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Review ]
Journal of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 Vol. 53, No. 4, pp.609-617
ISSN: 0435-4036 (Print) 2288-737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17
Received 15 May 2017 Revised 20 Jun 2017 Accepted 31 Aug 2017
DOI: https://doi.org/10.14770/jgsk.2017.53.4.609

남극 세종기지 주변의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의 산출과 형성시기

장순근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명예연구원
Occurrences and the formation timing of the marine platforms and scarps and beach gravels developed in the vicinity of King Sejong Station, Barton Peninsula, King George Island, South Shetland Islands, West Antarctica
Soon-Keun Chang
Scientist Emeritus, Korea Polar Research Institute, Incheon 21990,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 +82-32-760-5468, skchang1766@naver.com

Copyright © 2017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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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서남극 남쉐틀란드군도 킹조지섬 바톤반도 세종기지 부근에 있는 두 곳의 해식대지와 두 곳의 해빈자갈의 산출상태와 형성시기를 논의하였다. 중위해식대지는 해발 25 m에서 60 m 사이에 발달하며, 상위해식대지는 68 m에서 105 m 사이에 발달한다. 중위해식대지의 상태가 상위해식대지보다 더 분명하고 더 연속된다. 이는 중위해식대지가 상위해식대지보다 후에 형성되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나아가 이 두 해식대지가 하나의 같은 간빙기-빙하기 순환에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해식대지들은 바톤반도의 북쪽보다는 남쪽에서 더욱 분명하다. 이는 해식대지를 만든 바다의 에너지가 남서쪽, 곧 브랜스필드해협 쪽의 열린 바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 사실은 해식대지가 킹조지섬이 어느 정도 생긴 다음에 형성되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해식대지는 간빙기에 형성되었다고 믿어진다. 해빈자갈은 해발 135 m에서 145 m에 이르는 곳과 180 m에서 185 m에 이르는 곳에 분포되어있다.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이 형성된 절대시기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Abstract

Two marine platforms and scarps and two beach gravels developed in the vicinity of the King Sejong Station, Barton Peninsula, King George Island, the South Shetland Islands, West Antarctica are discussed with the occurrences and the timing of their formation. Middle platform and Upper one is developed respectively between the altitude 25 to 60 m and 68 to 105 m above sea level (a.s.l.). The fact that the Middle platform is more distinct and more continuous than the Upper platform is due to more recent formation of the Middle platform than the Upper one. It is also suggested that the two platforms and scarps were not formed in one cycle of the interglacial-glacial cycle. The platforms and scarps are more developed in southern area compared to the northern area, suggesting that they were formed from the marine action from the open sea such as the Bransfield Strait. These features show that they were formed after the general formation of King George Island. It is suggested that marine platforms and scarps were formed in the interglacial age. Two occurrences of beach gravels with the altitude between 135 m and 145 m a.s.l., and 180 m and 185 m a.s.l. are developed in the Barton Peninsula. Further researches are needed to confirm the absolute timing of the formation of the marine platforms and scarps and beach gravels.

Keywords:

King George Island, Barton Peninsula, platforms and scarps, beach gravels, formation timing

키워드:

킹조지섬, 바톤반도, 해식대지, 해빈자갈, 형성시기

1. 서 론

남극 세종기지는 서남극 남쉐틀란드군도 킹조지섬의 남서쪽에 있는 바톤반도의 북서쪽 끝 해안에 있다. 킹조지섬을 포함하여 남쉐틀란드군도의 대부분은 지금부터 1만8천 년 전인 마지막 최대빙하기(Last Glacial Maximum, LGM)에는 남극대륙과 연결된 얼음에 덮여있었다(CLIMAP, 1981). 당시 해수면은 지금보다 135 m 낮은 것으로 연구되었다(Clark and Mix, 2002). 이런 상태는 비단 마지막 최대빙하기 뿐 아니고 그 전에 몇 차례나 있었던 빙하기에도 비슷했으며, 약간 더 심했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John and Sugden (1971)은 해양의 작용으로 생긴 남쉐틀란드군도의 지형들을 기술하고 형성시기를 논했다. 그들은 노엘봉 남동쪽과 다른 두 곳에서 “잔존해빈(殘存海濱 Residual beaches)”을 기록했다. 이 잔존해빈들은 자갈보다는 지면이나 지형으로 인지되며, 연구자들은 형성시기를 플라이스토세로 생각했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해빙기(解氷期)의 시작 때에 빙하말단(末端)은 해수면 이하에서 육지와 닿았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John and Sugden, 1971; Hall, 2003).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남극반도 서쪽은 얼음이 일찍 얇아져 홀로세초기에 거의 지금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는 의견이 있다(Bentley et al., 2006). Simms et al. (2012)은 남쉐틀란드군도에서 서기 1500년과 1700년 사이에 걸친 이른 바 “소빙하기”에 빙하가 넓어졌으며, 연 12.5 mm 속도로 융기하여 남쉐틀란드군도가 서기 1840년까지 2.5 m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이 값들이 최근 남쉐틀란드군도 여러 곳에서 관찰된 융기량과 알라스카에서 얻은 결과와도 아주 잘 일치한다고 부연했다.

Barsch and Mäusbaucher (1986)은 해발 20 m와 현재의 해수면 사이의 해빈은 모두 지난 6,000년 동안에 형성되었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필데스반도의 해발 35-45 m의 해식지면(prominent marine erosion surface)이 85,000년 보다 오래 되었을 것이라 추정했다(필데스반도는 연구지역의 북서쪽으로 10 km 정도 떨어져있으며 킹조지섬에서 지면이 가장 넓게 드러난 곳이다). 나아가 그에 따르면 6,000년 이전에는 킹조지섬이 완전히 얼음에 덮였고, 5,000년 전까지, 해빙에 1천 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해빙되었고, 현재부터 3,000년과 1,000년 사이에 적어도 두 번 큰 골짜기들을 따라 얼음이 발달했다.

Lee (1992)가 바튼반도의 해빈융기와 해빈자갈을 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계단형태로 발달된 해빈융기(Lower series)는 과거 6천 년 사이에 생겼다. 고도 24 m에서 58 m 사이에 있는 “상부로부터 이동된 해빈역들(Middle series)”은 “마지막 빙하기로부터 과거 약 6천 년간”에 형성된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높이 135 m와 최고 185 m까지 분포하는 “교란되지 않은 해빈력들(Upper series)”은 “마지막 간빙기”에 형성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Lee (1992)는 “융기단구”를 언급해서 해식대지를 의미했다고 생각되지만,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그림 1).

Fig. 1.

Schematic drawing of general geomorphological components of the King George Island. Note that it is very simplified to show marine erosional platforms, beach gravels, and peaks which are discussed in this paper.

López-Martínez et al. (2002)은 바톤반도와 위버반도의 지형과 지면에서 관찰되는 현상들과 특징들을 설명서 없이 축척 1: 1만 지도로 아주 자세하게 표시해서 발표했다. 실제 이 연구도 그 제4기 지질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에서 그 지형도한테서 힘입은 바 크다. 나아가 López-Martínez et al. (2012)은 빙하로 남쉐틀란드군도의 지형이 형성되는 과정과 지형을 논하면서, 해발 180 m와 245 m와 255 m의 넓은 곳이 구조토가 형성되기에 좋은 곳이라고 언급하였다. Hall (2010)은 남쉐틀란드군도에서 탄소동위원소의 분석으로 해발 18-21 m의 절대연령을 현재보다 7,000년 정도 앞선 것으로 계산했다(del Valle et al., 2002). Watcham et al. (2011)은 홀로세 동안 남쉐틀란드군도의 해수면상승곡선을 새로 제안하면서 두 가지 다른 방법으로 남쉐틀란드군도의 상승률이 1,000년에 0.22~0.48 m라는 값을 구했다.

세종기지 주변에서는 바다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여기에는 홀로세에 융기된 해빈과 홀로세 이전에 형성된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이 있다(López-Martínez et al., 2002). 홀로세에 융기된 해빈은 현재 해안의 대부분을 차지해서, 마치 여자 옷의 술처럼 바톤반도를 둘러싼다. 폭이 좁으면 10 m부터 세종곶처럼 넓은 곳에서는 500 m 정도가 된다. 이 외에도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이 있다(그림 2). 이 해빈은 6,000년 전 이후에 융기되었다는 연구가 있다(John and Sugden, 1971; Lee, 1992). 실제 기지에서 남동쪽으로 9 km 정도 떨어진 포터반도의 융기해빈 높이 14.4-17.1 m에서 산출된 펭귄뼈의 화석은 대략 4,540-4,450년 된 것으로 알려졌다(del Valle et al., 2002). 그러나 Hall (2010)이 남쉐틀란드군도 전체에 걸친 연구에서 해발 18-21 m의 융기된 곳의 절대연령을 현재보다 7,000년 전 정도로 발표했다. 또한 최초의 해빙은 이보다 2,000년 정도 일찍 시작된 것으로 보았으며, 지금부터 6,000-7,000년 전과 400년 전에 해침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Fig. 2.

Geomorphology map of the Barton Peninsula. 1, Building; 2, Crest ridge; 3, Spot height in meters; 4, Seasonal stream; 5, Lake pool; 6, Present day and Holocene raised beach; 7, Middle platforms and scarp; 8, Upper platforms and scarp; 9, Glacier (G) and surface ice (I); 10, Till, glacial deposit; 11, Nivation niche; 12, Laminated cracking in bedrock; 13, Stone field; 14, Patterned ground; 15. Gelifluction sheet; 16, Gelifluction lobes; 17, Debris slope; 18, Block stream. This map was based on López-Martínez et al. (2002). (map after López-Martínez et al., 2012). Note the occurrences of Middle platforms and scarp and Upper platforms and scarp in more distinct and more continuous form in the southern part in comparison to the northern part of the study area. Occurrences of Beach gravel A (Bg A) and Beach gravel B (Bg B) are added.

덧붙이면, 적어도 세종기지 주변에서는 마지막 최대빙하기에도 높은 곳의 얼음이 먼저 녹은 경우가 있었다. Seong et al. (2008)의 연구를 보면, 노엘봉인 해발 265 m 지점의 노출시기가 15,500±250년인 반면, 노엘봉에서 북서쪽으로 3.5 km 떨어진, 위버반도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273 m인 서울봉의 노출시기가 8,800±110년이다. 이는 마지막최대빙하기가 끝나 기온이 올라가면서 얼음이 얇아져, 아주 가까운 곳에서도 조금 높은 곳의 얼음이 늦게 녹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단순한 고도 차이이외에도 표본채집위치에 주변의 지형에 따르는 현상과 얼음의 분포와 움직임과 바람과 강수현상도 노출연대차이의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남반구에서는 북반구와 달리 북향(北向)사면의 얼음이 빨리 녹는다.

이 글의 목적은 홀로세 이전에 형성된 바톤반도의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의 산출을 논의하고 이들이 생길 수 있는 시기를 알아보려함이다. 그러나 이들이 생기는 절대시간을 알려는 게 아니고, 빙하기에 생기는지 아니면 간빙기에 생기는지를 추론하려함이다. 나아가 그 추론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들으려함이다.


2. 연구지역의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의 분포

2.1 해식대지의 분포

바톤반도에 있는 해식대지는 바톤반도의 해안을 따르지만, 약간 안쪽과 높은 쪽 두 곳에 있다. López-Martínez et al. (2002)에 따르면 해발 25 m에서 60 m에 걸치는 해식대지가 중위(中位)해식대지이다(그림 1, 3). 그보다 높게 해발 68 m에서 105 m에 걸치는 해식대지가 상위(上位)해식대지이다. 이 해식대지들의 가장자리는 경사가 아주 급하며 이 현상도 바다의 작용이라 생각된다.

Fig. 3.

Middle platform and scarp including this penguin rookery and the far away flat terrane with similar altitude (Photo by W.-H. Lim).

이 해식대지들은 뚜렷한 특징 두 가지를 보여준다. 첫째, 중위해식대지가 해안을 따르면서도 여러 곳에서 나오며 게다가 연속성이 상당히 좋은 반면, 상위해식대지는 적게 나오고 해안을 따르기는 하지만 연속성이 나쁘다. 둘째 바톤반도의 남쪽해안에서는 이 해식대지들이 분명하게 나타는 반면, 북쪽해안에서는 좁게 나타나며 덜 분명하고 연속성도 남쪽 해식대지에 비해 아주 못하다.

2.2 해빈자갈의 산출

해빈자갈은 바톤반도의 가운데 지역을 지나 동서로 발달하는 구조토지역 두 곳에 있다(López-Martínez et al., 2002). 구조토지역에 있는 해빈자갈은 높이에 따라 135 m에서 145 m에 이르는 곳과 180 m에서 185 m에 이르는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거리 120 m 정도 지역 내에 흩어져있고, 후자는 700 m 정도 지역에 대략 동북동-서남서방향으로 상당히 좁고 길게 흩어져있다. 전자와 후자의 거리는 500 m 정도이다. 그러므로 해빈자갈은 2 곳, 즉 서쪽의 높이 135 m에서 145 m에 이르는 곳과 동쪽의 높이 180 m에서 185 m에 이르는 곳에 있다고 보아도 된다. 편의상 전자, 후자를 각각 해빈자갈 A (그림 2에서 Bg A), 해빈자갈 B (그림 2에서 Bg B)라고 부르겠다. 그림 4은 해빈자갈 B이다.

Fig. 4.

Beach gravel B occurred in the site of the altitude from 135 m to 145 m. (Photo taken in December 2016 by Dr. J.-I. Lee).

López-Martínez et al. (2002)에 따르면 노엘봉 부근에는 자갈이 높이 240 m에서 250 m에 걸쳐 크기 140 m 정도로 가까운 두 곳에 흩어져있다. 그러나 Lee (1992)는 이 자갈을 언급하지 않았다. 나아가 이재일(2017년 4월 개인 연락)에 따르면 노엘봉 부근에서는 자갈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현상으로 보아, 노엘봉 부근에는 자갈이 없거나 아주 드문 것으로 보인다. 한편 John and Sugden (1971, Fig. 3)에 따르면 노엘봉 남동쪽의 잔존해빈은 그들의 Table 1의 설명으로 보아 지면이나 작은 지형지물로 생각된다. 그들의 같은 논문 Fig. 3에 있는 다른 “잔존해빈”의 위치와 설명을 보건대, “잔존해빈”이 해빈자갈로 보이지 않는다.


3. 이들의 산출 상태에서 유추한 추론

3.1 해식대지

해식대지의 산출상태로 보아 몇 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첫째, 중위해식대지가 상위해식대지보다 최근에 생겼다고 추론된다. 이유는 산출상태가 훨씬 더 분명하고 연속성이 더 뚜렷하고 더 많이 산출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 보는 것처럼 산출될 리가 없다. 그러므로 산출상태로 보아 “한꺼번에 형성”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꺼번에 형성”되었다는 것은 두 해식대지의 형성과정이 연속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중위해식대지와 상위해식대지는 각각의 형성과정으로 형성되었다.

둘째, 두 해식대지는 모두 바톤반도의 남쪽해안에서 더 많이 더 잘 산출된다. 이 사실은 이 해식대지들을 형성시킨 인자, 곧 바닷물의 운동이 남서쪽, 곧 브랜스필드해협으로 열려있는 쪽이 더 강력했다는 것을 지시한다고 생각된다. 바톤반도의 북쪽해안, 곧 마리안소만의 남쪽해안은 바톤반도의 남쪽해안에 비해서 바다가 좁을뿐더러 위버반도가 막아서 바다의 에너지가 강력할 수 없다.

셋째, 둘째 사실은 해식대지들이 킹조지섬의 남쪽 지형, 곧 넬슨 섬-맥스웰만-포터소만-바톤반도-마리안소만-위버반도가 상당히 형성된 이후에 형성되었다는 것을 지시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야만 남쪽의 바닷물 작용이 북쪽 바닷물의 작용보다 더 강력해진다.

넷째, 둘째와 셋째 추론을 고려한다면 해식대지가 형성된 절대시기는 킹조지섬이 현재의 모습과 상당히 비슷해진 다음이라 추정된다.

3.2 해빈자갈

해빈자갈 A의 산출지역이 좁다는 점에서 작은 해빈으로 생각된다. 반면 해빈자갈 B는 상당히 큰 해빈으로 생각된다.

해빈자갈의 형성에도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바튼반도는 적어도 2 회의 해빈자갈이 형성될 환경, 곧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해빈환경에 놓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문제는 아래에서 더 논의한다.

해빈의 방향성을 논하기에는 해빈자갈 A는 산출지역이 워낙 좁다. 그러나 해빈자갈 B는 폭은 좁아도 동북동-서남서방향으로 길게 놓여있다는 점에서는 해빈의 방향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4. 이들의 형성시기에 관한 추론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이 모두 바닷물의 움직임으로 형성되지만, 움직일 수 없는 해식대지와 움직일 수 있는 해빈자갈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4.1 해식대지

John and Sugden (1971, p. 102)은 남쉐틀란드군도의 융기된 해양지형들과 빙하작용을 연구하면서 현재 고도 275 m에 남아있는 해양지형의 형성시기를 플라이스토세로 추정했다. 고도 275 m라면 바톤반도 최고봉인 노엘봉이 해당될 것이다(노엘봉의 높이는 266.3 m이다). 나아가 Barsch and Mäusbaucher (1986)의 필데스반도의 연구를 받아들이면, 바톤반도의 중위해식대지의 형성시기는 85,000년 전 이전보다 더 오래 되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추정이 John and Sugden (1971, p. 102)의 추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Barsch and Mäusbaucher (1986)가 말하는 필데스반도의 해발 35-45 m의 해식지면이 이 연구지역의 중위해식대지에 대비된다고 생각된다.

Watcham et al. (2011)을 따르면, 남쉐틀란드군도 킹 조지섬의 필데스반도를 제외한 지역의 해식대지는 크게 네 번에 걸쳐서 형성되었다. 그들의 연구대로 1,000년에 0.48 m 상승한다면, 이 글에서 다루는 상위해식대지와 중위해식대지는 높이로 보아서, 각각 C 그룹과 D 그룹에 속하며, 덜 오래된 두 번의 시기에 해당된다. 상위해식대지는 그 두 번 가운데서는 오래된 시기에 해당돼서 지금부터 약 24만 년 전 경이다. 중위해식대지는 15만~18만 년 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해식대지가 간빙기에 생긴다는 주장(John and Sugden, 1971)에 비추어보면 상위해식대지는 간빙기와 일치한다.

4.2 해빈자갈

바톤반도의 두 곳에서 해빈자갈이 산출된다는 사실은 해빈이 과거 두 곳, 곧 해빈이 높이 135 m에서 145 m 되는 곳과 180 m에서 185 m에 이르는 곳에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된다. 해빈자갈 분포지역의 높이 차이는 대단한 것이 아닐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주관적 판단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산출지역을 나타낼 수도 있다.

나아가 해빈자갈은 해수면이 해안에 상당히 오래 닿았을 때 생긴다. 기계적 풍화작용으로 깨어진 바위와 암편들이 해빈에서 부딪쳐 깨어지고 마모되어 둥근 자갈이 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Lee (1992)는 바톤반도의 “교란되지 않은 해빈력들”이 “마지막 간빙기”에 형성된 것으로 해석했다.


5. 논 의

연구지역의 경우,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이 있다는 것은 연구지역이 빙하에 덮인 끝부분이며 가장자리라는 것을 가리킨다고 생각된다(Hall, 2003, 2007). 곧 이 지역이 킹조지섬, 나아가 남쉐틀란드군도와 남극반도를 덮었던 빙원의 변두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남쉐틀란드군도-킹조지섬을 덮은 빙원이 바다와 닿은 곳이 바톤반도일 수 있다고 보면, 바톤반도에서 이들이 산출된다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빙하기 동안 남극반도 지역은 거의 대륙붕 말단 가까이까지 빙원이 발달하였고, 얼음이 수심으로는 수백m의 바다바닥에도 닿았다. 그렇다면 바톤반도를 포함한 킹조지섬이 충분히 바다수면 아래에 있었고 얼음아래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바다수면 아래에 있었다고 해서 킹조지섬의 지면 전부가 해수면에 덮였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높이로 보면 그렇고, 실제는 상당부분의 지면이 얼음에 덮였고 얼음이 해수와 닿았다. 그러므로 간빙기가 되어, 바톤반도가 융기했을 때, 적어도 해빈자갈 B보다 높은 곳은 해수와 접촉하지 않고 융기했다(López-Martínez et al. (2002)이 노엘봉 부근에서 기록한 자갈은 아래에서 논의한다).

이 연구에서는 몇 가지를 논의할 수 있다.

첫째, 상위해식대지의 경우 대략 24만 년으로 형성시기가 간빙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중위해식대지의 경우에는 간빙기보다는 빙하기 마지막-간빙기시작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때에는 보통 수백-1천 년 주기로 짧고 매우 급격히 변하는 온난기와 한랭기가 반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라 해수면도 크지는 않았지만 변동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온난기-한냉기가 반복되어서 전체로 보면 그 기간이 상당히 길어서, 예컨대, 해식대지나 해빈자갈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기온이 좀 변하면서 수심도 좀 변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 바다의 바닥은 침식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침식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 바닷물이 들이치면서 해빈에서도 자갈들도 생겼을 것이다. 우리나라 동해안 같은 온대지방에서 간빙기, 약 1 만 년의 시간에 해식대지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극지에서는 그보다 짧은 시간에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만약 Watcham et al. (2011)의 남쉐틀란드군도 상승률 두 값 가운데 하나인, 1,000년에 0.22 m 상승값을 쓴다면, 해식대지의 형성시기는 두 배 이상 오래 된다. 이런 문제는 두 값 가운데 더 합리적인 값을 찾는 연구가 된다면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상승값은 연구지역과 연구재료와 연구재료의 산출시기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컨대, Simms et al. (2012)은 연 상승속도 12.5 mm를 제안했으며, 이 값은 Watcham et al. (2011)의 1,000년에 46~22 cm 상승과는 크게 다르다. 상승속도는 상승시기와 외부조건에 따라 변한다.

둘째, 해빈자갈의 산출에서는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먼저 해빈자갈의 분포는 첫째, 자갈이 생긴 해빈의 위치와 지형, 둘째 지면에서 얼음이나 빙퇴석의 이동 같은 요인에 따른다고 보아야 한다. 얼음의 작용이라 함은 지면을 덮은 얼음의 움직임을 말한다. 얼음의 움직임은 지형을 따르겠지만 중력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자갈은 얼음에 눌리거나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 빙퇴석의 이동은 빙퇴석의 흐름을 말한다. 빙퇴석도 중력에 따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나아가 한 번 생긴 자갈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쉽게 움직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해빈자갈 A는 분포지역이 워낙 작아서 이런 영향을 받기 쉽다고 생각된다. 그에 비해서 해빈자갈 B는 분포지역이 상당히 넓고 방향성이 있어, 위에서 말한 영향을 첫째, 덜 받았고 둘째, 받았어도 알아보기 힘들리라 생각된다. 나아가 해빈자갈 B는 구조토가 발달된 넓은 평지이어서 최근에는 빙퇴석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여기에서는 해빈자갈들을 해빈자갈 A와 해빈자갈 B로 구분했지만, 이 구분이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곧 한 곳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해빈자갈 A와 해빈자갈 B의 높이의 차이인 약 40 m와 거리 500 m가 사실은 한 해빈에서 생긴 자갈인데, 후에 흩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해빈들을 더 많이 나눌 수도 있겠지만, 사실에는 덜 부합할 것으로 추정된다.

López-Martínez et al. (2002)이 노엘봉 부근에서 기록한 해빈자갈은 두 가지로 추정된다. 첫째는 흩어져 없어지거나 깨어져 없어지는 해빈자갈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곧 언제인가 생겼다가 흩어지거나 얼음의 작용으로 깨어져 거의 다 없어지는 중이다. 둘째는 인위적으로 옮겨진 자갈일 가능성이다. 애드미럴티만을 포함한 킹조지섬 주변은 20세기 초부터 1960년대 까지 포경(捕鯨)활동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Headland and Keage, 1985). 맥스웰만과 그 주변해안도 이들의 활동이 있었으며, 이들의 필요에 의해 자갈이 옮겨졌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자갈이 자연현상일 수도 있지만, 인위적 결과일 수도 있다. 이런 것은 흩어진 정도와 자갈자체의 면밀한 연구로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Lee, 1992). 만약 이 자갈이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라면 바톤반도에서는 해빈자갈이 세 곳에서 산출되고 게다가 바톤반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산출되므로 새로운 해석을 해야 할 것이다.


6. 결 론

세종기지 일대에 발달한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을 논의하면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는 해식대지와 해빈자갈의 형성시기에 관한 증거가 부족해서 주로 외국연구에 의존한 바, 증거를 발견하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한다.

둘째, 해빈자갈이 형성된 기원과 과정과 형성환경을 이해하기 위하여 해빈자갈을 연구해야 한다. 연구내용에는 퇴적물로서 자갈 전체의 퇴적학적 인자를 포함하여 자갈자체의 광물학-암석학-지구화학적 내용도 포함된다. 이런 내용들이 이해되면 해빈자갈의 본질과 형성에 관한 새로운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이 연구는 해빈자갈과 해식대지에만 국한되었으나, 그들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융기해빈에 관한 연구가 대단히 필요하다. 융기해빈은 인간이 쉽게 가까이 갈 수 있어, 중요한 연구재료와 증거들이 사라질 위험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런 연구는 이 지역의 더 오래 된 과거연구에도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를 위하여 남극 세종기지에서 월동(越冬)하면서 몇 차례나 논의하고 문헌을 보내주고 해빈자갈의 사진을 찍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부설된 극지연구소(KOPRI)의 이재일 박사에게 깊이 감사한다. 나아가 귀중한 의견을 교환한 같은 연구소 최문영, 이종익, 우주선 박사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한다. 나아가 그림. 2를 그리고 밑그림의 오류를 수정한 연구소의 양지숙씨에게도 깊은 고마움을 표한다. 또한 이 글을 심사한 고려대학교 성영배 교수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심사위원도 아주 고맙다. 이 연구는 극지연구소가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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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Schematic drawing of general geomorphological components of the King George Island. Note that it is very simplified to show marine erosional platforms, beach gravels, and peaks which are discussed in this paper.

Fig. 2.

Fig. 2.
Geomorphology map of the Barton Peninsula. 1, Building; 2, Crest ridge; 3, Spot height in meters; 4, Seasonal stream; 5, Lake pool; 6, Present day and Holocene raised beach; 7, Middle platforms and scarp; 8, Upper platforms and scarp; 9, Glacier (G) and surface ice (I); 10, Till, glacial deposit; 11, Nivation niche; 12, Laminated cracking in bedrock; 13, Stone field; 14, Patterned ground; 15. Gelifluction sheet; 16, Gelifluction lobes; 17, Debris slope; 18, Block stream. This map was based on López-Martínez et al. (2002). (map after López-Martínez et al., 2012). Note the occurrences of Middle platforms and scarp and Upper platforms and scarp in more distinct and more continuous form in the southern part in comparison to the northern part of the study area. Occurrences of Beach gravel A (Bg A) and Beach gravel B (Bg B) are added.

Fig. 3.

Fig. 3.
Middle platform and scarp including this penguin rookery and the far away flat terrane with similar altitude (Photo by W.-H. Lim).

Fig. 4.

Fig. 4.
Beach gravel B occurred in the site of the altitude from 135 m to 145 m. (Photo taken in December 2016 by Dr. J.-I. Lee).