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국제지구과학프로그램(IGCP)과 IGCP 한국위원회 활성화
초록
이 논문은 유네스코 국제지구과학프로그램(IGCP)의 전반적인 소개와 IGCP 한국위원회의 활성화를 통해 국내 지구과학자들이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국제공동연구사업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우리나라 지구과학기술의 글로벌 연구역량을 고도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IGCP 프로그램은 유네스코가 국제지질연맹(International Union of Geological Sciences, IUGS)과 공동으로 지원하는 다학제적 국제협력연구 프로그램으로서 공동연구, 국제회의, 현장답사, 워크샵 등을 통해 자원고갈, 환경파괴, 자연재해 예방‧방지, 기후변화 대응 등 지질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지구과학자들의 네트워크 및 국제협력연구를 촉진한다. 이를 위해 IGCP는 사회에 대한 기여, 역량강화, 남북‧남남협력에 중점을 둔 지구과학자들이 글로벌 이슈와 관련된 지질자원, 지구환경변화, 지질재해, 수리지질, 지구역학 등 5개 지구과학분야에서의 국제공동연구를 지원한다. IGCP 프로그램은 1972년에 설립되어 2018년 현재 27개의 프로젝트에 105개국 4,48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에 56%는 젊은 과학자(35세 미만), 32%는 여성과학자, 65%는 개발도상국 연구자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IGCP 프로젝트에는 57개국에서 160여명의 연구책임자가 참여하고 있는데, 아시아국가 중 중국과 일본의 참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현재 수행 중인 27개의 프로젝트 중에 주요 사업책임자가 7인(26%)으로 다른 참여 국가(미국, 프랑스 3인; 영국, 칠레 2인; 일본, 호주 등 1인)에 비해 우위에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단 한명도 없다. 우리나라 지구과학자들의 IGCP 프로그램의 주도적인 참여가 없는 이유는 IGCP 한국위원회 활동의 부재, IGCP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 부족, 지구과학기술 커뮤니티의 무관심, 국제협력 전략 방안 제시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IGCP 한국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위원회를 유관 학회, 연구기관, 산업계, 정부 부처 등으로 구성하여 재조직하고 사무국을 국내 유관기관에 설립하여 지구과학자들과의 체계적인 연계 및 중계역할을 해주는 중간매개체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의 다양한 유관 기관 및 전문가들이 IGCP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함으로써 국제 네트워크 구축 및 공동연구를 활성화 할 수 있다. 이러한 IGCP 활동은 앞으로 젊은 지구과학자들이 세계무대를 이끌어 갈 글로벌 과학자로서 역할을 하는데 기반이 될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presents an overview and description of the International Geoscience Programme (IGCP) and Korea National Committee for IGCP as it relates to activities of scientists in Korea. More specifically, it focuses on global network activities and international research collaborations in Earth Sciences. IGCP is a multidisciplinary international programme of UNESCO, partnering with the International Union of Geological Sciences (IUGS). It facilitates international geoscientific cooperation among scientists from industrialized and those from low income countries in research on geological problems, such as, resource depletion, environmental destruction, prevention and mitigation of problems associated with natural disasters, and climate change impacts through continuing joint research, meetings, field trips, and workshops. IGCP promotes collaborative projects with a particular emphasis on those with benefits to society, capacity building, and the advancement and sharing of knowledge among scientists with a focus on North-South and South-South cooperation. IGCP projects deal primarily with geoscience activities related to global issues within five theme areas; Earth Resources, Global Change, Geohazards, Hydrogeology, and Geodynamics. In 2018, 4,485 scientists from 105 countries participated in the delivery of 27 IGCP projects. All the project participants include young scientists (56%), women scientists (32%), and scientists from developing countries (65%). A total of 160 project leaders from 57 countries have taken part. Among Asian countries, scientists come mainly from China and Japan. In particular China has seven principal project leaders, which is a remarkable accomplishment compared with other countries, for example, three project leaders from USA and France, two from England and Chile, and one from Japan and Australia. Korean has no current IGCP project leaders. There are several reasons for this, including a lack of activities with IGCP Korean National Commission, limited visibility of IGCP programmes, unawareness of the geoscience community of this international programme, and lack of strategies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for the geosciences. With the aim to enable our local geoscientists to participate actively and to initiative new IGCP projects disseminating their work to international network by creating international research collaboration it is necessary to revitalize the Korea National Committee for IGCP for the benefit of the Korean geoscientists, research institutes, industries, and related ministries at a relevant agency in Korea. These kinds of IGCP activities will enable Korean young geoscientists of the future to play a major role in shaping the worlds geoscience research communities.
Keyword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UNESCO International Geoscience Programme (IGCP), Korea National Committee for IGCP, International research collaboration키워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유네스코 국제지구과학프로그램, IGCP 한국위원회, 국제공동연구1. 서 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2015년 9월에 유엔(UN)이 193개 회원국의 동의로 빈곤퇴치와 경제발전,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 환경파괴 등 인류와 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된 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목표(United Nations, 2015)로써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련 단체 및 전문가 집단 등이 연계되어 지구의 근본적인 변화과정과 자원에 대한 고도의 지구과학기술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Lubchenco et al., 2015). 유네스코(UNESCO)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하는 유엔 전문기구이며 지구과학분야의 연구와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권한을 가진 유일한 조직으로서 주력사업으로 국제지구과학프로그램(International Geoscience Programme, IGCP)과 세계지질공원프로그램(UNESCO Global Geoparks, UGGp)이 있다. 이 두 프로그램이 통합되어 국제지구과학‧세계지질공원 프로그램(International Geoscience and Geoparks Programme, IGGP)이라 한다.
IGCP는 유네스코가 1972년에 국제지질과학연합(International Union of Geological Sciences, IUGS)과 공동지원으로 시작한 다학제적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은 자원고갈 및 환경파괴, 자연재해 예방 및 방지, 기후변화 대응 등 우리의 행성인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질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지구과학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한 국제협력연구를 장려하고 촉진하는데 있다. 특히, 수리지질, 생태, 해양, 대기, 생물 등 지구환경생태 보전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개발도상국의 지구과학적 기술과 역량강화를 향상시킴으로써 지속가능발전을 이행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반면에 UGGp는 세계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지질학적 형상을 보존하고 교육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연구실험실로서 지구 유산에 대한 인식과 관리,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 등을 장려하는 목적으로 2015년 제3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공식 프로그램으로 지정되었다(Bae et al., 2018). 2019년 현재 41개 회원국 내에 147개의 세계지질공원이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 경북청송, 무등산 3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한탄강이 신청서를 제출하여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과 아젠다의 선제적 제시를 통해 국제논의를 주도하는 국제기구 협력 강화를 과학기술 외교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점 추진방향으로써 한국의 혁신역량 제고, 글로벌 시장 진출 촉진, 국가 외교 지원, 국제사회기여 등을 들 수 있는데, 특히 국제기구에 과학기술 전문가 진출‧협력 확대, 인류공동문제 해결 참여, 저개발국 혁신기반 공동 마련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Institute, 2019). 이의 일환으로 유네스코 IGCP는 우리나라의 지구과학기술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과학기술 국제협력 전략을 이행 할 수 있는 최적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IGCP 한국위원회는 1975년경에 설립되어 활동을 하고 있으나 다른 국가에 비해 체계적이고 주도적인 활동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 논문의 목적은 유네스코의 IGCP 활동을 소개하고 IGCP 한국위원회의 활성화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국내 지구과학자들의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국제공동연구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지구과학기술의 글로벌 연구역량을 고도화 하는데 있다.
2. IGCP 기본개념과 조직구성
유네스코 국제지구과학프로그램(IGCP)은 지구과학분야의 국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유네스코의 지식허브(knowledge hub) 역할을 한다. IGCP의 임무는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증진하고, 지질다양성 및 지질유산과 관련된 사업을 개발 할 뿐만 아니라 지질재해 위험을 완화시키는 등 다양한 지구과학기술과 관련된 연구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IGCP는 IUGS와 공동으로 전 세계 지구과학자들에게 유네스코 산하에 조성 된 협력정신을 통해 다양한 이익을 제공한다. IGCP는 사회에 대한 기여, 역량 강화, 남북협력/남남협력에 중점을 둔 지구과학자들의 지식 발전과 공유에 초점을 둔 국제협력프로젝트를 장려하고 주로 글로벌 이슈와 관련된 5개의 지구과학 분야를 다룬다(IGCP Secretariat, 2016).
2.1 지질자원: 사회의 지속가능성
지질자원에는 광물, 탄화수소, 지열 에너지, 공기, 물 등이 있다. 우리사회의 행복한 미래는 이러한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달려있으며 환경친화적인 자원개발이 생태과학 연구의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지구과학기술 발전의 진전은 이러한 전제에 한해 이루어져야한다.
2.2 지구환경변화: 지질학적 기록의 흔적
기후와 생명체의 변화과정은 지구를 구성하는 암석에 보존된다. 얼음과 먼지, 육지와 해양 퇴적물, 일련의 화석 식물과 동물 집합체 등 모두가 이 기록의 구성요소 들이다. 인간 활동은 지구의 대기, 해양, 육지 등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주며, 결국 극적인 환경 및 생태계 변화와 관련된 여러 주요 멸종 위기에 처한다. 과거 지구환경에 대한 교훈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인류 도전의 길을 밝힌다.
2.3 지질재해: 위해요소 완화
지질재해는 지진, 화산활동, 산사태, 쓰나미, 홍수, 운석충돌, 지질물질에 의한 건강 위해요소 등을 포함하는데 토석류 산사태나 해안침식과 같은 지역적 자연재해에서 부터 슈퍼화산폭발이나 운석충격과 같은 전 인류를 위협하는 재해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지구과학자들은 이러한 자연재해 위험을 보다 잘 이해하고 감소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2.4 수리지질: 물 순환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물에 의존하며 지속가능한 물의 이용은 인간의 삶을 위한 필수요소다. 수자원에는 지표수, 지하수, 해수 및 얼음이 포함되며, 이에 대한 연구는 수자원확보, 오염 및 오염취약성, 수계의 변천과정 등에 대한 지표수 및 지하수 시스템 관리를 위해 수행된다.
2.5 지구역학: 환경관리
인간의 거주환경을 포함해서 지표는 지구 심부에서 발생하는 지질학적 과정의 생성물이며 그에 의해 지배된다. 지구 자기장의 변화부터 판 구조론에 이르기까지 지구물리학, 지구역학 분야 등의 연구는 지구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킨다.
또한, IGCP 프로그램은 젊은 과학자의 참여를 적극 장려하고 지원한다. IGCP 젊은 과학자 프로젝트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유망한 젊은 지구과학자들의 국제공동연구를 육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연구사업 제안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 지원자는 박사학위 취득 후 10년 이내, 35세 이하여야 한다.
• 지원자는 최소 1편의 국제저널 논문실적이 있어야한다.
• 제안서는 연구수행을 지도해 줄 수 있는 1~2인의 공동 사업책임자를 포함해야 한다.
• 제안서는 개발도상국의 젊은 과학자를 3인 이상 포함해야 한다.
IGCP 프로그램의 운영·관리는 유네스코파리본부 사무국에서 하며 5개 연구분야의 연구 수행과 성과에 대한 기술 검토는 약 8∼10명의 지구과학 전문가로 구성된 과학위원회에서 담당한다. 또한, IGCP 이사회는 각 분과에 1인씩 총 5인의 위원과 위원장 1인으로 구성되며 지리적 분포를 반영하여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임명한다(그림 1).
3. IGCP 국제협력 및 활동상황
IGCP 프로젝트는 지구과학이 우리 사회에 기여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도상국에 기술전수 및 역량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수행하는 다학제간 국제협력사업이다. 이 연구사업은 전 세계 지구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총괄책임자와 다수의 공동책임자로 구성되는데, 특히 여성과학자와 젊은 과학자들의 참여를 적극 장려한다. 1972년에 시작된 IGCP 프로그램은 2018년 현재 수행중인 27개의 프로젝트에 105개국에서 4,48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총 67개의 국제학술회의가 33개국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중에서 16개국에서 개최된 26개의 회의는 IGCP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그림 2). 최근에 참여국가의 동향을 보면 남미와 카리브해 그리고 아랍국가 참여가 증가한 반면 아프리카 국가는 30개 회원국에서 27개 국가로 감소했다. 그림 3과 그림 4는 2018년에 수행된 27개 IGCP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륙별 참여국가와 각 프로젝트별 참여국가 수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다 수의 국가와 많은 연구책임자들이 참여하는 연구사업은 여러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지만 IGCP 프로젝트들은 성공리에 수행되고 있다(Adiyaman, 2019).
IGCP 프로젝트 참여자 중 56%는 젊은 과학자(35세 이하)고 모든 참여자의 65%는 개발도상국 연구자들이다. 양성 평등은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써, 2018년도 IGCP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 중 32%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음에 따라 유네스코 목적에 잘 부합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난 4년(2015~2018) 동안의 추세를 보면 IGCP 프로젝트의 참여국 및 참여자의 다양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5). 또한 2018년 IGCP 연차보고서(Adiyaman, 2019)에 따르면 160명의 사업책임자 중 여성비율이 27%를 차지하는데, 개발도상국의 경우 2,924명의 참가자 중 32%를 차지한다. 특히, 이 비율은 젊은 과학자 그룹에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2,506명의 젊은 과학자 중 34%가 여성이다(그림 6). 이와 같은 결과는 IGCP 프로젝트에 대한 전 세계 지구과학자들의 관심과 참여 의지가 매우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4. IGCP 프로젝트 신청 및 평가
유네스코 IGCP 사무국은 매년 신규 사업을 소셜 미디어, IUGS, 회원국 국가위원회 등과 연계하여 IGCP 웹사이트(www.unesco.org/igcp)를 통해 공고한다. 연구사업 제안서는 주요 사업책임자의 소속 IGCP 국가위원회의 승인서와 함께 개인 또는 그룹이 유네스코 IGCP 사무국에 접수하며 제안서 접수 마감일은 매년 10월 15일이다. 지난 3년 동안 제안서 신청수를 살펴보면 2016년 7건, 2017년 13건, 2018년 21건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는데 이는 IGCP 사무국과 각 분과위원들의 국제회의, 포럼 등에서 지속적인 IGCP에 대한 홍보, 각 국가의 IGCP 국가위원회의 관심과 지원, 전 세계 지구과학자들의 참여의지 등에 대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제안서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국적인 사업책임자의 참여(최소 3개국 이상 여성과학자 포함), 여성과학자들과 개발도상국의 참여, 젊은 과학자들의 참여와 연구역량강화, 연구사업의 사회기여, 과학기술개발 연구성과의 우수성, 프로젝트 웹사이트에 의한 연구결과 공유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많은 여성과학자(공동 사업책임자 포함)와 개발도상국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규사업 제안서 및 진행 중인 연구사업의 평가는 2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 평가는 각 분과에 소속된 전문가 평가단에 의해 진행되는데 사업별로 3~5명의 심사위원이 평가를 한다. 이 후 2단계 평가로써 전문가 평가단의 결과를 토대로 5개 분과 위원들과 위원장이 매년 2월에 유네스코파리본부에 모여 각 사업별 종합토의와 최종 심사 결과에 따라 사업선정 및 예산이 결정된다(그림 7). 2019년도에 접수된 제안서는 총 21개이며 이 중에서 9개(43%)가 신규사업으로 선정되었는데 2개의 사업은 1차년도 예산집행 없이 조건부로 연구가 수행된다.
5. IGCP 국가위원회 및 한국위원회 활동
유네스코 IGCP 국가위원회(National Committee)는 IGCP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위원회로서 국가차원의 IGCP 활동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유관 연구기관 및 연구자와 IGCP 간의 협력을 연계하는 조직이다. IGCP 국가위원회의 주요 기능으로는 IGCP 활동 활성화를 위한 국내 홍보, 해당국 기관 또는 연구자가 제안한 IGCP 프로젝트 심사 및 유네스코 본부 제출 등 신규 IGCP 프로젝트 개발을 촉진함에 있다. 국가위원회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매년 1월말까지 유네스코 본부에 국가활동보고서(country report)를 제출하며, 매년 2월에 유네스코파리본부에서 열리는 IGCP 이사회 총회에서 국가활동보고서를 발표한다. 국가위원회는 일반적으로 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중심으로 유관 학회, 대학, 연구기관, 산업계, 정부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한국을 포함하여 약 48개국이 IGCP 국가위원회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 IGCP 한국위원회는 정창희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지질학)를 초대위원장으로 하여 1973년 6월에 설립되었으며, 1996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박용안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현 UN 대륙붕한계위원회, 해양지질학)가 IGCP 한국위원회 위원장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유네스코 IGCP 한국위원회는 지난 수년전부터 지금까지 국가위원회로서의 활동은 거의 없었으며, 지질학 관련 교수들이 개인적으로 IGCP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활동의 명맥을 유지해 왔다. 표 1은 과거에 국내 연구자가 참여한 IGCP 프로젝트 참여활동을 보여준다.
6. 토론 및 결론
유네스코는 과학기술의 다양한 적용과 과학기술자의 신기술 개발에 기여하며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발전을 촉진하고 전문인력의 역량강화를 지원한다. 이의 일환으로 유네스코는 1972년에 국제지질연맹(IUGS)과 함께 국제지구과학프로그램(IGCP)을 설립하여 국제회의 및 워크숍 등을 통해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하고 공동연구를 장려함으로써 국제적으로 연구자들 간의 지구과학 연구를 촉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IGCP의 역할과 비전은 2015년 9월에 유엔 회원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SDGs의 목적은 세계 빈곤 퇴치, 지속 불가능한 소비유형 퇴출, 지속적이고 포괄적 경제성장, 사회개발 및 환경보호 등에 있다(United Nations, 2015). 2030년까지 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동체의 참여와 다양한 연구분야와의 접목이 요구되는데, 이 중에 여러 주제가 지구과학 연구 및 이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지구과학 공동체는 지구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익과 글로벌 경제성장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Gill, 2017).
IGCP 프로젝트의 5가지 연구분야는 기후변화, 에너지 확보, 지질재해, 지질유산 및 지질관광, 수리지질학, 광물자원, 지질역량강화 등에 걸쳐 17개 SDGs 목표 달성에 큰 기여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 세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지구과학 연구자들은 각 나라의 유네스코 IGCP 국가위원회의 지원 아래 국제공동 연구그룹을 만들어 최신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젊은 과학자와 관련 공무원, 더 나아가 정책결정자 등을 대상으로 기술역량강화에 큰 지원을 하고 있다. 2018년 현재 IGCP 사업책임자로서 전 세계 57개국에서 16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그림 8). 각각의 프로젝트는 다국가의 공동 사업책임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IGCP 630(지구환경변화)과 IGCP 637(지구자원)의 경우 9개국 14명의 사업책임자들과 12개국 13명의 사업책임자들에 의해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그림 8에서 보듯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IGCP 프로그램 사업책임자 및 출신 국가는 유럽지역 다음으로 많다. 아시아국가 중 중국과 일본의 참여를 주목할 수 있는데, 특히 중국은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공동 사업책임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수행 중인 27개의 프로젝트 중에 주요 사업책임자가 7인(26%)으로 다른 참여 국가에 비해 단연 우위에 있다(미국, 프랑스 3인; 영국, 칠레 2인; 일본, 호주 등 1인). 이는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전략으로 국제기구인 유네스코 IGCP 프로그램에 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유네스코에서 지원하는 IGCP 프로젝트 연구예산은 1년에 최대 1만 달러(USD)로서 작은 액수에 불과하지만 국가에 따라 IGCP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은 더 큰 연구비를 지원받을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IGCP 연구사업 수행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 지구과학분야 연구수준을 SCI 논문발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6년 세계 총 논문 수(49,750) 대비 836편으로 22개 연구분야 중 20위권에 있다(Korea Institute of S&T Evaluation and Planning, 2017). 그러나 우리나라 지구과학기술 연구자의 역량과 최신 기술개발의 연구성과는 글로벌 수준에 있다. 최근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 연구자들이 우리나라와 공동연구를 통한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 지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전수와 역량강화에 대한 지원을 바라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유네스코 IGCP는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및 새로운 첨단기술개발에 좋은 기회라 생각되며, 이와 연계하여 개발도상국 지원과 우리 지구과학기술의 연구역량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사료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지질학자들의 IGCP 프로그램 참여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IGCP 한국위원회 활동의 부재, IGCP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 부족, 지구과학기술 커뮤니티의 무관심, 관련 부처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부재 등을 들 수 있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국외 선진국들은 과학자들의 국제기구활동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담당센터들과 활동지원을 위한 경비지급 등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자들 자신의 연구예산이나 개인경비로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마저도 체계적인 관련 부처의 전략과 지원 하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Bae et al., 2018).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우리나라 지구과학분야의 과학기술 외교 및 국제공동연구 강화를 위해 국제기구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자 2016년 2월 유네스코 방콕사무국과의 협약서(Letter of Intent, LOI) 체결을 시작으로 유네스코와의 공식적인 협력을 시작하였고 유네스코 지구과학프로그램(IGCP)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IGCP 한국위원회는 1973년 설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가위원회로서의 활동이 미비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KIGAM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및 대한지질학회와 함께 2016년 5월부터 IGCP 한국위원회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
IGCP 한국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우선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첫째, IGCP 한국위원회를 재조직하는 것이다. 현 한국위원회를 관련 학회, 연구기관, 산업계, 정부 부처 등으로 구성하여 재정비함으로써 IGCP 한국위원회를 체계적으로 조직한다면 보다 활발한 IGCP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IGCP 한국위원회를 조직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무국을 국내 유관기관에 설립할 필요가 있다. IGCP 한국위원회 사무국은 IGCP 공식채널로서 유네스코파리본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관련 기관 및 연구자들과 상시 연락하고 IGCP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과학자들과의 체계적인 연계 및 매치메이킹을 해주는 중간매개체의 역할을 지원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관련부처의 체계적인 지원과 함께 IGCP 한국위원회 및 사무국을 중심으로 국내의 다양한 유관 기관, 대학교, 학회 및 전문가들이 유네스코 국제지구과학프로그램(IGCP)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함으로써 국제 네트워크 구축 및 공동연구를 활성화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지구과학기술역량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활용하여 개발도상국에 보유기술을 전수하고 전문 인력의 역량강화를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 외교에 기여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IGCP 활동은 향 후 우리 젊은 지구과학자들이 세계무대를 이끌어 갈 글로벌 과학자로서 역할을 하는데 기반이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주요사업 ‘기후변화대응 지하수/지열 자원 확보 및 생태보전 융합기술(Terra-4G) 개발’ (19-3411) 및 ‘글로벌 KIGAM 구현을 위한 국제협력강화 연구’ (19-3116-1)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다. 논문의 심사과정에서 세심한 검토와 조언을 해주신 정대교 교수님과 이수재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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