 밝혀졌고(Um et al., 1977), 금천층과 밤치층 각각의 시대를 확인하는 방추충 및 코노돈트 화석들이 발견되었다(Cheong, 1978; Park and Cheong, 1989). 장성층과 함백산층에서도 페름기의 식물화석이 보고되었다(Um et al., 1977; Chun et al., 1987). 한편 문경탄전의 남서부에는 운암사층으로 명명된 암체가 존재하는데, 여기서 산출되는 방추충 및 코노돈트 역시 지점에 따라 석탄기 모스코비안의 금천층 혹은 페름기 아셀리안-사크마리안의 밤치층에 해당되는 연대를 갖는 것으로 조사되었다(Park, 1989; Lee, 2009). 또 문경탄전에서 북서 방향으로 수 km 떨어진 위치에 변성퇴적암층인 상내리층이 각섬암과 혼재되어 분포하는데, 가장 젊은 쇄설성 저어콘 연대가 259.0 ± 2.4 Ma로 최근 측정되었다(Park et al., 2011). 이는 상내리층이 지질연대상 삼척탄전의 고한층 혹은 동고층과 대비될 수 있음을 의미하나, 퇴적시기의 상한이 제한되지 않으므로 더 후기의 중생대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7 보은탄전

하위로부터 만항층, 금천층, 밤치층, 장성층과 함백산층으로 구성된다. 전체적인 암상은 역시 표준층서와 대체로 유사하나 셰일이 천매암화되고 석회암이 대부분 결정질로 존재하는 등 변성의 영향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보은탄전이 지리적으로 태백산 분지의 연변부, 혹은 관점에 따라서는 옥천변성대 내에 위치하고 있음에 따른 것이다. 만항층에서는 잡색의 셰일 및 사암, 금천층과 밤치층은 회색에서 흑색의 세립 사암~셰일로 이루어지며 석회암을 포함한다. 장성층은 회색 내지 암회색 조립 사암~셰일과 탄층을 가지고, 함백산층은 흑색셰일을 협재하는 백색 내지 회색의 사암이 주를 이룬다. 함백산층 상위의 지층은 이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으며, 보은탄전 남동부에 대한 간이조사로 도사곡층의 일부 분포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이후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는 없다(Lim et al., 1992).

화석의 산출이 대체로 미흡하나, 연대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로 밤치층에서는 페름기 아셀리안~사크마리안을 지시하는 방추충이, 장성층에서는 아틴스키안~쿵구리안절에 해당하는 식물화석이 발견되었다(Lim et al., 1991).

2.8 화순탄전

본 탄전을 일컫는 용어로 문헌에 따라 ‘호남탄전’과 ‘화순탄전’이라는 명칭이 함께 사용되어왔으나, ‘호남탄전’의 경우 화순 이외에 전라남도 여러 지역에 산재하는 함탄 퇴적층 분포지를 포괄하는 의미로 쓰이는 등 그 범위가 다소 모호하게 규정되어 있으므로, 대상을 전라남도 화순 일대에 국한하고 화순탄전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다.

하부에서부터 용암산층, 오음리층, 함탄층과 천운산층으로 구성된다. 이 중 최하부의 용암산층은 연구자에 따라 석탄기 이전의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담회색 내지 유백색의 규암과 편암이 주를 이루며, 간혹 역을 포함하는 규암이 나타난다. 오음리층(두께 150~300 m)은 점판암~편암류의 세립 변성암 및 셰일로 구성되며, 석회암과 탄층을 일부 협재한다. 함탄층(두께 60~90 m)은 흑색의 조립~세립 사암과 셰일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탄질 셰일 및 탄층이 협재하고, 천운산층(두께 600~700 m)은 담회색의 사암 및 규암에 암회색 내지 흑색의 사암 및 셰일이 협재하는 양상을 보인다.

오음리층에서 발견되는 코노돈트는 석탄기 모스코비안에 해당하는 삼척탄전의 금천층 혹은 영월탄전의 판교층과 대비된다(Park, 1996). 함탄층에서 발견된 식물화석은 절 단위의 시대를 확정하기에 다소 미흡함이 있으나, 장성층에서 흔히 발견되는 식물화석과 비슷한 종 구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장성층과 대비되었다(Suh et al., 1985, 1986). 상위에 놓이는 천운산층에서는 화석의 보고가 미비하나, 흑색 사암 및 셰일 위주의 함탄층과 석영질 사암 위주의 천운산층의 정합적 관계는 삼척탄전 등의 장성층–함백산층의 관계와 유사한 바, 함백산층과 대비하는 것이 무방하게 여겨지며 지점에 따라 도사곡층 등 상위의 지층을 포함할 수 있다. 용암산층의 경우 오음리층 아래 정합적으로 놓이므로 만항층과 대비될 가능성이 있으나, 오르도비스기의 용두리층 상위에 부정합적으로 놓인다는 것 외에 시대를 특정할 증거는 없다.

2.9 해남–강진 지역

본 역은 해남군 송지면에서 강진군 옴천면에 이르는 영역에 북동-남서 방향으로 폭 수 km, 길이 50 km 내외로 길게 분포한 상부고생대 퇴적층을 가리킨다. 탄층이 일부 협재하고 있으나, 그 산출이 불량하여 개발은 미비했다. 이 지역에 분포하는 시대 미상 변성 퇴적암층을 인접한 화순 등지와 대비하고 암상에 근거하여 평안누층군으로 추정하는 견해가 일찍이 있어왔으나, 화석 증거를 통해 후기 고생대 층의 존재를 명확히 한 것은 Kim et al. (2001)이다.

Kim et al. (2001)은 종전에 용암산층, 설옥리층, 서기산층, 오산리층 등 서로 다른 지층 구분이 혼용되던 해남–강진 일대의 후기 고생대 층서를 하위로부터 월송층, 송종층, 송호층으로 새로이 정리할 것을 제안하고 송지층군이라 통칭하였다. 한편 해당 연구에서 선캄브리아기의 지층으로 추정되며 소위 갈두층으로 명명되었던 지층은 일부 혹은 전체가 중기 페름기 이후의 것임이 최근의 쇄설성 저어콘 연대 분석에 의해 밝혀졌다(Ha et al., 2014; Kim et al., 2015). 같은 맥락에서 1:50000 영암 도폭(Kim, Y.B. et al., 2014)에서는 기존의 갈두층이라는 지층명을 폐기하고 후기 고생대 상부의 ‘사암’ 층을 새로 정의하는 한편, 하부는 추가적인 구분 없이 ‘셰일 및 이암’ 층으로 통칭하였다. 최신 연구결과들이 공통적으로 지시하는 바와 같이 월출산 동편의 강진 일대에 넓게 분포하는 ‘갈두층’ 혹은 ‘상부 사암층’을 이 지역 후기 고생대층의 최상위 지층으로 재정의하는 것은 합당하지만, 추후 명칭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하위의 ‘셰일 및 이암’ 층의 경우 강진 일대에서의 최근 조사들은 성전면 성전리 부근에 좁게 분포하는 노두만을 고려하는 바(Choi et al., 2015; Kim et al., 2015), 기존에 해남 일원에서 잘 정의된 월송층, 송종층, 송호층의 구분이 무효하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 따라서 해남 일대에 대한 포괄적인 재조사가 수행되기 전까지는 이 지역 지층의 분류를 그대로 인정하기로 한다.

이에 의거하면 본 역의 후기 고생대층 층서는 하위로부터 월송층, 송종층, 송호층, 갈두층(상부 사암층)으로 잠정 정리할 수 있다. 월송층(두께 최대 1000 m)은 담회색~담록색의 사암과 회색~암회색의 셰일로 구성되며, 지역에 따라서는 석회암이 나타나기도 한다. 송종층(두께 최대 700 m)은 회색의 사암 및 역암에 암회색~흑색의 셰일 및 탄층이 교호하는 양상을 보인다. 송호층(두께 최대 500 m)은 담회색~회백색의 사암이 두껍게 발달하며 암회색의 셰일이 박층으로 협재한다. 갈두층은 담회색의 사암 및 역암이 주 구성 암석이며 석회암이 협재하기도 한다(Kim, Y.B. et al., 2014).

송종층에서 발견된 식물화석군은 전반적인 구성이 삼척탄전 장성층과 유사하므로 페름기 초로 판단되었으며(Kim et al., 2001), 보다 넓게는 석탄기 말에서 페름기 초까지의 금천~장성층의 지질 시대에 해당할 수 있다. 월송층은 송종층 하위에 놓이는 점과 암상적 특징 등을 고려할 때 화순탄전의 오음리층 및 삼척탄전의 만항~금천층과 대비될 것으로 보이며, 송종층 위에 정합적으로 놓이는 송호층은 석영질 사암이 주가 되는 삼척탄전의 함백산층과 대비할 수 있다. 월송–송종층(하부 이질암층)에서 분석된 젊은 쇄설성 저어콘 평균연대 역시 320 ± 4.8 Ma로 중기 석탄기 이후의 퇴적을 지지한다(Choi et al., 2015). 한편 여러 지점의 갈두층(상부 사암층)을 대상으로 한 쇄설성 저어콘 연대 측정에서 260 Ma 내외의 동일한 퇴적 하한연대를 얻었다(Ha et al., 2014; Kim, Y.B. et al., 2014; Kim, D.-Y. et al., 2015). 이 층의 경우 페름기 후기 삼척탄전의 고한층에 대비될 것으로 추정되나, 쥬라기 관입화강암 외에 퇴적시기 상한을 제한하는 다른 증거가 미비하므로 트라이아스기 혹은 그 이후의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2.10 보성지역

이 지역은 화순탄전 남동측의 보성군 문덕면에서 장흥군 장동면까지 북동-남서 방향으로 수십 km에 걸쳐 1 km 내외의 폭으로 좁고 길게 이어지는 영역을 포함한다. 이 지역은 ‘호남탄전’ 혹은 ‘화순탄전’의 일부로 함께 취급되기도 하였으나,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지층의 분포 양상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별도로 다룬다. Geosciences Corp. (1975)는 페름기의 생물군과 대체로 유사한 식물화석의 산출을 언급하였으나, 종을 동정하여 도판과 함께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Kim et al. (2002)이 최초이다.

Geosciences Corp. (1975)는 명봉층으로 통칭되어 오던 이곳의 퇴적층을 장성층과 천운산층으로 세분하였으며, Kim et al. (2002)의 경우 해남-강진 지역의 지층이 이곳으로 연장되는 것으로 이해하여 송종층과 송호층의 구분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층명은 서로 다르나 회색~암회색 사암 및 흑색 셰일로 구성되는 함탄층이 전역에 주되게 분포하며 일부지점에서 그 위로 담회색~회색 사암층이 놓인다는 큰 틀에서는 대체로 같다. 층후는 각각 최대 100~150 m에 이른다.

연대를 지시하는 유일한 자료로서 송종층(장성층)의 흑색셰일에서 페름기 초에 해당하는 식물화석군이 보고되었다(Kim et al., 2002).

2.11 완주-금산 지역

본 역은 전라북도 완주군 비봉면에서 출발하여 충청남도 금산군 복수면으로 이어지는 구역으로, 1:100만 한국지질도(KIGAM, 1995)의 옥천층군 중 “og1” 및 “og2”의 영역 중 일부를 점한다. 일련의 이 시대미상 변성 퇴적암층은 대체로 전기~중기 고생대의 것으로 여겨져왔고, 화산리층 및 창리층, 고산층 등의 명칭이 사용되었다. 완주 인근이 전북탄전으로 불리며 탄층을 배태하는 석탄기 혹은 페름기 지층의 제한적 분포가 추정되기도 했으나, 확실한 화석 증거가 제시된 것은 Lim et al. (2005)에 이르러서다.

Lim et al. (2005, 2006)이 새로 정립한 층서를 받아들이면, 이 지역의 평안누층군은 B층, C층, 비봉층, E층으로 구성된다. 이는 기존의 지질도에 비해 보다 세밀한 조사와 연대증거를 바탕으로 세워졌으므로 현재로서는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라 여겨지나, 영문 알파벳으로 된 각각의 층 이름은 임시 비공식명이므로 재명명이 필요하다. B층은 담회색, 담적색 혹은 담녹색의 실트암과 회색 사암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석회암층이 협재하며, C층은 암회색에서 흑색의 셰일과 사암으로 구성되며 역시 여러 매의 석회암이 협재된다. C층 상위에 부정합을 이루며 놓이는 비봉층은 담회색~회색 혹은 암회색~흑색의 사암과 흑색 셰일로 구성되며 탄층을 일부 함유하고, 그 위에 정합으로 접하는 E층은 담회색의 사암 내지 규암이 주 구성 암석이다. 전체적으로 스러스트에 의한 층의 반복이 매우 심하여 층후를 특정하기 어렵다.

C층과 비봉층에서 발견된 식물화석 및 암상이 각각 삼척탄전의 금천층과 장성층과의 대비를 지시함에 따라, 하위의 B층은 만항층/요봉층에, 상위의 E층은 함백산층에 잠정적으로 대비되었다. 비봉층과 E층의 가장 젊은 쇄설성 저어콘 연대 역시 350 Ma 내외로 전기 석탄기 이후의 퇴적을 뒷받침한다(Lim et al., 2005).

2.12 보은 서부 지역

본 역은 보은면 북서부의 회남면에서 내북면에 이르는 구역으로, 보은면 남동부에서 상주시 서부에 걸친 보은탄전과는 구별된다. 역시 1:100만 한국지질도(KIGAM, 1995)의 옥천층군 중 “og1” 및 “og2”의 영역 내에 대체로 위치하며, 지질도에 따라 국사봉층, 구룡산층, 창리층, 운교리층 등으로 불리다 Lim et al. (2007)에 의해 후기 고생대 지층의 분포를 직접적으로 지시하는 화석 증거가 최초 보고되었다. 남서-북동 방향으로 이어지는 지질구조선을 감안할 때 유사한 층서가 괴산 혹은 충주 일대까지도 연장될 가능성이 있으나, 화석의 발견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완주-금산지역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의 석탄~페름기 지층은 B층, C층, 비봉층 순으로 구성된다. E층의 경우 이 지역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 B층은 담회색의 사암과 암회색의 세립암이 교호하고 석회암과 드물게 역암이 협재되며, C층은 암회색 혹은 흑색의 셰일 또는 점판암이 수 매 이상의 석회암과 호층을 이룬다. 완주-금산 지역과 달리 이곳의 비봉층은 사암이 거의 없이 암회색의 이질암과 탄층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비봉층에서 발견된 식물화석의 연대는 절 단위로 특정하기에는 다소 불분명하나, 대체로 후기 석탄기~중기 페름기를 지시한다. 이 화석 증거를 기준으로 상하 관계에 대한 고려, 완주-금산 지역과의 암상 대비를 통해 역시 B층은 만항층/요봉층, C층은 금천층/판교층, 비봉층은 장성층/미탄층과 대비되었다(Lim et al., 2007).

2.13 제천 지역

갑산층으로 명명된 단일층이 단양~제천 일대에 분포한다. 적색, 녹색, 회색의 셰일, 갈색 사암으로 구성되며, 인접한 영월 지역의 요봉층과 유사하게 수 cm 이상의 역을 포함하는 역암층과 두꺼운 석회암대가 나타난다.

방추충, 코노돈트, 식물 화석 역시 요봉층과 대비되는 바시키리안에서 모스코비안의 연대를 가짐이 확인되었다(Lee, 1992; Boo, 2003).

2.14 기타 지역

이외 봉화-울진 일대의 동수곡층 및 재산층, 순창 일대의 설산층 및 순창층, 군산 일대의 옥산층, 충주 일대의 일부 층 등이 평안누층군과 대비되었거나 될 가능성이 있으나, 시대를 명확히 하는 표준 화석이 보고되지 않았으므로 서술에서는 제외하였다. 단 정읍 인근에 화산암체에 둘러싸여 소규모로 분포하는 편암류(설옥리층)에서는 석영편암 내 가장 젊은 쇄설성 저어콘의 평균 연대 355 Ma, 이를 관입하는 화강섬록암의 연대 219 ± 3 Ma가 확인된 바, 평안누층군 연대에 대비되는 퇴적암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Song et al., 2014). 한편 홍성 일대의 월현리복합체 및 고남복합체 변성퇴적암 등에서 간혹 320 Ma 혹은 260 Ma의 저어콘 연대가 보고된 경우가 있으나(Kee et al., 2011), 해당 연대의 입자 수가 적고 이들이 퇴적 연대와 변성 연대 중 어느 것을 반영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여기서는 배제하였다.


3. 토 의

3.1 평안누층군의 최초 퇴적 시기

일찍이 Cheong (1969)는 삼척탄전과 영월탄전에서 기존에 홍점통으로 통칭되던 지층이 암상과 시대가 완전히 같지 않음을 지적하고, 각각을 만항층과 요봉층으로 별도 명명하였다. 즉 만항층과 요봉층 상부에서는 전기 혹은 중기 모스코비안의 화석이 공통으로 발견되나, 요봉층의 하부에는 만항층에 존재하지 않는 두꺼운 석회암대와 수 cm 크기 자갈을 다량 포함하는 특징적인 역암층이 나타날 뿐 아니라, 화석 또한 바시키리안절의 방추충 Eostafella-Pseudostafella 대, 코노돈트 Idiognathoides 대가 산출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후속 연구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 확인되었다(Lee, 1984; Kim, 1998). 영월탄전의 요봉층 외에도 바시키리안절을 포함하는 지층으로 인접한 제천-단양지역의 갑산층을 들 수 있으며(Boo, 2003), 정선/평창탄전에서도 Chae (1987)가 나전 지역에서의 코노돈트 연구를 통해 같은 연대를 확인하였다. 또한 단양탄전과 삼척탄전의 접경부인 영월군 김삿갓면 진별리 일대, 그리고 단양탄전의 남부에 해당하는 단양읍 고수재-노동계곡 일대에서는 지층의 하부에서 Idiognathoides sinuatus의 다량 출토가 보고된 바 있는데(Park and Chung, 1999; Sin, 2002), 최신의 세계 지질연대 표준에 따르면 해당 코노돈트는 역시 모스코비안이 아닌 바시키리안절 하부에 해당하는 표준화석이다(Davydov et al., 2012).

한편 삼척탄전에서의 연구를 살펴보면, 삼척탄전 동부의 태백 일대나 중부의 사북-고한 지역에서는 모스코비안보다 앞선 방추충 및 코노돈트 연대가 보고된 바 없으나, Lee (1992)는 삼척탄전 서부, 함백탄광 인근에서 I. sulcatus의 산출을 확인하고, 이곳의 홍점층(만항층) 하부가 북미의 모로안, 러시아의 바시키리안절에 해당함을 주장하였다. 또 Park and Sun (2015)은 삼척탄전의 동남부인 태백시 장성동 인근의 만항층 최하부에서 후기 나무리안, 즉 국제표준의 바시키리안과 대비되는 식물화석을 발견하였다. 이와 같은 보고는 삼척탄전의 만항층 역시 모스코비안절에 완전히 국한되지는 않음을 제안한다. 단 바시키리안 코노돈트의 발견이 독립된 한 노두의 한 개 층준에 국한되고, 식물화석 역시 오르도비스기의 두위봉층과 접하는 만항층 최하부 수십 cm 구간의 흑색셰일에서만 유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삼척탄전의 바시키리안 지층은 만항층의 최하부에 매우 국지적이거나 미약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 즉, 바시키리안절 동안의 퇴적은 주로 태백산 분지의 북서편에서 활발했고, 이후 모스코비안절에 들어 전역으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그림 2a; 표 1).

Fig. 2.

Depocenters in the (a) Bashikirian (Early Pennsylvanian) and (b) Asselian-Sakmarian (Early Permian). Dark green color marks the area where the contemporary sedimentation is supported by fossil evidences. Light green color represents depocenters with limited information on fossil occurrence.

3.2 후기 석탄기-전기 페름기 결층

Cheong (1969)은 삼척탄전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기존에 사동통으로 알려져 있던 지층의 하부에서 석탄기 모스코비안의 방추충이, 상부에서 페름기의 식물화석이 산출됨을 지적하고, 석회암의 마지막 출현 지점을 기준으로 부정합면을 잠정 설정하고 하부의 금천층과 상부의 장성층으로 나누어 재명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장성층은 크게 JA, JB, JC, JD의 네 개 윤회층으로 구성되며, 그 중 식물화석이 발견된 것은 JC와 JD이다. 이후 Ryu et al. (1997)은 장성층 하부의 JA와 JB가 상향조립화하는 단위로, 상향세립화하는 상부의 JC, JD와 구분되며 오히려 하부의 금천층과의 연계성을 지님을 퇴적환경과 순차층서학적 해석 등을 바탕으로 주장하였다. 한편 Lee and Chough (2006)는 금천층과 장성층이 암상적으로 큰 차이가 없고 사이에 뚜렷한 부정합면이 관찰되지 않음을 들어, 종전의 사동통 개념으로 되돌려 금천층과 장성층을 하나로 묶고 ‘금천-장성층’으로 재편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화석 증거로 그 연대가 확실시되는 층준은 석탄기 모스코비안의 금천층과 페름기 아틴스키안~쿵구리안의 장성층 상부(JC, JD)이다. 장성층 하부와 상부가 서로 다른 두 퇴적 단위로 구분된다는 Ryu et al. (1997)의 지적을 받아들인다면, JA-JB에 해당하는 기존 장성층 하부 구간의 연대는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평안누층군의 전반적인 퇴적속도를 고려할 때, 두께가 30~50 m 가량에 불과한 JA-JB를 무려 20 m.y. 동안 연속적으로 일어난 퇴적의 결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석탄기–페름기 경계를 포함하는, 상·하반에 상당한 시간 간격을 둔 부정합면은 여전히 어딘가에 설정되어야 한다. Cheong (1969)은 장성층의 하한을 금천층 최상부 석회암을 덮는 JA의 하부 사암층 기저부로 정의하였으며, 이 석회암에서는 후기 모스코비안의 방추충이 산출함이 알려져 있다(Cheong, 1973). 해양환경에서 퇴적된 석회암층 바로 위에 하성환경의 조립질 사암(JA 최하부)이 쌓인 것은 부정합의 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여길 수 있다. Ryu et al. (1997)의 주장을 따르더라도, 장성층 하부를 페름기 초 사크마리안절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하였기에 여전히 금천층과의 접촉은 부정합이며 사이에 무퇴적기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편 삼척탄전이 아닌 일부 지역에서는 장성층의 알려진 연대보다 시기적으로 다소 앞선, 페름기 초기 아셀리안에서 사크마리안절의 연대를 갖는 석회암층을 포함하는 소위 밤치층의 보고가 이루어진 바 있다. 해당지역을 나열하면 정선-평창탄전, 영월탄전, 문경탄전, 보은탄전(서부) 등이다. 삼척탄전에서 이 시기의 화석을 포함하는 지층은 알려진 바 없다. 이들 지역의 지리적 분포를 살펴볼 때, 석탄기 후기에 일시적으로 중단된 이후 페름기 들어 재개된 퇴적작용 역시 초기에는 태백산 분지의 서부에서 시작되었다가, 이후 삼척탄전을 포함하는 분지 전체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그림 2b).

3.3 옥천변성대 내 후기 고생대 퇴적과 지구조적 의의

옥천변성대와 태백산분지의 기록을 모두 종합하여, 옥천대 일대에 걸친 한반도 남부 후기 고생대 지층의 공통적인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적색, 녹색, 황색, 회색 등 서로 다른 색의 셰일 및 사암이 석회암과 함께 기저부를 구성하며(만항층, 요봉층, 갑산층, B층, 월송층 일부), 위로 가면서 암색이 점차 회색 내지 흑색으로 단조로워지고 여러 매의 석회암과 얇은 탄층을 협재하는 전이대가 나타난다. 해양생물 혹은 식물화석이 확인되는 경우 그 연대는 석탄기 모스코비안에서 페름기 사크마리안에 이른다(금천층, 판교~밤치층, C층, 오음리층, 월송층 일부). 그 위에 건층(key bed)으로서 비교적 조립~중립질의 어두운 사암과 흑색 셰일, 그리고 비교적 두터운 탄층(무연탄)을 포함하는 지층이 발달한다. 이 층준에서는 페름기 아틴스키안 내외를 지시하는 식물화석이 전 지역에서 공통으로 산출되어 연대를 확정해준다(장성층, 미탄층, 비봉층, 함탄층, 송종층). 그 상위에는 담색~유백색의 석영질 사암을 주로 하고 흑색 셰일을 협재하는 지층이 정합적으로 놓인다(함백산층, 하부 옥갑산층, E층, 하부 천운산층, 송호층). 이후의 지층은 옥천변성대와 태백산분지 모두에서 지역별로 변이가 크거나 결여되어 있다. 하부~중부 평안누층군에서 두드러지는 이와 같은 유사성은, 페름기 초를 전후로 석탄기 중엽에서 페름기 중엽까지 옥천대에 해당하는 이들 지역이 모두 유사한 퇴적작용을 겪었음을 암시한다. 퇴적상과 이에 따른 퇴적환경의 해석은 같은 지역에서도 학자마다의 견해가 다른 바 본문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았으나, 각 지역에서 초기에는 석회암을 배태하는 천해성 내지 해안 환경이 기록되고, 탄층을 포함하는 암색의 층준을 지나 유백색 조립 사암대에 이르면 판상 및 곡상사층리가 두드러지게 발달하여 하도 혹은 삼각주의 영향을 지시하는 점 역시 태백산분지에서 해남에 이르는 전역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특징이다(Kim, 1971; Kim et al., 2001; Lim et al., 2005; Lee and Chough, 2006).

한편 이와 같은 층서는 북중국의 후기 고생대층, 즉 아래에서부터 Benxi Formation (Penchi Formation; 本溪組), Taiyuan Formation (太原組), Shanxi Formation (Shansi Formation; 山西組)을 거쳐 Lower Shihezi Formation (Lower Shihotse Formation; 下部石盒子組)의 하부로 이어지는 일련의 암층서와 상당히 유사하며, 최근 순차층서학적으로도 대비가 이루어졌다(Wang, 2010; Lv and Chen, 2014). 식물 화석 상으로도 두 지역간의 생층서 대비가 잘 정립되어 있다(Chun, 2004). 반면 남중국의 후기 고생대층에서는 전기 석탄기부터 후기 페름기에 이르기까지 석회암이 주된 암상으로 두드러지며, 페름기에도 많은 지역에서 석회암이 연속적으로 발달하거나 쇄설성암과 교대로 섞여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Zunyi et al., 1986; Meyerhoff et al., 1991). 예외로 남중국지괴의 동변에 해당하는 푸젠 성 일대에 쇄설성암이 비교적 연속되어 발달하나, 이 경우에도 페름기 중부와 상부까지 해양생물 화석을 내포하는 등 꾸준히 해침의 영향 하에 있는 연안성 환경이었음이 확인되고, 탄층의 주된 발달이 페름기 중하부가 아닌 상부에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역시 평안누층군과는 크게 다르다(Liu, 1990; Shu et al., 2006). 층서 대비와 더불어 태백산분지에서의 고지자기 기록이 북중국과 유사한 점(Doh and Piper, 1994), 태백산분지 및 옥천변성대 후기 고생대층에 대한 다수의 쇄설성 저어콘 분석 결과가 고원생대 연령이 풍부하고 중원생대~신원생대 연령군이 상대적으로 결핍되거나 완전히 결여된 특성을 일관적으로 보고해왔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때(Lim et al., 2005; Lee et al., 2010; Kim, H.S. et al., 2012, 2014; Ha et al., 2014; Choi et al., 2015; Kim, D.-Y. et al., 2015), 여기서 다룬 한반도 남부 옥천대 일대의 평안누층군은 모두 북중국에 귀속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Yin and Nie (1993)가 한반도 지체 구조에 관한 소위 만입 모델을 제시한 이래, 한반도를 크게 낭림육괴와 경기육괴, 영남육괴로 구분하고 이 중 낭림육괴와 영남육괴를 북중국지괴에, 경기육괴를 남중국지괴에 포함시키는 가설이 상당수 연구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전개되었다. 이 중 대표적으로 Chough et al. (2000) 등이 논평으로 구체화한 바에 따르면, 여기서 조선누층군과 평안누층군을 포함하는 옥천대 동북부의 태백산분지는 영남육괴에, 옥천누층군을 포함하는 서남부의 옥천변성대는 경기육괴에 포함되며 그 경계를 남한구조선(South Korean Tectonic Line, SKTL)으로 명명된 전단대가 지난다. 평안누층군의 분포지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 추정된 구조선은 갑산 지역의 서편을 지나 문경탄전과 보은탄전의 북서쪽 측면을 바로 접하며 스쳐 지나가는 위치에 설정되었으며, 따라서 당시까지 알려진 평안누층군이 온전히 태백산분지의 경계 내에 포함될 수 있었다(그림 3). 그러나 이 SKTL에서 북서방향으로 십여 km 이상 멀리 떨어진 보은 서부 일대와 완주~금산 일대에서의 평안누층군에 대한 보고는(Lim et al., 2005, 2006, 2007), 한반도 남부에서 고생대 후기의 퇴적이 단순히 태백산 분지에만 국한되어 일어나지 않았음을 확인해준다. 만약 이 퇴적분지들이 모두 유사한 퇴적작용을 겪었으며 북중국지괴에 속함을 인정한다면, 판의 경계로서의 SKTL은 그 설득력을 잃거나 최소한 지나는 위치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Fig. 3.

The geographical distribution of the late Paleozoic strata compared with the previous tectonic boundary models.

한편 이를 반영한 한 가지 대안으로서 Cho et al. (2013)Cluzel et al. (1990, 1991)이 제시하였던 피반령 단위, 보은 단위 등의 구분을 응용하여, 태백산분지는 물론 옥천변성대의 남동부에 해당하는 보은 단위와 이화령 단위를 모두 북중국지괴에 포함시키고, 옥천변성대의 북서부를 점하는 피반령 단위만을 경기육괴와 함께 남중국 유사성을 갖는 것으로 보았다. 비록 지질도 상에서 해당 모델이 제시하는 피반령 단위의 분포 범위와 Lim et al. (2005, 2006, 2007)이 암상에 근거하여 확장한 평안누층군의 분포 범위가 일부 겹친다는 난점이 존재하나, 적어도 식물 화석이 직접 산출된 지점들은 대체로 모두 보은 단위에 포함되어 북중국쪽으로 귀속된다는 면에서 이 판 경계 모델은 한결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질도 상 보은 단위에 귀속되는 완주 일대의 “F층”에 대한 한 쇄설성 저어콘 연대 분석에서도 뚜렷한 신원생대 피크와 함께 남중국 유사성이 보고된 것은 이와 배치되는 결과이며(Cho, 2012), 옥천대 일대에 판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 역시 여전히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다른 가능성으로, 여기서는 완주-금산 지역에 대한 Lim et al. (2005)의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여 평안누층군에 해당하는 B층, C층, 비봉층, E층이 고생대 데본기 연대의 F층과 A층 위에 차례로 퇴적된 것으로 보되, 이 상·하반 사이에 나타나는 서로 다른 저어콘 연대 패턴을 지판의 차이가 아닌 시간에 따른 기원지 변화로 해석할 것을 제안한다. 하나의 퇴적 분지 내에서 긴 세월에 걸쳐 누적된 퇴적층이 퇴적 시기 별로 뚜렷하게 구별되는 쇄설성 저어콘 연대 패턴을 보이는 사례는 흔히 보고되어 왔다. 이는 판의 충돌이나 섭입과 같은 조구조작용의 영향으로 새로운 고지가 형성되면서 퇴적물의 주된 공급처가 바뀜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완주~금산지역에서 보고된 쇄설성 저어콘 연대 자료들(Lim et al., 2005; Cho, 2012; Kim, S.W. et al., 2014)을 재검토하면, 시기적으로 앞선 데본기의 F층과 A층 퇴적기에는 신원생대 저어콘을 다량 포함하는 퇴적물이 분지로 유입되다가, 석탄기 들어 지구조적 변동으로 기원지가 변화하며 고원생대 저어콘을 다량 함유하는 퇴적물이 평안누층군에 해당하는 비봉층과 E층을 쌓았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가설은 향후 연구를 통해 보다 많은 수의 저어콘 연대 분석과 각 층의 고수류 방향 측정, 타 지역과의 비교 등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3.4 호남 일대의 후기 고생대 퇴적

호남 지역의 평안누층군이 분포하는 화순과 해남-강진 일대는 일반적으로 역시 옥천변성대의 일부로 취급되는 구역이다. 그러나 현재 그 지리적 분포가 영남육괴 선캄브리아 기반암에 인접한 옥천대의 남동측면에 치우쳐 있음을 감안할 때, 이곳은 옥천대 중앙부의 완주~금산 혹은 보은 서부 일대보다 오히려 태백산분지의 삼척탄전이나 보은탄전 등과 유사한 지구조적 환경에 놓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해남~강진 일대에서는 함백산층과 대비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송호층의 퇴적 이후 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최소 고한층 이후의 연대를 갖는 갈두층(변성 사암층)이 부정합 관계를 가지며 퇴적된 바, 이 사이에 발생한 지질학적 사건은 또다른 관심사가 된다 하겠다. 또한 이곳의 갈두층은 얇은 석회암을 협재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유사한 특징이 비슷한 연대로 대비되는 문경탄전의 고한층, 정선탄전의 상원산층 중부 등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Dong-A Engineering Geology Consultant, 1975b; Um et al., 1977; Kim, H.S. et al., 2014).

한편 보성 일대의 퇴적분지는 현재 영남육괴 기반암 위에 북동-남서로 길게 뻗어 분포하며 암상이 거의 단일하고 그 두께도 얇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타 지역과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단층 등에 의해 형성되어 비교적 짧은 시기 동안 퇴적된 분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3.5 한반도 남부의 후기 고생대 고지리

종합하면, 석탄기~페름기의 퇴적 작용이 태백산 분지의 좁은 영역에 국한되었다는 종전의 인식과 달리, 이 시기 한반도 남부에는 넓게는 강릉에서부터 해남까지, 적어도 강릉에서부터 완주 일대까지 북동-남서로 길게 뻗은 폭 30 km 이상, 길이 200 km 이상의 넓은 퇴적분지가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옥천대에 분포하고 있는 다수의 스러스트 단층을 고려한다면, 단축작용 이전 퇴적 당시의 실제 퇴적분지의 폭은 현재보다 더 넓었을 것이다(Choi et al., 1992, Kang et al., 2012).

한편 석탄기 중엽 평안누층군의 최초 퇴적 시기와 페름기 초 퇴적이 재개되는 시기의 공간적 분포를 살펴보면, 두 경우 모두 대체로 분지의 서부 혹은 북서부에서 먼저 퇴적작용이 일어나고 이후 남동쪽 분지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이 동일하게 확인된다. 이로부터 한반도 남부 상부 고생대 퇴적 분지의 전반적인 지형이 동부 내지 동남부가 비교적 얕고, 서-북서로 갈수록 점점 깊어지는 형태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는 두꺼운 석회암층을 다수 포함하는 영월탄전을 삼척탄전보다 깊은 분지로 여겨온 전통적인 견해와 일치하며, 특히 Lee and Lim (1995)이 고수류와 암석학적 특징 등을 바탕으로 제안한 해안선과 매우 유사하다.

평안누층군에 대한 퇴적암석학 및 지구화학 분석 결과가 재순환된 조산대 기원지로부터의 유래를 지지함에 따라 일본 측에서의 섭입에 따른 전지분지의 형성이 유추되었고(Lee and Sheen, 1998; Lee, 2002), 이러한 관점은 쇄설성 저어콘 분석으로도 지지된 바 있다(Kim et al., 2012). 북동-남서로 길쭉한 하나의 대를 형성하는 분지의 외형과 동~남동에서 서~북서로 점차 깊어지는 분지 내 지형에 대한 추정은, 동남쪽에 분지와 나란하게 솟아오른 융기대를 상정하는 전지분지의 설명과 잘 부합된다. 다만 지금의 동해 혹은 일본 측에 놓였을 이 융기대 및 섭입대에 관한 증거들은 예상되는 규모에 비해 다소 미흡한 실정이므로, 현재의 잠정적인 설명은 향후 수정 혹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4. 종 합

한반도 남부에서 중기 석탄기~전기 트라이아스기 동안 퇴적된 소위 평안누층군은, 종전에 알려진 태백산 분지의 영역 뿐 아니라 옥천대 전체의 넓은 영역에 분포한다. 이는 옥천대 중 서남부의 옥천변성대를 남중국지괴에 귀속시키는 관점과는 대치되는 지질학적 증거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고생대 말 한반도의 지사와 동북아 지구조를 해석함에 있어 옥천대 위에 놓이는 평안누층군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본 논평은 이러한 향후 연구를 위한 발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2014년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사업(과제번호: NRF-2014R1A2A2A01005404)과 2012년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글로벌박사펠로우십사업(과제번호: NRF-2012H1A2A1049032)에 의하여 지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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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Distribution of the Pyeongan Supergroup in South Korea.

Fig. 2.

Fig. 2.
Depocenters in the (a) Bashikirian (Early Pennsylvanian) and (b) Asselian-Sakmarian (Early Permian). Dark green color marks the area where the contemporary sedimentation is supported by fossil evidences. Light green color represents depocenters with limited information on fossil occurrence.

Fig. 3.

Fig. 3.
The geographical distribution of the late Paleozoic strata compared with the previous tectonic boundary models.

Table 1.

Correlation of the Pyeongan Supergroup distributed in the southern Korean Peninsu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